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다고 다 소금? '천일염' '정제염' 뭐가 다를까
입력2023.07.09. 오전 11:31 수정2023.07.10. 오전 12:39
[생활의 발견]복잡하고 다양한 소금의 종류
자연서 채염한 천일염…짠맛 99%인 정제염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최근 소금 품귀가 연일 이슈입니다. 작황 악화에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임박' 보도까지 겹쳐 소비자 불안이 컸던 영향인데요. 이 때문에 천일염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죠. 동시에 소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소금은 천일염, 정제염, 가공 소금 등 종류가 다양한데요. 이번주 '생활의 발견'에서는 복잡한 소금의 종류를 정리해 봤습니다.
소금은 크게 '천일염', '정제염'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천일염은 흔히 아는 염전에서 만드는 소금입니다. 보통 굵은 소금이라고 부르죠. 바닷물을 염전에 가둔 뒤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듭니다. 자연 상태에서 '채염'을 합니다. 이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 만들었는지가 맛과 질을 좌우합니다. 현재 국내 천일염의 80%는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생산됩니다. 일조량과 조수간만의 차 등 입지가 좋기 때문입니다.
소금은 수분이 적고 염도가 높을수록 높은 품질로 인정받습니다. 물론 천일염은 염도가 80~85% 정도로 수분 함량이 많은 편입니다. 대신 마그네슘, 칼슘, 칼륨, 아연 등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천일염은 주로 김장을 하거나 간장, 된장 등 장류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미네랄 성분은 음식을 무르지 않게 성질이 있거든요. 대신 텁텁하고 쓴맛 탓에 일반 요리를 할 때는 잘 쓰지 않죠.
소금 종류에 따른 성분 차이 / 그래픽=비즈워치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만든 소금입니다. 여과, 침전, 이온교환막 통과 등 과학적 과정을 거칩니다. 염화나트륨을 99% 그대로 추출하기 때문에 매우 짭니다. 정제염은 입자가 매우 가늘고 농도가 균일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자 등 가공식품 제조에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불순물을 거르는 과정에서 미네랄 같은 성분도 제거되는 단점도 있죠. 이는 '인공적인 짠맛'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외 소금은 앞선 두 소금을 정제하거나 첨가물을 넣어 만든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꽃소금입니다. 꽃소금은 천일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제거한 후 재가열해 결정화시킨 소금입니다. 결정의 모양이 마치 눈꽃 모양과 같아 꽃소금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꽃소금은 천일염보다 입자가 작아 물에 잘 녹습니다. 이런 성질에 국이나 찌개의 간을 맞추거나 무침 등 각종 요리의 기본 재료로 주로 사용됩니다.
자주 들어본 맛소금은 뭘까요. 맛소금은 입자가 작은 정제염에 여러 부원료를 넣어서 가공해 만든 소금입니다. 소금에 조미료를 섞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이죠. 구이, 무침, 조림 등의 요리에 빠질수 없는 소금입니다. 다들 고기를 굽거나 계란을 부칠 때 맛소금을 한 꼬집, 두 꼬집 넣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그럼 사람들은 어떤 소금을 더 많이 사용할까요. 지난해 기준 이마트의 소금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천일염 18%, 일반소금 17%, 가공소금 65%로 나타납니다. 사실 천일염은 구매 빈도가 적은 편입니다. 직접 장을 담그는 경우가 줄고 일반 요리에도 잘 안 쓰기 때문이죠. 보통 천일염 10㎏을 구매했다면 최소 몇 년은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소금은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염도가 높아 미생물이 쉽게 번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금은 상온에서 안정적인 무기 물질로 분류돼 유통기한 표시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도 식품업계에서는 품질을 위해 제조일 기준 5년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소금은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해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복잡한 소금의 종류를 알아봤는데요. 최근 소금이 품귀라고 해서 걱정인 분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쓰는 가공 소금은 부족하지 않은 데다가 곧 염전에서 갓 채염한 햇소금도 시장에 풀리기 시작할 전망입니다. 소금은 보관 기간도 길고 대체제가 많은 상품입니다. 기호와 용도에 알맞게 소금을 잘 선택해 건강과 맛 모두 잡으시길 바랍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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