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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욕동휴척(共榮辱同休戚)
영광과 치욕,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다는 말이다.
共 : 함께 공(八/4)
榮 : 영화 영(木/10)
辱 : 욕될 욕(辰/3)
同 : 함께 동(口/3)
休 : 쉴 휴(亻/4)
戚 : 겨레 척(戈/7)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68回
때는 유비(劉備)는 서촉으로 들어가고, 조조(曹操)는 한중(漢中)에서 유비와 별다른 접전이 없을 때, 손권(孫權)은 합비(合淝)에서 조조의 대장 장료(張遼)와 대치중이었는데 장료가 자신이 합비를 지킬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조조에게 구원을 청했다.
이에 조조가 한중을 하후연(夏侯淵)과 장합(張郃)에게 맡기고 합비로 와 손권과 대치했다. 양군이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손권도 주태(周泰)를 대동하고 전투에 참여 했다.
그러던 중 조조군의 장료와 서황徐晃)에게 포위를 당하니, 조조는 허저(許褚)를 보내 손권의 군대를 갈라 서로 구원을 할 수 없게 했다.
주태(周泰)는 조조군을 뚫고 나와 강변이 도착해 돌아보니 손권이 따라오지 않았다. 주태는 다시 적진으로 돌아가 손권을 찾아, 자신이 앞서면서 손권을 인도하여 강변에 도착하니 또 손권이 보이지 않았다.
주태는 또 몸을 돌려 적진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서 손권을 찾았다. 이번에는 손권을 앞세우고 주태가 뒤 따르면서 화살을 맞고 창에 찔리며 강변에 도착했다.
손권이 또 자신은 나왔으나 서성(徐盛)이 적진 안에 있다고 하자 주태는 다시 적진으로 들어가 서성을 구출해 왔다. 전투는 일진일퇴를 하다가 끝났다.
손권은 죽은 장수의 시신을 수습하여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고, 또한 주태가 자신을 구호한 공에 감격해 연회를 베풀어 환대한다.
손권이 직접 술잔을 따라 주태에게 권하고 등을 어루만지면서 눈물 줄줄 흘리며 말한다. '경이 두 번이나 나를 구해주었소. 목숨을 돌보지 않고 나를 구하느라고 창상을 수십 군데나 입어서 피부가 엉망이 되었소. 내가 마음으로 경을 골육의 은혜로 대우할 것이며, 어찌 경에게 병마의 중임을 맡기지 않겠소? 경은 진정 나의 공신이오, 나와 경은 영욕(榮辱)과 화복(禍福)을 같이하겠소.'
權親自把盞, 撫其背, 淚流滿面, 曰: 卿兩番相救, 不惜性命, 被槍數十, 膚如刻畫, 孤亦何心不待卿以骨肉之恩, 委卿以兵馬之重乎. 卿乃孤之功臣, 孤當與卿, ��️共榮辱同休戚也.
손권은 말을 마치고 주태에게 명하여 옷을 벗어 장수들에게 보이게 한다. 그 피부가 마치 칼로 도려낸 듯한 흉터가 온 몸에 걸쳐 있다. 손권이 흉터들을 가리키며 일일이 묻는다.
言罷, 令周泰解衣與眾將視之. 皮肉肌膚, 如同刀剜, 盤根遍體. 孫權手指其痕, 一一問之.
주태가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상황을 자세히 말한다. 손권은 상처 하나에 큰 뿔잔으로 술 한 잔을 내려 마시게 했다. 이 날 주태가 크게 취한다.
周泰具言戰鬥被傷之狀, 一處傷令吃 一觥酒, 是日周泰大醉.
손권이 청라 비단으로 만든 일산을 내려 출입할 때마다 펼쳐서 영예를 드러내게 한다.
權以青羅傘賜之, 令出入張蓋, 以為顯耀.
감녕의 결사대, 조조 군을 유린하다.
第68回 甘寧百騎劫魏營 左慈擲盃戲曹操
제68회 감녕이 일백 기병을 이끌고 위나라 영채를 습격하고 좌자가 술잔을 던져 조조를 희롱하다.
○ 卻說孫權在濡須口收拾軍馬, 忽報曹操自漢中領兵四十萬前來救合淝.
한편 손권은 유수구에 머물며 군마를 수습하는데 문득 보고가 올라오니 조조가 한중에서 사십만 대군을 이끌고 합비를 구하러 온다는 것이다.
孫權與謀士計議, 先撥董襲, 徐盛二人領五十隻大船, 在濡須口埋伏.
손권이 모사와 상의해 먼저 동습과 서성 두 사람더러 오십여 척의 큰 배를 이끌고 유수구에 매복하게 한다.
令陳武帶領人馬, 往來江岸巡哨.
진무에게 명하여 인마들을 대령해 강둑을 순찰하게 한다.
張昭曰: 今曹操遠來, 必須先挫其銳氣.
장소가 말한다. '이제 조조가 멀리 오니 반드시 그 날카로운 기세를 꺾어야 합니다.'
權乃問帳下曰: 曹操遠來, 誰敢當先破敵, 以挫其銳氣.
이에 손권이 부하들에게 묻는다. '조조가 멀리서 오는데 누가 앞장서 적병을 깨뜨려 그 날카로운 기세를 꺾어놓겠소?'
凌統出曰: 某願往.
능통이 나서며 말한다. '제가 가겠습니다.'
權曰: 帶多少軍去.
손권이 물었다. '군사는 얼마나 데려가겠소?'
統曰: 三千人足矣.
능통이 말했다. '삼천 인이면 족하겠습니다.'
甘寧曰: 只須百騎, 便可破敵, 何必三千.
감녕이 말한다. '일백 기병만 있으면 바로 적병을 격파하겠는데 하필 삼천입니까?'
凌統大怒. 兩個就在孫權面前爭競起來.
능통이 크게 노한다. 둘이 손권 앞에서 다투며 일어선다.
權曰: 曹軍勢大, 不可輕敵.
손권이 말한다. '조조의 군세가 대단하니 가벼이 대적할 수 없소.'
乃命凌統帶三千軍出濡須口去探哨探, 遇曹兵, 便與交戰.
이에 능통에게 명령해 삼천 군사를 거느려 유수구를 나와 정찰하다 조병과 만나면 바로 교전하라 명한다.
凌統領命, 引著三千人馬, 離濡須塢.
능통이 명령대로 삼천 인마를 거느려 유수의 성채를 떠난다.
塵頭起處, 曹兵早到.
먼지 구름이 일더니 조병(조조의 군대)이 어느새 당도한다.
先鋒張遼與凌統交鋒, 鬥五十合, 不分勝負.
선봉장 장요가 능통과 맞붙어 오십여 합을 싸워 승부를 못 낸다.
孫權恐凌統有失, 令呂蒙接應回營.
손권은 능통이 실수할까 여몽에게 명령해 그를 도와 영채로 돌아오게 한다.
甘寧見凌統回, 即告權曰: 寧今夜只帶一百人馬去劫曹營. 若折了一人一騎, 也不算功.
감녕은 능통이 돌아오자마자 손권에게 고한다. '제가 오늘 밤 일백 인마만 거느려 조병의 영 채를 습격하겠습니다. 만약 사람이나 말이나 하나라도 잃어버린다면 전공으로 치지 않겠습니다.'
孫權壯之, 乃調撥帳下一百精銳馬兵付寧, 又以酒五十瓶, 羊肉五十斤, 賞賜軍士. 甘寧回到寨中.
손권이 그를 장하게 여겨 수하에 있던 일백의 마병(기병)을 감녕에게 주고 게다가 술 오십 병과 양고기 오십 근을 군사들에게 하사한다. 감녕이 영채로 돌아간다.
教一百人皆列坐, 先將銀碗斟酒, 自吃兩碗.
감녕이 일백 사람에게 줄지어 앉으라 지시하고 먼저 은사발에 술을 따라 스스로 두 사발을 마신다.
乃語百人曰: 今夜奉命劫寨, 請諸公各滿飲一觴, 努力向前.
이어서 일백 사람에게 지시한다. '오늘 밤 명령을 받들어 적진을 습격할 곳이오. 여러분에게 청하노니 각자 한 사발 가득 들이키고 힘을 내어 전진해 주시오.'
眾人聞言, 面面相覷.
사람들이 듣더니 서로 눈치를 본다.
甘寧見眾人有難色, 乃拔劍在手, 怒叱曰: 我為上將, 且不惜命, 汝等何得遲疑.
감녕은 사람들 얼굴에 어려워하는 빛이 보이자 손에 칼을 뽑아들고 성을 내며 꾸짖는다. '내가 상장(上將)인데도 목숨을 아끼지 않거늘 너희가 어찌 머뭇거리냐?'
眾人見甘寧作色, 皆起拜曰: 願效死力.
사람들이 감녕의 낯빛이 바뀌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절하며 말한다. '죽기로 싸우겠습니다.'
甘寧將酒肉與百人共飲.
감녕이 술과 고기를 내어 일백 사람과 함께 마신다.
食盡, 約至二更時候, 取白鵝翎一百根, 插於盔上為號.
식사를 마쳐 이 경에 이를 무렵 하얀 거위의 깃털을 백 개 가져다 투구에 꽂아 표시로 삼는다.
