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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증주인(盜憎主人)
도둑이 주인을 미워한다는 뜻으로, 간사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싫어한다는 말이다.
盜 : 도둑 도(皿/7)
憎 : 미울 증(心/12)
主 : 주인 주(丶/4)
人 : 사람 인(人/0)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6年
도둑은 주인이 자기를 제지(制止)하여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이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다만 자기 형편에 맞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는 말이다.
남의 물건을 슬쩍 하는 도둑을 두둔하는 사람은 없다. 도둑을 양상군자(梁上君子)라 칭한 중국 후한(後漢)의 학자 진식(陳寔)은 칭찬보다 교화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이 자신은 떳떳하게 부(富)의 균등화에 힘쓰는 사람이라 고개 쳐든다. 공자(孔子)에 호통 쳤던 흉악한 두목 도척(盜跖)은 성용의지인(聖勇義知仁) 다섯 가지 도를 지닌 것이 도적이라 했다.
이러니 도둑이 미워하는 것(盜憎)은 당연히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는 주인(主人)이다. 자기의 앞날에 걸리적거리는 자는 바른 사람이라도 미워하는 존재가 된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진(晉)나라는 문공(文公)때 전성기를 누리다 세력이 많이 약화됐다. 여공(厲公)에 이르러선 군사력을 거머쥔 삼극(三郤)이 권력을 휘둘렀다.
이들은 극기(郤錡), 극주(郤犨), 극지(郤至)의 삼형제로 조정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항상 백종(伯宗) 등 바른 말을 하는 충신들을 이간하기 바빴다.
백종은 선대부터 큰 공을 세운 대부였는데 사람됨이 강직하여 왕에 삼극의 권력을 억누르라고 간언했다. 하지만 주색에 빠진 여공이 듣지 않았고, 오히려 백종은 작은 허물을 뒤집어 씌운 삼극의 모략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
좌구명(左丘明)이 쓴 '좌씨전(左氏傳)'에는 백종이 조정에 들어갈 때마다 그의 처가 주의시킨 말에 성어가 나온다.
盜憎主人, 民惡其上.
子好直言, 必及於難.
도적은 집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윗사람을 싫어하는 법입니다. 당신은 바른 말을 하기를 좋아하니 반드시 화를 당하고야 말 것입니다.
부인의 이 말은 바른 말을 하여 화를 부른다는 직언고화(直言賈禍)의 유래도 된다.
백종은 부인의 당부에도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됐지만 이전의 왕을 잘 보필한 말로 다른 성어도 남겼다. 편장막급(鞭長莫及), 채찍이 길어도 닿지 않으면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잘못을 저지른 자가 도리어 기세를 올리고 큰 소리를 친다고 '도둑이 매를 든다'고 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꾸미는데 부당하다고 나서는 반대파는 온갖 핑계를 덮어 씌워 제거한다. 작은 도둑은 잡혀도 큰 도둑은 풀려난다는 말대로 성공할 수도 있다.
간악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밀어내고 획책한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명심할 일이 있다. 도덕경(道德經)의 말이다. '하늘의 그물은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빠져 나가지는 못한다(天網恢恢, 疎而不漏).'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5年 (기원전 576년)
○ 十五年春, 會于戚, 討曹成公也, 執而歸諸京師.
노나라 성공 15년 봄에 제후들과 척에서 회합한 것은, 조나라 성공을 치고 그 죄를 다스리기 위한 것이었다.
書曰: 晉侯執曹伯, 不及其民也.
경문에, '진후가 조백을 붙잡았다'고 쓴 것은 성공이 백성들에게 해를 미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凡君不道於其民, 諸侯討而執之, 則曰某人執某侯, 不然則否.
대체로 임금이 백성들에게 무도하여, 제후들이 그를 쳐서 붙잡는 경우에는, '모인이 모후를 붙잡았다'고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렇게 쓰지는 않는 것이다.
諸侯將見子臧於王而立之.
제후들은 조나라의 자장을 주왕에게 뵙게 하여 임금으로 세우려고 하였다.
