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에어] 20
S#1. 서점. 밤.
19부 엔딩에 이어서....
경민 : (심장 마구 뛰는... 이렇게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싶고....)
영은 : (잠시의 행복에 젖은... 그때,)
경민E : 놀라지 마요.
영은, 무슨 소리지? 천천히 눈 뜨고 예쁘게 보는데!!!
경민, 그런 영은 얼굴 살짝 당겨 영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 포개는....
영은, 놀란 눈빛이 슬픈 눈빛이 되더니 천천히... 눈 다시 감는...
수줍고 설레게 입맞춤 하는 두 사람이고... 그런 두 사람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고....
경민, 천천히 입술 떼고 영은 가만히 내려다보면... 영은, 차마 경민 못 보는....
경민, 천천히 손 들어 살짝 흩어진 영은 앞머리 예쁘게 정리해 주는...
영은, 겨우 용기내서 보면... 예쁘게 웃어주는 경민이고.... 영은, 슬픈...
그렇게 두 사람 오래오래 마주 보는데....
S#2. 도로. + 경민 차. 밤.
운전하는 경민, 자꾸 피식- 웃음 새어나오는.
S#3. 영은 작업실 침실. 밤.
침대에 표정 없이 누워 있는 영은. 경민과의 일 담담히 생각해 보는....
그때 문자 오는. 보면, ‘드라마 끝나면 바람 쐬러 갑시다. 내 스텝, 내 작가 말고 내 여자로.’
설레어서 슬픈 영은이고.... 또 눈물 나려 하자 반듯하게 누워 눈 감고 자기한테 자장자장(손으로 토닥토닥하는) 하는.
영은 : 쥐가 한 마리가 쥐가 두 마리가 쥐가 세 마리 네 마리 다섯 마리가.... (울컥 참고) 쥐가 여섯 마리가.. 쥐가 일곱 마리가...
(슬픈 자장가고....)
S#4. 승아 집 거실. 밤.
승아, “죄송합니다” 비디오 보며 울고 있는.
기준을 그렇게 보내기 싫은 마음과 자신을 믿지 못한 야속한 마음 겹치는...
S#5. 승아 집 앞. 밤.
들어가지도 못하고 망연하게 문 앞에 서 있는 기준이고....
<인터컷>
승아 : 지난 칠 년 동안... 예쁜 꿈 꿨다 칠게요.
기준 : !!!
승아 : 더 좋은 기획사로 갈게요. 분칠한 것들은 늘 그러니까.
기준, 가슴 미어지는데....
S#6. 드라마 제작국 세트장 앞 전경. 다음 날 낮.
분주히 소품 또는 세트 문짝, 가배 따위 들어 나르는 스텝들이고....
S#7. 호텔 방 세트장. 낮.
승아 대본 들고 문 밖에 서 있는. 멍- 한.
에이든 옆에서 대본 중얼중얼 외우다.
에이든 : are you ok?
승아 : 어? 어...
경민E : 자, 슛 들어갑니다.
에이든/승아 : (표정 풀며 스텐바이 하는)
경민 : 레디, 액션.
하면, 달리의 카메라 좌에서 우로 움직이고... 은형과 에이든 호텔 방으로 들어선다.
에이든 :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야 해.
은형 : (방 둘러보며) 네. 근데 아저씨 방은 어디에요?
에이든 : 여기.
은형 : (고개 갸웃) 그럼 내 방은 어딘데요?
에이든 : 니 방은 없어. 니가 저 침대 쓰고 난 여기 소파 쓸 거야. 넌 지금 유산상속 소송중이고 따라서 넌 무일푼이야.
투덜거리지도 마.
S#8. 영은 작업실. 밤.
영은과 다정 나란히 앉아 방송 보고 있는. 방송에서 호텔 방 씬 흘러나오는...
은형 : 투덜 안 거렸는데.... (하다 놀라며) 어? 그럼 우리 키스해요?
에이든 : 뭐?
영은/다정 : (동시에 자기 입술 만지는. 그러다 서로 흘깃 보는...)
다정 : 어라? (설마 성생님도? 하는 표정으로 보면)
영은 : (헉!! 입술의 손 머리로 가져가며 딴 짓하며) 모, 모니터 안 해?
다정 : (계속 영은 보며) 해요.
은형E :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남자가 소파에서 자고 여자가 침대에서 자면 키스해요. 아저씨랑 나랑 키스해요?
에이든E : 그런 일 없어.
은형E : 네... 어? (와인 발견하고 와인 병 들며) 아저씨. 술 마셨어요? 안돼요. 제가 아까아까 월요일에 마셨거든요?
근데 일어나 보니까 화요일이 없어졌어요.
영은 : (무안해 일부러 화면만 보며) 전화벨 울린다.. (손가락 딱! 하면 화면 속 벨 울리는)
에이든 : (받는) 헬로.
영은 : 봤지?
S#9. 극중극. 공원.
에이든과 은석 마주 선.
은석 : 은형이 지금 어딨어요? 안내해요 지금 당장!
에이든 : 못 해요. 쫓겨 온 애를 다시 보낼 순 없죠.
은석 : 그쪽이 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데려가는 거예요. 스물다섯 먹은 여잘 당신 호텔방에 둘 순 없잖아요.
경민 : (모니터보다 은지에게) 지금 시선 안 넘어 갔지.
은지 : 네. 괜찮아요.
경민 다시 모니터 보는. 에이든과 은석 모니터에 잡힌.
에이든 : 은형일 제대로 안다면 그런 얘기 안 나오죠. 일곱 살짜리한테 나쁜 맘 먹을 만큼 나 그렇게 막돼먹은 놈 아니에요.
은석 : ...불쾌했다면 사과할게요. 하지만 한국에선 굉장히 예민한 문제에요.
에이든 : ...사과할 필요 없어요. 외로움을 들킨 내 잘못이죠.
은석, 에이든 보는데...
영은 목소리 얹히는.
영은E : 다정아. 안 다정.
S#10. 영은 작업실. 다음 날 아침.
방문 벌컥 열고 뛰어나오는 영은.
영은 : 시청률 어떻게 됐어? 나왔어? 더 떨어졌어?
다정 : 우리 거요? 아님 다른 거요?
영은 : 우리 거. 아니, 심청, 아니 우리 거, 아니 심청. 심청 먼저.
다정 : 그대로에요. 23.3 안 떨어졌어요.
영은 : ........
다정 : 근데 안 보던 시청자들이 봤나 봐요.
영은 : 어?
다정 : 우리 거 올랐어요. 15.5에요. 11회 보다 3.7% 올랐다구요.
영은 : (무어라 표현 할 수 없는....)
다정 : (노트북 보며) 인터넷에서 난리 났어요. 착한 드라마래요. 은형이가 웃으면 같이 웃고, 은형이가 울면 같이 운대요.
