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려갔거나, 곧 내려갈 영화들이긴 한데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 토르 : 러브 앤 썬더
마블빠...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충성심 있는 고객으로서 저는 대부분의 마블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마블 시리즈 극 초반 몇 편을 제외하고는 극장에서 안 본 영화가 없죠. 그런 저도 이젠 손절을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토르 이번 영화 자체가 아주 형편없다거나 못볼 수준이라는건 아닙니다. 다만 엔드게임 이후로 쌓인 마블에 대한 내상이 이젠 돌이키기 힘든 시점까지 와버린거죠. 이게 스칼렛 요한슨을 위한 헌사인지, 다음 편을 위한 프리퀄인지 모를 실망스러웠던 블랙 위도우 부터 시작해서 샹치, 이터널스,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 까지 5편이 연달아 별로였다면 이제 실망을 넘어서 손절로 넘어갈 시점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나마 파프롬홈, 노웨이홈 이라는 스파이더맨이 괜찮았기 때문에 고민 하는 정도이지 스파이더맨 조차 없었다면 전 진작에 손절 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mcu 는 제가 좀 더 좋아하는 시리즈, 예를들자면 가오갤은 보고 블랙팬서는 패스 하는 식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어벤져스는 어쩔꺼냐고요? 어차피 드라마를 안 챙겨보고 있기 때문에 끊어지는건 끊어지는대로 봐야겠죠. 어벤져스 때문에 드라마까지 다 챙겨보기는 좀...
러브 앤 썬더 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전 그냥 개그가 재미가 없었어요. 어쩌면 이게 제일 큰거 같기도 합니다. 감독이 관객이 웃는 장면이라고 넣어놓은 장면에서 웃지를 못하니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고, 영화가-감독이 만들어놓은 길에서 이탈하게 되면 그 순간 영화는 수많은 헛점을 드러내기 마련이죠.
영화를 보면서 제가 제일 많이 한 생각은 mcu에서의 강함, 전투력이라는건 아무런 기준이 없는거 같다. 제우스가 던진 썬더볼트를 토르가 잡아서 다시 던져서 제우스 가슴을 관통하는게, 묠니르를 잡는 것만으로 예전 토르에 준할 정도로 강해지는 제인 포스터가, 분명히 네크로소드를 잡은 누군가를 썰어버린 신이 방금 네크로소드를 잡은 고르한테 썰리는게, 그 정도로 강력한 네크로소드를 그냥 제인 포스터가 묠니르로 깨부셔버리는게,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야기 전개에 맞게 가져다 붙이는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사실 이건 원래 그랬긴 합니다만, 최근 마블 영화가 재미가 없고 너무 길어지면서 더욱 도드라지는 느낌입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한것 같은데 사실 블랙 위도우-샹치-이터널스 같은 영화보다는 나은거 같습니다. 다만 그 영화들을 간신히 참아온 마블팬들의 인내심이 이젠 한계에 도달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죠.
* 외계 + 인
뭐 비판할 점은 너무 많긴 합니다만...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첫번째는 캐릭터들입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너무 전형적이고 매력이 없습니다. 김우빈 씨는 너무 전형적이고, 김대명 씨가 목소리 출현한 썬더 같은 경우에는 너무 유치하죠. 소지섭씨는 그 간지를 전혀 써먹지 못하고요. 김태리씨는 2부에서 활약할껀지 좀 애매했고요. 어떻게보면 제일 중요한게 류준열씨인데, 류준열씨가 나쁜 배우라는건 아니지만 비쥬얼적으로 메리트가 있지도 않고 비쥬얼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지도, 연기력이 압도적인지도 모르겠거든요. 제가 떠올린 예라면 궁시렁 거리는 개그에 최적화된 하정우씨라던가, 비쥬얼로 압살할 수 있는 전우치-군도의 강동원씨 정도였으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나이대가 안맞으니 그 배우들로 대처하자는건 아니지만 류준열씨 보다는 나은 선택이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그 외에도 염정아-조우진-이하늬-김의성 등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리는데는 전반적으로 다 실패한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설정이 너무 복잡하고 잘 납득이 가지도 않습니다. 