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기도로 인내한 어머니!’ 하면
누구보다도 모니카 성녀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아들아, 내 치마폭에는
눈물과 기도가 담겨있다”라는 책에 실린,
자식의 회심을 위해 30여 년을 기도한
성녀의 생애를 전하려 합니다.
그녀는 이교도인 파트리치우스와 결혼하면서
고난과 인내의 세월이 시작됩니다.
난폭하고 방탕한 남편에게
모니카는 관대함, 올곧음, 충실함, 품위 있는 언행으로
18년간의 결혼생활을 일관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남편은 죽기 전에 회심하여 세례를 받았으며
모니카는 남편을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맏아들인 아우구스티노는
어렸을 때부터 학문에 열중하여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교도 명문교에 입학하였고
독서에 대한 강렬한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때 아들은 이미 어린아이의 껍질을 뚫고 나왔음에도
그 내적 혼란을 철저히 숨겼기에
어머니는 아들이 순진무구하여
죄에 물들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육체의 쾌락이 이미
아우구스티노를 삼켜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머니의 충고는
모자 사이의 관게를 벌어지게만 할 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를 알면서도 도리어 아들이
남자가 되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고,
더 높은 학문에 정진시키려고
카르타고의 수사학(修辭學) 학교로 보냈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이곳에서 연애를 시작하여
18세에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너그러움을 믿고
가족 부양 문제까지 떠 맡겼읍니다.
속수무책의 아들로 말미암은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훗날 모니카 축일을
‘어머니 눈물의 축일’이라 부를까요.
당시에 아들은 선과 악의 이원론,
곧 사탄도 하느님 못지않은
영원불멸한 존재임을 주장하는
마니교에 빠졌습니다.
육체적 감각과 물질적인 것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유물론의 오류에 빠졌던 것이지요.
또한 성경이 수사학적으로
미려한 문장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읽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니교의 이론을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론과 비교하였을 때
자연현상의 계산에서
많은 착오를 발견하였습니다.
이후 기대했던 마니교 주교인
파우스투스의 연설을 듣고는,
그의 연설은 아름답지만 빈 꽃병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의 때가 아니었습니다.
함께 떠나기로 했던 어머니를 속이고
아들은 몰래 로마로 떠났고,
그런 배신에도 어머니는 아들 사랑하기와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후에 어머니는
기어이 로마로 가서 아들과 만났습니다.
로마에서도 그는 여전히 마니교도들과 어울렸고,
회의론(懷疑論)을 주장하는
아카데미 학파들과 어울렸습니다.
이때 방황하던 아들은
밀라노에서 암브로시오 성인을 만나
강론을 듣게 됩니다.
처음에는 배우려는 마음보다는
어떻게 말하는가에만 골몰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참석하면서 편견이 무너지고
빛이 그의 영혼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플라톤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물질적인 것들을 초월한
이데아의 세계와 ‘정신’이란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영적인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이제 성경은 평이한 문체로 기술되어 있지만
심오한 가르침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자신이 이성으로는
하느님의 법을 섬기지만,
육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는 비참한 인간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 받았음을 고백한
바오로의 서간"(로마 7,18-25 참조)이
그를 가장 감동시켰습니다.
육체의 죄로 고통 받던 그는
그 말씀에서 경건한 얼굴과 참회의 눈물,
그리고 통회하고 겸손한 마음의
인간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욕망을 위해 육신을 돌보지 말라"는
(로마 13,14 참조)
말씀으로 법열이 넘쳤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아들을 가톨릭으로 귀의시키려고
모진 고통을 인내했던 모니카에게서
“당신께서는 저의 비탄을 춤으로 바꾸셨습니다.”(
시편 30,12)라는 말씀을 이루셨습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뒤에 성 아우구스티노가
‘은총의 박사’로서 많은 열매를 맺은 것은
그 자신의 노력 덕분이기도 했지만,
어머니가 눈물로 기도했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집니다.
모니카 성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방황하는 아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온 생애를 통해 보여주신 분입니다.
막막한 인생길에서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기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식 문제로 가슴 아파하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모니카 성녀가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는
바로 "기도와 믿음의 힘"이였읍니다.
글.경향잡지,황영애 에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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