성생님 보고 ‘멜로의 여왕이 깊이의 왕관’을 썼대요.
영은 : (눈가 촉촉해 지는...)
다정 : 성생님 우세요?
영은 : .... 나 미쳤나 봐. 35.5%도 나와 봤고... 45.5%도 나와 봤고, 55.5%도 넘겨봤는데... 15.5%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진짜 좋다. 155% 같애.
다정 : 저두요. 저도 이번 작품이 젤 좋아요. 유독 스텝들하고 정도 많이 들고.
영은 : (피식) 유독? 스텝 누구. 조감독? 정만 든 거 확실하고?
다정 : 남 말 하실 처지 아니실텐데? 성생님은 정 말고 뭐 더 드셨는데요? 입...술?
영은 : 너... 너.... 13부 오타 점검 했어?
S#11. 촬영장 현장 어딘가. 낮.
철커덕! 카메라에서 테입 나오는. 테입에 13부 네임 텍 쓰인.
성규 : 새 테입 가져와.
S#12. 편집실. 밤.
은지 : (대본과 테입 한 아름 내려놓으며) 14부랑 대본 카피한 거. 씬 넘버 27에 은형이 바스트는 오케이 컷 보다
두 번째 테이크가 감정이 더 좋다고 감독님이 그걸로 쓰래요. (후다닥 나가는)
숭희 : (적으며) 오케이. 수고.
S#13. 캐릭터 카페. 촬영장. 다음 날 낮.
은석, 에이든 이야기 나누는 씬 찍고 있는 모습 보이고... 스텝들과 경민 분주한...
한쪽에선 현수, 카페 주인과 얘기 중인.
주인 : 한 시간이나 오바 됐잖아요. 세 시간만 쓴다며. 우리도 장살 해야 할 거 아녜요.
현수 : 아유 사장님 제가 다 알죠. 근데 촬영이 아직 안 끝났는데 어떻게 철술해요.
주인 : 그거야 그쪽 사정이고. 한 시간 오바된 거 돈을 더 내던가 그럼.
현수 : 예산이 많이 오바 돼서 그래요 사장님. 양해 좀 해주세요. 네? 사실 아까부터 말씀드릴라 그랬는데
여기 캐릭터들 너무 이뻐요. 감독님이 꼭 여기서 찍자고 하셔서 그러는 거거든요.
주인 : (넘어간...) 그래요? 감독님이 그랬어요?
현수 : 그럼요. 그리고 이거요. (O.S.T CD 꺼내며) 촬영 끝나면 여기다 배우들 싸인 받아 드릴게요. 네?
(애교) 한 시간 만요 사장님.
주인 : 앞으로 딱 한 시간이에요. 싸인이랑 사진도 한 장 박아주면 좋고.
현수 : 아휴, 한 장이 뭐에요. 세장 박아드릴게요. (겨우 살았다.....) 휴-
S#14. 세트 촬영장. 낮.
스텝들 촬영 장비 세팅하고 있는.
승아, 대본 보며 대기하고 있고 조명팀 막내 졸린 눈 비비며 열심히 조명 만지는데,
봉식 : 야, 막내 너 뭐 햐냐. 그거 꺼.
막내 : (의아한) 예? 이거 끄면 은형이 얼굴이 안 보이는데.
봉식 : 임마! 내가 항상 18키로 같은 싸나이가 되라니까 어째 맨날 형광등이야. 끄라고 얼른.
막내 : ....네. (의아한 얼굴로 조명 끄면)
저만치서 촛불 밝혀진 케이크 들고 오는 오석과 은지고.
막내 얼떨떨하게 보면,
승아 : (감춰놨던 선물 주며) 자. 오늘은 니가 주인공이야. 반사판 늘 고마웠어.
막내 : (헉!!! 놀란... 눈물 핑. 촛불 가까이 오자 눈물 그렁해 보는데)
스텝들 : (합창♬)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드라마 찍는 영광에 살았다. 디졸브와 NG 속에 맺어진 스텝애~
(E)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시청자들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경민과 승아 숙연해지는....노래 끝나자 두 사람 웃으며 박수쳐 주는...
와와~ 스텝들도 박수치고. “생일 축하해, 한 턱 쏴!” 시끌벅적 난리 난.
은지 : 소원 빌어.
막내 : (눈 꾹 감고) 티켓 투 더 문 대박!! 글고 은지야 너 좋아해! (후- 불 끄는)
은지 헉!!! 얼굴 빨개진. 스텝들 꺅꺅! 폭죽 터트리며 “사겨라! 사겨라!” 난리 난.
경민, 승아, 현수 흐뭇한 얼굴로 보는데....
S#15. 합병한 새 사무실. 낮.
쭉 둘러 서 있는 기준과 대표들.
기준 : 회사 이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잔 뜻에서 ‘포시즌 스카이’로 정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한류를 넘어 헐리웃까지 가는 게 저희 목푭니다.
그럼 공동대표가 되신, 과거 ‘액터 엔 무비’의 김성민 대표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표들 : (박수치는)
성민 : 인사가 늦었습니다. 김성민입니다. 그 동안 수고해 주신 장기준 대표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기준 : (감회가 새롭고....)
성민 : 저는 앞으로 3년간 ‘포시즌 스카이’의 수장일 뿐 여러분의 수장은 되지 않겠습니다.
다 같은 마음으로 모였듯, 다 같이 발로 뛰며 땀도 공도 똑같이 나누겠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배우들, 빛나는 스타로 사계절 반짝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표들 : (와- 박수치는)
기준 : (쓸쓸히 웃으며 성민의 책상에 ‘대표 김성민’ 명패 놓아주는) 선물입니다.
성민 : 어깨가 무겁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전에 말씀하셨던 건... 계획대로 하시는 겁니까?
기준 : ....네. 행운을 빌어 주세요. 그리고... 우리 승아, 잘 부탁드립니다.
성민 : 네. 행운을 빕니다.
두 사람 악수하는... 기준 슬프게 웃는데....
S#16. 여행사 앞. 낮.
손에 항공권 들고 여행사 나오는 기준. 한참을 서 있는.... 눈물 나올 것 같아 눈가 벌건....
S#17. 편집실. 낮.
숭희 열심히 편집하고 있는데 똑똑. 숭희 보면, 영은 들어서는.
숭희 : 어,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영은 : 바쁘죠. 16부 대만 촬영 분 그림 좀 보려구요.
숭희 : 16부요?
S#18. 현장. 낮.
15부 대본 가득 쌓인... 오석, 스텝들과 배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민, 대본 받아 들고 이거만 찍으면 끝이구나 싶어 쓰다듬어 보는..
그러다 돌아서면 영은 서 있는... 경민 반갑고... 서로 예쁘게 웃으며 바라보는...
경민 : 와- 대본 다 털었다고 여유롭게 놀러도 오고.
