세계 지리를 보다 - 뭄바이, 바라나시, 아그라 늘 신생의 기운이 감도는 인도 (2)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1. 1. 5:12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세계 지리를 보다
뭄바이, 바라나시, 아그라
늘 신생의 기운이 감도는 인도 (2)
1 히말라야 산맥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 일 년 내내 눈으로 뒤덮여 있는 에베레스트 산이 있다.
2 벵갈루루 -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1500여 개에 달하는 IT 기업이 위치해 있다.
3 뭄바이 - 뭄바이 섬의 남단에 위치한 인도 최대 도시. 영화 산업의 메카로 ‘볼리우드(Bollywood)’라 불린다.
4 바라나시 - 힌두교의 성지. 돌계단으로 된 목욕 시설 ‘가트’가 갠지스 강을 따라 4km에 걸쳐 마련되어 있다.
5 아그라 - 인도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16~17세기 무굴 제국의 수도였다. 대표적인 이슬람 건축물인 타지마할이 있다.
(※ 1 히말라야 산맥, 2 벵갈루루 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늘 신생의 기운이 감도는 인도 (1)’에서 만나보세요.)
인도의 ‘할리우드’ 뭄바이
인도 뭄바이 전경. <출처: (CC) Tawheed Manzoor @ wikimedia commons>
인도인들은 ‘뭄바이는 인도보다 유럽에 가깝다’고 여긴다. 영국이 뭄바이를 인도 통치의 근거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인도 최대의 도시 뭄바이의 영국식 지명은 봄베이였다. 1995년 인도 정부는 자긍심을 되찾기 위해 봄베이를 원래 지명인 뭄바이로 개칭하였다.
뭄바이는 인도 본토와 좁은 수도(水道)로 분리되어 있는 뭄바이 섬의 남단에 위치해 있다. 16세기까지는 어촌에 지나지 않았는데 17세기 후반 들어 영국의 동인도 회사의 거점으로 육성되었다. 19세기에는 영국 식민지 지배를 받아 빅토리아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게이트 오브 인디아. 1924년에 완공된 이후 현지인의 모임 장소나 각종 행사의 개최지로 많이 쓰인다. <제공: 하나투어>
유럽에서 바다를 통해 인도로 들어올 때 뭄바이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게이트 오브 인디아(인도 관문)’는 영국 왕 조지5세 부부의 인도 방문을 기념하여 세워진 건축물이다. 하지만 화려한 유럽풍 건물과 높은 건물 뒤에는 수많은 슬럼가가 자리 잡고 있다. 두 얼굴의 뭄바이. 상반된 얼굴의 간극 속에는 주체할 수 없는 역동성이 꿈틀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라비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인 머린 드라이브. 뭄바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책 코스다. <출처: (GFDL 1.2) Aam422 @ wikimedia commons>
백만(灣)에 접한 해안 도로 ‘머린 드라이브’는 뭄바이 시민의 자랑거리다. 이곳의 야경은 워낙 아름다워 ‘여왕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뭄바이 시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걸이를 저마다 매일 밤 목에 걸고 영화 같은 꿈을 꾼다. 그래서 뭄바이가 영화 산업의 메카로 떠오른 것은 아닐까.
인도 도시의 거리마다 볼리우드의 최신 영화 포스터가 넘쳐난다. <출처: (CC) P.K.Niyogi @ wikimedia commons>
‘볼리우드(Bollywood)’라는 애칭을 지닌 뭄바이는 인도의 할리우드로 발전하고 있다. ‘볼리우드’에서 ‘볼리’는 뭄바이의 옛 이름인 봄베이에서 따온 것이고, ‘우드’는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따온 것이다. 볼리우드는 인도의 영화 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인도 도시의 거리마다 볼리우드의 최신 영화 포스터가 즐비하다. 최근 들어 인도 영화 자본은 미국 수십 개 도시에서 수백 곳의 극장을 사들이면서 할리우드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첨단 인도’의 뿌리를 찾아 들어가면 ‘전통 인도’가 나온다. 실리콘밸리와 볼리우드를 만들어 낸 인도인의 젖줄 갠지스 강으로 가 보자.
