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자 제논은 그 당시 반박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역설을 내놓아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러한 역설들 때문에 그는 얼마나 인기가 없었던지 왕에게까지 미움을 받아 무참히 처형되고 말았다고 한다.
처형 당시 그는 형장에서 마지막으로 왕에게 직접 전해야 할 중대한 비밀이 있다며 왕에게 가까이 가서 왕의 귀를 물어 뜯었는데
왕을 호위하고 있던 병사의 칼로 목이 잘려진 뒤에도 그의 목이 왕의 귀를 물고 있었다는 전설이 남아있을 정도니
그가 얼마나 집념이 강한 사람이었는가 짐작이 간다.
제논의 역설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이다. 이 역설은
거북이가 먼저 출발한 상황에서 아킬레스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다.
는 것을 논증한 것이다.
자세히 설명하면, 아킬레스가 자기보다 앞에 달려가는 거북이를 뛰어 쫓는다고 하자.
거북이의 걸음이 아무리 늦더라도 아킬레스가 원래 거북이가 있던 곳까지 따라왔을 때 그동안 거북이는 얼마쯤은 전진해 있다.
다음에 아킬레스가 다시 거북이가 있던 두 번째 지점까지 왔을 때도 거북이는 그래도 얼마쯤은 전진해 있다.
이렇게 계속되기 때문에 아킬레스는 언제까지든지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제논의 역설이다.
우리는 그의 결론이 분명히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의 논증 중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를 반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제 이해하기 쉽도록 숫자값으로 하나하나 따져 보자.
가령 아킬레스의 속도는 거북이의 속도의 10배라 하고, 아킬레스는 거북이의 100미터 뒤에서 출발하여 거북이를 따라잡는 것으로 한다.
아킬레스가 100미터를 달려가서 본래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오면 그 사이에 거북이는 10미터만큼 전진해있다.
아킬레스가 또 10미터를 달려가서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오면 그 사이에 거북이는 1미터만큼 전진해있다.
이렇게 계속되기 때문에 거북이와 아킬레스와의 간격이 점점 가까워지기는 하지만 거북이는 아킬레스보다 언제나 조금씩이라도 앞에 있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서는 궤변학파(sophist)가 매우 성행하였다. 그들의 영수격인 제논은 해괴망측(?)한 주장을 하였는데, 바로 "날아가고 있는 화살은 실은 정지하고 있다"는 설이다.
지금 날아가고 잇는 화살이 있으며, 그 위치가 A지점이라고 하자. 이 화살은 A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지점인 B를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B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C지점을, C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D지점을, ... 각각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그리스인은 시간은 얼마든지 무한히 자를 수가 있지만 화살의 궤적(선)은 무한히 자를 수가 없는 유한한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결국 '날아가고 있는 화살이라 해도 출발점 X에서 조금도 앞으로 날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선이란 크기가 있는 유한한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상식에 있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원론>에서 '선에는 폭이 없으며 점에는 크기가 없다'고 정의했는데, 이러한 문제는 17세기 미분이 등장할 때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 [원본 메세지] ---------------------
운동하는 물체는 목표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우선 그 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점을 통과해야만 한다. 또한 그전에 그지점까지의 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즉 전체 거리의 ¼)지점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지점까지의 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점을...... 이라는 식으로 끝이 없기 때문에, 운동하는 물체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없다.
옛날부터 이런 역설(아킬레스랑 거북이, 날아가는 화살 등)을 읽을 때마다 물어보면 고2때 되면 다 안다고 했는데
대충? 고2것을 끝냈지만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