전형적인 캐릭터들에 유치한 대사들, 그리고 12세 관람가를 받은거 보면 전연령대를 노리는 느낌이 강한데, 그럴꺼면 설정을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압축해버렸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막말로 그냥 외계인이 지구 침공한다, 수준으로 압축해버리는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그 복잡한 설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하고, 그 시간을 소요하고도 딱히 받아들이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왜 외계인들이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서 인간에게 죄수들을 감금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시간대를 오가면서 오는 혼란까지 끼어드니 더더욱 몰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비판점이 있고, 어느정도는 공감합니다. 반면에 장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딴거보다 저한테는 도술뽕이 좀 와닿았습니다. 류준열씨가 들고 다니는 부채를 활용하는 도술들, 염정아-조우진 도사 콤비가 도술은 꽤나 매력적이였거든요. 특히 마지막에 커지는 돋보기? 같은걸 활용하는 액션 장면은 정말 좋았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과거편만 떼서 찍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이야기 하는게 아니죠. 그 외에도 현대시점에서 김우빈(가드) 등이 보여주는 액션도 꽤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 외계인을 좋은 영화라고는 평을 못해도 꽤 매력적인 영화로 봤고, 2편도 개봉하면 보러 갈 생각입니다. 다만 1편 성적이 저래서야 2편 정상적으로 개봉이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대충 상영관은 다 내려가는 분위기고 최종 140만 정도에 끝날것 같은데 알려진 손익분기점이 730만이죠.. 최근에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망한 영화가 있나 싶을 정도니, 어찌 될질 모르겠습니다.
* 헤어질 결심 2회차
보고 나오면서 한번 더 봐야지 했었는데, 계속 뭔가 시간이 안맞아서 계속 밀리다가 월요일날 마침내 한번 더 봤습니다.
의외였던 점은, 월요일 9시 상영관이였는데, 극장이 1/3~1/2 정도 차더라고요. 애초에 크게 흥행을 하지도 못했고, 이제 내려갈때 다 된 영화인데 평일 9시 상영관이 그 정도 차는건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전 진짜 5명 이하 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거 보면 좋은 입소문에 힘입어 가늘고 길게 관객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저 같은 n회차 관람객들이 이어지고 있다는게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닌것 같습니다.
어디서 보니 곧 vod가 나온다고 하던데, 그럼 정말 상영관은 다 내려가겠죠. 손익분기점이 대략 120만이라는데, 대충 170만 정도로 마무리 된다고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보고 왔을때는 영화 퀄러티에 비해 흥행성적이 너무 형편없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손익분기점은 상당히 넘긴 상태로 마무리 되어서 다행인것 같습니다.
영화 이야기는 전에 많이 했으니 패스하고, 두 번째로 보면서 "아 이 장면은 출력해서 집에 좀 걸어놓고 싶다.." 라는 생각을 몇 번 했습니다.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런 생각은 잘 안하는거 같은데.. 미술적으로 워낙 뛰어난 작품이기도 하지만 뭔가 이 영화가 저에게 와닿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나 봅니다. 근데 실제로 출력하려고 생각을 해보니, 요새 블루레이도 안나오지 않아요? 뭐 소스가 있어야지 영화 장면을 출력할껀데, 출력해도 좋을 정도의 초고화질 스크린샷을 어떻게 얻지..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하다 보니 각본집 출판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서 검색해보니, 어지간한 인터넷 서점 베스트 셀러더라고요. 장바구니에 한 권 담아놓고, 스크린샷을 어디서 구할지 검색해보고 있는거 보니, 전 정말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의 팬이 된 것 같습니다.
* 공조2
공조2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1편이 그 모양이였는데도 2편이 나온다고? 하며 놀랐는데, 1편이 생각보다 흥행 성적이 어마어마했더라고요? 거의 800만이 봤던데... 그럼 2편 나올만 하죠.. 그렇긴 한데.. 공조가.. 전형적인 jk필름 영화고, 좋게 말하면 클리쉐 덩어리, 나쁘게 말하면 유명 영화 짜깁기 영화죠.