都披甲上馬, 飛奔曹操寨邊, 拔開鹿角, 大喊一聲, 殺入寨中, 逕奔中軍來殺曹操.
모두 갑옷을 걸치고 말에 올라 조조 영채 둘레로 나는 듯이 달려가 방어용 녹각을 뽑아 치우고 크게 한바탕 함성을 지르며 영채 안으로 돌입해 곧바로 중군으로 쳐들어가 조조를 죽이려 한다.
原來中軍人馬, 以車仗伏路, 穿連圍得鐵桶相似, 不能得進.
알고보니 중군은 수레와 짐을 길가에 놓아 겹겹이 둘러싸 놓은지라 뚫고 가자니 철통 같아 나아갈 수 없다.
甘寧只將百騎, 左衝右突.
감녕이 일백 기병만 거느리고 좌충우돌 한다.
曹兵驚慌, 正不知敵兵多少, 自相擾亂.
조병이 놀라 허둥대며 적병이 얼마나 되는지 몰라 너도나도 소란스럽다.
那甘寧百騎, 在營內橫馳驟, 逢著便殺.
저 감녕의 일백 기마가 영채 안을 휘저으며 닥치는대로 죽인다.
各營鼓譟, 舉火如星, 喊聲大震.
곳곳의 영채마다 북소리 요란하고 횃불을 별처럼 밝히고 함성이 크게 울린다.
甘寧從寨之南門殺出, 無人敢當.
감녕이 영채의 남문을 뚫고 나와도 아무도 감히 막지 못한다.
孫權令周泰引一枝兵來接應.
손권이 주태에게 명하여 한 무리 군사를 이끌고 돕게 한다.
甘寧將百騎回到濡須.
감녕이 일백 기병을 이끌고 유수로 되돌아 온다.
操兵恐有埋伏, 不敢追襲.
조조는 매복이 있을까 두려워 감히 추격하지 못한다.
後人有詩讚曰:
후대에 누군가 시를 남겨 기렸다.
鼙鼓聲喧震地來,
吳師到處鬼神哀.
작은 북 소리 땅을 뒤흔들며 달려드니, 동오 군사 가는 곳마다 귀신도 우는구나.
百翎直貫曹軍寨,
盡說甘寧虎將才.
하얀 깃털 꽂고 바로 조조 진영을 꿰뚫으니, 모두 감녕을 호랑이 같은 장수라 말하네.
○ 甘寧引百騎到寨, 不折一人一騎.
감녕이 일백 기병을 거느려 영채로 돌아오나 사람 하나 밀 한 필 잃지 않았다.
至營門, 令百人皆擊鼓吹笛, 口稱萬歲, 歡聲大震.
영문에 다다라 일백 사람에게 명해 북을 치고 피리를 불게 하며 입으로 만세를 불러 환호성이 천지를 뒤흔든다,
孫權自來迎接, 甘寧下馬拜伏.
손권이 몸소 나와 영접하니 감녕이 말에서 내려 절하며 엎드린다.
權扶起, 攜寧手曰: 將軍此去, 足使老賊驚駭. 非孤相捨, 正欲觀卿膽耳.
손권이 부축해 일으키며 감녕의 손을 잡고 말한다. '장군이 이렇게 다녀와서 늙은 도적을 놀라게 만드셨소. 고(孤)가 말리지 않은 것은 다만 경(卿)의 담력을 보고자 했기 때문이오.'
即賜絹千匹, 利刃百口, 寧拜受訖, 遂分賞百人.
즉시 비단 천 필과 예리한 칼 백 자루를 내려주니 감녕이 고개 숙여 받아 그들 일백 사람에게 나눠 준다.
權語諸將曰: 孟德有張遼, 孤有甘興霸, 足以相敵也.
손권이 여러 장수에게 말한다. '맹덕에게 장요가 있지만 고에겐 감흥패가 있으니 족히 서로 대적할 만하겠소.'
次日, 張遼引兵搦戰.
다음날 장요가 병력을 이끌고 도전한다.
凌統見甘寧有功, 奮然曰: 統願敵張遼.
능통은 감녕이 공을 세운 것을 보았기에 분연히 말한다. '제가 장요와 맞서고 싶습니다.'
權許之, 統遂領兵五千, 離濡須.
손권이 허락해 능통이 마침내 병력 오천을 거느려 유수를 나온다.
權自引甘寧臨陣觀戰.
손권이 몸소 감녕을 데리고 싸움터로 가서 싸움을 구경한다.
對陣圓處, 張遼出馬, 左有李典, 右有樂進.
포진을 마쳐 장요가 출마하는데 왼쪽은 이전이고 오룐쪽은 악진이다.
凌統縱馬提刀, 出至陣前.
능통이 말을 내달려 칼을 들고 진지 앞으로 나간다.
張遼使樂進出迎.
兩個鬥至五十合, 未分勝敗.
장요가 악진을 출전시킨다. 둘이 오십 합을 싸워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
曹操聞知, 親自策馬到門旗下來看, 見二將酣鬥, 乃令曹休暗放冷箭.
조조가 전해듣고 몸소 말을 몰아 문기 아래 나와서 두 장수의 감투를 지켜보더니 조휴에게 명하여 몰래 냉전(저격하는 화살)을 쏘게 한다.
曹休便閃往張遼背後, 開弓一箭, 正中凌統坐下馬.
조휴가 재빨리 장요 배후로 가서 활을 당겨 한 발 쏘니 능통이 타고 있던 말에 바로 맞는다.
那馬直立起來, 把凌統掀翻在地.
그 말이 곧바로 솟구치니 능통이 번쩍 들려 뒤집어져 땅에 나뒹군다.
樂進連忙 持槍來刺.
악진이 황급히 창을 들고 찌르러 온다.
槍還未到, 只聽得弓弦響處, 一箭射中樂進面門, 翻身落馬.
그러나 창 끝이 미처 닿기 앞서 활시위 소 리 들리더니 화살 한 발이 악진의 얼굴에 바로 맞아 몸이 뒤집혀 굴러 떨어진다.
兩軍齊出, 各救一將回營, 鳴金罷戰.
양쪽 군사들이 일제히 나와서 각각 장수를 구해 영채로 돌아가고 징을 울려 싸움을 끝낸다.
凌統回到寨中拜謝孫權, 權曰: 放箭救你者, 甘寧也.
능통이 영채로 돌아와 손권에게 절을 올려 사례하자 손권이 말한다. '화살을 쏴 그대를 구한 이는 감녕이오.'
凌統乃頓首拜寧曰: 不想公能如此垂恩.
이에 능통이 머리를 조아려 감녕에게 절한다. '공께서 이렇게 은혜를 내려주실지 몰랐소.'
自此與甘寧結為生死之交, 再不為惡.
이로부터 감녕과 더불어 생사지교(生死之交)를 맺어 다시는 나빠지지 않는다.
○ 且說曹操見樂進中箭, 乃自到帳中 調治. 次日, 分兵五路來襲濡須.
한편 조조는 악진이 화살에 맞자 몸소 막사를 찾아가 조치한다. 다욤날 병력을 두섯 갈래로 나눠 유수를 습격한다.
操自領中路, 左一路張遼, 二路李典.
右一路徐晃, 二路龐德.
조조가 가운데를 맡고 왼쪽 첫 갈래는 장요가, 두번째 갈래는 이전이 맡는다. 오른쪽 첫 갈래는 서황이, 두번째 방덕이 맡는다.
每路各帶一萬人馬, 殺奔江邊來.
각 갈래마다 일만 인마를 거느려 강변으로 쇄도해 온다.
時董襲, 徐盛二將在船上, 見五路軍馬來到, 諸軍各有懼色。
이때 동습과 서성 두 장수가 배 위에 있었는데 다섯 갈래 군마가 몰려오자 동오 군사 모두 두려운 낯빛이 보인다.
徐盛曰: 食君之祿, 忠君之事, 何懼哉.
서성이 말한다. '주군의 봉록을 받아먹어 주군의 일에 충성해야 하거늘 어찌 두려워 하는가?'
遂引猛士數百人, 用小船渡過江邊, 殺入李典軍中去了.
마침내 용맹한 군사 수백을 거느려 작은 배를 타고 강건너로 가서, 이전이 이끄는 군사들 속으로 쳐들어 간다.
董襲在船上, 令眾軍擂鼓吶喊助威.
동습이 배 위에서 군사들에게 명하여 북을 맹렬히 치고 함성을 질러 위세를 더하게 한다.
忽然江上猛風大作, 白浪掀天, 波濤洶湧.
홀연히 강물 위로 사나운 바람이 크게 불고 하얀 물결이 하늘 높이 솟아 파도가 흉용하다.
軍士見大船將覆, 爭下腳艦逃命 .
군사들은 큰 배가 곧 뒤집힐 듯하자 다퉈서 배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구하려 한다.
董襲仗劍大喝曰: 將受君命, 在此防賊, 怎敢棄船而去. 立斬下船軍士十餘人.
동습이 검을 잡고 크게 꾸짖는다. '장수가 군주의 명을 받아 여기서 도적들을 막고 있거늘 어찌 감히 배를 버리고 가냐!' 곧 하선한 병사를 열 명 남짓 베어버린다.
須臾, 風急船覆, 董襲竟死於江口水中.
잠시 뒤 바람이 거세어 배가 뒤집혀 동습이 결국 강 어귀에 빠져 죽는다.
