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탐미기’- 구구한 타협 없이 자연과 동화하는 나비의 생태,
그의 고독과 치유의 날개 짓에 대하여
우밍이 (吳明益) 지음, 허유영 옳김 시루 출판사(1916년)

저자는
대만 동화 대학 중문학과 교수이며 중흥 대학 인사 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때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여행,독서,문학 및 환경에 대한
사색을
즐긴다. 그는 그전에 소설도 몇권 출판한 경력이 있는데 이 책에서
생명을
바라보고 알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자연 에세이의
성숙함을
보여준다.
그는
서두에서 ‘인간과 자연 사이에는 I-it가 아닌 I-Thou의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온화한 인간중심주의에 공감한다고 하였다.
생태학에서
길을 잃은 ‘미접(迷蝶)’이 유입되어 自生種과 싸우며 정착하는
모습도
그린다.
1.나비가 나에게 다가왔다.
온실
안의 여러 종의 나비와 먹이풀을 관찰하고 왕 얼룩나비에서 그의 느린
속도와
경계심 없는 태도에서 명상하는 모습을 그린다. 또 이 나비가 바람을
타고
산 위를 나는 모습을 ‘바흐 평균율처럼 푸르고 선선한 하늘이 그의 백색
무도회를
위해 협주하고 있다’고 묘사한다. 반딧불에 대한 감상도 엿 볼
수
있다. 생태학자가 인정한 동양의 지혜도 피력한다. 편백나무
숲에서
숲의
사라짐과 고목의 고독 사, 곤충의 변용과 우화의 과정을 그린다.

호랑 나비
‘10원 자리 호랑나비’라는 글에서 국수 집 주인장으로부터 어류도감의
어류
명칭과 다른 사투리명칭을 배우고 다우족(대만 원주민)의 전설
중
날치
이야기도 소개한다. 여러 종의 나비에서 느끼는 나긋나긋함, 우아함과
민첩함, 빠른 비행, 기묘한 도약의 자세를 그린다. 일본과 한족이 들어와
10원에
팔리던 마젤란 장수 제비나비가 100배의 가격으로 부풀린 후
도시인과
외국인들의 벽을 장식할 장식품으로 팔린 이야기도 한다.
‘경계선’이라는
글에서 대만 고산족과 고산 연구가인 일본 학자의 ‘태평산과
신대곡
사이의 숲에서 나비를 보았으며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그것이
푸른
숲 속에서 복숭아 빛 꿈처럼 날아 오는 모습은 대만 곤충 탐사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한 장면이다.라는 표현도 소개한다. 뒷
붉은 사향 제비
나비를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 나오는 막고야 산의 신선에 비유한다.

파리스 제비 나비
파리스
보라 제비나비를 보고’날개의 너울거림이 만드는 여름냄새가 바람에
실려
코끝을 간질인다‘고 묘사한다. 인류만이 능력과 지혜로 생명의 경계선을
무시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
나비에게 배우다.
‘죽은
번데기’라는 글에서 성적 이형이 나타나는 희귀 종 멤논 제비나비의
죽은
번데기에서 경쟁의 비극을 본다.
‘어둠의
화려함’에서 화려함 속의 어둠을 느끼고 생명 그 자체의
형형함을
주장한다.
‘망각의
강’이란 글은 뱀 눈 나비의 내성적인 시선을 느끼고
에우로페
그늘 나비에서 제우스의 에우로페를 유혹하는 눈빛을 느낀다.
‘눈을
크게 뜨는 법을 배우다’에서 교정의 나비를 보고 생명 번식의
비밀을
관찰한다.
‘예덕나무’라는
글은 숲에서 검은 별 작은 부전나비를 발견하고 예덕나무의
꽃
향기를 느끼는 글이다.
3.
더불어 살며 느끼다.
생명과
우정을 쌓는 것이 수줍고 떨리는 연애에 가까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마법’이라는
글에서 대북의 유명한 절에서 산속 오솔길을 걸으며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교통정리가
필요한
만큼 수많은 차로 붐빈다.

