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까닭을 따져 묻지 않는 것처럼 지천으로 널린 햇볕도 그러려니 하는 것처럼
슬픔이 내게로 오면 묻지 않고 젖을 거다
안개에게 먹혀도 투정이 없는 달처럼 고양이 푸른 눈에 떠도는 전설처럼
슬픔이 기억으로 오면 섬처럼 잠길 거다
-『세계일보/詩의 뜨락』2024.06.27. -
〈한혜영 시인〉
△1954년 서산 출생. 1989년 ‘아동문학연구’ 동시조 당선, 1994년 ‘현대시학’ 추천,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뱀 잡는 여자’, ‘감정사과농장’ 등 발표. 미주문학상, 동주해외작가상, 해외풀꽃시인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