○ 子臧辭曰: 前志有之曰, 聖達節, 次守節, 下失節.
그런데 가장은 사양하고, '옛날 책에 '성인은 분수를 달성하고, 그 다음의 현자는 분수를 지키며, 그 다음의 우인은 분수를 잃는다'고 하였습니다.
爲君非吾節也. 雖不能聖, 敢失守乎. 遂逃奔宋.
임금이 되는 것은 저의 분수가 아닙니다. 비록 성인이 될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분수를 지키지 못하는 우인이 될 수가 있겠습니까?'라 하고, 마침내 송나라로 달아나 버렸다.
○ 夏六月, 宋共公卒.
6월에 송나라의 공공(宋共)이 죽었다.
○ 楚將北師.
초나라는 군대를 북쪽으로 돌려 정(鄭), 위(魏) 두 나라를 치려고 하였다.
子囊曰: 新與晉盟而背之, 無乃不可乎.
그러자 자낭이 이르기를, '방금 진나라와 맹약하였는데 배반하는 것은 도리어 어긋나지 않겠는가'라 하자,
子反曰: 敵利則進, 何盟之有.
자반이 이르기를, '적에 대해서는 이익이 있다면 나가야 한다. 무슨 맹약이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고 하였다.
申叔時老矣, 在申, 聞之曰: 子反必不免. 信以守禮, 禮以庇身. 信禮之亡, 欲免得乎.
그때 신숙시는 은퇴하여 신에 살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자반은 반드시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신의를 가지고 예를 지키며 예를 가지고 몸을 지키는 것이다. 신과 예가 없다면 화를 면하려고 하여도,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고 하였다.
楚子侵鄭, 及暴隧, 遂侵衛, 及首止.
초자는 정나라를 침략하여 정나라의 포수 고을까지 이르렀고, 마침내 위나라를 침략하여 위나라의 수지까지 쳐들어갔다.
鄭子罕侵楚, 取新石.
그래서 정나라의 자한은 초나라를 침략하여, 초나라의 신석 고을을 취하였다.
欒武子欲報楚, 韓獻子曰: 無庸. 使重其罪, 民將叛之. 無民孰戰.
진나라의 난무자는 초나라에 보복하려고 하였는데 한헌자가 이르기를, '쓸데없다. 초나라가 거듭하여 죄를 짓도록 한다면 백성들도 배반할 것이다. 백성들이 없어진다면 누가 싸우겠는가'고 하였다.
○ 秋八月, 葬宋共公.
가을 8월, 송나라 공공의 장례를 치렀다.
於是華元爲右師, 魚石爲左師, 蕩澤爲司馬, 華喜爲司徒, 公孫師爲司城, 向爲人爲大司寇, 鱗朱爲少司寇, 向帶爲大宰, 魚府爲少宰.
그래서 화원은 우사, 어석은 좌사, 탕택은 사마, 화희는 사도, 공손사는 사성, 향위인은 대사구, 인주는 소사구, 향대는 대재, 어부는 소재가 되었다.
蕩澤弱公室, 殺公子肥.
탕택은 공실을 약하다고 보고 공자비를 죽였다.
華元曰: 我爲右師, 君臣之訓, 師所司也. 今公室卑, 而不能正, 吾罪大矣. 不能治官, 敢賴寵乎. 乃出奔晉.
화원이 이르기를, '나는 우사이다. 군신이 지켜야 할 가르침은 내가 맡은 바이다. 이제 공 실이 약하여 신하의 죄를 바로 다스릴 수가 없는 것은, 나의 커다란 죄이다. 관직을 다스릴 수가 없는데, 감히 임금의 은통을 받들 수가 있겠는가'라 하고, 진나라로 달아났다.
二華, 戴族也.
司城, 莊族也.
六官者, 皆桓族也.
화원과 화희는 송나라 대공의 자손이고, 사성 공손사는 장공의 자손이지만, 나머지 여섯 사람은 모두 환공의 자손이었다.
