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주 새벽부터 부슬 부슬 비가 내린다 며칠전부터 일기예보 보고 또보고
오늘은 비 안 온다 했는데~ㅠㅠ
한달 전부터 청와대 입장권 예매 한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
또 창덕궁 비원 예약은 어떤가~?
입시 시험보다 더 어렵게 초 다툼을 해 가면서 매일 카톡방이 불이 났지만 ~
대통령이 살았던곳과 예전 조선시대 왕과 왕비들의 삶과 한이 맺힌 금단의 궁궐까지 볼수 있다는 설램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마음이 흐린 하늘만큼 어둡다
그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열무김치도 담고 미나리전도 구워 함께 점심먹을 준비도 해본다
빡빡한 일정에 언제 점심먹을 시간이나 될련지~~ㅠㅠ
매달 만나도 언제나 반가운 얼굴들!!
살아가는 활력소가 된다
왠 먹을것들은 그리 많이들 준비 했는지
후한 인심과 넉넉한 베품으로 차안은 훈훈하다
서울은 아득한 젊은 시절 내 애환과 꿈이 서린 곳이다
이 꽃피는 4월 !
대학시절 축제를 하고 처음 만난 파트너와 떨리고 수줍은 마음으로 야간 벗꽃놀이를 간 추억이 살아가는 수십년 동안 눈처럼 쏟아지는 꽃잎을 볼때마다 그리워 지곤 했었다
그사람도 지금 나처럼 늙어 가겠지만 추억속에서는 여전히 젊고 핸섬한 청년이다
그 창경원 벗꽃속으로 오늘 젊음을 찾으러 간다
허나 50년 넘은 세월이 말해 주듯 그때는 나지막한 벗꽃나무 사이를 허리를 굽히며 꽃속을 헤메고 다녔는데~~
나만 늙은게 아니라 그 벗꽃나무도 고목이 되어 꽃은 간곳 없고 푸른잎만 무성하다
내모습도 산천도 다 세월따라 변했는데
마음만은 여전히 그리운 그시절을 헤메고 있으니~ㅠㅠ
나는 죽기전에는 철이 나긴 틀렸나 보다~ㅋ
청와대 ! 역대 대통령들 살던 그금단의 장소 ! 가까운 광화문 거리를 거닐고 청와대 담벼락을 바라 보며 많이도 신비스러워 하고 궁금해 했는데~~
10시30분 유치원생들 처럼 두줄로서서
청와대 악산품으로~ㅎㅎ
멀리 뒤에 보이는 파란 지붕 기와집!
TV뉴스속에서나 봤던 그기와집에 드디어 들어 왔다
파란 넓은 잔디밭과 잘 조성된 화단!
그리고 군데 군데 서있는 경비 감시원
잔디밭에 한발만 발잘못 들어가면 호루라기 소리에 깜짝 놀란다~ㅋ
그러나 외부에서 궁금해 했던 그신비의 청와대도 사람 사는곳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옥들로 집무실 영빈관
접견실 그리고 대통령 부부가 거처한곳등 정결하게 잘 조성 되어 있었다
대통령 부부가 거처한 살림집
대통령 집무실!
여기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모든 업무가 이루어졌나 부다
내외 귀빈들을 접견한 대통령 접견실
역대 영부인들의 사진
역대 대통령 들은 매일 매일 이 우리나라 지도를 바라보며 나라를 통치 하고 국민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뇌를 느꼈을까~?
이넓고 잘 가꾸어진 정원을 혼자 거닐며
대통령 부부는 과연 행복 했을까~?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생각일까~?)
