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낯선 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간간히 연락을 하면서 지내는 안철환 선생께서 전화를 주셨네요.
귀농운동본부에서 하는 농사이야기도 나누고 토종 씨앗 나눔도하는 행사가 있는데 올 수 없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소와 시간을 알아보니 28-29일 사이에 상주 환경농업학교에서 행사가 있다고 알았습니다.
시간은 오후 3시부터-다음날 까지네요.
안선생왈 오랜만에 회포도 풀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꼭 가려고 마음을 먹었지요.
28일 마침을 먹으면서 집사람한테 이런 이런 행사가 있는데 다녀왔으면 좋겠다 했습니다.
우리집사람 직장 모임이나 불가피한 모임이외에는 가는 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혹시 가서 술이라도 퍼마시고 실수를 할까봐 노심초사입니다.
그 잘못을 모두 제게 있지요. 행사에 집사람을 대동하고 같이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편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음이 됩니다. 그러면 다음날 힘든 모습을 보여야되고 그런 모습이 보기가 싫은게지요.
이런 저런 이유로 술을 끊으려고 해도 잘 안되네요. 어쩌다 담배는 끊은지 7-8년 됩니다.
이제 술을 끊기 위해 노력을 좀 해야할 차례인가 봅니다.
어렵사리 일찌기 온다는 약속을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날따라 일이 밀려서 한참을 헤매다 오후 3시 30분에야 일이 마무리 되었네요.
오후 휴가를 내고 북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상주로 가는 고속도로로 달렸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없는 나는 언제나 출발하기 전에 네이버 형님이나, 다음 형님의 친절한 안내를 그려가면서 숙지를 합니다.
그 덕분에 가보지 않아도 몇번 가본 것 처럼 머리에 인식이 됩니다.
요사이 지도가 좋아 스카이뷰를 누르면 마치 공중에서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지요.
처음가는 상주를 지나 환경농업학교에 들어섰습니다.
운동장에는 벌써 많은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 섰습니다.
제뒤를 이어 차량한대가 옆에 주차를 하고 같이 내려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청도에서 올라오신다는 노신사분과 같이 강의실에 들어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초롱하게 앉아 경청을 하고있네요. 뒷자리에서 목발을 옆에 끼고 나를 향해 아는 척하는 분이 있네요.
양쪽에 목발을 짚고 농사를 짓는 목발농부 안철환 선생입니다.
뒷자리에 마련된 접수대를 보니 낯익은 귀농운동본부의 일꾼들이 분주하게 정리를 하네요.
박용범 사무처장, 수돌간사님, 은주씨 이렇게 고생을 하시네요.
이런 분들이 잇어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주 보던 분들이라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앞에는 전희식 선생님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전북에 귀농을 하여 꽤 오랜 기간 자리를 잡으신 분이지요.
널리 알려진 여러권의 책을 내시고 "아궁이 불에 감자를 구워 먹다, 똥꽃" 이를 바탕으로 정리된 친환경 농사 등을
전파하시는 분이시지요. 이번 또 2년간 집필하신 책이 하루 전에 나았다면서 들고 오셨더군요.
그분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가끔 들어가서 이야기도 읽고 그랬는데 직접 뵈니 너무 반갑더군요.
논농사 밭농사를 하면서 관리기 하나로 해결이 안되어 경운기를 구입하려고 여러번 갈등을 격으시다 아직
기계를 구입하지 않고 재래식 전통 농법을 고수하신다는 말씀이 공감이갑니다.
이 세상에 석유가 없어져도 살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하지 않겠냐는 말씀이 주제더군요.
다음 순서는 안철환 성생이 목발을 짚고가서 토종 종자를 채집해서 기르면서 장단점을 설명하시네요.
작년에는 대화초(재래종 고추)를 심어서 병충해 없이 장마를 견디고 수확도 잘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래서 씨앗을 받아 더욱 보급하려고 하는 중이랍니다.
나는 작년에 대화초를 얻어 심었다가 풀에 묻히고 무름병 등에 고생을 하다가 씨았도 못받았는데......
올해는 꼭 성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안선생님이 다음 분을 소개한다면서 "똥 살리기 땅 살리기 - 조샙젠스킨 저 이재성 옮김 의 "이재성" 님을 소개하시면서
곁다리로 저한테도 인사를 시키는 겁니다.
좀 전에 같이 걸어오면서 청도에 오셨다는 분이 바로 그 유명한 책을 번역하신 이재성 교수님이시더군요.