魚石將止華元, 魚府曰: 右師反必討. 是無桓氏也.
어석이 화원을 만류하려고 하자, 어부가 이르기를, '우사가 돌아온다면 반드시 탕택을 토벌할 것이다'고 하였다. 그러면 환씨는 없어질 것이다.
魚石曰: 右師苟獲反, 雖許之討, 必不敢.
그러자 어석이 이르기를, '우사가 돌아온다고 하면, 비록 그에게 탕택의 토벌을 허락한다고 해도 반드시 감히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且多大功, 國人與之.
게다가 그에게는 커다란 공이 많기 때문에, 백성들은 그에게 편을 들고 있다.
不反, 懼桓氏之無祀於宋也.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환씨는 아마도 송나라에서는 조상들의 제사를 지낼 수 없게 될 것이다.
右師討, 猶有戌在.
우사가 돌아와서 탕택을 토벌한다고 해도, 오히려 우리에게는 어진 향술이 건재하고 있다.
桓氏雖亡, 必偏.
환씨가 비록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다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하였다.
魚石自止華元于河上.
어석은 스스로 화원의 뒤를 쫓아가서 황하 가에서 만류하였다.
請討許之, 乃反, 使華喜公孫師, 帥國人攻蕩氏, 殺子山.
화원이 치기를 청하자 어석은 그것을 허락하였으므로, 화원은 송나라로 되돌아와서 화희와 공손사에게 명하여, 국인을 거느리고 탕씨 일족을 치고 자산을 죽이게 하였다.
書曰, 宋殺其大夫山, 言背其族也.
경문에 '송나라에서는 그 대부 산을 죽였다'고 만 하고, 족명을 쓰지 않은 것은 탕택이 그의 일족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다.
魚石向爲人鱗朱向帶魚府, 出舍於睢上.
어석, 향위인, 인주, 향대, 어부 등 환씨의 일족은, 서울을 떠나서 수수가에서 숙박하였다.
華元使止之, 不可.
이 소식을 들은 화원은 그들을 만류하게 하려고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冬十月, 華元自止之, 不可乃反.
그래서 겨울 10월에, 화원은 스스로 가서 그들을 만류하였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되돌아 왔다.
魚府曰: 今不從, 不得入矣. 右師視速而言疾. 有異志焉. 若不我納, 今將馳矣.
어부가 이르기를, '이제 그를 따라가지 않는다면, 서울에 들어갈 수가 없을 것이다.우사의 태도를 보건대 눈초리도 재빠르고 말도 빠르다. 그는 반드시 딴 마음을 품고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들을 받아 들이려고 하지 않는다면, 지금쯤 말을 달리고 있을 것이다'고 하여,
登丘而望之, 則馳. 騁而從之.
언덕에 올라가서 바라다 보니, 과연 말을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다섯 사람도 말을 달려 그를 뒤쫓아 서울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則決睢澨, 閉門登陴矣, 左師二司寇二宰, 遂出奔楚.
그러자 화원은 수수의 제방을 터 버리고, 도문을 닫아 건채 성벽 위에 올라가서, 방비하였기 때문에 좌사, 이사구, 이재 등은 마침내 초나라로 달아나 버렸다.
華元使向戌爲左師, 老佐爲司馬, 樂裔爲司寇, 以靖國人.
그래서 화원은 향술을 좌사, 노좌를 사마, 악예를 사구에 임명하여 백성들을 안정시키게 하였다.
○ 晉三郤害伯宗, 譖而殺之, 及欒弗忌.
진나라의 삼극은 백종을 장해라고 생각하여 참소하여 그를 죽이고, 어진 대부였던 난불기까지도 죽였다.
伯州犁奔楚.
그래서 백주리는 초나라로 달아나 버렸다.
韓獻子曰: 郤氏其不免乎. 善人, 天地之紀也. 而驟絶之. 不亡何待.