徐盛在李典軍中, 往來衝突.
서성은 이전의 군사들 속에서 좌충우돌한다.
○ 卻說陳武聽得江邊廝殺, 引一軍來, 正與龐德相遇, 兩軍混戰.
한편 진무는 강변의 교전 소식을 듣고 한 무리 군사를 이끌고 와서 바로 방덕과 마주쳐 양쪽 군사가 혼전한다.
孫權在濡須塢中, 聽得曹兵殺到江邊, 親自與周泰引軍前來助戰.
유수의 성채 안에 있던 손권은 조병이 강변으로 쇄도한 것을 전해듣고 몸소 주태와 더불어 군사를 이끌고 전진해 돕는다.
正見徐盛在李典軍中, 攪做一團廝殺, 便麾軍殺入接應.
마침 서성이 이전의 군중에서 한바탕 휘저으며 싸우는 것을 본 손권은 곧 군사를 지휘해 돌입해 돕는다.
卻被張遼, 徐晃兩枝軍, 把孫權困在垓心.
그러나 장요와 서황의 두 갈래 군사에게 오히려 손권이 포위되고 만다.
曹操上高阜處看見孫權被圍, 急令許褚縱馬持刀殺入軍中, 把孫權軍衝作兩段, 彼此上不能相救.
조조가 높은 언덕에서 보니 손권이 포위된지라 서둘러 허저에게 명하여 말을 내달려 칼을 들고 군중에 돌입하게 하니 손권 부대가 두 조각으로 쪼개져 피차 서로 구할 수 없다.
○ 卻說周泰從軍中殺出, 到江邊不見孫權.
한편 주태가 군중을 뚫고 나와 강변에 이르지만 손권이 보이지 않는다.
勒回馬, 從外又殺入陣中, 問本部軍: 主公何在.
말을 되돌려 바깥에서 다시 진중으로 돌입해 휘하 군사들에게, '주공은 어디 계신가?'라고 묻는다.
軍人以手指兵馬厚處, 曰: 主公被圍甚急.
어느 군인이 손가락으로 저기 병마들이 몰려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한다. '주공께서 포위돼 심히 위급하십니다.'
周泰挺身殺入, 尋見孫權, 泰曰: 主公可隨泰殺出.
주태가 앞장서 돌입해 손견을 찾아내어 말한다. '주공! 어서 제 뒤에 바짝 붙어 탈출하십시오.'
於是泰在前, 權在後, 奮力衝突.
이에 주태가 앞서고 손권이 그 뒤에 붙어 힘껏 돌격한다.
泰到江邊, 回顧又不見孫權, 乃復翻身殺入圍中, 又尋見孫權. 權曰: 弓弩齊發, 不能得出, 如何.
주태가 강변에 이르러 다시 되돌아보니 손권이 사라져 또다시 몸을 돌려 진중으로 돌입해 재차 손권을 찾아내니 손권이 말한다. '궁노를 일제히 쏘아대서 탈출할 수 없는데 어찌하겠소?'
泰曰: 主公在前, 某在後, 可以出圍.
주태가 말한다. '주공께서 앞에서 가시고 제가 뒤를 맡으면 포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孫權乃縱馬前行, 周泰左右遮護, 身被數槍, 箭透重鎧, 救得孫權.
손권이 말을 내달려 앞서고 주태는 좌우에서 막아 지키느라 몸 여러 군데가 창에 찔리고 화살이 박히지만 마침내 손권을 구해낸다.
到江邊, 呂蒙引一枝水軍前來接應下船.
강변에 다다르자 여몽이 한 갈래 군사를 거느리고 달려와 배에 타는 것을 돕는다.
權曰: 吾虧周泰三番衝殺, 得脫重圍. 但徐盛在垓心, 如何得脫.
손권이 말한다. '나는 주태가 세 번이나 돌격한 덕분에 두터운 포위를 벗어날 수 있었소. 다만 서성이 아직도 포위돼 있는데 어떻게 탈출하겠소?'
周泰曰: 吾再救去.
주태가 말한다. '제가 다시 구하러 가겠습니다.'
遂輪槍復翻身殺入重圍之中, 救出徐盛.
결국 창을 휘두르며 다시 몸을 돌려 그 두터운 포위 가운데 돌입해 서성을 구해낸다.
二將各帶重傷. 呂蒙教軍士亂箭射住岸上兵, 救二將下船.
두 장수 각각 중상을 입은 상태다. 여몽이 군사들에게 지시해 강둑 위의 적병들을 향해 난사해 두 장수를 구해 배에 태운다.
○ 卻說陳武與龐德大戰, 後面又無應兵, 被龐德趕到谷口, 樹林叢密陳武再欲回身交戰, 被樹株抓住袍袖, 不能迎敵, 為龐德所殺.
한편 진무는 방덕과 크게 싸우지만 후면에 아무 지원병이 없어 방덕에게 쫓겨 산골짜기 입구까지 가니 수풀이 빽빽해 다시 몸을 되돌려 싸우려 한다. 그러나 나뭇가지에 옷소매가 걸려 대적하지 못하고 마침내 방덕에게 살해된다.
曹操見孫權走脫了, 自策馬驅兵, 趕到江邊對射.
조조는 손권이 탈출하자 스스로 말을 몰아 병력을 동원해 강변까지 뒤쫓아 마주보고 사격한다.
呂蒙箭盡, 正慌間, 忽對江一隊船到.
여몽이 화살이 바닥나 당황하자 문득 강건너 한 무리 배가 당도한다.
為首一員大將, 乃孫策女婿陸遜, 自引十萬兵到.
앞장선 대장은 바로 손책의 사위인 육손으로 스스로 십만 병력을 거느려 도착한다.
一陣射退曹兵, 乘勢登岸追殺曹兵, 復奪戰馬數千匹.
한바탕 사격해 조병을 물리치고 기세를 타고 강둑을 올라 조병을 뒤쫓아 죽여 전마 수천 필을 빼앗는다.
曹兵傷者, 不計其數, 大敗而回.
於亂軍中尋見陳武屍首.
조병이 사상자를 헤아릴 수 없게 대패해 돌아간다. 이런 난전 가운데 진무의 시신을 찾아낸다.
孫權知陳武已亡, 董襲又沈江而死, 哀痛至切, 令人入水中尋見董襲屍首, 與陳武屍一齊厚葬之.
손권은 진무가 죽은데다 동습도 강물에 빠져 죽은 것을 알고 몹시 애통해 하고 사람들을 시켜 물 속에서 동습의 시신을 찾아내어 진무의 시신과 함께 크게 장례 지내준다.
又感周泰救護之功, 設宴款之.
또한 주태가 자신을 구호한 공에 감격해 연회를 베풀어 환대한다.
權親自把盞, 撫其背, 淚流滿面, 曰: 卿兩番相救, 不惜性命, 被槍數十, 膚如刻畫, 孤亦何心不待卿以骨肉之恩, 委卿以兵馬之重乎. 卿乃孤之功臣, 孤當與卿共榮辱 同休戚也.
순권이 친히 술잔을 잡고 그 등을 어루만지고 알굴 가득 눈물 흘리며 말한다. '경께서 두 번이나 구해주며 목숨숨을 돌보지 않았소. 수십 군데 찔리고 베여 살갗이 마치 그림을 새긴 듯하오. 고 역시 어찌 참으로 골육의 은혜로써 대하여 경에게 병마의 중임을 맡기지 않겠소? 경은 바로 고의 공신이니 고는 마땅히 경과 더불어 영용과 고락을 같이하겠소.'
言罷, 令周泰解衣與眾將視之. 皮肉肌膚, 如同刀剜, 盤根遍體. 孫權手指其痕, 一一問之.
말을 마치고 주태에게 명하여 옷을 벗어 장수들에게 보이게 한다. 그 피부가 마치 칼로 도려낸 듯한 흉터가 온 몸에 걸쳐 있다. 손권이 흉터들을 가리키며 일일이 묻는다.
周泰具言戰鬥被傷之狀.
주태가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상황을 자세히 말한다.
一處傷令吃 一觥酒, 是日周泰大醉.
상처 하나에 술 한 잔을 마시게 손권이 명하니 이 날 주태가 크게 취한다.
權以青羅傘賜之, 令出入張蓋, 以為顯耀.
손권이 청라 비단으로 만든 일산을 내려 출입할 때마다 펼쳐서 영예를 드러내게 한다.
權在濡須, 與操相拒月餘, 不能取勝.
손권이 유수에 머물며 조조와 대치하기 한달 남짓이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
張昭, 顧雍上言; 曹操勢大, 不可力取. 若與久戰, 大損士卒. 不若求和安民為上.
장소와 고옹이 아뢴다. '조조의 세력이 강대해 힘으로 취할 수 없습니다. 싸움을 오래 끈다면 사졸들을 크게 잃게 됩니다. 화친을 요청해 우선 백성을 안정시킴만 못하옵니다.'
孫權從其言, 令步騭往曹營求和, 許年納歲貢.
손권이 그 말을 따라 보즐에게 명령해 조조를 찾아가 화친을 구하며 해마다 세공을 바칠 것을 약속하게 한다.
操見江南急未可下, 乃從之.
조조가 보자니 강남은 아직 쉽게 점령할 수 없어 이를 따른다.
令孫權先撤人馬, 吾然後班師.
