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에 다녀왔습니다. 단지 워싱턴 지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벌어진 미국 사상 최악의 난사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갈아입을 속옷 한 장 없이 떠났던 출장이었습니다. 자동차로 다섯 시간 거리의 블랙스버그에 도착한 이튿날 새벽, 서울에서 범인이 한국인일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상황은 급박하게 변했고 출장은 엿새로 연장됐습니다.
취재하면서 느꼈던 여러 상황이 머리를 스치지만 다음 기회에 소상히 밝힐 수 있기를 바라며 일단 조승희 씨 누나의 다음 사과문부터 전문을 소개합니다.
조승희 씨의 누나 선경 씨는 그 좋다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프린스턴 대학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습니다. 원래 의대를 가고 싶었지만 세탁소에서 다림질을 하면서 일주일에 6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벌어오시는 부모님께 경제적 부담을 끼쳐드릴 게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의대 학비를 벌기 위해 졸업후 지금까지 국무부에서 일해왔습니다. 바로 이번달에 의대 입학시험을 보려고 했지만 이번 일이 터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반지하 월세방에서 생활하던 조 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된 건 바로 자녀 교육 때문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쉬는 것이 일반화된 미국이지만 조 씨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일주일에 이틀을 연속해서 쉬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시간을 아껴 일을 하고 말도 없던 아버지지만 딸 이야기만 나오면 말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딸을 전액 장학생으로 아이비리그의 프린스턴 대학에 보낸 이 가족의 미국 이민사가 성공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지만 아들이 저지른 참상으로 이제 조 씨 가족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이제 이번 사건의 뒷수습을 하는 데는 아직 나이가 어린 누나 선경 씨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누나 선경 씨는 자신의 동생이 미국 사상 최악의 난사사건을 일으킨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날 새벽 친한 친구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평소에 종교적이지 않았던 선경 씨가 자기를 위한 기도를 부탁한 것은 선경 씨가 얼마나 절박한 심정에 놓여있는지를 엿보게 하는 것이라고 친구는 밝히고 있습니다. 선경 씨의 짧은 편지와 함께 언론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의 전문을 우선 소개합니다.
선경 씨가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
the past 24 hrs have been very difficult for us. everything's still surreal. i can't really make sense of anything. please please pray for me. i'll try to give you a call soon.
지난 24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어. 아직도 모든 일에 실감이 가질 않아. 모든 걸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제발, 제발 나를 위해 기도해 줘. 빨리 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다음은 조승희 씨의 누나 선경 씨가 가족을 대신해 작성해서 언론사를 통해 발표한 사과문 전문입니다.
On behalf of our family, we are so deeply sorry for the devastation my brother has caused. No words can express our sadness that 32 innocent people lost their lives this week in such a terrible, senseless tragedy. We are heartbroken.
저희 가족 모두는 제 동생이 저지른 참상에 대해 참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2명의 죄없는 사람들이 이번주 있었던 끔찍하고 분별 없는 비극으로 목숨을 잃은 사실 때문에 저희가 느끼는 슬픔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습니다. 저희 가슴은 갈가리 찢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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