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대전에서 부산오는 길엔 으레 대전역 서점에 들려서 사던 만화책.
오늘따라 읽던 만화중에 새 책이 없어 서성이다. 소설류에 가서 이레저레 시간을 떼우잔
심사였다.
"구해줘"
제목 때문이었는지 읽어줘로 오버랩되는 느낌을 받았으니..어쩌면 지금의 내 상태에 가장 어울리는 울부짖음일지도 모른다.
내 감정으로 인해 사게 될때면 으레 제목이 내감정을 표현해주는 책을 고르게된다.
그러다보니 내가 소유한 책들의 대부분은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것들이 많으며 또 그런 책 한권이 늘어나게 되었다.
부산행 열차 안에서의 독서는 몽롱하다. 집에서 푹쉬고 실험실로 가는 마음 때문일까?
270km/h 빠른 열차는 풍경을 구경하기엔 몸을 쉬 피곤하게 만들기에 책 풍경을 더 즐기게 된다.
주위 사람들이 한번쯤 접해 본 기욤뮈소의 책. 책장이 참 빠르게 넘어간다.
기차안의 휴가철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아가씨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기는 응큼한 상상이 생기는 건
원래 나의 바람기인지 아니면 책을 읽으면서 들어온 사랑을 느끼는 찰나의 시간을 기다리는 건지 의문이다.
샘과 줄리에트의 운명같은 만남과 그들의 스파크를 나는 왜 공감하는 것인지. 또 그들의 강렬한 스파크 속에서도
그들의 일부를 감추려는 나약한 모습속에서 사랑을 놓치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사랑에서 인내의 시간을 자주 말하는 사람들에겐 과연 나의 모습과 샘의 모습을 이해할수나 있을까.
운명적인 만남 속에서 그들에게 아픔으로 다가온것은 거짓으로 비롯된 불신을 보며 왜 솔직하지 못할까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게 한다는데....
사랑하지만 온전하게 사랑으로 모든것을 대변하기전까지는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 앞에 머뭇거림이 사랑일까...그 머뭇거림의 고통속에서
마약에 찌든 조디의 외침이 들린다....구해줘!!!
-사랑 앞에서의 샘과 운명 앞에서의 샘.
사랑이 운명을 이길수 있을까. 작가의 배려로 나름 해피 엔딩였기에 훈훈함이 남았지만
사진의 엔딩였다면 눈물만 남았을것이다. 운명 앞에서 나약한 인간. 그래 언제나 인간은 나약했다. 하
지만 샘처럼 남자는 찾아온 사랑앞에서 운명을 모르는 강한 슈퍼맨이다.
다만 내 옆에 있어야 할 사랑을 완전히 잃는 순간 운명을 느끼는 아무것도 아닌것일지도...
(결혼식을 가는 도중..죽어가는 신부를 바라보는 모습)
사랑과 마약이 같다는 은유야 많이 들어보았지만 사랑같은 마약이 존재라도 할까. 달콤하게 다가와 점차 중독되어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하고 때론 창조하여 내것이 내것이 아닌것처럼 만드는 무서운 두려움.
감각이란 감각은 이제 나만의 것이 아닌게 되어버리는 그래서 이별과 동시에 외로움을 만드는 사랑.
사랑속에서 헤메이는 나의 고민은 책을 덮은 지금도 사랑 속에서 방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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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우리의 역사가 비롯된 그 순간......(책중에)
소설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할리우드의 영화와 비슷한 전개를 지녔다고나 할까...
그저 읽히는데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끄는데로 책은 읽혔고 그들의 행복한 결말과 그레이스의 편지와 함께 책은 나에게 들어왔다.
첫댓글 사랑은 나 혼자 완전한 착각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헤어나지 못하는 원죄적인 병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