한헌자가 이르기를, '극자는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선인은 하늘과 땅의 법도를 지키는 기강이다. 그런데 여러 차례 그것을 끊어 버렸다. 망하지 않고 무엇을 기다리겠는가'고 비평하였다.
初伯宗每朝, 其妻必戒之曰: ��️盜憎主人, 民惡其上, 子好直言, 必及於難.
처음에 백종은 조정에 나아갈 때마다 그의 아내가 반드시 그에게 경계하기를, '도둑은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웃사람을 싫어하는 법인데, 당신은 직언을 좋아하시니 반드시 재난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고 하였다.
○ 十一月, 會吳于鍾離, 始通吳也.
11월에, 초나라의 종리 고을에서 오나라와 회합하였다는 것은 처음으로 오나라와 통교한 것이다.
○ 許靈公畏偪于鄭, 請遷于楚.
허나라의 영공은 정나라에 핍박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초나라로 천도할 것을 청하였다.
辛丑, 楚公子申遷許于葉.
그래서 신축일에 초나라의 공자신은 허나라를 초나라의 섭 땅으로 옮겼다.
(用例)
◼ 기언서(記言序) / 허목(許穆)
記言序 / 許穆
○ 穆, 篤好古書, 老而不怠.
常戒之在心誦金人之銘.
나는 옛 글을 몹시 좋아하여 늙어서도 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늘 경계하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금인(金人)의 명(銘)을 암송하였다.
曰, 戒之哉,
毋多言, 毋多事.
多言多敗, 多事多害.
그 명에 이르기를, '경계할지어다. 말 많이 말고, 일 많이 벌이지 말라.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일이 많으면 해가 많다.
安樂必戒, 毋行所悔.
안락(安樂)할 때 반드시 경계하여 후회할 짓을 하지 말라.
勿謂何傷, 其禍將長.
뭐가 나쁘랴 하지 말라. 그 화(禍)가 자라게 된다.
勿謂何害, 其禍將大.
뭐가 해로우랴 하지 말라. 그 화가 커질 것이다.
勿謂不聞, 神將伺人.
듣는 이 없다 하지 말라. 신이 엿보고 있다.
焰焰不滅, 炎炎若何.
불이 붙기 시작할 때 끄지 않으면, 치솟는 화염(火炎)을 어찌하리오.
涓涓不壅, 終爲江河.
물이 졸졸 흐를 때 막지 않으면, 끝내는 강하(江河)가 되고 말리라.
綿綿不絶, 或成網羅.
실낱같이 가늘 때 끊지 않으면 그물처럼 커지게 되며,
毫末不扎, 將尋斧柯.
털끝처럼 작을 때 뽑지 않으면 도끼를 쓰게 될 것이다.
誠能愼之, 福之根也.
진실로 조심하면 복(福)의 근원이 된다.
口是何傷, 禍之門也.
입은 뭐가 문제인가? 화의 문이 되는 것이다.
強梁者, 不得其死.
好勝者, 必遇其敵.
힘을 믿고 날뛰는 자 제명에 못 죽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 반드시 적수(敵手)를 만나게 된다.
盜憎主人��️, 民怨其上.
도둑은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윗사람을 원망하는 법이니,
君子知天下之不可上也, 故下之.
知衆人之不可先也, 故後之.
군자(君子)는 천하에 윗사람 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며, 여러 사람보다 앞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뒤로 한다.
江河雖左, 長於百川, 以其卑也.
강하가 비록 낮지만 여러 내보다 큰 것은 낮게 있기 때문이다.
天道無親, 常與善人, 戒之哉.
천도(天道)는 친소(親疎)가 없어 항상 착한 사람 편에 서나니, 경계할지어다'고 하였다.
○ 易翼曰: 君子居其室出其言, 善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者乎.
주역(周易)의 익(翼)에, '군자가 집 안에 있으면서 말이 선하면 천 리 밖에서도 호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이겠는가.
居其室出其言, 不善則千里之外違之, 況其邇者乎.
집 안에 있으면서 말이 선하지 않으면 천 리 밖에서도 배반할 것인데, 하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이겠는가.