손권더러 먼저 인마들을 물려야 자신이 군사를 거둘 것이라 한다.
步騭回覆, 權只留蔣欽, 周泰守濡須口, 盡發大兵上船回秣稜.
보즐이 돌아가 사뢰자 손권이 오로지 장흠과 주태를 남겨 유수구를 지키게 하고 나머지 대병력을 모조리 배에 태워 말릉으로 되돌아간다.
操留曹仁, 張遼屯合淝, 班師回許昌.
조조가 조인과 장요를 남겨 합비에 주둔하게 하고 군사를 거둬 허창으로 돌아간다.
文武眾宮皆議立曹操為魏王.
尚書崔琰力言不可.
여러 문무관리들이 모두 의논해 조조를 위왕으로 세우려 한다. 상서 벼슬에 있던 최염이 그것은 불가하다고 힘써 말한다.
眾宮曰: 汝獨不見荀文若乎.
관리들이 말한다. '그대만 순문약(순욱)이 어찌되었는지 못 보았단 말이오?'
琰大怒曰: 時乎. 時乎. 會當有變. 任自為之.
최염이 크게 노해 말한다. '때가 왔구나! 때가 왔구나! 변고가 있고 말겠구나! 스스로들 알아서 하시오!'
有與琰不和者, 告知操, 操大怒, 收琰下獄問之.
최염과 불화하던 이가 있어 조조에게 고지하니 조조가 크게 노해 최염을 잡아들여 하옥해 심문한다.
琰虎目虯髯, 只是大罵曹操欺君奸賊.
최염은 호랑이 같은 눈에 용처럼 구부러진 수염을 길렀는데 오로지 조조를 크게 욕하며 임금을 업신여기는 간사한 역적이라 한다.
廷尉白操, 操令杖殺崔琰在獄中.
죄수를 심문하는 벼슬아치인 정위가 조조에게 알리자 조조가 명령해 옥중에서 때려죽인다.
後人有讚曰: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清河崔琰, 天性堅剛.
맑은 물 같은 최염은 천성이 굳세었네
虯髯虎目, 鐵石心腸.
용 수염, 호랑이 눈, 무쇠 심장을 가져
姦邪辟易, 聲節顯昂.
간사를 멀리하고 절개를 드러냈구나
忠心漢主, 千古名揚.
충심으로 한나라 임금을 섬겨 천고에 이름을 떨치네
○ 建安二十一年, 夏五月, 群臣表奏獻帝, 頌魏公曹操功德, 極天際地, 伊周莫及, 宜進爵為王.
건안 이십일년 여름 오월에 신하들이 헌제에게 글을 올려 위공 조조의 공덕을 칭송하며 그 공덕이 하늘과 땅에 닿아 옛날의 이윤이나 주공도 미치지 못하니 마땅히 그 작위를 높여 왕이 돼야 할 것이라 한다.
獻帝即令鍾繇草詔, 冊立曹操為魏王.
헌제가 즉시 종요에게 명령해 조서를 기초해 조조를 위왕으로 책립한다.
曹操假意上書三辭.
조조가 거짓으로 세 번 글을 올려 사양한다.
詔三報不許, 操乃拜命受魏王之爵.
조서를 내려 세 번 모두 받아들이지 않자 조조가 이에 명을 따라 위왕의 작위를 받는다.
冕十二旒, 乘金根車.
열두 개의 주옥이 달린 면류관을 쓰고 금은으로 꾸민 수레를 탄다.
駕六馬, 用天子車服鑾儀, 出警入蹕, 於鄴郡蓋魏王宮, 議立世子.
그 수레를 여섯 마리 말이 끌고, 나가고 들어올 때 사람들의 왕래를 통제하며 업군에 위왕의 궁궐을 지어올리고 세자를 세울 것을 의논한다.
操大妻丁夫人無出.
조조의 본처인 정 부인은 자식을 낳지 못했다.
妾劉氏生子曹昂, 因征張繡時死於宛城.
첩 유씨는 조앙을 낳았지만 장수를 정벌할 때 완성에서 전사했다.
卞氏所生四子, 長曰丕, 次曰彰, 三曰植, 四曰熊
변씨는 네 아들을 낳았으니 첫째는 조비, 둘째는 조창, 셋째는 조식, 넷째는 조웅이다.
於是黜丁夫人而立卞氏為魏王妃.
이에 정 부인을 내치고 변 씨를 위왕비로 세운다.
第三子曹植, 字子建, 極聰明, 舉筆成章, 操欲立之為後嗣.
셋째 아들 조식은 자가 건양인데 극히 총명해 붓만 들면 문장이 완성되니 조조가 후사로 삼고자 한다.
長子曹丕, 恐不得立, 乃問計於中大夫賈詡.
맏아들 조비는 첵립 받지 못할까 두려워 중대부 가후에게 계책을 묻는다.
詡教如此如此.
가후가 이렇게 저렇게 하라 알려준다.
自是但凡操出征, 諸子送行, 曹植乃稱述功德, 發言成章.
이로부터 조조가 출정해 아들들이 송행할 때마다 조식이 공덕을 칭송해 입만 열면 문장을 이룬다.
惟曹丕辭父, 只是流涕而拜, 左右皆感傷.
오로지 조비만이 부친과 작별할 때 눈물을 흘리며 절을 할 따름이니 좌우 사람들 모두 감탄한다.
於是操疑植乖巧, 誠心不及丕也.
이에 조조는 조식이 너무 약삭빨라 진심은 조비보다 못하지 않은가 의심한다.
丕又使人買囑近侍, 皆言丕之德.
조비가 또한 조조를 가까이 모시는 이들을 매수하게 모두 조비의 덕을 말한다.
操欲立後嗣, 躊躇不定, 乃問賈詡曰: 孤欲立後嗣, 當立誰.
조조가 후사를 세우려 하지만 주저해 결정하지 못해 가후에게 묻는다. '고가 후사를 세우려 하는데 마땅히 누구를 세워야겠소?'
賈詡不答, 操問其故, 詡曰: 正有所思, 故不能即答耳.
가후가 대답하지 않아 조조가 그 까닭을 묻자 가후가 말한다. '마침 생각한 것은 있사오나 일부러 즉답하지 않을 따름입니다.'
操曰: 何有思.
조조가 다시 물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오?'
詡對曰: 思袁本初, 劉景升父子也.
가후가 대답한다. '윈본초(원소)와 유경승(유표) 부자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操大笑, 遂立長子曹丕為王世子.
조조가 크게 웃으며 마침내 맏아들 조비를 왕세자로 세운다.
○ 冬十月, 魏王宮成, 差人住各處收取奇花異果, 栽植後苑.
그해 겨울 시월에 위왕의 궁궐이 완성돼 사람들을 곳곳에 보내 진기한 꽃과 과일을 거둬 모아 뒷뜰에 심어 기른다.
有使者到吳地, 見了孫權, 傳魏王令旨, 再往溫州取柑子.
사자가 동오에 이르러 손권을 만나 위왕의 영지를 전하고 다시 온주로 가서 감귤을 취한다.
時孫權正尊讓魏王, 便令人於本城選了大柑子 四十餘擔, 星夜送往鄴郡.
그때 손권이 위왕을 존양하고 있어서 곧 사람을 시켜 본성에서 커다란 감귤 사십여 꾸러미를 골라 밤새 업군으로 가져오게 한다.
至中途, 挑擔役夫疲睏, 歇於山腳下, 見一先生.
오는 길에, 짐꾼들이 지쳐 산기슭에서 쉬는데 어느 선생이 나타난다.
眇一眼, 跛一足, 頭戴白藤冠, 身穿青懶衣.
그의 한쪽 눈이 멀고 한쪽 다리는 절뚝거리는데 머리는 하얀 등나무 관을 쓰고 몸은 푸른 누더기옷을 걸치고 있다.
來與腳夫作禮, 言曰: 你等挑擔勞苦, 貧道都替你 挑一肩, 何如.
짐꾼들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며 말한다. '여러분이 짐을 나르느라 수고하니 빈도(도인이 스스로 낮추는 말)가 여러분을 대신해 메고 가고 싶은데 어떻소?'
眾人大喜, 於是先生每擔各挑五里.
사람들이 크게 기뻐하니 선생이 짐꾼마다 각각 오 리씩 짐을 대신 메고 간다.
但是先挑過的擔兒都輕了. 眾皆驚疑.
그런데 선생이 메고 난 짐들 모두 가벼워진다. 사람들 모두 놀라고 의심한다.
先生臨去, 與領柑子官說: 貧道乃魏王鄉中故人, 姓左, 名慈, 字元放, 道號烏角先生. 如你到鄴郡, 可說左慈 申意. 遂拂袖而去.
선생이 떠날 때 감귤 수송을 감독하는 관리에게 말한다. '빈도는 바로 위왕의 고향 사람으로 성은 좌(左), 이름은 자(慈), 자는 원방(元放)이고, 도호는 오각선생(烏角先生)이오. 여러분이 업군에 도착하거든 이 좌자의 뜻을 전해주시오.'
取柑人至鄴郡見操, 呈上柑子.
감귤을 가진 이들이 업군에 이르러 조조를 만나 감귤을 바친다.
操親剖之, 但只空殼, 內並無肉.
조조가 몸소 갈라보는데 모두 빈 껍질뿐 속에 아무 과육이 없다.