평범하게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그게 바로 행복인것 같다
서둘러 시간 맞추어 창덕궁으로 가야 하기에 점심은 차안에서 번개불에 콩 볶듯 10분도 안 걸리게 퍼 먹고~~
창덕궁 도착~~
이제 부터는 과거 조선시대의 임금과 왕비의 세계로 들어간다
오전에는 대통령 궁으로~~
오후에는 조선시대 왕궁으로~~
마치 타임 머신을 탄것 같다~ㅋ
창덕궁~~
아름답고 넓은 후원이 있는 창덕궁은
왕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창덕궁은 정궁으로 동쪽은 창경궁 동남쪽은 종묘 서쪽은 경복궁이 있다
한국의 아름다움 그 참모습을 여기서 본다
창덕궁은 정문이 돈화문 정전인 인정전 편전인 선정전 등이 중심축 선상에 배치 되어 있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으로서 왕의 즉위식이나 중국 사신 접견등 공식 행사를 치루던 곳이다
궁궐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크고 높고 화려 하게 지었다
선정전은 왕이 신하와 국정을 논하던 편전이다
이 선정전은 조선시대 유일한 푸른 유리 기와를 올린 청기와 지붕이다
대조전은 왕과 왕비가 거주 하던곳으로
주로 왕비의 생활 공간이라 한다
또한 낙선재는 조선 마지막 비운의 왕비 윤비와 이방자 여사가 머물던 곳이다
시간 관계상 더이상 다른 전각을 보지 못하고 1시 정각 왕의 후원 이였던 사연 많았던 비원으로 해설사와 함께 들어가다
후원은 백성 들이 근접 할수 없는 조선 왕조의 금원으로 왕이 수신하고 수학하고 소요하는곳으로 정사의 속박에서 벗어나 무욕하심의 경지에서 자족 하고 사색 하도록 건물과 정원이 조성 되어 있고 또한 왕과 왕실가족의 휴식 공간 이기도 했지만 왕이 주관하는 여러가지 야외 행사가 열리는 장소 이기도 했다
후원은 창덕궁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 할 정도로 넓고 절경들이 골짜기마다 숨어 있어 골짜기와 연못들을 찾아 다녀야 진정 후원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다 한다
부용지는 작은 정자 부용정의 건너 북쪽에 마루턱 넓은 다락집인 주합루가 남쪽을 향해 우뚝 서 있고 주합루의 정문인
어수문이 가운데 버티고 있고 양옆에는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야 들어 갈수 있는 신하가 들어 가는 키 작은문이 두개 있다
그런 자세로 들어가서 겸손함을 배우고 임금을 우러러 섬기라는 의미 같다
어수문의 뜻은 물과 고기는 서로 떠나 살수 없듯이 임금과 신하의 관계도 그만큼 가깝고 떨어져서는 살수 없다는 뜻이란다
얼마전 인기 절정 이었던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조와 후궁의 애절한 사랑얘기에서
영조역 이덕화와 세손정조역 이준호가 나란히 앉아 이부용지에서 낚시 하는 장면이 나왔다 한다
세월이 흘러 부귀 영화도 사랑 얘기도 역사 속으로 묻혀 잊혀져 가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유적은 남아 후세의 가슴에 애잔함을 남긴다
부용지속에는 작은섬이 있고 키작은 잘생긴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동양의 전통세계관인 천원지방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주합루의 뜻은 우주의 모든 이치를 합하여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곳이란 의미다
정조는 유능한 신하를 위하여 주합루 아래층을 규장각이라 하여 수만권의 장서를 보존하는 서간으로 꾸몄다
다음은 돌로 된 문 불로문을 통과하여 들어간 연꽂이 피는 연못이란 애련지와 애련정~~
왕이 늙지 않고 영원히 무병장수 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석공이 큰 돌을 깎아 가운데를 뚫어 만든 불로문속의 애련지
그옛날 숙종과 장희빈의 비련의 사랑을 나누던 곳이기도 하단다
또한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기거 했다는 개인서실 연경단은 안채와 사랑채를 따로 둔 사대부집처럼 궁궐의 전각 이면서도 단청을 입히지 않은 소박한 모습으로 후원의 정취를 더한다
영특하고 지혜로운 효명세자가 단명으로 요절하지 않고
왕이 되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바뀌었을까~?