言出乎身加乎民, 行發乎邇, 見乎遠.
말은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백성에게 영향을 미치고, 행동은 가까이에서 시작하여 멀리 드러난다.
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
그러므로 언행(言行)은 군자의 중추이니, 이 중추의 움직임이 영예와 오욕의 관건이다.
言行, 君子之所以動天地也, 可不愼乎.
언행은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는 것이니, 삼가지 않아서야 되겠는가'고 하였다.
○ 穆, 唯是之懼焉, 言則必書, 日省而勉焉, 名吾書曰記言.
나는 이것을 두려워하여 평소에 말을 하면 반드시 글로 남겨서, 날마다 반성하고 노력하면서 나의 글을 '기언'이라 하였다.
說讀古人之書, 心追古人之緖, 日亹亹焉.
이는 고인(古人)의 글을 읽기 좋아하여 마음속으로 고인의 실마리를 좇아 날마다 부지런히 힘쓴 결과였다.
記言之書, 本之以六經, 參之以禮樂, 通百家之辯, 能發憤肆力且五十年.
'기언'은 육경(六經)을 근본으로 삼고 예악(禮樂)을 참고하고 백가(百家)의 변론을 널리 통한 것이니, 여기에 분발하여 힘을 다한 지 50년이다.
故其文簡而備, 肆而嚴.
그러므로 이 글은 간략하면서도 내용은 구비되었고, 장황하면서도 체제는 엄격하다.
如天地之化育, 日月星辰之運行.
천지의 화육(化育)과 일월성신(日月星辰)의 운행,
風雨寒暑之往來,
山川草木鳥獸五穀之資養.
풍우한서(風雨寒暑)의 왕래, 산천, 초목, 조수(鳥獸), 오곡(五穀)의 생장,
人事之誼, 民彝物則.
인사(人事)의 당연한 의리, 사람의 도리와 사물의 법칙,
詩書六藝之敎,
喜怒哀樂愛惡形氣之感.
시서(詩書), 육예(六藝)의 가르침, 희로애락애오(喜怒哀樂愛惡) 등 형기(形氣)의 느낌,
禋祀鬼神妖祥物怪之異,
四方風氣之別.
제사, 귀신, 요상(妖祥)과 괴상한 사물 따위의 이변, 사방(四方) 풍기(風氣)의 구별,
聲音謠俗之不同, 記事敍事論事答述, 道之汚隆, 世之治亂.
음악과 민요의 차이, 기사(記事), 서사(敍事), 논사(論事), 답술(答述), 도(道)의 성쇠(盛衰)와 세상의 치란(治亂),
賢人, 烈士, 貞婦, 奸人, 逆豎, 愚暗之戒. 一寓於文, 以庶幾古人者也.
현인(賢人), 열사(烈士), 정부(貞婦), 간인(奸人), 반역자, 우매한 자에 대한 경계 등 일체를 이 글에 포함시켜서 고인(古人)처럼 하기를 바란 것이다.
強圉協洽日短至, 孔巖許穆眉叟, 書.
정미년(1667, 현종8) 동지에 공암(孔巖) 미수(眉叟) 허목(許穆)은 쓴다.
◼ 주왕조(周王朝) 종묘 앞 금인 위에 새긴 금인명(金人銘)
戒之哉. 無多言, 無多事.
삼가고 삼가라.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도모하지 말라.
多言多敗, 多事多害.
말이 많으면 실수가 잦고, 일이 많으면 해가 많은 법이니라.
安樂必誡, 無行所悔.
편하고 즐거울 때 반드시 경계하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생기느니라.
勿謂何傷, 其禍將長.
勿謂何害, 其禍將大.
해로움을 말하지도 말라. 장차 그 화가 늘어날까 두려우니라.
勿謂不聞, 神將伺人.
직접 듣지 못한 일은 말하지도 말라. 귀신이 엿보고 있느니라.
滔滔弗滅, 炎炎若何.