영은 : (덜컥 하는...) 잠깐... 얘기 좀... 했으면 싶은데...
경민 : 앉아요.
영은 : 아뇨....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잠깐....
경민 : (넘겨짚고 마냥 좋은... 지나가는 척 영은 귀에 대고) 뭔 얘긴데 조용한 데 가쟤요?
하더니 슥- 먼저 나가는. 영은, 난감해 죽겠고...
S#19. 휴게실. 낮.
경민, 표정 딱딱하게 굳어 영은 보는.
경민 : 뭘... 하자구요?
영은 : 16부... 다시 찍었으면 한다구요. 제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게요.
경민 : (말 안 나와 그저 보는...)
영은 : 죄송해요. 힘든 것도 알고 말 안 되는 것도 알아요. 근데 다시 찍어요 감독님.
경민 : 왜요.
영은 : 16부 편집본 보고 오는 길인데... 미리 찍어 논 거라 15부랑 많이 튀어요.
경민 : 그럴 줄 알고 해외촬영 갔던 거잖아요. 그럼 15부를 맞췄어야죠. 좀 튀더라도 감안하고 가야하고.
(15부 대본 막 펼치며) 어디가 얼마나 튀는데요.
영은 : 일부러 안 맞췄어요.
경민 : (!!! 보면)
영은 : 내가 지금껏 해왔던 드라마랑 다른 드라마란 걸 이제야 알았어요.
우리가 14부까지 보여준 은형인 한 회 한 회 성장하고 있었는데 16부에 은형인 그냥 단순히 멜러 드라마 여주인공이에요.
그래서 그래요. 다 제 잘못이에요. 부탁드려요. 만회할 기회 주세요.
경민 : 서작가님을 이해 못 하는 게 아니에요. 그치만 안돼요. 시간도 없고 돈도 문제구요.
이렇게 엎을 거면 프리프로덕션 과정이 왜 필요했어요. 지금 대만을 어떻게 다시 가요.
영은 : 다시 가자는 거 아니에요. 대만 씬, 살릴 수 있는 건 살리고 반 정도 쳐내고 엔딩을 새로 바꿨어요.
경민 : (후- 한숨 쉬고 보면)
S#20. 공항. 다른 날 낮.
은형, 혼자 입국장 빠져 나오는... 좀 두려운... 하지만 씩씩하게 걸어 나오는.
영은NA : 은형인 대만에서 에이든과 호주로 떠나는 게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와요. 혼자서.
S#21. 비누샵. 다른 날 낮.
돌돌돌- 캐리어 바퀴 굴러가는. 그 옆으로 예쁜 구두 신은 은형 발 보이고. 비누샵 앞에 딱 서는.
카메라 올라가면, 비누샵 슬프게 보는 은형이고... 매대 마다 흰 천들 덮여 있는.
은형 흰 천들 다 벗기는...
(시간경과)
비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은형, 틀에서 예쁜 비누 하나 꺼내는. 행복해 보이는...
영은NA : 은형인 전처럼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문득문득 에이든의 빈자리를 느끼죠. 그리고 에이든이 왜 자신을
호주로 데려가려 했을까, 부모님은 왜 호주로 보내려고 했을까... 고민해요. 어른처럼. 그러다 깨닫는 거죠.
에이든E : 호주엔 은형이처럼 좀 느린 친구들을 위한 보호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어.
은형 : .....나처럼 느린....? (전화 거는. 버터 발음) 헬로? 메 아이 스픽 투 에이든? (확인하고) 어? 아저씨. 고은형인데요.
언제 언제 아저씨가 말한 보호시설 있자나요. 그거 얼마에요?
S#22. 휴게실. 낮.
경민, 의자 뒤로 고개 젖혔다 다시 영은 보는.
경민 : 돌겠네 진짜. 서작가님. 난 내가 ‘컷’하고 ‘오케이’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어요. 지금 엔딩? 나쁘지 않아요.
그걸 다시 엎을 땐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어야 하구요.
영은 : 있어요. 은형이의 여자로서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성장도 있는 거잖아요. 4, 5, 6번.... 찾은 거 같아요.
경민 : !!!
영은 : (프린트해온 대본 내미는) 다정이 아직 안 봤어요.
경민 : !!!
영은 : 감독님이 제일 먼저 읽어 봐주세요.
경민, 흔들리는 눈으로 영은 보는데....
S#23. 프로그램 방. 밤.
불 꺼진 사무실에서 대본 보는 경민이고... 손에 빨간 펜 들린...
후- 깍지 껴 머리 받치고 오래오래 앉아 있는데...
S#24. 세트장. 밤.
경민 복잡한 얼굴로 세트장 들어오면, 스텝들 모여 서서 궁시렁 거리고 있는.
스텝1E : 말도 안돼요! 어떻게 그걸 다 다시 찍어요. 디졸브를 며칠을 했는데.
조명 막내 : 다는 아니래잖아.
스텝2 : 반이래도 그렇지. 막 말로 돈 더 받는 것도 아니고 한 삼 사일 더 똥줄 타야 하잖아.
오석 : 삼사일 더 똥줄 타 베스트로 끝내는 게 낫지 지금까지 힘들었던 거 헛수고 되면 좋냐?
스텝2 : 서작가님이 너무 욕심내는 거 같으니까 그렇죠. 엔딩 괜찮더만.
봉식 : 그게 왜 작가 욕심이냐. 티켓 투 더 문 니들 작품 아니야? 여기 크레딧에 이름 안 올라가는 놈 있어?
성규 : 이름값도 좋은데 할 건지 말 건지 빨랑 결정 하잔 거지.
달리자 싶으면 당장 스케줄 다 뒤집어엎고 지금부터 죽어라 달려야 방송 나갈까 말깐데.
봉식E : 어휴. 뭔 놈의 티켓이 이렇게 완행인지. 어째 굽이굽이 안 들러 가는 데가 없어.
경민, 걱정스러운 얼굴로 섰는데...
S#25. 영은 작업실 안. 다음 날 낮.
영은, 혜경 현수 마주 앉은. 다정, 눈치 보며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현수 : 작가님 이건 정말 불가능한 일이에요. 대만에서 협찬한 게 얼만데요. 대만 장면 방송 안 나가면
그거 도로 다 토해내야 해요. 배우들도 가만 안 있을 거구요. 분명 추가 협상하잘 거에요.
혜경 : 그래 영은아. 지금 엔딩도 나쁘지 않다. 니 대만까지 가서 엔딩 힘들게 썼잖아.
영은 : 현실적으로 어렵단 거 알아. 시간, 비용, 인력 뭐 하나 쉽지 않은 것도 알아. 그래서 정말 미안해.
근데 언니. 정말 다시 찍고 싶어. 대본은 작가의 영역이다 다시 찍으라면 찍어라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야.
언니 내가 작가료 안 받을게.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 아니지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게 그거 밖에 없다.