작은 정자 존덕정에는 정조의 친필로 왕권의 위대함을 적은 현판이 아직 걸려 있고 천정에는 쌍용의
꿈틀거림이 그대로 조각 되어 있어 그 옛날 왕실의 위엄을 보여 준다
시간이 촉박하여 아름다운 후원 전각을 다 보지 못하고 아쉬움을 안고 창경궁으로 향하다
창경궁은 50여년전 나의 학창시절엔 창경원으로 놀이시설도 있고 동물원도 있고 특히 봄이면 어울어지게 피는 벗꽃 숲속에서 야간 벗꽃축제의 황홀한 추억이 남아 있는곳이다
어느새 덧없이 세월이 흘러 내모습은 할머니가 되고 창경궁도 예전의 친밀한 창경원의 모습은 사라지고
벗꽃숲사이로 허리굽히며 들어가 얼굴 붉히며 조융히 밀회를 즐기던 그 아름다운 꽃숲은 다 고목이 되어 높다랗게 푸르른 잎만 자랑하고 있다
창경궁의 온실은 그래도 옛모습 그대로 우뚝 자리잡고 있어 반갑기 한이 없다
그래도 몇십년만에 찾아오면 다시 그젊은 날의 꿈을 되색여 볼줄 알았는데 긴 세월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도 변화 시키고 있었다
새로이 변한 창경궁에서 옛시절 그리운 가슴아픈 실망만 안고 가만히 혼자서 작별을 고한다
이제 다시 살아서 이곳을 올수 있을까~?
마음이 착찹해진다
광화문 광장은 젊음과 활기로 여전히 북적이고 우뚝선 세종대왕께서는 내마음 알고 있는듯 말없이 내려다만 보신다
손녀가 초등학교 입학 했다는 핑계로 거하게 맛있는 삼계탕으로 하산주를 낸 통큰 용희씨께 감사하며~~
그 손녀사랑 예전에 나를 보는것 같애 부럽다
우리 손녀도 그시절엔 우리 할머니와 결혼해 100세 까지 같이 살자 했는데~ㅋ
이제 대학생이 되니까 철없던 약속은 다 잊고 지 혼자 즐겁기만 하다~ㅠㅠ
그래도 나는 아직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녀다~ㅎㅎ
약산덕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50여년전 학창시절을 다시 한번 떠 올리며 추억에 못내 아쉬워 쓴 웃음을 짓는다
그시절이 그립고 아쉽지만 가는세월 어찌 하리요
하늘을 떨어 뜨릴듯한 왕들도 세월앞에 늙고 병들어 저 아름다운 궁궐과 권세도 다 버리고 떠난것을~~
지금이라도 남은 세월 즐겁게 보람되게 힘차게 살아 가야지
언제나 내게 젊음과 힘을 준 약산 후배 들
감사 하고 사랑 합니다~ ♡♡♡♡♡
첫댓글 벗꽃숲사이로 허리굽히며 들어가 얼굴 붉히며 조융히 밀회를 즐기던 그 아름다운 시절이 있으셨구나.ㅋㅋㅋ정말 감개무량했겠습니다.창경궁으로의 격하 가슴아픈 역사만 생각했는데 그런 아름다운 궁이었군요. 허급지금 등산한다고 놓지고 못보고 지나쳤던 전각의 역사와 그속에서 인간적인 삶을 사셨던 궁궐의 주인의 입장까지 .. 이런 감성을 어찌 배우리요...자주자주 오셔서 이런 멋진 글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총무님 엄명이 무서워 피곤한줄 모르고 밤늦게 글 쓰다가 깜빡 졸아 쓴글이 다 지워지고~ㅋ
우여곡절 끝에 얼른 마무리 했어요~~
이젠 후기도 못 쓰겠네~ㅠㅠ
기억도 가물 가물 하고 낮엔 시간이 없고 밤엔 눈도 침침 잠도 오고~~ㅎㅎ
그래도 덕분에 글 쓰는 동안 그옛날 추억에 잠겨 잠시 행복 했습니다~ ♡
이런 멋진글을 활용하지않는다면 너무 큰 손실입니다. 선생님 무조건 써 주세요...
새인산님께서는 서울유학하셔선 지...감회가 남다르시다.
서울유학하신분들이 약산에도 꽤 있어셔도...
이렇듯 매끄러운 글로 표현하시니 오롯이 혼자 만의 값진 값어치가 되는 듯요..
경애쌤이 같이 갔으면~?
해학적이고 유머 풍부한 산행후기를 볼수 있었을텐데~~
아쉽고 안타깝네요~~
빨리 그런 기회가 올수 있기를_()_
그렇죠? 전 제 글을 지우고 싶습니다.ㅋㅋㅋ어떻게 같은 체험을 하고 이런 글이 나오는지.ㅋㅋㅋ
떽!!!저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 .표현방법이 다를 뿐 . . 순간순간. 당신의 귀한 품성을 느끼게해줘서 . .넘. 감사할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