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여성의 특별한 사랑의 프러포즈
아니는 잠을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몸을 씻은 후 의상을 고쳐 입고 나서 추시브란 꽃 한 송이를 들고 와 나의 손에 쥐여주곤 했다. 그것은 매일매일 이어지는 연례행사였다.
그 의미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들 세상의 여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침인사 의식이랍니다. 다정한 사람에게 진실한 우정을 표하는 사랑의 선물인 셈이지요."
있소? 우정도 길어지면 식을 것이고 아무리 좋은 일도 하다보면 귀찮아질 것인데 매일매일 그런 일을 반복할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소."
“아무리 다정한 사이라도 날마다 그런 인사를 어떻게 할 수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한 번 정한 마음을 놓치는 법이 없어요. 시간이 흐르고 많은 세월이 흘러도 진실된 마음이 변하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샤르앙이 곁에 있는 날까지 꽃을 선물할 수 있어요.”
"그 꽃들은 어디서 준비하오?"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이 살고 있는 곳에는 어디나 꽃이 있어요. 이곳 지하도시에도 날마다 꽃이 피고 우주를 여행하는 UFO의 선실에도 꽃이 피고 우리들이 살고 있는 샤르별에는 지천에 꽃이 널려 있어요." “그래도 꽃이 없을 때는 어찌하오."
“마음의 꽃을 대신 전하지요."
"샤르별의 여인들은 모두 상냥하고 다정한 마음씨의 소유자들인가보오."
“상냥하고 부드러움은 여성을 가장 여성스럽게 가꾸어주는 비결이거든요. 여성이 여성스러워지는 만큼 행복함도 없어요. 마음의 진실과 우정을 날마다 베풀 수 있다는 자체가 삶의 축복이기도 하구요."
“우리 지구의 인류들은 아무리 좋은 일도 오래하면 지겨워하거든요.”
“지겨움은 불행을 창조하는 악마의 씨앗이에요. 천국이라 해도 지겨움을 느낀다면 지옥과 다름없지요. 이제부터 샤르앙은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진실. 그러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해 보세요.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는 것보다 큰 행복을 창조하는 비결은 없어요.”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을 수 있는 마음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우정을 그렇게 키우면 어떻겠어요?"
“아니의 제안을 가슴에 간직하겠소."
“동의해 주어서 고마워요."
“어떻든 아니의 꽃 인사는 색다른 기쁨이며 행복의 충만이오. 부족한 존재가 너무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 같소."
"부족함은 허물이 아니에요.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고 싶은 행복과 희망이 있지요. 샤르앙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기쁨으로 이 아니의 마음도 더불어 행복하답니다.”
“아니의 그 고운 마음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오."
샤르별 여인들의 이런 특별한 꽃 인사가 아니라도, 샤르별 사람들은 남녀 누구나 꽃을 좋아해서 침실이나 집무실 심지어는 UFO 초광속체의 선실에서까지 향기로운 화초를 가꾸고 있었다. 외계인들은 마치 꽃 향기를 맡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곁에 두지 않고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는 듯싶었다.
어느 날은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란 꽃 한다발을 선물했는데 이제까지 그녀로부터 매일 한 송이씩 전달받던 꽃하고는 향기와 모양이 달랐다.
그 꽃의 색깔은 송이마다 달랐고 24가지의 색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으며 그윽하게 풍기는 향기는 기분을 아주 황홀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니가 그 꽃다발을 주는 의미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계인 여성들이 호감이 가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전하는 꽃다발이라고 했다.
외계인 세계에서는 사랑을 고백할 때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라고 했다. 곧 외계인들의 관례로 사랑의 프러포즈는 남성의 몫이 아닌 여성의 몫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는 의식은 말로 하지 않고 우무시거수 꽃다발로 대신한다고 했다.
아니가 나에게 안겨주는 꽃들은 모두 해저기지에서 키우는 화초들이었는데,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해저의 지하세계에서 식물과 화초를 키우는 외계인들의 지혜가 돋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세계에서 화초들이 푸르게 자라고 아름다운 꽃빛깔과 향기를 만들어 낸다는 일이 신기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가져온 화초의 씨앗을 심기도 하고, 지구의 지상에서 자라는 화초의 씨앗을 심어서 해저기지의 지하공간을 온통 꽃향기로 물들게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기하게 느끼는 점은 지구의 화초들을 다시 개종하여 더욱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화초재배 기술이었다. 외계인들에게는 화초를 가꾸고 식물의 생명체를 변화시키는 특별한 비법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가 나에게 선물한 우무시거수꽃은 푸스슈시라고 하는 인공 햇빛에 의해 화려하게 피어난 화초였다. 꽃송이는 작았지만 향기는 짙었고 그 향기는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황홀한 감정을 발생시켰다.
그래서 외계인들은 우무시거수꽃을 꽃 중의 꽃이라 불렀다. 외계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상징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무시거수꽃은 또 여성을 상징하면서 사랑의 고백이란 꽃말을 가진 꽃이라고도 했는데, 남성들이 그 꽃을 꺾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금기시되어 있었다.