밭에서 거름을 직접 똥으로 만들어 농사를 지으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다음 차례로 나가서 겨울에 거름도 만드고 음식물쓰레기를 가져다 재활용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나혼자 1주일 내내 집에서
소변을 모으면 8리터 정도 되는데 이를 횔용하는 정도라는 말을 전해 드리고 인사를 마쳤습니다.
저녁을 먹는 데 당초 예상으로는 30명 정도 생각을 했다가 50명이면 츙분하다고 준비를 했답니다.
그런데 120 여분이 모여서 준비된 음식을 더 해야하니 남김없이 드시라는 말씀을 하시네요.
이런 행사에 그리 많이 오시리라 짐작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신의 농사 노하우를 알리고 서로 토론하는
분위기를 이어가시는 모습이 감동적이더군요.
저녁을 마치고 강의실에서 뒷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옆에 있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지은 "텃밭백과"를 보셨다고 합니다. 서울 근교에서 밫을 150평 하시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그러시내요.
그러면서 언제 그렇게 문서화를 시켜서 책으로 역었냐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인사드리려고 명함을 받았습니다. 서울에서 칫과를 하시는 의사선생님이시더군요.
급한 마음에 요사이 이빨이 좋지 않아 고민입니다. 아마도 이빨에 미세한 금이 간 모양입니다.
하고 이빨에 대한 무료 상담을 친절하게 받았습니다.
얼른 칫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진행이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대전 가까이 계시는 분중에 선 후배 계시면 이빨을 특히 잘 다루시는 분으로 소개를 해주시겠답니다.
얼마나 고마운 만남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녁을 먹고 2부 행사에서는 전석호 정농생협 이사장님이자 목사님이시자 농업후계자이신 분이지요.
이분의 2시간여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닭을 3,000 마리 기르시면서 밭을 3,000 평 하신다는 말씀에 깜짝 놀랬습니다.
그것도 비닐을 전혀 사용 하지 않으신다는 내용입니다.
비닐을 사용하면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반하여 진정한 생명력을 먹을 수 없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애초에 조물주께서 여러가지를 종합하여 그것만 먹으면 모든게 해결 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은 것은 자연이
본디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인위적을 조작하여 종합 비타민 처럼 식물을 기르다보니 식물이 원래가진
생명력을 잃어버렸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정농회 생협에서는 무비닐 피복 생산물과 비닐 피복 생산물을 다른 가격으로 판매를하는 2중 가격정책을 취한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비닐을 씌우면 생산량과 투입되는 인건비가 2-3배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이를 소비자가 부담을
하는게 당연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참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소비가가 보충을 하면서 같이 간다면 농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린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연이 주는 생명력을 먹는 다는 점에서 비닐을 씌우면 여러가지 미량원소의 함량이 많이 줄어들고
이런 문제가 본래 식물이 가지고 있는 정기를 손상시킨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강의가 끝나고 뒷풀이 장에서 전희식 선생님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요사이 치매 어머니를 돌보면서 많은 노인
관련 공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태 노인학"을 명명하여 이를 완성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참 공감이 가더군요. 집안에 계시는 노인 분들이 성취감을 갖게 해야한다는 말씀이지요.
"어머니 됬어요", "그냥 계세요." 이런 말 몇 마디에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결국 노인 관련 용품들이 나오면 누가 지갑을 열어 구입하냐는 말씀을 하시네요.
결국은 경제권을 쥐고 있는 자식에 의해 구입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 앞에 멍해 집니다.
자식을 좋은 곳에 보내려는 노력은 엄청 나게 하면서 집안에 있는 노인의 복지나 운동 등을 위해서는
투자를 꺼린다는 말씀을 듣고는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 옆에 어떤 분은 자신의 조카가 농대를 다니는데 농경제 학과로 결정을 하였다가 제가 얼마전에
인천 도시농부학교에서 강의를 한게 있는데 그 강의를 듣고 농학과로 진로를 바꾸었다고 합니다.
듣고는 앞으로 더욱 좋은 자료를 모으고 경험을 더해서 좋은 내용을 알려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농사 짓는 분, 의사 선생님, 교수님, 저같은 어정쩡한 사람 이 모여가 각자 인생경험을 이야기하고
전문분야를 도와주는 훈훈한 현장을 다녀온게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집에 와서 집사람한테 그랬습니다.
내년에는 고2 아들 대학 진학하면 이런 행사에 같이 가지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니 부부동반도 많이 오냐는 겁니다. 부부동반이 전체의 20% 이상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애들도 뛰어 다니고 부부가 같이 좋은 정보에 귀기울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