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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수출 99.9%의 신화, ‘디에이텍’의 모험 본능을 깨워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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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04-29 | 국가 | 독일 | 작성자 | 김주선() | ||||||||||||||||
상품분류 | 전력/전기/전자 | ||||||||||||||||||||
기업명 | (주)디에이텍 | ||||||||||||||||||||
수출 99.9%의 신화, ‘디에이텍’의 모험 본능을 깨워라
“수출 99.9%의 비결이요? 운이죠~ 성공하려면 운이 70%, 노력이 30%라고 하는데, 저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 아니고 ‘운구기일(運九技一)’입니다. 망할 기회가 무지 많았는데, 운좋게 살아남은 겁니다~”
매출의 99.9%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디에이텍’. 세계에서 개인(휴대)용 음주측정기 시장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을 ‘운’으로 돌리는 박광희 대표. 그러나 그는 10여 년 전, 최악의 파트너를 만나는 불운을 겪었다.
“사장님, 이상한데요? 우리가 만든 디지털 음주측정기랑 똑같은 제품이 생산되고 있어요~”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카드판독기로 국내 시장을 석권했던 ‘경덕전자’에서 개발담당 이사를 지낸 박광희 대표는 최고의 엔지니어다. 단순 리더기 기능만 했던 단말기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해서 IC카드, 지하철 발매자동화설비, 전자 투표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던 박광희 대표는 2002년 ‘디에이텍(DA Tech)’을 설립했다. ‘Digital & Analogue Technology’라는 사명(社名)이 말하듯,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을 융합하는 기술 제품 연구개발을 목표로 한 박광희 대표는 성능이 남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디에이텍’은 반도체식 알코올 전용 센서를 탑재한 초경량 원터치 구조의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개발해서 화제가 됐다. 담뱃값 크기에 무게도 105g에 불과한 제품이 경찰용 음주측정기와 같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숫자로 표시되는 놀라운 성능을 제공했다. 하지만 판매는 문외한이어서 다른 곳에 맡기기로 했는데 판매를 맡은 파트너가 ‘디에이텍’의 제품을 복제해서 모방 제품을 팔았다.
회사의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은 제품이 쉽게 도용되는 현실에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했던 박광희 대표는 마음을 돌려서 이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수출을 직접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2007년 수출을 위해 유일한 재산인 집까지 처분했지만 판매 자체가 낯선 엔지니어 출신 CEO에게 해외 시장 개척이 쉬울 리 없었다. 더구나 마케팅을 담당할 영업 사원조차 없었던 ‘디에이텍’은 방법을 고심하다 ‘해외 진출의 도우미’로 불리는 KOTRA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KOTRA에서 ‘수출전문위원’을 만났다. 검증된 수출 전문가에게 자문도 받고 '추계 홍콩 전자 전시회(Hong Kong Electronics Fair)'도 참여한 ‘디에이텍’은 해외 전시회에서 수출의 물꼬를 텄다. 당시 ‘디에이텍’의 경제 상황으로는 1000만 원대의 비용이 드는 해외 전시회 참가는 꿈도 못 꿨지만, KOTRA의 비용 지원으로 해외로 나아간 이 기업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기 또한 절묘했다. ‘디에이텍’이 수출의 토대를 마련한 다음 해, 전 세계는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 위기였던 ‘글로벌 금융위기(또는 리먼사태)’를 맞았고 수많은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사라져 갔다. 그러나 ‘디에이텍’은 이 시기, 승승장구했다. 2007년,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R&D에 투자한 이 기업은 2008년 ‘Fuel Cell 연료 전지’ 방식의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개발했다. 혈중 알코올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연료전지 타입은 경찰이 사용하는 고성능 제품으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이 높은 장벽을 기술력으로 낮춘 ‘디에이텍’은 세계 최초로 ‘Fuel Cell’ 방식으로 개인용 음주측정 시장에 도전했고 최고급 제품을 개인이 살 수 있는 구조로 바꾸었다.
최악의 시기 과감한 결정으로 수출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진 ‘디에이텍’의 모험은 성공했다. 2008년 대전환점을 마련한 ‘디에이텍’은 2009년, 음주측정기 시장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증인 ‘프랑스 NF인증’을 받았고 수출길 또한 아우토반(Autobahn)에 들어서며 전 세계 40개국에 연간 16만 대의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2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디에이텍’은 남부러울 것이 없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이 기업은 바이어의 눈치를 본다.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바이어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 말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나는 그 사람의 기분을 재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 음주측정기는 아무나 만들 수 있지만 잘 만들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온도, 부는 세기, 방법 등 변수가 많아서 정확도를 높이려면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테스트도 무한 반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소수점 3자리 농도까지 측정과 표시가 가능한 제품을 만든 ‘디에이텍’도 음주 측정기를 끊임없이 테스트하며 정확도를 확인하고 테스트한 결과가 나오면 분석하고 보완해서 또다시 테스트한다.
이렇게 매년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디에이텍’은 향상된 제품을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는데 이때, 바이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제품을 양산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면 문제점을 찾아 수정한다. 제품의 운명을 가르는 바이어의 표정은 전시회에서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미묘한 반응이다.
그래서 지금도 매년, 봄에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CeBIT(World center for office, Information and the Telecommunications technology)', 가을에는 '추계 홍콩 전자 전시회'에 참가하는 ‘디에이텍’은 신제품을 보는 바이어의 얼굴을 유심히 살핀다. 바이어와의 면(面) 對 면(面) 만남을 중시하는 ‘디에이텍’은 ‘바이어를 편하게 해주자’는 신념도 갖고 있다. 바이어가 물건을 팔면서 콧노래를 불러야지 ‘손님이 항의하면 어쩌나?’ 애를 태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욱더 제품을 제대로 만들고 이상이 발견된 제품은 그 즉시 모든 수출시장에서 자진 회수한다.
“사장님, 겨우 한 곳에서 이상이 발견됐는데 왜 40개국에서 모두 리콜합니까? 벌써 선급금까지 다 받았는데 제품을 안 보내면 다시는 이 바이어들과 거래를 못 한다고요~” “그렇다고 어떻게 불량품을 파나? 한 군데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언제든지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왜 몰라? 당장 리콜한다고 바이어들에게 연락하게~”
수출 초창기 제품에서 결함을 발견한 박광희 대표는 출하를 정지시키고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그 즉시 수리에 나섰지만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면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상황 앞에 박 대표는 다시 모험을 감행했다.
‘바이어 여러분, 디에이텍 박광희 대표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제품을 고치는 중이지만 현재로는 공급을 언제 재개할지 확답할 수 없습니다. Order cancel을 희망하는 분께는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신뢰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디에이텍’의 결단에 단 한 명의 바이어도 환불을 요청하지 않았다. 진심을 건 모험은 또 한 번 통한 것이다.
수출 시장을 개척하며 어느새 모험가가 된 ‘디에이텍’은 올봄 참가한 ‘CeBIT 2015’에서 바이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94만 달러의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해외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기에 다른 기업에게도 겁내지 말고 수출 시장에 도전하고 모험을 도와주는 KOTRA의 문을 두드리라고 권하는 박광희 대표는 ‘전시회’를 ‘나침반’이라고 말한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의 장이자 엄격한 테스트베드인 ‘전시회’는 바이어의 반응을 통해 제품 개발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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