操大驚, 問取柑人.
取柑人以左慈之事對.
조조가 크게 놀라 감귤을 가져온 사람들에게 묻는다. 감귤을 가져온 사람이 좌자를 만난 일을 이야기한다.
操未肯信, 門吏忽報: 有一先生, 自稱左慈, 求見大王.
조조가 아직 믿지 못하는데 문지기가 문득 보고한다. '어느 선생이 스스로 좌자라 하는데 대왕을 만나뵙고자 합니다.'
操召入, 取柑人曰: 此正途中所見之人.
조조가 불러들이자 감귤을 가져온 사람이 말한다. '이 분이 바로 도중에 만난 사람입니다.'
操叱之曰: 汝以何妖術, 攝吾佳果.
조조가 꾸짖는다. '네가 무슨 요술을 부려 내 과일을 훔쳐 갔냐?'
慈笑曰: 豈有此事.
좌자가 웃으며 말한다. '어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取柑剖之, 內皆有肉, 其味甚甜.
但操自剖者, 皆空殼.
그가 감귤을 갈라보니 모두 속에 과육이 있는데 그 맛이 몹시 달콤하다. 다만 조조가 가른 것들만 모두 비어있다.
操愈驚, 乃賜左慈坐而問之.
조조가 더욱 놀라 좌자에게 자리를 내주며 그에게 묻는다.
慈索酒肉, 操令與之, 飲酒五斗不醉, 肉食全羊不飽.
좌자가 술과 고기를 찾자 조조가 명하여 그에게 주는데 술을 다섯 말이나 마시고도 취하지 않고 양 한 마리를 다 먹고도 배가 부르지 않는다.
操問曰: 汝有何術, 以至於此.
조조가 묻는다. '대체 무슨 술법으로 이렇게 하였소?'
慈曰: 貧道於西川, 嘉陵, 峨嵋山中, 學道三十年, 忽聞石壁中有聲呼我之名. 及視則又不見.
좌자가 말했다. '빈도가 서천의 가릉과 아미산 속에서 도를 배운지 삼십년이었는데 문득 석벽 속애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나 다가가 보면 보이지 않았습니다.
如此者數日, 忽有天雷震碎石壁, 得天書三卷, 名曰, 遁甲天書.
이러기를 수일이었는데 문득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석벽을 깨뜨려 천서(天書) 세 권을 얻었는데 이름하여 둔갑천서(遁甲天書)였습니다.
上卷名天遁, 中卷名地遁, 下卷名人遁.
상권의 이름은 천둔(天遁), 중권의 이름은 지둔(地遁), 하권의 이름은 인둔(人遁)이었습니다.
天循能騰雲跨風, 飛升太虛.
천둔을 익히면 능히 구름과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地循能穿山透石.
지둔을 익히면 산과 돌을 뚫고나올 수 있습니다.
人遁能雲游四海, 藏形變身, 飛劍擲刀, 取人首級.
인둔을 익히면 사해를 구름처럼 떠다니고 모습을 숨겨 변신하고 칼을 던져 남의 수급을 취할 수 있사옵니다.
大王位極人臣, 何不退步, 跟貧道往峨嵋山中修行. 當以三卷天書相授.
대왕의 지위 이제 신하로서 극히 높아져 있사오니 어찌 한걸음 물러나 빈도를 따라 아미산 속으로 들어가 수행하지 않겠습니까? 마땅히 천서 삼 권을 드리겠습니다.'
操曰: 我亦久思急流勇退, 奈朝廷未得其人耳.
조조가 말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서둘러 용퇴하고자 생각했으나 어찌된 것인지 조정에서 마땅한 사람을 얻지 못했소.'
慈笑曰: 益州劉玄德乃帝室之冑, 何不讓此位與之. 不然, 貧道當飛劍取汝之頭也.
좌자가 웃으며 말한다. '익주의 유현덕은 바로 제실의 후예이신데 어찌 이 자리를 양보해 그분께 드리지 않소? 그리하지 않는다면 빈도가 검을 날려 그대의 머리를 취하겠소.'
操大怒曰: 此正是劉備細作.
조조가 크게 노해 말한다. '이놈은 바로 유비의 세작이구나!'
喝左右拏下. 慈大笑不止.
좌우 사람들에게 소리쳐 잡아들인다. 좌자가 크게 웃어 마지않는다.
操令十數獄卒, 捉下拷之.
조조가 열몇 명의 옥졸에게 명하여 그를 붙잡고 치게 한다.
獄卒著力痛打, 看左慈時, 卻齁齁熟睡, 全無痛楚.
옥졸들이 힘껏 통타하지만 좌자는 도리어 쿨쿨 코를 골며 숙면하여 전혀 아프거나 괴롭지 않다.
操怒, 命取大枷, 鐵釘釘了, 鐵鎖鎖了, 送入牢中監收, 令人看守。
조조가 노하여 큰 칼(형틀의 일종)을 가져다 쇠못을 박고 쇠자물쇠로 잠궈 감옥에 집어넣어 사람들로 하여금 지키게 한다.
只見枷鎖盡落, 左慈臥於地上, 並無傷損.
그러나 칼에 채운 자물쇠가 모조리 떨어져 좌자가 바닥에 드러눕는데 그는 아무 손상이 없다.
連監禁七日, 不與飲食.
잇달아 칠 일을 감금해 음식을 주지 않는다.
及看時, 慈端坐於地上, 麵皮轉紅.
그런데 살펴보니 좌자는 바닥에 단정히 앉아 예전의 하얗던 얼굴이 오히려 발갛게 변해 있다.
獄卒報知曹操, 操取出問之.
옥졸이 조조에게 알리자 조조가 끌어내어 묻는다.
慈曰: 我數十年不食, 亦不妨. 日食千羊, 亦能盡.
좌자가 말한다. '나는 몇년을 먹지 않아도 괜찮소. 또한 하루에 천 마리의 양을 먹어도 배를 다 채울 수 없소.'
操無可奈何。
조조가 어쩔 도리가 없다.
○ 是日, 諸官皆至王宮大宴.
이날 관리들 모두 왕궁의 큰 잔치에 온다.
正行酒間, 左慈足穿木履, 立於筵箭.
술잔을 돌리고 있는데 좌자가 발에 나막신을 신고 술자리 앞에 선다.
眾官驚怪. 左慈曰: 大王今日水陸俱備, 大宴群臣, 四方異物極多, 內中欠少何物, 貧道願取之.
관리들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긴다. 좌자가 말한다. '대왕께서 오늘 산해진미를 구비해 신하들을 불러모아 크게 잔치를 여시니 사방의 진기한 것들이 극히 많으나 그 가운데 무엇인가 모자른다면 빈도가 바라건대 그것을 얻어 드리겠소.'
操曰: 我要龍肝作羹, 汝能取否.
조조가 말한다. '용의 간을 끓인 국이 필요한데 네가 할 수 있겠냐?'
慈曰: 有何難哉.
좌자가 말한다. '무엇이 어렵겠소!'
取墨筆於粉牆上畫一條龍, 以袍袖一拂, 龍腹自開.
먹과 붓을 가져다 분장(粉牆; 화려한 담벼락) 위에 한 마리 용을 그린 뒤에 옷소매를 털자 용의 배가 저절로 갈라진다.
左慈於龍腹中提出龍肝一副, 鮮血尚流.
좌자가 용의 배에서 용간 한 조각을 제출하자 붉은 피가 더욱 흐른다.
操不信, 叱之曰: 汝先藏於袖中耳.
조조가 불신해 꾸짖는다. '네가 앞서 옷소매에 숨겨 놓았던 것뿐이다!'
慈曰: 即今天寒, 草木枯死;大王要甚好花, 隨意所欲.
좌자가 말한다. '지금 추운 겨울이라 초목이 고사했소. 대왕께서 몹시 꽃을 좋아하시니 뜻대로 바라시는 것을 말씀해 보시오.'
操曰: 吾只要牡丹花.
조조가 말한다. '나는 모란꽃을 보고 싶을 뿐이다.'
慈曰: 易耳.
좌자가 말한다. '쉬운 일이오.'
令取大花盆放筵前, 以水噀之.
頃刻發出牡丹一株, 開放雙花.
큰 화분을 술자리 앞에 가져다 놓게 하고 물을 뿌린다. 눈깜짝할 사이에 모란 한 그루가 솟아올라 두 송이 꽃이 피어난다.
眾官大驚, 邀慈同坐而食.
관리들이 크게 놀라 좌자를 불러 함께 앉혀 음식을 먹인다.
少頃, 庖人進魚膾, 慈曰: 膾必松江鱸魚者方美.
잠시 뒤 포인(庖人; 요리사)이 생선회를 바치니 좌자가 말한다. '생선회는 마침 송강의 농어가 제 철이오.'
操曰: 千里之隔, 安能取之.
조조가 말한다. '천 리나 떨어져 있거늘 어찌 능히 구하겠냐?'
慈曰: 此亦何難取.
좌자가 말한다. '이것도 무엇이 어렵겠소!'
教把釣竿取來, 於堂下魚池中釣之, 頃刻釣出數十尾大鱸魚, 放在殿上.
낚시대를 가져 오게 해 대청마루 아래 연못에 드리우자 눈깜짝할 사이에 수십 마리의 큰 농어가 낚여 전각 위에서 펄떡거린다.