그렇게라도 해서라도,
혜경 : 뭔 소리고 가시나야! 윤PD 뭔 방법이 없것나.
현수 : (미치겠네 싶고...) 다 다시 찍으실 거예요? 대만씬 다요?
영은 : 아니. 삼분의 일은 그냥 쓸 거야.
현수 : 후- 일단 대만 관광청 들어가 보고 연락드릴게요. (나가는)
혜경 : 욕 보자. (하고 영은에게) 꼭 이래야겠나.
영은 : 안 그럼 평생 후회 할 거 같애. 제대로 끝내고 싶어서 그래.
혜경 : 후-
다정 : 근데요, 배우들이 하겠다고 할까요?
S#26. 대본 연습실. 낮.
영은, 경민, 혜경, 승아, 체리, 에이든 모인.
체리 : 전 싫어요. 찍은 걸 왜 또 찍어요? 저 그때 연기 죽였어요. 그 감정 다신 못 잡아요.
승아 : (기막혀 보는)
영은 : 그땐 내가... 중요한 걸 놓치고 외국 그림이 들어가 줘야 한단 생각만 있었어요. 이렇게 부탁해도 안 되겠어요?
승아 : 바뀐 엔딩 뭔데요.
영은 : 그게,
경민 : 한국으로 돌아온 은형인 자신처럼 지적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해 소박하지만 예쁜 타운을 만들어요. 부모님 유산으로.
은형인 그걸 ‘거북이 하우스’라 부르죠.
영은 : (꼼꼼히 읽어 줬구나... 고맙고....)
에이든 : 그럼 에이든은....
영은 : 다시 돌아와요. 원래 엔딩에선 에이든이 은형의 마음을 종용했다면 이번엔 은형을 그냥 지켜봐요.
은형이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깨달을 때까지.
체리 : 그럼 난요? 은석인 아무것도 안 해요?
경민 : 은석은 자기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은형이를 보며 어린 동생을 버렸단 죄책감에서 벗어나
은형이의 ‘거북이 하우스’를 함께 완성해가요. 우울할 겨를도 없이.
모두들 말이 없는...
혜경, 핸드폰 온 듯 한쪽에서 소곤소곤 전화 받는.
경민 : 심사숙고할 문제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요. 지금부터 찍어도 숨차게 달려야 해요.
감독으로서 내 결정은, 다시 찍어야 한다예요.
에이든 : 전 좋아요.
체리 : 의논도 안 해보고 좋다는 게 어딨어요? 회사랑도 얘기해 봐야죠. 이렇게 되면 사실상 1회 연장이나 마찬가진데,
출연료 더 주실 거예요?
혜경 : (얄밉고) 그건 매니저들하고 즈이랑 따로 얘기할 깁니다. 그리고 대만에서도 오케이 했답니다.
(E) 촬영분 편집해서 대만 홍보 동영상으로 쓰기로 하고. 윤 PD 상 하나 줘야것다.
영은 : (후....안심하는...)
체리 : 나 정말 연기 죽였는데. 암튼, 전 좀 생각해 볼게요.
승아 : (다 듣고 있다) 지랄 말고 일어나. 기자들 한 번 더 불러?
체리 : (우씨.)
승아 : 작가 감독님이 결정하셨으면 찍어야죠. 찍어요. 대본은 나왔어요?
경민 : (이제 됐구나 싶고..) 나와요 이제. (전화 거는) 16부 대본 인쇄 넘겨.
영은 : ....고마워요.
승아 : 작가님 고마우시라고 다시 찍는 거 아니에요. 저도 그때 몸 안 좋아서 제대로 다 못 보여줬어요.
그리고... 하루라도 더 오래.... 이 작품 하고 싶거든요.
영은과 경민 무슨 뜻이지....? 보는데....
S#27. 복도. 낮.
표정 없는 얼굴로 걸어 나오는 승아. 기준 생각에 마음 무겁고....
핸드폰 열어보는... 전화 없는... 밉고....
S#28. 방송국 주차장 앞. 낮.
영은, 자기 차로 걸어가는... 모두에게 너무 미안한.... 그때,
오석 : 작가님 잠시만요.
영은 : (돌아보면)
오석 : 감독님이 이거 전해 드리래요. 그럼 들어가세요. (하고 뛰어가는)
영은, 보면 경민에게 건넨 16부 프린트 대본이고.
페이지 천천히 넘겨보면..... 모든 씬에 동그라미 쳐져 있는....
경민의 마음 너무 고마운 영은이고...
S#29. 기준 사무실. 낮.
거의 텅 빈... 상우가 사온 화분과 기준 책상과 책상의 명패만 남은....
기준, 텅 빈 사무실 둘러 보다 자기 명패 들어 물끄러미 보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보면, 상우고.
(시간경과)
두 남자,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상우 : 승아가 왜 밉냐고 물었지.
기준 : (보면)
상우 : 2년 연습생으로 5년 내 배우로 입히고 먹이고 울면 달래고 웃으면 신났었어. 그렇게 7년이야.
밉던 곱던 내가 만든 작품이야. 내 영화고... 내 드라마였어...
기준 : .....
상우 : 배운 불꽃놀이 같은 거야. 화려하게 터지지만 쓸쓸히 사라지지. 내가 더 어두워야 승아가 더 빛나는데 어떡해.
못된 짓 많이 했지만, 잘 해준 적도 있었어. 그렇게 승아 정상에 올리면서 소은이... 견뎠거든.
승아는 내 세월이고 시간이었어. 근데 너한테 가겠다잖아. 눈이 돌지.
기준 : .....
상우 : 넌 체리 키우면서 구린 짓 안 했지. 남의 눈에 눈물 빼는 짓 안 했을 거야. 그래서 넌 체리가 안 미운 거야.
기준 : 맞아. 형 말 다 맞아. 근데, 그렇더라도 형이 한 짓들이 정당화 될 순 없어. 자기변명이야.
근데 또 난.... 형 욕 못 해. 형 말대로... 난 깨끗한데 내 배우한텐... 해준 게 없거든. 앞으로도 그렇고.
형도 나도 좋은 매니전... 아니야.
상우 : 싸잡지 마. 난 내가 옳다고 봐. 땅에 발 딛은 배우? 웃기지 말라 그래. 철없는 왕자가 아무리 거질 부러워해도
정말 거지 될 생각은 없는 거거든. 그만 꿈꾸고 승아 놔줘. 넌 승아한테, 남자 안 돼.
기준 : !!!
상우 : 매니저로 남아. 능력 없는 남자로 남지 말고. 배우와 매니전... 안 돼.
기준 : 아니. (사이) 나 승아 사랑해.
상우 : !!!
기준 : 처음엔 남자로. 지금은 매니저로. 나한테 내 배운... 남자 마음 보다 더 절실하거든.
