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꿈나무 패트론(Patron) 단장
글 德田 이응철
해마다 실시하는 강원수필문학회 문학탐방이 올해는 횡성이라 다녀왔다.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월 26일 아름다운 횡성은 많은 것을 우리 가슴에 듬뿍 심어주었다.
역사와 전통의 세월을 이겨내며 지켜온 횡성(橫城)은 가로로 뻗은 고을이다. 섬강을 따라 넓은 평야가 형성되어 있고 지형이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동서남북의 요지로 일찍 상공업이 요동치던 곳이다.
강원 도내 3.1운동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격렬했던 만세운동의 본거지임을 느꼈으며, 강원도 최초의 성당으로 신자들이 직접 벽돌을 구워 지었다는 풍수원 성당도 돌아보았다. 유명 전통술 만드는 대규모 공장을 돌아보고 시음도 하며 넉넉한 웃음도 주고받고, 횡성호를 따라 조성된 게 아름다워 인기 있는 5코스가 최고였고 완주한 기쁨이 아직도 뿌듯하다.
길을 걷는 동안 맑은 호수와 울창한 숲, 높낮이가 일정해 맨발로 걷는 이들이 있어 한번 더 오기로 마음먹었다. 오일장에서 사 온 소철이 지금 봄내 뒷뚜르에서 횡성의 기운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횡성 하면 내게 잊히지 않는 친구가 있어 자랑스럽다. 우천초등학교에서 42년 전 테니스부를 창단해 개구쟁이였던 코흘리개 어린 꼬마들에게 처음으로 라켓을 잡아주며 키워준 훌륭한 지도교사이다.
이종훈- 평생 좋은 친구로 누구에게나 자랑한다. 봄내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로 걱정해준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드높은 천재였으리. 특히 잡기 雜技에 추종을 불허한다. 호탕하다. 별명도 도끼로 실천력이 강하고 사려가 깊다.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친구의 특별한 테니스 지도 철학을 오늘 펼친다.
횡성 우천초등학교는 우리나라 테니스 간판스타 이형택을 길러낸 산실이며, 지도교사는 뚜렷한 교육철학과 신념으로 테니스부를 창설한 이종훈 선생이다. 그는 2014년 7월, 5백여 명이 운집한 연변 자치구 조선족 테니스 협회 초청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뜻밖의 강연으로 모두 놀랐다. 색다른 지도자의 혜안慧眼이었다.
첫째, 저는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키운다는 교육관을 제일 먼저 주장합니다.
인성이 실력보다 먼저입니다. 예의와 성실, 책임감을 선수 기본 자질로 가르쳐왔습니다.
두 번째는 기초를 철저히 다지는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기본기와 체력을 반복 훈련하며 탄탄한 실력을 쌓았고, 세 번째는 즐겁게 운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했습니다.
강압적인 훈련은 당시는 성적이 오르겠지만, 스스로 테니스를 좋아하도록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저는 선수보다 사람을 키운다는 모토로 지도해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로 키웠습니다. 정신 무장입니다. 살면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언젠가는 승리한다는 신념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어린 꿈나무를 발굴해 나가는데 평생을 바치겠습니다.
지도교사 이종훈회장은 중국을 방문할 때 재능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지난 8월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있는 도문시 제2 소학교를 방문했을 때이다. 그곳에서 지성소학교 5학년 리승림(만 11세) 학생을 만났다.
이 회장은 리승림 학생을 만나자마자 손을 펼쳐보고 양말을 벗어 보라며 발을 점검했다. 우수한 테니스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손가락이 길어야 하고 평발이 아니어야 한다며 꼼꼼하게 관찰했다.
이 회장은 백두산 여행길에 1주일 이상 연변의 테니스 관련 임원들과 함께 보냈다. 연변자치구는 학교마다 테니스가 큰 인기였다. 연변 자치주의 조선족은 우리와 한 핏줄이다. 지금 우리 동포 4세들이 자라고 있다. 백두산 여행길에 연변시 테니스 연합회 김용혁 회장께 좋은 선수를 추천해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마침 도문시 지성소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리승림을 추천받게 되었다. 그해 10월, 연변 대표팀이 제주도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현재 유망한 대학 선수다.
이 회장은 한국테니스의 산증인이다. 1984년 3월, 우천초등학교에 테니스 특기 교사로 부임해 불세출의 스타 이형택 이외에도 국가대표를 지낸 백승복을 길러냈다. 퇴임 후에도 가난한 학생들에게 무료로 테니스 지도를 하고 꿈나무 장학금 수여식을 해 오고 있다. 이제 한국을 넘어 중국 연변까지 활동무대를 넓힌 이 회장의 열정적인 테니스 인생은 가히 놀랍다.
횡성군에서도 전교생 40~50명의 소규모농촌학교에 한국테니스 간판스타의 산실답게 테니스부를 운영하고, 테니스 꿈나무 육성과 후원을 뒷받침한다. 이종훈 선생도 열악한 지방 농어촌 학교 테니스부의 장학금과 훈련 용품을 지원하고, 일회성 과외와 정신력 교육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도자들이 인내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강변한다. 성급하게 성적 나기를 바라고 그에 맞춰 훈련하다 보니 기초가 부실하다고 잘라 말한다. 내 자식 가르치 듯하면 머잖아 좋은 성적이 날 터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임을 늘 강조한다.
퇴직해도 친구는 횡성을 떠나지 못하고 후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교장.
현재 강원 키즈테니스 초대 단장을 맡은 이종훈 교장-. 그는 오늘도 18개 시군을 다니며 테니스에 재능이 엿보이는 유소년(4~6세)을 대상으로 꿈나무 패트론(Patron)을 펼치고 있다.
승부보다 기본기와 성실한 훈련을 중시하는 지도 철학을 주장하는 이종훈 단장의 하루가 짧다. 시대적인 사명이다. 예술, 스포츠, 학문 등에서 재능있는 사람을 찾아 물심양면 돕는 패트론의 활약과 이를 뒷받침한 횡성군의 뜨거운 군정에 박수를 보낸다.(끝)
첫댓글 정말 훌륭한 친구를 두셨습니다 이종훈 회장이 중국에서 강의한 내용은 테니스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 더 나아가 모든 분야에 적용해야 하는 명제 입니다 그의 그런 신념이 바탕이 되어 이형택 같은 걸출한 선수를 길러 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