操曰: 吾池中原有此魚.
조조가 말한다. '내 연못에 원래 이 물고기들이 있었다.'
慈曰: 大王何相欺耶. 天下鱸魚只兩腮, 惟松江鱸魚有四腮, 此可辨也.
좌자가 말한다. '대왕께서 어찌 속이려고만 하시오? 천하의 농어들은 아가미가 두 개뿐이나, 오로지 송강의 농어들만이 아가미가 넷이니 이로써 가려낼 수 있소.'
眾官視之, 果是四腮. 慈曰: 烹松江鱸魚, 須紫芽薑方可.
관리들이 살피니 과연 아가미가 넷이다. 좌자가 말한다. '송강 농어를 삶으려면 반드시 자아강(紫芽薑; 보라색 싹이 튼 생강)이 지금 필요하오.'
操曰: 汝亦能取之否.
조조가 말한다. '네가 역시 구할 수 있겠냐?'
慈曰: 易耳.
좌자가 말한다. '쉬울 뿐이오.'
令取金盆一個, 慈以衣覆之, 須臾, 得紫芽薑滿盆, 進上操前.
금분(金盆) 하나를 가져오게 해 옷으로 덮자 잠시 뒤 자아강이 금분에 가득해 조조 앞에 갖다 바친다.
操以手取之, 忽盆內有書一本. 題曰孟德新書.
조조가 손으로 금분을 받는데 문득 금분 안에 책 한 권이 보인다. 책 이름은 '맹덕신서'다.
操取視之, 一字不差.
조조가 꺼내서 읽어보니 한 자도 틀리지 않는다.
操大疑, 慈取桌上玉盃, 滿斟佳釀進操曰: 大王可飲此酒, 壽有千年.
조조가 크게 의심하는데 좌자가 탁자 위의 옥배를 가져다 거기에 좋은 술을 따라 조조에게 바치며 말한다. '대왕께서 이 술을 드시면 천 년은 사실 수 있소.'
操曰: 汝可先飲.
조조가 말한다. '네가 먼저 마셔봐라.'
慈遂拔冠上玉簪, 於盃中一畫, 將酒分為兩半.
좌자가 곧 머리에 쓴 관 위의 옥잠을 뽑아서 옥배 속에 한번 긋자, 술이 두 조각으로 나뉜다.
自飲一半, 將一半奉操.
스스로 그 절반을 마시고 나머지는 조조에게 바친다.
操叱之, 慈擲盃於空中, 化成一白鳩, 遶殿而飛.
조조가 꾸짖자 좌자가 옥배를 공중에 던지니 한 마리 하얀 비둘기가 되어 전각을 돌아서 날아간다.
眾官仰視之, 左慈不知所往.
관리들이 우러러 보는 사이 좌자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左右忽報: 左慈出宮門去了.
좌우 사람들이 문득 알린다. '좌자가 궁문을 나갔습니다.'
操曰: 如此妖人, 必當除之. 否則必將為害.
조조가 말한다. '이런 요망한 놈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장차 해를 끼칠 것이다.'
遂命許褚引三百鐵甲軍追擒之.
곧 허저에게 명하여 철갑 군사 삼백을 이끌고 뒤쫓아 붙잡으라 한다.
褚上馬引軍趕至城門, 望見左慈穿木履在前, 慢步而行.
허저가 말에 올라 군사를 이끌고 성문까지 뒤쫓아 내다보니 좌자가 나막신을 신고 천천히 가고 있다.
諸飛馬追之, 卻只追不上.
허저가 나는 듯이 말을 몰아 뒤쫓지만 따라붙지 못한다.
直趕到一山中, 有牧羊小童, 趕著一群羊而來, 慈走入羊群內.
줄곧 뒤쫓다 어느 산 속에 들어가니 양치는 아이가 양떼를 몰아오는데 좌자가 양떼 속으로 달아난다.
褚取箭射之, 慈即不見, 褚盡殺羊群而回.
허저가 화살을 뽑아 그를 쏘나 좌자가 순식간에 사라져 허저가 양떼를 모조리 죽여 돌아온다.
牧羊小童守羊而哭. 忽見羊頭在地上作人言, 喚小童曰: 汝可將羊頭都湊在死羊腔子上.
양치는 아이가 양을 지키며 통곡하는데 홀연히 지상에 있던 양의 머리가 사람 말을 하며 아이를 부른다. '양머리들을 모조리 죽은 양들의 배 위에 놓거라.'
小童大驚, 掩面而走.
아이가 크게 놀라 얼굴을 가리고 달아난다.
忽聞有人在後呼曰: 不須驚走. 還你活羊.
문득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놀라 달아날 것 없다. 네 양들을 살려 보답하겠다.'
小童回顧, 見左慈已將地上死羊湊活, 趕將來了.
아이가 돌아보니 좌자가 이미 지상의 죽은 양들을 모두 살려서 뒤쫓아 오고 있다.
小童急欲問時, 左慈已拂袖而去, 其行如飛, 倏忽不見.
아이가 급히 물어보려 할 때 좌자는 벌써 옷소매를 털고 가버리는데 그 걸음이 나는 듯하여 별안간 사라진다.
小童歸告主人, 主人不敢隱諱, 報知曹操.
아이가 돌아가 주인에게 고하자 주인이 감히 숨기지 못해 조조에게 알린다.
操畫影圖形, 各處捉拏左慈.
조조가 좌자의 모습을 그려 곳곳에 붙여 좌자를 붙잡으라 한다.
三日之內, 城內城外, 所捉眇一目, 跛一足, 白藤冠, 青懶衣, 穿木履先生, 都一般模樣者, 有三四百個, 鬨動街市.
사흘 안에 성 안팎에서 애꾸눈에 다리 하나를 절고 흰 등나무 관을 쓰고 푸른 누더기 옷을 입고 나막신을 신은 모두 똑 같은 모습의 선생이 3, 4백 명이나 되어 길거리에서 소란을 피운다.
操令眾將, 將豬羊血潑之, 押送城南教場.
조조가 명령해 돼지와 양의 피를 그들에게 뿌려 성 남쪽의 교장(훈련장)으로 압송한다.
曹操親引甲兵五百人圍住, 盡皆斬之.
조조가 친히 갑병 오백 인을 거느리고 그 선생들을 에워싸고 모조리 참한다.
人人頸腔內各起一道青氣, 飛到半天, 聚成一處, 化成一個左慈.
사람마다 잘린 목 속에서 각각 한 줄기 푸른 기운이 뿜어져 한참 솟아올라 거대한 좌자의 형상을 이룬다.
向空招白鶴一隻騎坐, 拍手大笑曰: 土鼠隨金虎, 奸雄一旦休.
좌자가 하늘을 향해 백학 한 쌍을 불러 올라타서 박수 치며 크게 웃으며 말한다. '쥐새끼가 금호(金虎; 백호)를 쫓는구나! 간웅도 하루 아침에 끝장이다!'
操令眾將以弓箭射之, 忽然狂風大作, 走石揚沙, 所斬之屍, 皆跳起來, 手提其頭, 奔上演武廳來打曹操.
조조가 명령해 화살을 쏘아대지만 홀연히 광풍이 크게 일어 돌과 모래를 날리고 목이 잘린 시체들이 모조리 벌떡 일어나 손에 머리를 들고 연무청 위를 향해서 조조를 치러 온다.
文官武將, 掩面驚倒, 各不相顧.
문관과 무장들이 얼굴을 가리고 놀라 자빠져 서로 돌아보지 않는다.
正是: 奸雄權勢能傾國, 道士仙機更異人. 未知曹操性命如何.
바로 이런 상황이다. 간웅의 권세 능히 나라를 기울게 하지만 도사의 선기(신선의 예언) 또한 비범하구나. 조조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終)
▶️ 共(한가지 공)은 ❶회의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廿(입: 스물)과 入(입: 손을 뻗쳐 올리다)의 합자(合字)이다. 스무 사람(廿)이 모두 손을 바친다(入)는 뜻에서 함께 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共자는 '함께'나 '다 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共자의 갑골문을 보면 네모난 상자를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기 그릇을 공손히 들고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共자는 이렇게 제기 그릇을 공손히 들고 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공손하다'나 '정중하다', '함께'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다. 고대에는 共자와 供(이바지할 공)자가 혼용됐었다. 그러나 후대에서는 供자를 '이바지하다'나 '베풀다'로 共자는 '함께'나 '다 같이'라는 뜻으로 분리하였다. 그래서 共(공)은 ①한가지 ②(은대의)나라의 이름 ③주대의 지명 ④함께, 같이, 하나로 합하여 ⑤같게 하다, 한가지로 하다 ⑥함께 하다, 여럿이 하다 ⑦공손하다, 정중하다 ⑧공경하다 ⑨이바지하다 ⑩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⑪바치다, 올리다 ⑫향하다 ⑬맞다, 맞아들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일(一),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이 일을 같이 함을 공동(共同),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는 것을 공조(共助), 여러 곳에 두루 통용 되거나 관계가 같음을 공통(共通),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남의 의견이나 논설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똑같이 느낌을 공감(共感),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함께 도우며 살아나감을 공존(共存), 둘 이상이 같이 일을 꾀함을 공모(共謀), 몇 사람이 공모하여 공동으로 행한 범죄를 공범(共犯), 공동으로 씀을 공용(共用), 공동의 운명 아래 같이 삶을 공생(共生), 서로 같이 번영함을 공영(共榮), 공동의 이익을 공익(共益), 재산을 공동으로 가짐을 공산(共産), 같이 즐김을 공락(共樂), 여러 사람들이 서로 다 앎을 공지(共知),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여러 사람이 공동 화합하여 일을 행함을 공화(共和),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을 공공(公共), 공산주의 또는 그 정책을 용인하는 일을 용공(容共), 공산주의에 대함을 대공(對共), 공산주의를 반대함을 반공(反共), 공산주의를 멸망시킴을 멸공(滅共), 공산주의 세력을 막는 일을 방공(防共),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함을 일컫는 말을 공존공영(共存共榮), 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하여도 같이 망한다는 뜻으로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공도동망(共倒同亡), 자기나 남들이 다 같이 인정함을 일컫는 말을 자타공인(自他共認), 신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신인공노(神人共怒), 한 하늘 아래서는 같이 살 수가 없는 원수라는 뜻으로 원한이 깊이 사무친 원수를 이르는 말을 불공대천(不共戴天) 등에 쓰인다.