근데 흥미로운 부분이, 공조1 감독이 김성훈 감독입니다. 제가 창궐을 보고 나오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나쁜 의미로) 감독을 확인해보고, 같은 감독인걸 알곤 "현빈은 이 감독한테 무슨 약점 잡힌거 있나?"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공조가 짜깁기 영화 정도라면, 창궐은 뭐랄까.. 헛웃음이 나오는 수준이였거든요. 흥행도 손익분기점 380만에 실제 관객 159만으로 꽤 쎄게 망한 편이죠.
그래서 그런지 공조 2는 감독이 바뀌었습니다. 해적 1편을 연출했던 이석훈 감독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암만 그래도 800만이 든 영화의 2편을 다른 감독에게 맡긴다는게 좀 그렇지 않나... 싶다가도, 창궐 꼬라지 생각하면 잘 된거 같기도 하고.. 아뭏든 이런저런 사연들을 알고보니, 볼 생각이 없었던 2편이 좀 궁금해지네요. 시간되면 가서 볼까 싶습니다.
거의 3년을 이어온 코로나 사태 때문에 개봉을 못하고 있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하면서 볼 영화가 밀리는 즐거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네요. 한산, 비상선언도 봐야되고, 곧 개봉할 헌트, 리볼버, 놉, 불릿 트레인 등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보고, 간간히 몇 자 남기고 하겠습니다.
첫댓글 해적 1편 재미나게
봐서 공조2는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헤어질 결심 너무 궁금하네요
저는 언제나 볼수 있을까요?
영화평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극장은 모르겠는데 VOD는 바로 다음주입니다!
헤어질 결심 저도 2회차 관람하고 각본집도 다 봤습니다. 저도 스크린샷 생각해봐야겠네요 ㅎㅎ 개인적 기준에서 인생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조는 명절 특수를 누리기도 했고 영화 자체로만 봐도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딱 전형적인 코믹 액션 영화이긴 했습니다.
헤어질 결심 내려가기 전에 한 번 더 봐야 하는데 아이쿠..
공조는 그럼 현빈이 또 나오는 거겠죠..? 최근(?)에 나온게 공조, 꾼, 협상 등...공조2도 크게 기대는 안 되네요
현빈 유해진 다니엘헤니 나오더라구요
헤어질 결심 대본집 강추합니다
애매했던 장면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에요
문제는 대본집을 보니 영화관에서 또 한번 보고 싶은…
맞습니다 사실 저는 영화볼때는 송서래 한국말이 부족한 중국인 역할이다보니 대사를 들어놓고 무슨말인지 잠깐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몇번있어서 잠깐 집중이 흐트러질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써놓고보니 탕웨이가 연기도 잘했지만 역할도 딱이었네요 ㅎㅎ 암튼 책으로 보니 편안~ 영화 보고 나서의 감정을 다시한번~. 영화관에서는 거의 다 내려온것 같더군요
헤어질 결심 두번 봤는데 한 번 더 볼까 합니다. 올해 상반기 넘버원 픽...
헤어질결심 저번주 토요일 봤는데..이번주 극장 내리기전에 심야로 한번 더 볼생각입니다.
진짜 추천합니다
헤어질 결심 진짜 최고죠
헤어질 결심 엄청 기대를 하고 갔음에도 차고 넘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분들은 각본집도 추천합니다 각본집을 사전예약으로 사셨다면 스틸컷 5종엽서를 받을수 있으셨을텐데...아쉽네요, 저는 운좋게 포스터도 2장 구했습니다 놀리거나 자랑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약오르고 부럽군요ㅋㅋ 뭔지 확인해보고 맘에 들면 중고로 라도 구해야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헤어질결심은 너무 힘 없는 영화 같아서 별로더군요.. 전반부 박해일은 무너지 진다기엔 너무 담백하고 후반부 박해일은 너무 찌질했습니다 탕웨이의 얼굴이 아녔더라면 여운이 아에 없을 영화였습니다
외계인은 혹평받는것 치곤 괜찮았습니다 범죄도시 같은 b급 보단 제대로된 오락영화가 더 혹평 받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전우치랑 캐릭터가 너무 겹치는 느낌이 있지만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데 2개의 사건이 하나로 모아지면 마지막에 모든 캐릭터가 특색이 살더라구요 긴런닝타임도 잊을정도로 cg와 볼거리도 가득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