콜카타와 바라나시를 품은 갠지스 강
일출을 맞이하는 갠지스 강. <제공: 하나투어>
히말라야 산맥에서 발원한 갠지스 강은 여러 지역을 거쳐 벵골만으로 흘러든다. 갠지스 강의 지류인 후글리 강 하구에는 영국령 인도의 수도였던 콜카타가 있다. 해안 가까이에 있는 콜카타는 우계 직전일 때 가끔 낮에도 그늘의 기온이 40℃를 넘어가고, 갠지스 강 중류에 위치한 곳은 43℃까지 올라간다. 밤에도 실내가 더워서 마당이나 길가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갠지스 강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 보면 힌두교의 성지인 바라나시가 나온다. 메카에는 오로지 무슬림만 갈 수 있지만, 바라나시에는 누구나 갈 수 있다. 바라나시 역시 갠지스 강 연안에 있는 도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은 바라나시를 일컬어,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라고 말했다. 그만큼 바라나시는 과거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는 곳이다. 사람이나 풍경이나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정지한 듯하다.
1
| 2
|
1 인도 북부 갠지스 강 중류에 위치한 바라나시는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도시다. <출처: (CC) Ken Wieland @ wikimedia commons> 2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죄가 깨끗이 씻겨 내려간다고 믿는다. <출처: (CC) Patrick Barry @ wikimedia commons> |
갠지스 강 가장자리에는 4km에 걸쳐 ‘가트’라는 돌계단이 있다. 인도 각지에서 온 힌두교도들은 이곳에서 신성한 강물로 목욕을 한다. 이들이 목욕하는 이유는 더러운 것을 씻어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죄를 씻어 내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성수를 머리에 뿌린다.
특히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독실한 힌두교도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독하게 가난하고 불행하게 살았다 할지라도 그들은 죽음을 기꺼이 맞아들인다. 성수로 죄를 깨끗이 씻으면 다음 생에는 더 행복한 사람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매장하지 않고 화장하는 힌두교의 교리에 따라, 바라나시에서는 갠지스 강 언저리의 돌계단 위에서 시신을 불에 태운다. 화장에 쓰이는 장작을 파는 사업이 있을 정도로 아주 많은 시신이 이곳에서 화장되었다. 힌두교도는 화장한 재를 갠지스 강에 뿌리면서 망자가 영원한 행복을 얻기를 기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 아그라의 타지마할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이슬람 건축물, 타지마할. <제공: 하나투어>
갠지스 강 상류로 올라가면 무굴 제국의 수도였던 아그라와 만나게 된다.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은 힌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둥근 돔과 첨탑은 이슬람의 모스크 양식이고, 격자 세공과 연꽃 장식은 힌두 양식이다. 입구의 수로는 타지마할 피부의 윤기를 돋우고, 완벽하게 좌우대칭을 이룬 정원은 왕비를 위해 열병식을 하는 듯하다.
“흰 대리석 조각 예술의 극치인 타지마할을 보지 않고 인도를 여행했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순백의 대리석은 태양의 각도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을 바꾼다. 때로는 발그스름하게, 때로는 새하얗게. 그 빛깔의 향연을 보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타지마할에서 멍하니 서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멍때림’에 세포가 재생할 수도 있지 않겠나. “건축물만 보고 타지마할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라고 말해 주고 싶다.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과 왕비 뭄타즈 마할. <출처: (CC) @ wikimedia commons>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이 사랑했던 부인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건설했다. 뭄타즈 마할이 죽은 지 6개월 후부터 2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동원해 건설했는데, 완공하기까지 무려 22년이나 걸렸다. 샤 자한은 타지마할이 완성된 직후 공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의 손목을 잘랐다고 한다.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궁전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지마할은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인도에 있는 무슬림 예술의 보석이자 인류가 보편적으로 감탄할 수 있는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에는 ‘신(新)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기도 했다.
분쟁에 휘말린 ‘에덴의 정원’, 카슈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