▶️ 榮(영화 영/꽃 영)은 ❶형성문자로 栄(영)의 본자(本字), 荣(영)은 통자(通字), 荣(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영(熒에서 아래火를 뺀 글자, 등불의 둘레, 무엇이든지 둥글게 에워싸는 모양)으로 이루어졌다. 나무(木)에 꽃이 무성(茂盛)하게 피어 아름답다는 뜻이 합하여 영화(榮華)를 뜻한다. 꽃이 만발한 벽오동, 또 옛날엔 식물을 나무와 풀로 나누어 나무에 꽃이 많이 피는 것을 榮(영)이라 하고, 풀에 피는 것을 華(화)라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榮자는 '영예'나 '영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榮자는 木(나무 목)자와 冖(덮을 멱)자,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榮자에는 두 개의 횃불만이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이렇게 여러 개의 횃불을 그려 '밝다'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와 冖자가 더해지면서 횃불의 재질과 불빛이 온몸을 감싼다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다만 지금의 榮자는 단순히 '밝다'라는 뜻보다는 사람의 '영예'나 '명예'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榮(영)은 ①영화(榮華) ②영예(榮譽) ③영광(榮光) ④명예(名譽) ⑤피, 혈액 ⑥꽃 ⑦영광(榮光)스럽다 ⑧영예(榮譽)롭다 ⑨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⑩무성(茂盛)하다 ⑪싱싱하다 ⑫피다 ⑬나타나다 ⑭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빛날 화(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를 고(枯), 욕될 욕(辱)이다. 용례로는 더 좋거나 높은 직위로 옮아감을 영전(榮轉), 경쟁에서 이기거나 남이 하지 못한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의 빛나는 영예를 영광(榮光), 빛나는 명예를 영예(榮譽), 권력과 부귀를 마음껏 누리는 일을 영화(榮華), 영화와 치욕을 영욕(榮辱), 남을 칭찬하고 흠모함을 영모(榮募), 지체가 높고 귀함을 영귀(榮貴), 지위가 높고 귀하게 됨을 영달(榮達), 영화의 즐거움을 영락(榮樂), 초목의 무성함과 말라죽음을 사물의 번영과 쇠락에 비유하는 말을 영락(榮落), 영화롭게 대우함을 영우(榮遇), 벼슬이나 지위가 높아짐을 영진(榮進), 신분이 귀하고 재물이 넉넉함을 영윤(榮潤), 번성하고 영화롭게 됨을 번영(繁榮), 필요 이상의 겉치레를 허영(虛榮), 서로 같이 번영함을 공영(共榮), 덧없는 세상의 헛된 영화를 부영(浮榮), 평안하고 영화로움을 안영(安榮), 영화롭고 마르고 성하고 쇠함이란 뜻으로 개인이나 사회의 성하고 쇠함이 서로 뒤바뀌는 현상을 이르는 말을 영고성쇠(榮枯盛衰), 인생이 꽃피고 시드는 것은 한번 밥짓는 순간같이 덧없고 부질없음을 이르는 말을 영고일취(榮枯一炊), 마귀와 세속과 육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올라간 곳이라는 뜻으로 천당을 일컫는 말을 영승지회(榮勝之會), 권력이나 부를 얻어서 번성한다는 뜻으로 사치를 다함이나 호화롭고 화려함을 일컫는 말을 영요영화(榮耀榮華), 고목에서 꽃이 핌으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남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고목발영(枯木發榮), 비단 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는 영광이라는 뜻으로 입신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의금지영(衣錦之榮), 여러 대를 누리는 부귀와 공명을 이르는 말을 만대영화(萬代榮華), 노력 없이는 영광도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불로무영(不勞無榮) 등에 쓰인다.
▶️ 辱(욕될 욕)은 ❶회의문자로 辰(진; 농경에 좋은 시절)과 寸(촌; 법도)의 합자(合字)이다. 옛날 농사의 때를 어긴 자를 죽이고 욕보인 일로부터 욕보이다, 부끄럼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辱자는 '욕되다'나 '더럽히다', '모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辱자는 辰(별 진)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辰자는 농기구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사람의 손을 그린 寸자가 결합해 있으니 辱자는 밭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辱자의 갑골문을 보면 농기구를 손에 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농기구 주위로 점이 찍혀있다. 이것은 농기구로 풀을 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辱자의 본래 의미는 '풀을 베다'나 '일을 한다'였다. 그러나 일이 고되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후에 '욕되다'나 '더럽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辱(욕)은 (1)욕설(辱說) (2)꾸지람 (3)인격(人格) 상(上)으로 받는 몹시 부끄러운 일. 치욕적인 일 (4)몹시 수고롭거나 고생스러운 일 등의 뜻으로 ①욕(辱)되다, 수치(羞恥)스럽다 ②더럽히다, 욕(辱)되게 하다 ③모욕(侮辱)을 당하다 ④욕(辱)보이다 ⑤무덥다 ⑥황공(惶恐)하다 ⑦거스르다 ⑧치욕(恥辱), 수치(羞恥)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영화 영(榮)이다. 용례로는 남을 저주하거나 미워하는 말을 욕설(辱說), 장사지낼 때 무덤 속에 시체와 함께 묻은 금은 패물 따위의 부장품을 욕금(辱金), 상대편을 높이어 그가 자기에게 쓴 답장을 욕답(辱答), 대관을 욕되게 함을 욕대(辱臺), 욕되게 하여 배척함을 욕척(辱斥), 남을 높이어 그가 자기에게 찾아 옴을 욕황(辱況), 자기를 알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 욕이 된다는 욕교(辱交), 자기와 교제하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는 욕이 된다는 욕지(辱知), 자기를 알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 욕이 된다는 욕우(辱友), 깔보고 욕보임을 모욕(侮辱), 남의 이름을 더럽히고 욕되게 함을 오욕(汚辱), 부끄럽고 욕됨을 치욕(恥辱), 남에게 눌리어 업신여김을 받음을 굴욕(屈辱), 괴로움과 모욕을 당함을 곤욕(困辱),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을 설욕(雪辱), 남을 업신여기어 욕보임 또는 여자를 강간하여 욕보임을 능욕(凌辱), 꾸짖고 욕함을 후욕(詬辱), 견디기 어려운 불명예스러운 일을 고욕(苦辱), 사람을 앞에 두고 욕설을 하거나 또는 치욕을 당하게 함을 면욕(面辱), 무고한 사람을 붙잡아서 욕을 보임을 집욕(執辱), 욕설과 악담을 욕악담(辱惡談), 한 번에 많이 하는 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욕사발(辱沙鉢), 욕이 조상에게까지 미침을 일컫는 말을 욕급선조(辱及先祖), 자제의 잘못이 부형에게까지 욕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욕급부형(辱及父兄),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모든 일에 분수를 알고 만족하게 생각하면 모욕을 받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족불욕(知足不辱), 나라의 수치와 국민의 욕됨을 이르는 말을 국치민욕(國恥民辱), 중생에게 자비하고 온갖 욕됨을 스스로 굳게 참음을 이르는 말을 자비인욕(慈悲忍辱), 총애를 받는다고 욕된 일을 하면 머지 않아 위태함과 치욕이 옴을 일컫는 말을 태욕근치(殆辱近恥),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同(한가지 동)은 ❶회의문자로 仝(동)이 고자(古字)이다. 여러 사람(멀경 部)의 말(口)이 하나(一)로 모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같다를 뜻한다. 혹은 凡(범)은 모든 것을 종합하는 일과 口(구)는 사람의 입이라는 뜻을 합(合)하여 사람의 모든 말이 맞다는 데서 같다 라고도 한다. ❷회의문자로 同자는 '한 가지'나 '같다', '함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同자는 凡(무릇 범)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凡자는 큰 그릇을 그린 것으로 '무릇'이나 '모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모두'라는 뜻을 가진 凡자에 口자를 더한 同자는 ‘모두가 말을 하다’ 즉,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모임에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발언을 제시할 수 있다. 그래서 同자는 '함께'나 '같다', '무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同(동)은 (1)한자어(漢字語)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같은 한 그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한가지 ②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③함께(=同) ④그 ⑤전한 바와 같은 ⑥같다 ⑦같이하다 ⑧합치다 ⑨균일하게 하다 ⑩화합하다 ⑪모이다 ⑫회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일(一), 한가지 공(共),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이/리(異),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같은 시간이나 시기를 동시(同時),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보는 사람을 동료(同僚),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한 나라 또는 한 민족에 속하는 백성을 동포(同胞), 같은 문자를 동자(同字), 함께 참가하는 것을 동참(同參),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의견이나 견해에 있어 같이 생각함을 동감(同感), 같은 시기나 같은 무렵을 동기(同期), 주장이나 목적이 서로 같은 사람을 동지(同志), 데리고 함께 다님을 동반(同伴), 여러 사람이 일을 같이 함을 공동(共同), 여럿이 어울려서 하나를 이룸을 합동(合同),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서 보거나 생각함을 혼동(混同), 일정한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한데 모임을 회동(會同),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힘과 마음을 함께 합함을 협동(協同), 서로 같지 않음을 부동(不同),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운다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긴다는 말을 동고동락(同苦同樂),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낫고 편리한 것을 택한다는 말을 동가홍상(同價紅裳),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간다는 뜻으로 원수끼리도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는 같은 배를 타고 서로 협조하게 된다는 말을 동주제강(同舟濟江),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동족끼리 서로 싸우고 죽임을 일컫는 말을 동족상잔(同族相殘),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진다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발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름 또는 그 글자를 이르는 말을 동음이자(同音異字), 기풍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인다는 말을 동기상구(同氣相求), 같은 성에다 같은 관향이나 성도 같고 본도 같음을 일컫는 말을 동성동본(同姓同本),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의견의 사람끼리 한패가 되고 다른 의견의 사람은 물리친다는 말을 동당벌이(同黨伐異), 같은 뿌리와 잇닿은 나뭇가지라는 뜻으로 형제 자매를 일컫는 말을 동근연지(同根連枝), 겉으로는 동의를 표시하면서 내심으로는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동이불화(同而不和), 같은 목표를 위해 일치단결된 마음을 이르는 말을 동심동덕(同心同德), 같은 업은 이해 관계로 인하여 서로 원수가 되기 쉽다는 말을 동업상구(同業相仇), 이름은 같으나 사람이 다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동명이인(同名異人) 등에 쓰인다.
