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손님 대접
소설가 수필가 송원 홍재석
누구나 살다 보면 순수하게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경우에 대접하는 것을 다담(茶淡)이라 한다. 이를 위해 차려낸 교자상을 다담상(茶淡床) 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풍속이다. 이를 위해 우리 민족은 정이 많아 다담의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귀한 손님대접은 극진히 해왔다. 특히 한국적 미각으로 즐겨 마시는 음식과 다(茶) 문화도 아무렇게나 마시고 먹는 것이 아님은 불가의 법도이다.
스님들의 공양 법도를 본받아야 다담의 올바른 처신이 됨이다. 서양문화처럼 길에서나 차 안에서 서서 들고 다니며 마시는 것이 아니다. 일정한 곳에서 여유로움을 가지고 하나의 품위와 위신의 예절도 소중히 여기고 마시는 멋과 맛도 있다. 옛말에도 말이 고마우면 절에서도 젓국을 얻어먹고 귀한 대접을 받을만하면 산사에서도 곡주를 대접받는다는 말도 있다. 오늘날 아무리 개인주의라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공중도덕을 지켜가는 사람 됨됨이가 대단히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귀한 손님 대접을 받을만하려면 불가에서 말하는 사단(四端)으로 사람이 본성에서 선하고 어진 마음으로 울어나는 측은(惻隱)지심. 수오(羞惡)지심. 사양(辭讓)지심. 시비(是非)지심의 고마운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 또한 칠정(七情)의 감정인 휘(喜). 노(怒). 애(哀). 낙(樂). 애(愛). 오(惡). 욕(慾)을 조화롭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우주 삼라만상의 자연을 보호하며 사랑으로 동물과 인간의 살상(殺傷)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불가(佛家)나 산사(山寺)에 스(僧)님 가람(伽藍)에서는 만물의 영장인 사람으로의 도리를 지키며 검소한 생활 습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 몸의 일부라도 탐욕으로 노출하지 말며 정숙하고 청결한 몸가짐이 대단히 지혜롭게 해야 한다. 큰소리로 다투지 말고 장난이나 소란을 피우지도 말며 어디서고 신발을 소리 나게 끌지 말아야 한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 밖을 향해 정돈해 둔다. 법당에 들어갈 때는 옆문으로 출입한다. 공양의 음식을 먹을 때는 물 한 모금, 쌀 한 톨, 반찬 한 젓갈도 소중히 여기고 버리지 않은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인간으로서 실천하는 삶의 덕목이며 인성의 기본예절이다.
그런데도 요즈음에 우리네 삶은 어떠한가. 제멋대로 한다. 먹고 남는 음식 쓰레기는 어떠한가. 서양의 개인주의 사상에서 잘못된 버릇이 만연해 있다. 이제는 너와 나 사회에서 농촌의 농민을 위해서라도 다담의 귀한 손님 대접은 우리들의 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불기는 서기보다 544년 앞섰다. 2017년 5월 3일은 부처님 오신 날로 올해가 불기 2561년이다. 옛날 인도의 “카 필라 국 전반 왕”은 50세가 넘도록 왕자가 없었단다. 마야부인의 태몽에 흰 코끼리가 거룩한 보살을 태우고 부인의 옆구리로 들어왔다. 그런 연고의 태몽으로 태어난 지존이시다. 석가여래(釋迦如來) 부처님은 도솔천의 내 궁에 계시다가 재석 천과 영 부제에 내려가 성불을 결심하여 대승 불교를 닦으시고 부처님이 되시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한 것은 고구려 17대 소수리 왕 2년(서기 386년)에 순도 화상이 중국으로부터 전해 내려왔다는 설이다. 또한, 백제 15대 침류왕 원년(서기 384년)에 인도 “마라난타” 스님이 중국의 진(陳)나라를 거처 전래하였다는 설도 있다. 신라는 19대 눌지왕(서기 419〜458) 고구려 “묵호자(墨胡子) 스님이 일선 군(경북 선산 군) 모례(毛禮)네 집에서 토굴을 파고서 숨어 살았단다. 당시 그곳에서 중국 양(梁)나라에서 가지고 온 향(香)의 사용법을 신라인에게 가르쳐 주었다. 불. 법. 승의 3보를 설명하고 공주의 병을 고쳐주고서 당시 신라왕으로부터 불교(佛敎)를 펼치도록 허락을 받았다.
그 후 23대 법흥왕 15년(서기 528년)에 이차돈(異次頓)의 순교로 불교가 국교화(國敎化)되었다. 그동안 142년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설법한 포교(布敎)의 어려움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성불을 닦는 마음은 오직 착하고 선하며 자비로운 불심이다. 1,000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서야 중생에 대승불교를 펼쳐 오셨다. 그의 고증은 신라 경주 백율사지(柏栗寺址) 석당기(石幢記)에 기록으로 고증되었다.
그 후 불교문화의 발전은 우리의 음식문화의 조리법도 변화를 가져왔다. 조선조에 와서 다담의 예의범절은 반상(班常)의 불평등으로 쇠퇴하였다. 하지만 역사적인 불교도 이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초파일 날에 서가 모니 봉축행사를 한다. 2부 행사는 먹고 듣는 즐거움을 위해 가수를 초청 노래마당을 펼치며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누구나 어떠한 종교던 본인이 좋아하며 스스로 결정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교류에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종교 간에는 절대로 반목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의 종교를 존중할 줄도 알아야 진취적인 처신이다. 기독교처럼 집집이 방문 포교를 해서도 안 된다. 오직 자신이 알아서 정하고 부모님들의 믿음을 지켜옴도 더없는 효행이며 예부터 귀한 손님 대접의 다담이 될 수가 있음이다.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