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답답해서 언론사에 제보 하나 하려고합니다.
그런데 혼자 오바하는것 같아서 제보 가치가 있는 일인건지 먼저 아랑 회원님들의 의견이 듣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먼저 umf에 대해 소개하자면, ultra music festival의 약자로 EDM 매니아시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법한 음악 축제입니다.
서울잠실종합운동장에서 다음주 금,토 이틀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행사시간은 오후 2시부터 12시까지입니다.
이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장에 18만원을 호가하는 표값에도 불구하고 10만~12만 명의 관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이 축제를 보러 들어오는 외국인만 3만 명정도로 추산된다합니다. 교환학생 가서 사귄 외국인 친구들 중에서만 5명이 이 축제를 보러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나더군요. 전세계적으로 이 축제가 열리는 도시가 열군데가 채 안되는데 아시아에서는 서울이 유일했고 올해부터 도쿄에서도 열린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2015 umf korea는 라인업이 화려해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데이비드 게타, 알레쏘, 하드웰등 세계 최정상급 DJ 80여 명이 참여한단 소식에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었죠.
입장절차가 엄격하기로도 유명합니다. 미성년자는 입장불가이고 같은 나이라 해도 6월 12일생 이후는 입장이 제한된다고 합니다.(당연한거겠지만 제 동생이 6월 10일 생이어서 아찔했습니다;;) 술 반입금지, 음식물 반입금지입니다.(술은 안에서만 사마실 수 있고 작년 경험자의 말을 들어보니 사탕조차 반입이 안될만큼 짐 검사도 엄격하게 했다고 합니다.)
저같은 경우 동생이 8월에 유학을 가게돼서 마지막 추억이라 생각하고 출혈이 컸지만ㅜㅜ 3월에 표를 사둔 상태입니다. (얼리버드 표는 작년 10월부터 판매한 모양이더라구요.) 뭐 입고 갈지 같이 쇼핑다니면서 설레했고 한달남았다, 이주 남았다하면서 들떠있었는데 메르스 사태가 점점 커지더군요. 실시간으로 사태가 급변하니까 동생이랑은 일단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구글에 'umf 메르스', 'umf 취소'라고 치니까 웬 일베놈들이 '담주 umf때문에 감염자 몇백 몇천 단위로 늘거고 이제 전국, 전세계로 퍼질거다. 이 글은 성지글이 될 것.', '나 열나는거 같은데 가야지'같은 소리만 늘어놨더군요. 일베글 보고 휘둘리는 제 자신도 한심했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불안했습니다.
umf고객센터에 전화 문의했습니다. '축제의 연기나 취소는 없냐, 입장 절차 안그래도 까다로운데 하다못해 체온검사라도 추가해야하지 않냐'(이 질문은 무식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런식으로 환자를 판별할수는 없다네요)는 질문에 '(그럴 계획) 없다'고 답해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음악 쪽은 문외한이라 잘 몰랐는데 워낙 인기가 대단한 아티스트들이라 몇일만 연기해도 라인업이 반토막난다네요. 생각해보니 주최측 입장에서는 열흘 앞두고 굳이 연기나 취소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뭐하러 손해보는 장사하겠습니까? 환불해달라는 둥 난리가 날텐데 그냥 진행하는게 최선일듯 싶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민원신청해봤습니다. 전화를 안받으셔서 질병관리본부에 민원신청 전화를 해보니 메르스 관련 핫라인 번호를 알려주시더군요. 4시간에 걸쳐 13차례 전화를 걸어봤지만 계속 통화중이셨습니다. 인터넷에 그 번호를 검색해보니 주로 자신의 증상을 신고?하는 번호라는데 제가 그런 경우는 아니라 이 쪽은 포기했습니다.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전화했습니다. 아직 정부차원에서 행사를 막으라는 방침은 안내려왔다면서 종합운동장측에 문의해보라 하셨습니다. 서울시 메르스 대책본부? 번호를 알려주시며 먼저 여기 전화해보고 여기서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지못하면 그 때 종합운동장에 문의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장소를 대관해줄뿐인데다가 문의하라는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만)
서울시 메르스 관리본부?에서도 비슷한 답변해주셨습니다. '서울에 3명의 확진 환자가 있는데 모두 격리와 관리 하에 있고, 3명 가지고 그런 행사까지 제재할 수는 없다.'
제가 말했습니다. '외국인때문에 걱정된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이렇게 한 장소에 운집하는 경우도 드문일인데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지 않냐.'
'아직 그 정도 위험단계는 아니다. 정부에서 내려온 방침이 없다. 휴교하고 그런 수준이 돼야..'라길래 무례하지만 말씀을 끊고 '주변에 대치초는 휴교하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휴교는 학교장 권한'이라고 답하셨습니다.
