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는 경기 후 인터뷰를 여섯 차례나 진행했지만, 그날 밤 마지막 언론 일정에 도착했을 때도 여전히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과르디올라는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와인 한 잔을 즐기러 갈 수도 있었겠지만, 대신 팀에 대해 길게 이야기했고, 특히 주장 베르나르두 실바의 활약을 언급할 때는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있던 모든 사람은 후반전 당시 카이 하베르츠가 실바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을 때 숨을 죽였지만, 과르디올라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하베르츠는 실바보다 약 20cm 더 크고, 보폭도 훨씬 길었지만, 과르디올라는 실바가 상황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실바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하베르츠를 압박해 리듬을 무너뜨린 뒤, 큰 동작 없이 공을 걷어냈다. 마치 20년 경력의 노련한 센터백처럼 침착한 수비였다.
“언젠가는 (실바가 떠나는 걸 생각하면) 울게 될 거야. 그는 최고의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어. ‘레전드’라는 단어를 쓸 때는 반드시 대문자로 써야 해. 그가 어디로 가든 그 팀은 정말 행운일 거야.”
“실바의 멘탈리티는 정말 중요해. 그는 항상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지. 그는 항상 긍정적이니까 그의 가족과 아이들은 그를 매우 좋아할 거야.”
이것은 단순히 실바의 기술 때문만이 아니다. 그의 리더십과 헌신적인 태도 때문이다. 그가 왜 맨시티에서 그토록 그리워질 존재인지를 알고 싶다면, 추가시간 7분 동안 그의 플레이를 보면 된다. 팀이 가장 필요로 했던 순간에 보여준 리더십의 교과서와 같은 퍼포먼스였다.
실바는 추가시간 첫 번째 순간부터 경기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돈나룸마의 골킥 상황에서 왼쪽 측면으로 공을 보내라고 지시했고, 오라일리와 홀란에게도 아스날 진영 안쪽 약 10야드 지점으로 모이라고 주문했다.
이어진 아스날의 공격 이후에는 실바가 직접 센터백 위치로 내려와 돈나룸마의 패스를 받아냈다. 추가시간 3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요케레스와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했고, 다음에는 공을 전진시킨 오라일리가 비운 공간을 메우기 위해 왼쪽 풀백 자리까지 내려가며 포지션을 채웠다.
다음 순간, 실바는 페널티 에어리어 가장자리에서 거친 태클로 마르티넬리의 공을 빼앗았다. 이어서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제대로 막지 못한 하베르츠의 헤더를 허용한 오라일리와 사비뉴를 호되게 질책했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겨두고 페널티 에어리어 가장자리를 계속 주시하며 아스날 진영으로 침투해 외데고르를 두 번이나 밀쳐내 공을 뒤로 패스하게 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실바가 오른쪽 수비 위치에서 누네스를 돕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테일러 주심이 경기 종료를 알리자 실바는 사자처럼 포효하며 로드리와 가슴 치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로드리는 누구보다도 실바의 헌신적인 노력을 잘 알고 있다.
맨시티 레전드인 마이크 서머비는 2019년 다비드 실바가 팀을 떠날 당시 있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른 구단 고위층과 이야기해 보면, 한 명의 맨시티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모두 다비드 실바를 선택하겠다고 말하더라.”
반면 실바는 떠날 때, 모두가 그리워할 유형의 선수는 아닐 수도 있다. 다비드 실바처럼 뛰어난 기술을 갖춘 선수이지만, 동시에 약간은 거칠고 집요한 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바는 경기의 흐름을 끊기 위해 파울을 범하기도 하고,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유니폼을 잡아당기기도 하며, 공을 소유한 상대 선수의 발뒤꿈치를 툭툭 건드리기도 한다.
어제 실바는 맨시티가 2대1로 앞선 상황에서 에제의 정강이를 걷어차 넘어뜨렸지만, 주심은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실바가 ‘더티한 선수’는 아니다.
실바의 퇴장은 지난달 레알 마드리드전 핸드볼 한 번뿐이다. 그는 교묘하고 영리한 선수다. 마드리드전 퇴장 역시 골문으로 향하던 슛을 골라인에서 막다가 나온 것으로 이번 시즌 몇 안 되는 판단 실수 중 하나였다.
이 장면은 맨시티에서 보낸 9년의 화려한 시간을 마무리하는 작별 시즌에 흠집을 남길 수도 있었지만, 이제 그는 5월 24일 에티하드 스타디움 중앙에서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작별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과르디올라는 맨 먼저 실바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것이고, 동시에 어제 아스날전에서 그가 보여준 헌신적인 활약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