상우 : 난 너 이래서 싫어 새끼야. 말을 해줘도 들어 처먹질 않아. 간다. (가다가) 너 오늘도 나한테 차도 한 잔 안 줬다.
기준 : 앞으로도 안줘. 내 배우 위해서 난 형하고 죽을 때 까지 화해 안 해. 그게 나야. 가.
상우 피식 웃고 떠나는...
기준, 승아 생각에 마음 아프고....
S#30. 커피숍. 다른 날 아침.
스텝들 분주히 오가며 열심히 세팅하는.
승아, 체리, 에이든, 경민 리허설 하고 있고...
경민 : 카메라 왼쪽으로 들어와 서는 위치 여기요. 왜 돌아온 거예요? 부터.
은석 : 왜 돌아온 거예요? 대체 이 앨 꼬디겨, 애버버, 꼬드겨. 죄송합니다.
승아 : 정신 똑바로 안 챙겨? 보고 읽는 것도 못 읽음 어쩌자고.
체리 : (입 나오는) 대본이 갑자기 나왔잖아요.
승아 : 니 대본만 갑자기 나왔어?
경민 : 다시 갑니다. 왜 돌아온 거에요부터 다시.
체리 : 왜 돌아온 거예요? 대체 이 앨 꼬드겨 무슨 짓을 벌이는 거냐구요.
은형 : 언니 왜 그래요. 에이든 아저씨한테 왜 그래요.
은석 : 차라리 은형이 재산이 탐났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요? 사랑?
어쩜 이 애는 평생 당신 보다 곰 인형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구요.
에이든 : 상관없어요. 은형이에게 내가 곰 인형 다음이어도 상관 없다구요.
평생 곰 인형 질투하면서 은형이 옆에 있고 싶어졌으니까.
경민 : 은석, 에이든 마음이 진심이구나 싶고. (승아에게 큐사인 주면)
은형 : 언니. 언니도 내가 바보 같아요? 나 바보 아니에요. 나 아저씨 좋아해요. ‘거북이 하우스’ 만들어줘서 좋아요.
아이스크림 보단 더 안 좋지만 곰 인형 보단 더 좋아요. 그러니까 빨리 아저씨한테 ‘아이엠 쏴리’ 해요. 롸잇 나우! (풋 웃는)
스텝들 : (웃고)
경민 : (힘든데 웃어줘서 고맙고...) OK. 이렇게. 테스트 갑시다.
(시간경과)
모니터 속 은형과 은석 보이는. 경민 모니터 보고 있는.
은석 : 차라리 은형이 재산이 탐났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요? 사랑? 어쩜, 어쩜 (까먹은) 아 뭐지? 죄송합니다.
승아 : “어쩜 이 애는 평생 당신 보다 곰 인형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구요.” 너 머리 왜 이렇게 나쁘니.
체리 : 선배님도 신인 땐 대사 못 외웠잖아요.
승아 : 니가 신인이야? 주인공이지?
체리 : (!!!) 내가... 주인공이에요?
승아 : 몰랐어?
체리 : (너무 좋은...) 그거야 내가 우긴 거고.... 아씨. 감동도 줘.
승아 : 시끄럽고 너 제대로 해. 엔지 한 번에 3만원씩이다.
경민 : (다가오며) 은석이 바스트부터 갑시다. 은형이 좀 쉬게 은지 니가 대신 좀 쳐줘.
은지 : 네.
승아 : 됐어요. 내가 해요.
경민 : 얼굴색 안 좋아요.
승아 :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런, (하는 순간 그대로 훅- 뒤로 쓰러지는)
경민 : (헉!! 본능적으로 그런 승아 허리 안아 받는) 승아씨. 승아씨! 정신 차려요. 승아씨!
삐오! 삐오! 앰뷸런스 소리 겹치는....
S#31. 승아 병실. 낮.
링거 맞고 있는 승아. 그러다 천천히 눈 뜨면 희미하게 자기 내려다보고 있는. 경민, 채원, 대우고....
경민 : 괜찮아요?
승아 : (잠시 눈만 깜빡깜빡 보다가...) 아... 미쳐 진짜. 나 쓰러졌어요?
경민 : (후- 안심하며) 과로에 스트레스래요. 일단 오늘 스케줄은 뺐으니까 좀 쉬어요.
승아 : 쉴 시간 있어요? 몇 시에요?
채원 : 네 시. 왜요?
승아 : 다섯 시간이나 이러고 있음 어떡해. (일어나며) 깨웠어야지. 촬영장 어디,
하다 헉!!! 굳어서 누군가 보는. 저만치 뒤에 기준 서 있는 것이다.
승아와 기준 시선 오가는...
경민 : (기준에게) 스케줄 조정했으니까 오늘은 쉬게 해주세요. 현장 못 오게.
기준, 가볍게 목례만 하는.
경민과 채원, 대우, 나가면 기준과 승아 둘만 남는....
기준, 승아에게 천천히 걸어오는... 승아 시선 돌리는...
기준 : 괜찮아?
승아 : 드라마 할 때 마다 연례행사니까 신경 끄고 가요. 바쁠 텐데.
기준 : 정말 괜찮은 거야?
승아 : 걱정해 주는 척 하지 말라니까? 신경 끄라니까?
기준 : ...그래. 말 그 따위로 하는 거 보니 멀쩡한 거 같다. 갈게. (돌아서면)
승아 : (허- 기막혀서) 야! 장기준!
기준 : (보면)
승아 : 너 뭐야. 당신 뭐야.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뭐하는 거냐구!
기준 : 내가 왜. 왜 빌어.
승아 : (미치겠고) 나 안 믿었잖아. 세상사람 다 안 믿어도 당신은 나 믿겠지 했는데 나 안 믿었잖아.
99% 믿고 1%로 못 믿어 확인 했어도 그럼 안 됐던 거지. 난 사람들이 다 나보고 미쳤다고 했어도
장기준 믿고 장엔터로 갔다구. 난 당신 믿었다구.
기준 : (서늘하게 보는)
승아 : “같이 가요. 칸 갈 때. 갈 수 있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나 믿어요.” 난 믿었다구. 그 따위 말도 안 되는 얘기도 난 믿었다구!
장기준이 하는 말, 판단, 마음, 장기준이 하는 거짓말까지 다 믿었다구! 근데, 장기준은 나 안 믿었잖아!
비디오가 있건 말건, 눈앞에서 그 비디올 틀었대도 오승안 아니라고 했어야지!
기준 : 왜. 왜 넌 아니어야 하는데. 넌 왜 예왼데.
승아 : (헉!!!)
기준 : 매니저로서 확인했어야 했고 한 거야. 그 말 꺼내기까지 백만 번도 더 씹고 천만번도 더 삼켰어. 그래도 결론은 그거였어.
널 못 믿어서? 아니야. 니가 아니라고, 그런 거 없다고, 펄펄 뛰었어도 난 그 말도 안 믿었어. 알아?