▶️ 休(기뻐할 휴, 따뜻하게 할 후)는 ❶회의문자로 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에서 쉰다는 데서 '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休자는 '쉬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休자는 人(사람 인)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木자가 나무를 그린 것이니 여기에 人자가 더해진 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休자 역시 나무에 등을 기대고 있는 사람이이 그려져 있었다. 그늘에 기대어 쉬고 있다는 것은 일을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休자는 '쉬다'라는 뜻 외에도 '그만두다'나 '중지하다', '멈추다', '사직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休(휴, 후)는 ①쉬다, 휴식(休息)하다 ②사직(辭職)하다 ③그만두다, 그치다 ④멈추다, 중지(中止)하다 ⑤말다, 금지(禁止)하다 ⑥아름답다, 훌륭하다 ⑦기리다, 찬미(讚美)하다 ⑧편안(便安)하다 ⑨용서(容恕)하다, 달래다 ⑩너그럽다, 관대(寬大)하다 ⑪이별(離別)하다 ⑫검소(儉素)하다 ⑬겨를, 휴가(休暇) ⑭행복(幸福), 기쁨 ⑮(나무)그늘 ⑯어조사(語助辭) 그리고 ⓐ따뜻하게 하다(후) ⓑ탄식하다(歎息)(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쉴 게(偈), 쉴 식(息), 쉴 게(憩), 쉴 헐(歇)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일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을 휴가(休暇),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동안 쉼을 휴식(休息), 일을 쉬고 노는 날을 휴일(休日), 못 쓰게 된 종이를 휴지(休紙), 질병이나 그밖의 원인으로 재적한 채 일정 기간 등교하지 않는 일을 휴학(休學), 학교가 수업을 한동안 쉼 또는 그런 일을 휴교(休校), 쉬고서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함을 휴면(休眠), 쉬어서 그침을 휴지(休止), 일삼던 일을 얼마 동안 쉼을 휴업(休業), 일을 하거나 길을 걷는 동안 잠시 쉼을 휴게(休憩), 길吉한 것과 흉凶한 것 또는 복福과 화禍를 휴구(休咎), 회의 도중에 잠깐 쉼을 휴회(休會), 전쟁 당사국들이 서로 협정을 맺고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을 휴전(休戰),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일정한 기간 직무를 쉬는 일을 휴직(休職), 편안히 쉬면서 몸을 기름을 휴양(休養), 집무를 보지 않고 한동안 쉼을 휴무(休務), 강의를 쉼을 휴강(休講), 논이나 밭을 한동안 묵힘 또는 그런 논밭을 휴전(休田), 이틀 이상 휴일이 겹침 또는 그런 휴일을 연휴(連休), 정한 날에 같이 쉼을 공휴(公休), 집으로 돌아가 쉼을 귀휴(歸休), 한나절만 일 하고 쉼을 반휴(半休), 겨울철 추울 때에 쉬는 일을 동휴(冬休),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교통 기관이 운전이나 운항을 중지하는 일을 운휴(運休), 운행이나 기능을 쉬고 있음을 유휴(遊休), 제 아내를 남에게 팔고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함을 매휴(賣休), 만 가지 일이 끝장이라는 뜻으로 모든 일이 전혀 가망이 없는 절망과 체념의 상태임을 이르는 말을 만사휴의(萬事休矣), 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조금도 쉬지 않고 애써 일함을 일컫는 말을 불면불휴(不眠不休),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라는 뜻으로 글을 쓸 때, 한동안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 때 쓰는 말을 한화휴제(閑話休題),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이르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
▶️ 戚(친척 척/근심할 척, 재촉할 촉)은 ❶형성문자로 慽(척)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창 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尗(숙, 척)으로 이루어졌다. 도끼의 이름, 또 그 음(音)을 빌어 친척(親戚)의 뜻에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戚자는 '친척'이나 '겨레', '분개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戚자는 戊(창 무)자와 尗(아저씨 숙)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尗자는 콩 줄기에서 콩이 떨어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콩'이나 '아저씨'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戚자의 갑골문을 보면 도끼를 뜻하는 戊자 주위로 핏방울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해쳤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戚자의 본래 의미는 '분개하다'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도끼날에 묻은 핏방울이 尗자로 대체되면서 '친척'이나 '겨레'라는 뜻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시기에 尗자가 '아저씨'라는 뜻으로 쓰이면서 戚자의 의미도 바뀌게 된 것이다. 그래서 戚(척, 촉)은 (1)친족(親族)이 아닌(성이 다른) 겨례붙이의 관계. 곧 고종(姑從), 이종(姨從), 외종(外從) 등의 관계 (2)일무(佾舞)에 춤추는 사람이 오른손에 잡고 간(干)을 치며 춤을 추는 제구(諸具). 용머리를 새긴 나무에 대로 자루를 맞추었음, 등의 뜻으로 ①친척(親戚), 일가(一家) ②겨레 ③도끼 ④두꺼비(두꺼빗과의 양서류) ⑤악기(樂器)의 이름 ⑥가깝다, 가까이하다 ⑦친하다, 친하게 지내다 ⑧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염려하다 ⑨슬퍼하다, 마음을 아파하다 ⑩성내다, 분개(憤慨)하다 ⑪두려워하다, 무서워하다 ⑫괴롭히다, 그리고 ⓐ재촉하다(촉) ⓑ조급(躁急)하다(촉) ⓒ긴박(緊迫)하다(촉) ⓓ곤궁(困窮)하다(촉) ⓔ빠르다(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교분이 가까움으로 사귀어 지내는 사이가 매우 가까움을 척척(戚戚), 성이 다른 겨레붙이에 대해 자기를 낮추어 부르는 말을 척말(戚末), 나이가 아래거나 항렬이 낮은 인척의 겨레붙이에게 자기를 부르는 말을 척종(戚從), 척이 되는 관계를 척분(戚分), 척분 있는 사람 중 아저씨뻘의 사람을 척숙(戚叔), 아우 뻘이 되는 척분의 겨레붙이를 척제(戚弟), 인척의 형을 척형(戚兄), 걱정스러운 모양을 척연(戚然), 같은 본을 가진 사람 이외의 친척을 외척(外戚), 성이 다른 가까운 척분으로 고종 외종 이종 따위를 친척(親戚), 배우자의 일방과 타방의 혈족과의 사이에 생긴 척분을 인척(姻戚), 같은 성의 일가붙이와 다른 성의 친척붙이를 족척(族戚), 아버지 쪽의 친척을 내척(內戚), 가까운 친척을 근척(近戚),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을 애척(哀戚), 혼인에 의하여 맺어진 친척을 혼척(婚戚), 검소함과 슬퍼함을 검척(儉戚), 기쁨과 슬픔을 흔척(欣戚), 크나큰 슬픔이라는 뜻으로 부모의 상喪을 이르는 말을 대척(大戚), 동성과 이성의 모든 겨레붙이를 일컫는 말을 일가친척(一家親戚), 엎드릴 수도 없고 위를 쳐다볼 수도 없는 병이란 뜻으로 오만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거저척이(遽篨戚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