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기를 그런식으로 밖에 못 뛰는거야?"
"사이드에서 공을 잡았을떄 좀 더 미리 공을 넣었어야지"
"왜 이야기를 하는데 대답을 안하니?"
경기를 마치고 지도자, 학부모님들과 선수들의 대화 유형 중 하나 입니다.
선수는 일방적으로 들어야하는 상항이 대부분이죠.
경기를 마치고 나서 곧바로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선수는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없습니다.
만약 듣는 선수가 있다면 빨리 그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 들어야만 하기 떄문에 그저 귀와 입을 막고 시선은 땅을 향해 있으며 이 시간이 빨리 끝나고 맛있는 음식 혹은 얼른 씻고 누워서 쉬고 싶은 마음 뿐일것입니다.
경기를 마치고나서 대부분의 선수는 감정적으로 변합니다. 경기 결과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시간은 더 오래갑니다.
일반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자신의 감정적인 태도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지도자, 숙소생활, 집단문화, 동료와 관계, 학부모님의 태도, 경기 후 루틴 및 생활방식 등 입니다.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는 적보다 위험하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경기에서 패배하거나 내용이 좋지 못했을때 꼭 실수를 저지른 선수의 탓으로 모든 것을 넘겨버립니다.
선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의 마음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굉장히 실망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슴 한컨에 가지고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불난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처럼 모든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 넘겨버립니다. 그리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죠.
여기서 자유로운 선수는 없습니다. 그나마 해당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는 눈치를 보여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겠지요.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보통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는 스스로에게 취해 팀 동료들의 감정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실수했던 동료를 격려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면 진짜 축구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텐데 말입니다.
때문에 선수는 깜깜한 터널로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감정적으로 바닥을 헤메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게 됩니다. 이후 훈련과 경기장에서 잠재력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기량이 발휘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숙소생활은 선수의 실수를 오랜 시간동안 붙잡고 있게 만들어버리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경기에서 실수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경기력과 결과로 힘들어하는 선수는 비교적 쉽게 털어내지 못합니다.
주변에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본인의 플레이 때문에 결과와 내용이 좋지 않았는데 전처럼 잘 지내는 것은 친구들이 싫어할거라는 생각을 하기도하죠.
때문에 경기를 마치고 난 뒤는 각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 알아서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그렇게 키워가는 것이죠.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가 아인트호벤에서 겪은 일을 듣고 놀랐습니다.
한국은 경기를 마치고 주눅들어있거나 땅을 쳐다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곳은 감독과 존중이 기반이되는 언쟁을 펼치고 선수들끼리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주고 받는다는점에서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지도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끼리 자신의 의견을 주고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요즘은 그래도 조금 나아졌기 때문에 그렇게 어색하지 않겠지만 과거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선수생활을 했을때를 기준으로 잡아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단문화 역시 마찬가지죠. 경기가 끝난 후 개인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말 그대로 본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이 1~2명 있으면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됩니다. 물론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필요 이상으로 끌고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본인의 행동이 어떤지 필히 돌아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다운된 분위기가 싫다면 개인적으로 리프레쉬하게 감정을 바꿔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것처럼 말이죠.
동료과의 관계는 선수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위 말씀드렸던것과 같이 장난을 치게되면 동료들이 좋지 않게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1~2명 정도는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잠깐 동요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굳이 피곤해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떄문에 경기 후 마음적으로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면 억지로 텐션을 올릴 필요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감정상태가 회볼될 수 있기를 바라며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님의 태도 매우 중요합니다.
경기를 마친뒤 아주 감정적으로 변해있는 선수는 말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로 나눠지게 됩니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먼저 물어보지 않아도 다가와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들다가 끝나게 됩니다. 잘 듣어주면 됩니다.
어떤 개인의 의견도 전하지 않고 그저 들어주면 됩니다. 다만 질문해볼 수 있겠죠. 그 이야기에 대한 내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물어본건지 아니면 그냥 말을 하고 싶어서 꺼낸건지 말이죠. 선수는 상황에 따라 답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선수가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침묵을 유지하면 됩니다.
선수 본인의 감정상태가 회복되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수 있을때까지 충분히 말이죠.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묵묵히 기다려주세요. 만약 너무 길어진다면 의사를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어려워하는, 고민,걱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싶은데 지금 나눠보는게 어떠니?
그때 원한다면 대화를 나눠보면 되는 것이고 그때도 싫다고 하면 굳이 억지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대화인지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권유드립니다.
경기 후 루틴 및 생활방식 또한 분명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것과 같이 박지성, 이영표 선수는 해외경험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이야기한 경기 중, 후 선수들의 태도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경기 중에 모두 쏟아내고 감정적인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이런 각성상태에서 잠재력이 발휘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선수들마다 최적의 퍼포먼스가 나타나는 각성상태가 달라서 모두에게 맞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흥분 정도를 어느정도 끌어올리는 것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경기 후 가장 놀라운 것은 선수들끼리 웃으며 인사하고 한편의 영화를 찍다가 컷 사인이 들어간것처럼 태도가 바뀐다는 점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가능한 것은 성인이되서 갑작스럽게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유, 청소년 시절부터 습관처럼 해왔던 행동이기 떄문입니다. 가끔 해외 유소년 선수들이 한국에 초청되어 경기를 펼치는 장면이 TV 중계로 나오기도하고 요즘은 쉽게 유튜브를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승부와 관계 없이 동료 선수들과 상대편 선수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웃으면서 경기를 마치곤 합니다. 어렸을때부터 학습된 긍정적인 루틴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점이 어려운 이유는 지도자를 시작으로 동료들이 잘못한 실수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해당 선수를 기죽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숙소생활을 하면 이를 계속 끌고가야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많이 무거운 상태가 오래 지속됩니다. 집으로 향한다면 이를 순환 시켜줄 수 있는 여러 환경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눈치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생각을 정리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 긍정적입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실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법을 찾아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겨나면 경기에서 좋지 못한 퍼포먼스를 보이더라도 다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항상 이런 경험은 축구선수 생활 이후의 삶에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조금 어려운 일이라 생각되겠지만 그만큼 의미있고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꼭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노력하고 도전해야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현재의 모습에 집중하면서 스스로 우선순위를 만들어 조금씩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래봅니다.
축구 훈련, 경기, 레슨에 고민과 지도자와 갈등, 멘탈적인 어려움, 진로와 진학 상담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재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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