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투 심한 부인과 외눈박이 남편
산골 마을에
박씨 성을 가진 한 조관이 살았는데
그는 한 눈이 먼 외눈박이였다.
그런데 그 아내는 질투가 매우 심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 사귀다가 옥신각신하는 남편을
항상 구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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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아내가 크게 화를 내면서
『이 늙은 영감탱이야
그 성한 눈까지 멀게 되면 영락없는 장님이 될 텐데
그때의 생계 수단을 위해 미리 점치는 법이나 배우지
어쩌자고 아녀자와 분란만 일으키고 다닌단 말이냐?』
라고
남편을 꾸짖을 때
마침 동료 한 사람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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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이들 부부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
차마 부르지 못한 채 대문 밖에 서있었는데
이어서 아내가 전반을 집어 들고
남편을 마구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하여 남편이 손으로 막고 피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대문 쪽으로 뛰쳐나오는데 거기 서 있던 동료와 딱 마주쳤다.
이에 박 조관이 깜짝 놀라는 순간 마침
고양이 한 마리가 안에서 달려 나와 그 앞을 '휙' 지나갔다.
☆☆☆
그러자 박 조관은 금방 표정을 바꾸며 몸을 숙인 채
두 손바닥을 마주쳐 고양이 쫓는 시늉을 하면서
"이 못된 도둑고양이가 우리 집 병아리를 물어가니
내 지금 쫓아가는 중이라네."라고 슬쩍 둘러대는 것이었다.
이에 동료가
빙긋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대는 나를 위해
점이나 한번 쳐주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