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예선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상하이와 테헤란에서의 무승부에 이어 리야드와 두바이에서는 승리를 거뒀으니 말이다. 허정무 감독은 자신과 팀이 이뤄낸 업적을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있다. 3차 예선은 간단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한 분위기가 최종 라운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실제로 한국은 상하이에서 열린 북한전에서 행운의 1-1 무승부에 만족했어야 했다. 기성용의 골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 경기에서 만약 북한이 승리했다면,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초조해 했고, 허 감독이 팀을 월드컵에 진출시킨 이후에는 유명 외국인 감독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하지만 현재는 저러한 주장을 하는 팬들이 많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두 번째 상대가 UAE였다는 것이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4-1의 완승을 거두었다. 그 경기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한국은 사우디 원정에서 2-0승리를 거둠으로써 B조를 컨트롤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매우 치열한 경기였으나 행운을 가져간 것은 한국이었다. 주심은 페널티 스폿을 가리키는 대신 사우디 스트라이커의 퇴장을 명령했다. 예선 기간 내내 인상적이었던 점은 굴러온 행운은 절대로 놓치지 않은 한국의 ‘행운 포착 능력’이었다. 성공을 거두는 팀이라면 이러한 모습을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한다. 사우디전의 승리는 대표팀의 기분을 ‘업’시켜주었으며, 최종 예선 자체를 훨씬 더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테헤란에서의 1-1 무승부 역시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였다. 그 이후로는 실수를 하지 않은 채,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자세만이 필요했다. 한국은 훨씬 안정된 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얻어냈다. 이제 허정무 감독은 대한민국 최강의 축구팀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듯하다. 베스트 11도 어느 정도는 윤곽이 드러났고, 다른 선수들이 얼마만큼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나머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허정무 감독과 대표팀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홈 승리와 원정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교과서와 같이 정석으로 진행된 예선 통과였다고 말하고 싶다. 사우디, 이란, 북한과 한 조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인상적인 결과가 틀림없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의 5대 순간들을 뽑아봤다. 1. 북한전 기성용의 골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이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허정무 감독은 팀을 떠나야했을 것이다. 행운의 슈팅이었고 상대 골키퍼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 골로 인해 한국의 최종예선은 시동이 걸렸다. 2. 더블 드래곤의 비상 허정무 감독은 이청용과 기성용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을 때 이들을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다. 이와 같은 모습은 허정무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했다. 더블 드래곤은 다른 나라 선수들을 상대로도 리그에서 보여주던 그 기량을 유감없이 드러냈으며, 언론에게는 기사 거리를, 팬들에게는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했다. 3. 이근호의 득점포 한국이 스트라이커를 필요로 하고 있을 때, ‘여러분이 찾던 스트라이커 여기 있소!’하고 나타났던 것은 바로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UAE,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후의 득점력은 좀 저조했고, 특히 이란, 북한전에서의 득점 실패는 아쉬웠다. 그래도 이근호의 골들은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4. 사우디전의 페널티킥 페널티킥이 나왔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주심의 시각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사우디는 페널티킥을 얻었을 것이고, 한 명이 퇴장당하며 수세에 몰리는 대신 1-0의 리드를 잡았을 것이다. 5. 이운재의 선방 정대세의 헤딩슛은 라인을 넘어갔을까? 그럴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현장에서 주심이나 부심이 득점 여부를 판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운재는 골대로 들어가는 공을 멋지게 막아냈다. 이운재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북한은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승점을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더 많은 듀어든 칼럼을 보고 싶다면 → http://news.nate.com/hissue/list?mid=s0304&isq=3129 |
첫댓글 사우디전...패널티킥 진짜....나도 솔찍히 패널티킥일꺼라 생각했는데;;ㄷㄷ
운재형님의 밑장빼기 ㄷㄷㄷㄷㄷ 그걸 본 심판도 참 대단했음 ㅎㅎ 누구라도 그거PK선언 할수도있었음
오~~ 그러고 보니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구나`
이번예선 운이 진짜 많이 따랐지...
운도 실력이지만 , 저도 같은 생각
<예선 기간 내내 인상적이었던 점은 굴러온 행운은 절대로 놓치지 않은 한국의 ‘행운 포착 능력’이었다. 성공을 거두는 팀이라면 이러한 모습을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한다.> --- 그 행운을 포착한거라고 생각해도 될 듯 싶어요. 이번에는 16강 진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선수들이 부상당해서 베스트11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강팀과의 평가전을 많이 갖게 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봄.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지난 독일월드컵때보다 더 많아졌으니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듯. ^^;
확실히 식겁한 순간들도 많았고 운도 있었지만, 글에 있는대로 그 운을 포착하는거야 말로 좋은 팀이 갖춰야할 능력...한국 국대 화이팅!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본선 진출하면 본선에선 죽쓰던데;;; 앞으로 준비 잘해서 대박 났으면 좋겠음..ㅎㄷㄷㄷㄷㄷㄷㄷ 뽜이야~~!!!!
운 졸라 좋았음
이란전 호주주심 짱이었음
진짜 운재형의 선방은 아직 ㅎㄷㄷㄷ
이운재선수의 선방 말이에요.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더라도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쳐냈을때 주심이 그걸 제대로 봤다면.....골인가요? 노골인가요? 이운재 선수는 골이 아니라고 하는데 주심이 제대로 보지 못한 것도 있고 더더구나 카메라까지 잘 포착이 안된다는 점.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골인가요? 노골인가요?
라인넘어가면 무조건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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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접었는뎅요
운진짜 좋앗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