승아 : !!!
기준 : 그게 내 일이야. 너에게 터진 문제 속속들이 알아서 뒤탈 없게 해결 하는 거. 근데 그거 하지 말라고? 안하면 나 뭐 할까.
그냥 오승아 남자나 할까?
승아 : (부들부들 떨며 보는)
기준 : 멀쩡한 거 같으니까 옷 갈아입고 나와. 가서 촬영 해. (하고 나가는)
승아, 너무 예상 밖 기준의 행동에 어쩌지도 못하고 하얗게 질려 서 있는데....
S#32. 병실 앞. 낮.
기준, 병실 문 뒤로 하고 서 있는... 승아에게 했던 말 다 가슴에 와 꽂히는데.....
S#33. 거북이 하우스 마당. 다음 날 낮.
스텝들 비누 만드는 테이블 세팅하고 있는...
승아 한쪽에서 멍- 하니 앉아 있는데... 생각할수록 분해 죽겠고....
오석 : 스텐바이 하세요.
승아 : ....
(시간 경과)
비누 만드는 재료들 테이블에 놓여 있고 은형 남녀 장애인들에게 비누 강습하고 있는.
은형 : 우리 엄마가 그랬는데요. 비누는 편지래요. 아카시아 향은 당신이 그립습니다, 하는 말이고 오렌지 향은 좋은 하루 되세요,
하는 말이고 라벤더 향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는... 말이고.... 죄송합니다. 다시 갈게요. 후-
(시간경과)
은형 : 그래서 멀리서 향기가 나면 편지가 전해진 거래요. 그럼, 이제 여기 있는 재료들로 편지를 써 볼까요?
모두 : (아이처럼) 예- (마구 테이블로 덤비는)
은형 : 아니 아니. 그건 거기 넣는 거 아니구. 어? 그거 먹는 거 아닌데. 어! 그건 아껴 써야죠. 그거 대따 비싼 건데에-
아, 나 몰라아-
저만치 뒤에서 그런 은형 바라보며 빙긋이 웃는 에이든이고....
경민 : 컷! 오케이.
오석 : 자, 대망의 마지막 씬입니다. 공원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스텝들 : 우 우-
봉식 : (장비 치우며) 마지막이 오긴 오는 구나.
성규 : 형! 그럼 오늘 (입으로 술잔 붓는 시늉) 한 잔 던질까?
봉식 : 내가 니 애인이냐? 난 마누라도 없냐? 얼른 옮겨. 날이 꾸물꾸물하다.
승아 혹시나 싶어 주위 둘러보지만 기준은 보이지 않고...
S#34. 공원. 낮.
은형 예쁜 양산 쓴 채 벤치에 앉아 대본 보는.
에이든 저만치서 손에 아이스크림 두개 들고 대기하고 있고.
경민 모니터 보는. 그 뒤에 기준 와 서는. 승아 보는.
경민 : 은형이 자리 오른쪽으로 조금만 옮겨 앉읍시다.
은형 : (대본 치우며) 이렇게요?
하고 경민 보다 기준 발견한. 기준 승아 보는... 시선 오가고...
경민 모니터 속 승아의 시선 따라 보면 기준 서 있는.
경민 : 언제 오셨어요.
기준 : 좀 전에요. 마지막 촬영인데 봐야죠.
경민 : 네. 어느새 마지막 촬영이네요.
기준 : (승아 보며) 우리 승아.... 참 이쁘죠.....
경민 : 네? 뭐... (뭐래? 모니터 보며) 싸이즈 이거면 되겠어요.
성규E : 오케이.
경민E : 자, 갑시다. 레디,
카메라E : 스타트!
경민E : 액션!
기준 승아 보고.... 승아, 그런 기준 보는데....
(시간경과)
은형, 설레어하며 벤치에 앉아 있는.
에이든 : (경민 보며 큐사인 기다리는)
경민 : (큐사인 주면)
에이든 : (벤치로 걸어와 앉으며 은형에게 아이스크림 내미는) 자.
은형 : 우와- (하며 아이스크림 잡으려다 손 멈춘. 멀뚱히 아이스크림만 보는)
에이든 : 왜. 좋아하는 맛이 아니야?
은형 : (계속 아이스크림만 보며 울상) 좋아하는 맛 맞아요.
에이든 : 근데 왜.
은형 : 은형이는 아이스크림이 세상에서 제일 좋거든요? 근데 이제 안 먹을 거예요. 참을 거예요.
에이든 : ...왜?
은형 : 아이스크림 안 먹어야지 세상에서 아저씨가 제일 좋으니까.
에이든 : !!!
은형 : 그래서 이제 은형이는 아이스크림 안 먹어서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에이든 : (은형이가 드디어 사랑을 알았구나..... ) 아저씨도... 아저씨도 그래.
은형 : 진짜요?
에이든 : 음. 은형아. 놀라지 마.
은형 : 네?
하는데 에이든 천천히 은형의 입술에 쪽 키스하는.
모니터로 보고 있던 경민... 피식... 영은의 메시지에 아무도 몰래 혼자 웃는데...
은지, 왜 이래? 하는 눈으로 경민 보면 경민 아무 일 없는 듯 모니터 보고,
모니터 속 은형, 놀라 눈 커다랗게 뜨고 있다 사람들 눈치 보다 얼른 양산으로 자신들 모습 가리는데....
경민 :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오케이 소리와 함께 스텝들 와우- 야 끝났다 난리 난...
기준 : (이제 승아 못 보는 구나 가슴 아픈...) 수고하셨어요.
경민 : (그런 맘 모르고) 수고 많으셨어요. 술 한 잔 하셔야죠.
기준 : ...네...
서로들 수고 많았다 어쩌고 인사들 나누는... 누군간 울고... 서로 얼싸안고... 사진 찍고...
그 와중에 경민과 오석, 스케줄표 보며 얘기하는.
경민 : B팀은 어떻게 됐대.
오석 : 두 씬 남았대요. 윤 PD님 계시니까 먼저 편집실 가시면 정리하고 갈게요.
경민 : 벌써 세 시야. 서두르라 그래. (가는)
오석 : 네. (하고 저도 다 끝난 거 신나서 스텝들과 얼싸안고 인사하는) (이후 슬로우로...)
왁자한 스텝들 속에 승아만 혼자 벤치에 그대로 앉아 멍- 하니 있는...
스텝들 신나서 그런 승아 앞 지나쳐 가고 지나쳐 오고...
기준, 그런 승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때, 빗방울 하나 둘 떨어지는...
승아, 천천히 고개 들어 하늘 보는...
스텝들도 천천히 고개 들어 하늘 보다 일제히 경악하더니 미친 듯이 장비 치우는.
채원과 대우 승아에게 담요 우산처럼 씌워 밴으로 가자고 끄는.