부전 나비
사람들은
부눙족(대만 원주민 부족)의 8중창 못지 않은 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스피커 볼륨을 올려놓고 노래를 듣는다고 하였다.
부전나비의
과감한 꿀을 빨아먹는 모습,날개의 진화와 방어술의 관계,무늬의
아름다움,다른 곤충과의 공생을 묘사하고 생명의 운행이란 독점하거나 서로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추 흰나비
길을
잃고 파초가 길 잃은 나그네의 이정표가 됨을 경험한다.
‘지도’라는
글에서 자연계는 유연한 원형이나 부채꼴로 압력과 환경의 동요를
견뎌내지만
인간은 직각을 통해 공간을 넗히고 질서를 맞춘다고 하였다.
험한
산맥도 지도에서는 유려한 물결 무늬를 이루고 강과 해안은
뱀이
기어가는 형상으로 엎드려 있다. 그러나 도시는 격자구조로 된 날 선
다각형의
모습이다. 돌담무늬 나비는 무늬가 바위조각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지도처럼
보인다 명나라 장자열은 이 나비를 서(胥)라고 하였다. 대만 물 환경
재생
협회의 교수는 생태도시의 발전전략에 대해 도시가 원과 호의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것이 열 섬 효과를 차단하고 바람의 흐름을
분산시키고
자유롭게 통하게 한다고 하였다.
‘산
채로 묻히다’라는 글에서 유채꽃밭의 흰나비는 바람에 떠 다니는 민들레처럼
대지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고 하고 겨울이 되면 유채꽃밭은 배추 흰나비들에게
황홀한 기쁨과 슬픔을 선사하고 산 채로 파묻히기를 기다린다고 하였다.
‘국성(國姓)향’이라는 글에서 야구구경하고 명나라 정성공의 사당을 둘러보며
대만이
그의 근거지가 된 사연을 떠올린다. 녹음이 우거진 숲에서 나비를
구경하며
1억년 넘게 극렬한 지진과 모래폭풍,급작스러운 태풍과 비바람을
바라보며
지구 위에 생존한 나비는 이 땅에생존하기 적합하도록 자신의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했을 뿐 한번도 국토를 제 것으로
소유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남방 노랑나비
‘잠자리
채를 내려놓다’라는 글에서 그는 도감과 비교하기 위해 나비를 잡았다
놓아주고
남방 노랑나비와 사귀기 시작한다
4.
나는 나비처럼 살고 싶다.
저자는
나비의 생명사가 장자의 나비, 꿈과 생시의 관계와 같다는
사실을
차츰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나비
탐미’라는 글로 산란하는 나비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대자연과
생명의 끈끈한 약속을 느낀다. 포식자의 모습과 행동을 흉내 내어
천적의
눈을 속이는 물종과 물종간의 두뇌싸움도 느낀다. ‘가장 비싼 그림은
팔수
없는 문신이다.’ 남방 부전 나비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거꾸로 그려놓은
유화처럼
간결하고 자유롭다. 그들의 문신은 인위적으로 모방할 수 없다.
그들의
문신을 보기 위해서는 그들처럼 지면에 닿을 듯 가깝게 업 드려
아주
조금씩 느리게 움직이며 눈을 최대한 가까이 가져다 대야 한다.

남방 부전 나비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야성적인 붓 터치이자 생명의 먹물이 퍼진 모습이다.
물론
깨끗한 옷을 더럽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미(言迷), 미(酉迷), 미(迷)’라는 글에서
안주홍 표범나비의 먹이풀이
수양버들이고방랑의
유전자가 몸 속에 흐르는 나비라 하고 생명이란
곧
길을 헤 메는 것이고 우리는 유전자의 식민지라고 하였다.
죽은
몰몬 제비 나비를 보고 밑이 보이지 않는 깊은 구멍이 뚫린 듯
빛을
빨아들이고 있었다고 묘사한다.

사향 제비 나비
‘비행’이라는
글에서 꼬마 사향 제비 나비를 보고 피가 시맥 속으로 들어가
날개가
단단해 지기를 천천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운이 좋다면 2-30분후에
피가
돌아 힘을 얻은 날개가 그들의 재잘거리는 새 생명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
갈 수도 있다고 느낀다. 방대한 나비군락을 먹여 살리려면 많은
식물덩굴이
필요하며 나비의 비행은 곧 생명 실험의 몸짓이라고
이야기한다.
‘시대’라는
글에서 병치레가 잦은 그를 살린 건 소아과 의사였다고 회상한다.
어머니의
정성과 아버지의 말없는 노력으로 주사를 싫어한 어린 시절
병원진료에
대한 두려움을 잊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일본
곤충학자는 그의 논문에서 ‘베어낸 뒤 물이 고여 있는 대나무 주변에서
수많은
개체가 물을 빨아 먹는데 그 모습이 국화가 핀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글은 수 십 년 뒤에 읽어도 여전히 매혹적이라 하였다.

황토빛 큰무늬 나비
다른 일본 곤충학자는 후에 이 글에 매료되어
대만에서 가장 촬영하고 싶은 것은 일본에 없는
황토
빛 큰 무늬 나비라고 하며 6년간 찾아 헤메다녔으나
활짝 핀 국화 같은 모습은
볼 수 없었고
겨우 꽃잎 2-3개처럼 모여 있는 사진만 찍을 수 있었다.

그
시절과는 달라졌나 보다!라고 탄식하였다. 이 나비는 전 세계에
단 여섯
두(頭)뿐이라고 권위 있는 일본인 소아과 의사가 말한 대목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의 운과 건강이 1000여년 전 바다를 평정하고
장주를
세운 당나라 장수 진원광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