불꽃이 일어날 때 당장 끄지 않으면 불길이 삽시간에 솟아올라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마느니라.
涓涓不壅, 終爲江河;
한 방울 물이 새어 나올 때 막지 않으면 끝내 강물로 되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綿綿不絶, 或成網羅;
한 올의 실이 이어지면 마침내 그물이 되어 몸을 묶게 되고,
毫末不札, 將尋斧柯.
털끝만한 초목이라도 미리 뽑지 않으면 마침내 도끼자루가 되어 사람을 해치게 되니 미리 조심하고 경계할 지어다.
誠能愼之, 福之根也.
사전에 경계하고 조심하는 것이 모든 복의 근본이니라.
口是何傷禍之門也.
입이란 무엇인가. 모든 손상과 재앙이 드나드는 문이니라.
强梁者, 不得其死.
고집 세고 힘센 사람은 제 명에 죽지 못하고,
好勝者, 必遇其敵.
남을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수를 만나며,
盜憎主人, 民怨其上.��️
도둑은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그들의 윗사람을 원망하느니라.
君子知, 天下之不可上也, 故下之.
군자는 천하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알고 있으므로 스스로를 낮추고,
知衆人之不可先也, 故後之.
백성보다 앞설 수 없음을 알고 있으므로 스스로 뒤에 서느니라.
江海雖在下, 長於百川以其卑也.
강과 바다는 비록 낮은 곳에 있지만 스스로 낮기 때문에 백 줄기 냇물보다 더 길고 넓게 이어져 가느니라.
天道無親, 常與善人.
천도(天道)는 비록 사사로이 친하고 멀리함이 없지만 언제나 선한 사람 편을 드느니라.
戒之哉! 戒之哉!
삼가하고 삼갈지어다.
(解說)
위의 글은 주왕조 종묘 앞에 세워놓은 쇠로 만든 인물상 위에 새겨놓은 명문(銘文)이다. 사전에 조심하고 경계할 것을 주지시키는 내용이다.
군자는 사물의 기미를 미리 알아차리고, 보이기 전에 보고, 들리기 전에 듣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수습한다. 그러므로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행하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철저한 성찰과 대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리 조율하여 문제를 해결해 간다. 이를 두고 무위(無爲)의 치(治)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비록 제왕이라도 가볍게 입을 열어서는 안 되며 또한 신하의 말을 액면 그대로 쉽게 믿어서도 아니 된다. 항상 자신 내면의 수양과 성찰을 토대로 중(中)의 자세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퇴계 선생은 '자성록' 서문에서 '군자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혹시 거기에 상응하는 실천이 따르지 않을까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므로 입이라는 것은 잘못 사용하면 만 가지 재앙의 출구가 되고, 귀도 또한 잘못 들으면 만 가지 어리석음의 근원이 된다.
다음은 항상 겸손한 마음을 견지하는 일이다. 저 우뚝 솟은 산봉우리는 물 한 방울 간직할 수 없지만 저 낮은 계곡은 백 천 갈래의 물을 모아 개울을 형성하고 강을 형성하고 마침내 바다로 이어진다.
도가(道家)에서는 이를 두고 '상덕약곡(上德若谷)', 또는 '지선여수(至善如水)'라 하며, 원효는 겸손한 마음을 '하심(下心)'이라 하고 이 하심보다 더 자기를 낮추고 겸양하는 마음을 아래 '하(下)'자의 아래 부분인 '복(卜)'자를 따서 '복성(卜性)'이라 칭하고 이를 자신의 호로 삼았다.