승아 걸음 옮기다 돌아보면 스텝들과 섞여 장비 치우고 있는 기준이고....
승아, 물끄러미 그 모습 보다 돌아서더니 스텝들과 함께 장비 치우는.... 그러다 기준과 부딪히고...
두 사람 빗속에서 마주 보고 섰는데....
S#35. 밴 안. 낮.
기준, 승아의 젖은 머리 닦아주고 있는. 승아, 쳐다보지도 않고 앉아 있는...
기준 : 그동안 고생 많았어. 몸 많이 안 상해 줘서 고맙고...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시청률에 많이 상처 안 받아서 고마워.
승아 : (대꾸도 않는...)
기준 : 당분간은 푹 쉬어. 어디 여행도 좀 가고... 혼자 가진 말고.
승아 : (대꾸도 않는...)
기준 :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가슴 아픈...) 다음 작품은 영화 해. 괜찮은 시나리오 집에 갔다 놨어.
앞으론 작게 빌려 크게 갚는 거 그런 거 하지 말고. 삼만 원 꿨으면 삼만 원으로 갚아.
승아 : (무언가 이상한.... 보면)
기준 : 우동 끓이는 법도 배워. 남 손 안 빌리면 못해서 쩔쩔매는 것들... 다 배워.
승아 : (왠지 모르게 가슴 철렁 내려앉는.....)
기준 : 참았다 한꺼번에 우는 것도 고치고. 건강하고...
승아 : !!!
기준 : 간다. (하고 내리더니 문 쾅 닫는)
승아 : (이상한... 따라 내리려다 자존심은 상하고 문 열까 말까 하다 보면)
기준 :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데.....)
S#36. 종편실. 낮.
경민, 숭희, 오석 그 외 스텝들 편집 하고 있는....
은형이 한국에 돌아와 비누 만드는 씬이고.
경민 : 잠깐! 뒤로 조금만 넘겨봐요. 어. 어 거기!
종편감독 : 어! 스크라치다!
경민 : 미치겠네 정말! 원본 빨리 찾아. 아니다. 타임 코드 체크하고 일단 넘어가죠.
음악 감독 : 방금 음악 인 아웃은 괜찮았어요?
경민 : 아웃이 좀 빨랐어요. 조금만 더 천천히요. (시계 보는) B팀은 아직 연락 없어?
오석 : 한 씬 남았대요.
S#37. 은석 병원 일각. (촬영장) 밤.
은석, 에이든 촬영하고 있는..
은석 : 신경전문의적 소견으로 말하자면 은형이의 증상은, 사랑이 맞아요.
에이든 : (웃는) 다행이네요.
은석 : 지금까지 오해했던 거... 미안해요. (E) 아이스크림 보다 우선순위 된 거 축하하구요.
에이든E : 고마워요.
수철 : (또 대사 따라하는)
은석 : (손 내미는) 우리 은형이... 잘 부탁해요.
에이든 : (악수하며) 걱정마세요. 처형.
수철 : 오케이. 컷----뜨!! 빨리 편집실로 넘겨.
카메라 감독 : (테입 턱- 나오는) 명진아 테입 여기.
명진 : 네. (테입 받아 대기하고 있던 퀵 오토바이 뒤에 타고 붕- 가는)
현수 : (명진이 타는 거 보며 통화 하는) 지금 출발 했어요. 15분이면 갈 거예요. (끊고)
와우- 수고 하셨어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스텝들 : (서로 수고했다 인사하고...)
현수 : 오늘은 푹 쉬시구요. 쫑파티는 내일 오후 6시 방송국 앞 한우갈비에서 합니다. 수입 쇠고기 아니니까 다들 꼭꼭꼭 오세요!!
S#38. 종편실. 밤.
피 마르는 경민, 오석이고.... 그때, 명진 급히 들어오는.
명진 : 감독님 여기요.
경민 : 꽂아 얼른. (하고 완성본 꺼내 오석 주며) 일단 40분 분량만 송출해.
오석 : 에? 내일 작살 날 거예요.
경민 : 너 지금 빨리 안 튀면 오늘 작살 나.
오석 : 아씨. (튀어 나가는)
경민 : 다음 씬.
S#39. 기준 사무실. 밤.
승아, 마당으로 들어서다 헉!! 놀라는. 텅 빈... 놀라 입 떡 벌어지는....
마루로 올라가 봐도 텅 빈... 상우의 화분만 놓여 있는....
핸드폰 꺼내 거는. ‘전원이 꺼져 있사오니.....’ 승아, 미치겠고....
S#40. 기준 오피스텔 복도. 밤.
승아 다다다 달려와 마구 문 두드리는. 계속 두드리는.
그때 뒤에서.
에이든 : 승아야.
승아 : 장대표 어딨어? 어디 갔어. 사무실 왜 그래? 왜 텅 비었어? 장대표 지금 어딨어! 그 사람 어딨냐구!!
S#41. MT 갔던 강가. 밤.
강가에 혼자 서 있는 기준이고....
<인터컷> - 2부 44씬
승아 : (그런 기준 빤히 보다...) 왜 보쟀을 거 같아요?
기준 : (가슴 쿵! 하는. 칠 년 전 ‘그 일’ 때문인가 싶은. 빤히 보는데)
승아 : 꿔간 돈 갚을라구요.
<인터컷> - 6부 8씬
승아 : 남자가 맘에 안 드는 거 사오면 어떡해요. 사이즈가 안 맞을 수도 있고. 그래서 미리 찍어 논 거에요.
내 꿈이 원래 현모양처거든요. 이쁘죠. 어때요?
<인터컷> - 12부 30씬
승아 : 내가 언제 장대표보고 틀렸다고 했어요? 나 그런 말 안 했잖아요. 빌지 말라고만 했잖아요!
빌어도 내가 빈다구요. 내가 하면 되잖아요.
<인터컷> - 14부 3씬
기준 어깨에 기댄 채 오래오래 있는 승아고....
<인터컷> - 19부 1씬
승아 : (가슴 미어지는...) 내가... 내가 장기준한테 고작, 분칠한 것들이야?
가슴 미어지는 기준이고....
S#42. 송출실. 밤.
다다다 뛰어 들어오는 오석.
오석 : (걸음도 못 멈추고 내미는) 일단 반이요. 혹시 몰라 가편 테입도 가져 왔어요.
송출 PD : (빠르게 꽂으며) 야! 죽고 싶어? 이 놈의 티켓은 허구헌 날 이 모양이야! 너 못 가. 방송사고 나면 니가 책임져. 알았어?
오석 : 네. (핸드폰 꺼내 거는)
S#43. 종편실. 밤.
경민 : 알았어. (끊고) 오석이 잡혀 있대. 어떻게 됐어.
숭희 : 음악 몇 개랑 핸드폰 벨소리 두 개만 더 입히면 돼요.