그것은 외계인들의 세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관습이기도 했는데, 만약에 남성들이 여성이 보는 앞에서 우무시거수꽃을 꺾거나 훼손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여성을 모독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와 다름없이 간주된다고 했다.
그래서 외계인 여성들은 그 꽃을 자신들의 상징처럼 소중히 심고 가꾼다고 했으며, 호감이 가는 남성을 만나면 주저 없이 그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한다고 했다.
외계인 세계에서는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이 담긴 꽃다발을 전달받으면 좋든 싫든 정중히 받아드는 것이 예의였다.
여성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는 꽃다발을 코끝으로 가져와 향기를 음미하는 행위를 취하고, 사랑을 거부하고자 할 때는 꽃향기는 맡지 않는 대신 감사의 뜻만 전한다고 했다.
외계인 여성들이 남성에게 고백하는 사랑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외계인 여성들은 거부된 사랑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사랑을 거부한 상대를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니로부터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선물 받을 때 그러한 외계인들의 관습을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 아니었다. 단지 아니가 평소에 자주 건네주던 꽃 한 송이의 의미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꽃향기를 맡으며 좋아만 했다.
여성이 건네준 우무시거수 꽃다발의 향기를 맡으며 기쁜 표정을 지어 주는 것은 사랑의 고백을 수용한다는 의미였는데 그 뜻을 몰랐던 것이다.
초시와 수스코도 곁에서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전해주는 장면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아니의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받아들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들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내가 아니의 꽃다발을 받아들고 향기를 맡으며 좋아하자 그들은 마치 아니가 어떤 큰일을 해낸 것처럼 손뼉을 쳐주며 좋아들했다.
그리고 아니에게 “오, 드디어 나의 딸이 사랑의 결실을 이루었네!"하고 축복의 격려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샤르앙아, 고맙구나. 우리 아니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게 해 주어서.” 하고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초시나 수스코의 표정에는 무언가 감추어 놓고 즐기는 것 같은 장난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러한 행동들을 이해할 수 없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니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 볼에 살짝 입을 맞추며 알 수 없는 한마디를 했다.
“샤르앙은 이제 단단히 책임져야 해요."
"무엇을 책임져야 하오?"
“제 사랑의 고백을 들어주었잖아요.”
“아니가 언제 나에게 사랑의 고백을 했소? 난 도무지 모르는 사실이오.”
“내가 건네준 우무시거수 꽃향기를 맡을 때는 언제이고요?"
“꽃을 받아들고 향기를 음미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소?”
"우무시거수 꽃은 사랑의 꽃이에요. 사랑을 받아줄 때는 향기를 음미하고 사랑을 거부할 때는 향기도 거부해야 하지요."
“하하... 그렇소? 당신들의 세계에는 참 재미있는 풍속이 다 있소. 그렇지만 나는 당신들의 풍속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소. 더구나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 꽃다발로 사랑을 고백할 줄 누가 알았겠소?"
그러자 아니는 일부러 화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뭐예요? 그래서 샤르앙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자는 거예요? 남자라면 알고 한 행동이든 모르고 한 행동이든 당당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어요?" 하고 흘겨보는 것이었다.
아니의 그런 협박이 난감하기는 했지만 기분만은 너무 좋은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나는 아니에게 한마디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소. 누구의 분부라고 아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소. 알고 한 행동이든 모르고 한 행동이든 책임질 일이라면 책임을 질 테니 아니 뜻대로 하오."
그러자 아니는 너무 좋다는 듯 팔짝팔짝 뛰기까지 했다.
아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초시와 수스코도 서로 껄껄 웃으며 재밌어했다.
아니의 사랑고백은 장난기 섞인 이벤트였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후로 아니는 더욱 친절하고 다정하게 나를 대해 주었는데, 그녀의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행복감으로 모든 마음을 물들이고 있었다.
한마디로 아니와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행복하고 달콤한 시간들이었다.
아니와 함께 지내면서도 틈나는 대로 시디바를 방문하여 못 다 들은 우주정신세계의 학문을 경청하곤 했다. 그리고 우주언어에 대한 훈련은 아니가 대신해서 맡아 주었다.
아니는 좀 더 높은 정신세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도움과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필요한 수발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외계인 여성 아니에게는 지구의 여성에게서 느낄 수 없는 자상함과 섬세한 배려가 있었다. 한마디로 봄날의 햇살처럼 포근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아니의 정성스런 마음은 모성애적 따뜻한 본능과 친구사이의 순수한 우정과 연인사이의 진실한 애정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아니는 여성적 본능으로 어머니 같고, 연인 같고, 친구 같은 역할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니에게 모든 마음이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마다 허약한 정신세계를 양육하는 보모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매번 글이 기다려집니다
자주 많이 올려주세요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니디기오스님~♡
넵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하루에 세가지씩 올리게끔 카페룰이 있어서 세가지씩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12권 다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황홀한 감정을 느끼는 우무시거수꽃향기
바로 지상천국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