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초 만에 축구장 하나씩 타들어 가니 이거 원!'</p><p>미국 캘리포니아 주 나파밸리의 산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p><p>이번 산불 확산은 강풍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생 산림지대에 들어선 </p><p>도시 구조가 더 큰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p><p>가장 큰 피해를 당한 파운틴 그로브 지역은 목초지에 조성된 도시다.</p><p>뉴욕타임스는 '집들이 산불의 연료 역활을 했다'고 분석했다.</p><p>산 중턱에 있는 고급 주택과 달리 화재에 약한 목조주택들이 촘촘히 붙어 있어 피해가 더 컸다고 한다.</p><p>이곳 와이너이 주인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p><p>그을음과 연기가 포도 향미에 영향을 끼치는 '스모크 테인트' 현상 때문이다.</p><p>전문가들은 포도 품질을 회복하기까지 5~7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p><p>미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 완인 생산국이다.</p><p>이 중 약 90%가 캘리포니아에서 난다.</p><p>나파밸리가 자연재해를 입은 건 처음이 아니다.</p><p>3년 전인 2014년 진도 6.0의 강진으로 와이너리의 60%가 타격을 입었다.</p><p>지난달엔 섭씨 47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받다.</p><p>지진 피해 3년 만에 폭염과 산불이 잇달아 덮쳤으니 망연자실할 만하다.</p><p>나파밸리 지역은 캘리포니아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다.</p><p>단독주택 중간 가격이 68만달러(약7억6000만원)로 샌프란시스코(147만달러.약16억원)의 46% 정도다.</p><p>여기엔 대형 와이너리 소유자 등 백만장자들의 저택이 모두 포함돼 있다.</p><p>일반 집값은 이보다 훨씬 싸다.</p><p>그런데 연이은 재해로 집 없는 사람들이 늘어 임대료와 매매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한다.</p><p>재해 떄문에 집값이 널뛰는 또 다른 곳은 휴스톤이다.</p><p>강하구 습지에 들어선 저지대 도시인 데다 툭하면 허리케인에 휩쓸린다.</p><p>평소엔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88로 서울(19.7)의 10분의 1이다.</p><p>그러나 허리케인 여파로 방 2개짜리 집이 100만달러를 웃돈다고 한다.</p><p>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 주지만 떄로는 겸손을 가르치지도 한다.</p><p>그 와중에 나파밸리와 휴스톤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늘고 있다.</p><p>하긴 자연재해 앞에서는 친척들도 서로 돕는다고 한다.</p><p>'허리케인이 오면 쥐와 올뺴미가 나무를 공유하고/ 지진이 나면 몽구스가 뱀 곁에 웅크려</p><p>기대네'라는 시구처럼. 고두현논설위원</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