경민 : 39씬 3번 트랙, 42씬 7번 트랙, 45는 음악 없이 그냥 가! 서두릅시다!
S#44. 송출실. 밤.
오석, 핸드폰 부여잡고 안절부절 난리 난. 송출 PD 시계보고 난리 난.
그때,
경민 : 마지막이요.
송출 PD : (급히 송출하며) 방송 하루 이틀 해? 이게 뭐하는 짓이야?!
경민 : 방송 하루 이틀해요? 시간 남네 뭐.
송출 PD : 시말서 쓸 각오해. (하며 타임 맞추는)
10...9...8...방송 나가는. 송출 PD 주저앉는.
오석과 경민 후- 하며 마주 보며 웃는데....
S#45. 찜질방. 밤.
찜질방 TV 앞에 하나둘 사람들 모여드는.
체리, 양머리에 선글라스 끼고 사람들 반응 보는.
체리가 에이든에게 왜 왔냐고 난리치는 장면이고...
손님1 : 아휴 사랑하니까 왔겄지.
손님2 : 저 불쌍한 걸 어째. 언니가 너무 한다.
체리 : (음성변조) 언니도 다 끝에 가면 이유가 있어요. 동생을 너무 사랑하니까,
손님1 : 거 좀 조용히 해요. 테레빌 못 보겠네.
체리 : (이런 씨!)
S#46. 기준 사무실. 밤.
어두운 마루 문틀에 기대 혼자 앉아 있는 승아고.... 음성 남기는...
승아 : 어디에요. 지금 어디에요! 끝까지 잘 했다 그거에요? 미안하다 한마디면 되잖아요. 변명이라도 해야잖아요.
무슨 짓이냐구요 이게!
S#47. 시골 선술집. 밤.
소주 마시는 기준이고.... 벽에 달린 작은 TV로 방송 나오는...
핸드폰 진동 드르륵- 울리는. 기준... 번호 확인하지 않고 그냥 배터리 빼는...
기준, 천천히 고개 들어 보면 은형이 ‘거북이 하우스’에서 비누 강습하는 장면이고....
기준, 슬프게 웃으며 화면 속 승아 보는데....
S#48. 영은 아파트 거실. 밤.
영은, 준희, 다정, 향자, 옥심 텔레비전 보고 있는...
은형과 에이든 키스씬 방송 되는.... 은형이 우산으로 얼굴 가리면...
엔딩 음악 흐르고 “지금까지 티켓 투 더 문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영은 울컥 눈물 나는.... 다정도 눈물 나는....
준희 : (영은 꼭 안아주는. 어깨 토닥토닥) 고생하셨어요 엄마. 엄마 최고!
영은 : 고마워요 우리 아들.
향자 : 아유 끝났네. 끝났어. 다음 작품은 언제 해? 다음엔 장동건이 나오냐?
옥심 : 이제 좀 쉬겠네요. 준희 엄마 고생 많았어요.
영은 : (눈물 훔치며) 어휴 아니에요. 감독님이 정말 고생 많으셨죠.
향자 : (버럭) 뭔 소리야? 감독이 뭔 고생을 해? 니가 다 했지. 우리 딸이 다 한 거예요.
감독은 얘가 써준 대로 찍기만 하는 사람이에요.
영은 : (헉!! 옆구리 팍팍 찌르는) 엄마, 미쳤어? 나 감독님 아니었음 이 작품 못 했어.
다정 : (헉!! 영은과 향자 눈치 보는)
향자E : 왜 못 해. 딴 감독이랑 하면 되지. 우리 딸 유명한 거 아시죠. 근데 이번 감독은 이름도 없고,
옥심 : (마음 상한) 예... 알아요. 그래도 뭐... 감독도 뭐 한 게 있긴 있겠죠.
향자 : 있기야 있겠지. 근데 머리 숱 다 빠져가며 골 빠지게 글 쓴 우리 딸이,
영은 : 엄마. 진짜 왜 이래.
향자 : 내가 뭘? 이 아줌씨가 자꾸 아무것도 모르면서,
영은 : (쿡쿡) 엄마.
옥심 : 준희 엄마 됐어요. (향자 보며) 그래도 잘 끝났으니까 좋지요 뭐. 준희 걱정하지 말고 가 봐요. 작업실 정리한다면서요.
영은 : ...네. (일어나며 향자에게 어쩌고 저쩌고 눈치 주는)
향자 : 저놈의 기집애가. 너 왜 그래.
S#49. 영은 작업실. 밤.
텅 빈 작업실 불 켜고 들어오는 영은. 후- 하며 둘러보고...
책상으로 와서 대본 프린트 했던 것들... 정리하고.... 노트북 탁- 덮는데
경민 들어오는.
영은 : 어쩐 일이에요?
경민 : 오늘 같은 날은 한 잔 해도 되겠다 싶어서요. (맥주 든 봉지 들어 보이는)
영은 : (...웃는)
경민 : 다정씬 오석이 만나나 보던데.
영은 : 어떻게 아세요?
경민 : 있음 집 좀 비워 달랠라고 전화했더니 마침 밖에 있다잖아요. 오늘 안 들어온다던데?
영은 : 어머나 고마워라.
경민 : 진심이에요?
영은 : (피식 웃으며 그런 경민 보는데....)
(시간경과)
거실 테이블 아래 소파에 등 기대고 앉아 술 마시는 두 사람이고....
경민 : 방송 누구랑 봤어요?
영은 : (옥심 생각에!!) 그냥... 식구들이랑요... 감독님은 방송 다 못 보셨죠.
경민 : (피식) 편집하면서 봤어요. 재밌었어요?
영은 : 네.
경민 : 나두.
영은 : (보는)
경민 : (보는)
경민 : 울었죠.
영은 : (피식)
경민 : 참 말 안 들어. 울지 말래니까.
영은 : (먹먹한... 들고 있던 캔 쭉 마시는)
경민 : (따뜻하게 웃는.... 새 캔 따주려 집는데 두 사람 손 부딪히는)
영은 : (머쓱한... 손 빼는...)
경민 : (새 캔 따서 영은 쪽으로 미는) 자요.
영은, 캔 잡는데 경민 그런 영은 손 잡는.
영은, 놀라 보면
경민 : 왜 대답 안 해요?
영은 : 무슨...
경민 : 내가 문자 보냈잖아요. ‘드라마 끝나면 바람 쐬러 갑시다. 내 스텝, 내 작가 말고 내 여자로.’
영은 : !!!
경민 : (보면)
영은 : (시선 떨구는데)
경민 : (그런 영은 턱 들어 가볍게 입 맞추는)
영은 : (가슴 아픈.... 눈 감았다 천천히 뜨고 경민 보면)
경민 : 나 오늘 집에 안 가요. 여기서 잘 거예요.
영은 : !!!!!
놀라는 영은의 얼굴에서... 20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