▶️ 盜(도둑 도)는 ❶회의문자로 沇(연; 침을 흘리다)과 皿(명; 그릇)의 합자(合字)이다. 접시 속의 것을 먹고 싶어 군침을 흘리다, 전(轉)하여 훔치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盜자는 '훔치다'나 '도둑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盜자는 마치 次(버금 차)자와 皿(그릇 명)자가 결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盜자의 갑골문을 보면 次자 아래로 舟(배 주)자가 그려져 있었다. 次자는 입을 벌려 침을 튀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 나온 盜자는 배 위에 침을 흘리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舟자가 皿자로 잘 못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盜(도)는 ①도둑 ②비적(匪賊: 떼지어 다니는 도적) ③도둑질 ④훔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몰래 엿듣는 도청(盜聽), 남의 명의나 물건을 몰래 쓰는 도용(盜用), 도둑 맞는 재난을 도난(盜難), 남의 산의 나무를 몰래 베어감을 도벌(盜伐), 훔친 물건을 도물(盜物), 남 몰래 사람을 죽임을 도살(盜殺), 몰래 엿봄을 도시(盜視), 남의 것을 훔치는 버릇을 도벽(盜癖), 폭행이나 협박 등의 수단을 써서 남의 재물을 빼앗는 도둑 또는 그러한 행위를 강도(强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일 또 그 사람을 절도(竊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침 또는 그 사람을 투도(偸盜), 개처럼 몰래 들어가 훔치는 도둑을 구도(拘盜), 나라의 보물을 훔치는 도둑을 방도(邦盜), 잡히지 않고 남은 도둑을 잔도(殘盜), 도둑은 주인이 자기를 제지하여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이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다만 자기 형편에 맞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는 말을 도증주인(盜憎主人), 도둑에게도 도둑으로서의 도리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역유도(盜亦有道),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엄이도종(掩耳盜鐘), 남의 시문을 표절하여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슬갑도적(膝甲盜賊), 남의 글이나 저술을 베껴 마치 제가 지은 것처럼 써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문필도적(文筆盜賊),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궁해도 불의는 저지르지 않는다는 말인데, 도덕률의 엄격한 준행을 이르는 말을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더워도 나쁜 나무 그늘에서는 쉬지 않으며 목이 말라도 도盜란 나쁜 이름이 붙은 샘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곤란해도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악목도천(惡木盜泉), 일부러 문을 열어 놓고 도둑을 청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화를 불러 들인다는 말을 개문읍도(開門揖盜) 등에 쓰인다.
▶️ 憎(미울 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상처를 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曾(증)으로 이루어졌다. 상대방을 상처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憎자는 '미워하다'나 '증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憎자는 心(마음 심)자와 曾(일찍 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曾자는 음식을 찌는 조리 도구를 그린 것이다. 曾자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뚫린 찜기 위로 증기가 올라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憎자는 이렇게 증기가 올라오는 모습의 曾자를 응용한 글자로 분노가 표출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憎(증)은 ①밉다 ②미워하다 ③미움받다 ④밉살스럽다 ⑤증오(憎惡)하다 ⑥가증(可憎)스럽다 ⑦미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오(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랑 애(愛), 사랑 자(慈)이다. 용례로는 몹시 미워함을 증오(憎惡), 미움과 사랑을 증애(憎愛), 미워하고 질투함을 증질(憎嫉), 미워함 또는 그 마음을 증념(憎念), 미워하고 원망함을 증원(憎怨), 미워하고 꺼림을 증기(憎忌), 모양이나 몸가짐이 징그러울 만큼 보기에 언짢음을 증상(憎狀), 미워하여 배척함을 증척(憎斥), 몹시 미워함을 증통(憎痛), 미워하고 싫어함을 증혐(憎嫌), 미워하여 침을 뱉음을 증타(憎唾), 얄미움 또는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생증(生憎), 남에게 미움을 당함을 견증(見憎), 원망과 증오를 원증(怨憎), 꺼리고 미워함을 기증(忌憎), 몹시 미워함을 질증(疾憎), 편벽되이 미워함을 편증(偏憎), 언동이 거만하고 밉살스러움을 완증(頑憎), 사랑과 미워함을 애증(愛憎), 몹시 미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증오심(憎惡心), 사무치게 미워하는 감정을 일컫는 말을 증오감(憎惡感), 눈 앞에서는 친한 체하며 수다를 떨고 돌아서서는 비방함을 일컫는 말을 준답배증(噂沓背憎), 불교에서 말하는 여덟 가지 고통 중의 하나로 원한을 품어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원증회고(怨憎會苦),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도둑은 주인이 자기를 제지하여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이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다만 자기 형편에 맞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는 말을 도증주인(盜憎主人), 사랑과 미움과 후함과 박함을 일컫는 말을 애증후박(愛憎厚薄), 승려가 밉기로 가사까지 미우랴의 뜻으로 한 사람 때문에 노한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김이 불가함을 이르는 말을 수질승가하증(雖嫉僧袈何憎) 등에 쓰인다.