메르스에 대해 몇가지 알려주겠다 하셨습니다. '공기 중 감염이 아니기 때문에 1-2m 정도 떨어져있으면 괜찮고 타액이나 기침으로..' 무례하지만 또 말씀을 끊었습니다.
'페스티벌이라는게 사람들 사이에 1-2m 거리를 두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술마시고 소리지르고 뛰어노는 축제인데 침 안 튀겠나'
이쯤되니까 지치더라구요. '뭐 이렇게까지 하면서 가야하나. 그냥 몇 만원 손해보더라도 취소하자' 싶었습니다. 동생이 워낙 내성적이라 이런 축제에라도 한번 데려가 보고 싶었는데 속상했습니다.
포기하려던 찰나에 분노가 치민 건 그 다음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사태를 보고 심각해지면 그 때 행사 중단 조치를 취하든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때 환불 조치를 취할수 있게 하겠다.'
????????
'아니 환자 나오면 그제서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건가요?'
'... 그 축제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질병관리본부에 이런 행사가 있다고는 보고해두겠습니다.'
하루종일 돌고돌아 결론은 질병관리본부로. 셔틀콕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힘이 빠지더라구요.
오늘 통화한 모든 상담원분들 제 이야기도 끝까지 들어주시고 친절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쾌하죠.
세월호 참사로 느낀바가 있을텐데 왜 또 위기 상황에서 모든 정부 부처는 서로 떠넘기기 바쁩니까?정부 입장에서도 감염경로조차 불확실한 마당에 영리기관에 영업말라고는 말못하겠죠. 이해는 갑니다.
그런데 달랑 이틀하는 축제에 언제 사태를 보고 언제 중단 시키겠다는 말입니까. 자기가 흥분해서 열이 나는건지 메르스 때문에 열이 나는건지, 뛰어서 숨이 차는건지 메르스 때문에 숨이 차는건지 어떻게 알고 자진 신고하길 바라십니까? 외국인들이 받지도 않는 핫라인으로 전화하는 수고를 할까요? 축제 즐기러 왔는데 병원을 들를까요? 아마 거기 모인 모두가 축제의 흥분에 휩싸여서 술에 취하지 않았다 해도 제정신들이 아닐겁니다.
만에 하나 이 행사를 계기로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전세계적으로 확대된다면 이번에는 제가 전화건 모든 부서 다 해체하려나요?ㅋㅋ
한국의 대처가 안일하다고 국제적으로도 질타 받고있는 마당에 umf를 계기로 외국인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때가서 국제적인 비난은 어떻게 감당할겁니까? 외교 중시하는 정부 아닙니까?
치료법도 없는 마당에 예방이 최우선시 돼야하지 않겠습니까? 일 터지면 그제서야 조치를 취하겠다는 마인드가 너무 답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축제 한번 가보고 싶단 동생 소원 못들어주게돼서 너무 미안하고 유감입니다. 입실렌티 표 구해줬지만 같이 친구가 없어서 못갔단 소리 듣고 너무 짠했는데..ㅜㅜ 메르스가 젤 밉습니다ㅠㅠ
이 행사를 계기로 문제가 불거져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 대체 거길 생각없이 왜 가서 온동네에 피해를 끼치냐는 철퇴 맞을까봐 저는 표 취소하렵니다. 죽기도 싫고요.. 저 하나 안가면 그만입니다만 행사는 그냥 진행할 분위기던데 그 후폭풍이 두렵습니다.
첫댓글 저도 메르스 기사 접하자마자 울뮤페 생각부터 나더라구요. 외국인이 많이 올 뿐만 아니라 아무리 오픈된 공간이라 해도 일정 공간에 몇만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들어가서 뛰고, 부딪히는 곳인데 정황상 아직까지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진 않은 모양이더라구요; 오히려 일주일 앞두고 실황중계원 뽑는다고 하고ㅠㅠ... 확실한 감염경로나 위험성에 대해 안내가 안되어있어서 더 답답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기왕이면 위험은 최대한 예방하는 편이 좋으니 울뮤페 대신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 한번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_;
밥은 거의 이주에 한번씩 데리고 나가서 사주던터라 특별한 추억 만들고 싶었는데 아쉬워요ㅜㅜㅋㅋㅋ 그래도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뭐먹고 싶은지 물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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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꽃 그럴생각입니다만 중고나라 거래가 처음이어서 가격을 얼마정도 불러야할지 모르겠네요 ㅜㅜ!
와 깜짝놀랐네요...
저도 똑같은 경험하고 있고
똑같이 생각해서 언론사에 제보 넣었습니다. 이 모든게 내일 뉴스화되길 바랍니다..
어디어디 제보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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