▶️ 主(금 주/주인 주)는 ❶상형문자로 등잔 접시 위에 불이 타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문자의 윗부분의 丶(주)는 등불이 타는 모양이고, 王(왕)은 촛대의 모양이며 임금이란 王(왕)과는 관계가 없다. 主(주)는 처음에 丶(주)로만 쓴 것을 더욱 자세하게 쓴 자형(字形)으로, 나중에 그 뜻으로는 炷(주)를 쓰고 主(주)는 등불의 중심(中心), 주인, 군주(君主)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主자는 '주인'이나 '주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主자는 王(임금 왕)자에 丶(점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主자는 본래 촛대를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 나온 主자를 보면 긴 촛대 위에 심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主자의 본래 의미는 '심지'였다. 그러나 후에 主자가 '주인'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火(불 화)자를 더한 炷(심지 주)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한 집안을 밝혀야 할 사람은 가장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主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主(주)는 (1)주인(主人) (2)임금 (3)임자 (4)주장(主張), 근본(根本)이 되는 것을 이르는 말 (5)천주(天主) (6)구세주(救世主) (7)만백성(萬百姓)의 주인(主人)이라는 뜻으로, 여호와 또는 예수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임금 ②주인(主人), 임자, 소유주(所有主) ③우두머리 ④상전(上典) ⑤여호와, 하느님, 알라(Allah) ⑥주체(主體) ⑦당사자(當事者), 관계자(關係者) ⑧결혼(結婚) 상대자(相對者) ⑨자신(自身) ⑩위패(位牌) ⑪주견(主見), 줏대 ⑫자신의, 주관적인 ⑬가장 주요한, 가장 기본적인 ⑭주관하다, 책임지다 ⑯주되다 ⑯주장하다 ⑰예시(例示)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손 객(客),백성 민(民), 신하 신(臣), 손 빈(賓)이다. 용례로는 신하가 임금을 높여 이르는 말을 주상(主上), 한 집안의 책임자를 주인(主人), 직장이나 단체에서 어떠한 일을 주로 담당함을 주임(主任), 어떤 일의 주장(主將)이 되어 움직임을 주동(主動), 중심되는 힘을 주력(主力), 주창하여 개최함을 주최(主催),주의나 주장을 앞장 서서 부르짖음을 주창(主唱), 주인과 손을 주객(主客), 주장이 되어 이끎을 주도(主導), 어떤 일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주역(主役), 자기 의견을 굳이 내세움을 주장(主張), 주되는 것으로 삼는 것을 위주(爲主), 한 집안의 주장이 되는 주인을 호주(戶主),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행함을 자주(自主), 영업에 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주인을 업주(業主), 가게나 식당 따위의 손님을 화주(華主), 붙어사는 동식물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을 주는 동식물을 숙주(宿主), 황후 몸에서 태어난 임금의 딸을 공주(公主),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맹약을 서로 맺은 개인이나 단체의 우두머리를 맹주(盟主), 나와 대상이 일체가 됨을 이르는 말을 주객일체(主客一體),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주인과 손 즉 나그네의 사이를 일컫는 말을 주객지간(主客之間), 남에게 매여 있는 사람은 주도적인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당해 내지 못하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주객지세(主客之勢), 주인은 손에게 술을 권하고 손은 주인에게 밥을 권하며 다정하게 먹고 마심을 일컫는 말을 주주객반(主酒客飯),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