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요리연구가 김현경의 콩고기로 차린 초보 채식 밥상
조류독감을 시작으로 광우병, 구제역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재앙은 인간의 과도한 육식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뜨거워져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해답은 생태적이고 균형 잡힌 초록 밥상에 있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1.5평의 숲이 사라져야 한다. 이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70%가 파괴되었고 가난한 나라의 숲과 농지가 동물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땅으로 사용되는 동안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땅의 80%가 동물사육에 사용되고 그 땅에 버려진 동물들의 배설물과 축산쓰레기, 소 트림 때문에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축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무려 51%라는 연구가 월드워치연구소에 의해 발표되었다.
게다가 지금 한국은 사상 최악의 구제역 재앙을 맞고 있다. 이뿐 아니다. 무분별한 육식은 인간에게 각종 성인병을 비롯한 아토피, 비염, 기관지천식 등의 면역계질환을 야기한다. 소나 돼지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투여된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이 원인이고 육류 자체가 가진 동물성 단백질이 체질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은 우울증과 ADHD증후군, 성조숙증에 시달리고 있다. 육식과 가공 식품, 정제 식품을 선호하는 아이들일수록 이러한 증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하니 육식이 인간에게 끼치는 악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채식에 있다.
흔히 채식은 일체의 육식을 배제하고 오직 채소만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정한 채식은 온전한 식사를 의미한다.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니라 식물성 식사를 바탕으로 몸과 마음을 온전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식사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채식은 자연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자연식이란 자연스러운 재료를 자연스럽게 조리해 먹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음식이란 맛의 변형이 없는 음식을 말한다.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자연의 맛을 살리면 된다. 하지만 영양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채소만 먹는 것은 잘못된 채식법이다. 이러한 채식 방법은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해 탈모, 빈혈과 같은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영양소를 따져가며 골고루 먹되 한 끼 밥상이 아닌 일주일 혹은 한 달 정도 긴 기간을 통해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재료와 메뉴를 바꿔가며 밥상을 차리자. 한 끼에 너무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을 주고 너무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육식에 익숙해진 입맛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입맛을 당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와 메뉴를 찾아본다.
채식 밥상을 차릴 때는 칼로리는 적고 영양은 풍부한 곡류, 견과류, 과일을 기본으로 한다. 영양소의 비율은 ‘탄수화물 6 : 단백질 10 : 지방질 10 : 비타민 10 : 무기질 10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단백질은 콩류, 지방질은 견과류, 비타민은 무기질과 채소류와 해조류에서 섭취한다. 특히 채소, 해초, 견과류, 과일 등은 모두 생식이 가능하므로 통째로 먹어도 좋고 먹기 좋게 썰어 먹으면 좋다.
2 통곡식을 포함해 전체식을 하자
쌀겨 부분은 쌀에서 영양소가 가장 많이 밀집된 층이며 가공 상태에 따라 단백질과 섬유소의 함유율이 백미보다 뛰어나다. 특히 미네랄은 백미보다 2배 이상 많다. 채소는 뿌리에서 잎까지, 열매는 과육과 껍질까지 먹고 남은 즙까지 요리에 이용하면 식물이 가진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3 동물성 지방 대신 식물성 오일을 많이 섭취한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함유되어 있지 않았고 오메가-3가 풍부한 식물성 오일류를 충분히 섭취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콩기름, 옥수수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 현미유를 사용하면 좋다. 또한 아마씨, 해바라기 씨, 들깨, 참깨, 잣, 호두, 캐슈너트, 아몬드 등으로 소스로 만들거나 두유와 함께 갈아서 하루에 2회 마시면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수 있다.
4 우유 대신 칼슘이 풍부한 두유와 채소를 먹는다
소도 칼슘 섭취를 위해 녹색 채소를 먹을 경우 동물성 식품인 우유를 통해 칼슘을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콩과 견과류, 씨앗 등에는 칼슘이 풍부하다. 우유 대신 두유, 아몬드, 호두 등의 콩류와 견과류를 갈아 우유 대신 먹어도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아침마다 두유를 마시면 소화가 촉진되고 대장 내 유산균을 증식시킨다.
5 양념 없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조리한다
자연식 조리법은 재료가 본래 가지고 있는 영양과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되도록 열을 적게 가하고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조미료나 자극적인 양념은 원칙적으로 금한다.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가급적 그냥 먹고 맛이 변할 정도로 익히거나 변형시키는 것은 자제한다.
6 제철 채소를 기를 수 있는 텃밭을 만든다
우리 몸에 가장 좋은 식재료는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자란 제철 채소다.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이 풍부하며 싱싱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채식의 경우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환경으로 재배된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사서 먹는 것도 좋지만 마당이나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만들면 무공해 채소를 필요할 때마다 싱싱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기본 육수와 장 등으로 맛있는 채식 요리에 입맛을 길들여보세요”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요리를 시작하려고 하면 오히려 제풀에 지쳐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요. 채식도 마찬가지에요. 처음부터 채식만을 고집하고 건강을 위해 맛을 포기하려고 하면 오래가지 못한답니다. 천천히 채식에 입맛을 길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꾸준하게 채식을 먹되 정말 고기가 먹고 싶은 날엔 참기보다는 먹는 것이 오히려 오랜 기간 동안 채식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고기를 먹는 횟수가 많아진다면 콩으로 만든 고기로 요리를 만들어보세요. 콩고기는 말 그대로 콩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식품입니다. 쫄깃한 식감과 느낌이 고기와 같은데 볶음이나 조림, 찌개 등에 널리 이용하지요. 사용 전에 충분히 불려야 양념과 잘 어우러져요. 건조된 콩고기 외에도 양념된 콩고기 등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콩고기와 콩소시지, 콩햄은 베지푸드(www.vegefood.co.kr), 베지랜드(www.vegeland.com)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채식을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맛이 없어서인 경우가 많아요. 어떤 음식이나 그렇지만 맛있는 채식의 기본은 육수와 장맛이에요. 한두 번 더 손이 가더라도 기본양념을 만들어두면 요리할 때 아주 요긴하죠. 채소를 끓여낸 물을 기본 국물로 사용하고 각종 채소 맛이 우러난 채소 간장으로 간을 하면 감칠맛을 살릴 수 있어요. 각종 채소를 우려낸 물을 준비해두면 국물 요리 외에도 많은 요리에 요긴하게 쓸 수 있지요. 무와 버섯 등을 넣어 끓인 채소 끓인 물은 맛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재료이니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두고 냉동실에 보관하면 1~2개월, 냉장 보관 시 1주일 정도 사용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을 이용해 만든 채소 간장은 어떤 볶음 요리든 척척 만들 수 있죠. 이 밖에도 마늘과 말린 고추를 넣어 향기롭고 칼칼한 마늘기름은 채소를 볶을 때 사용하면 맛을 더해준답니다. 볶은 땅콩과 포도씨유, 아가베시럽을 넣어 만든 땅콩버터는 가끔은 기름지고 고소한 것이 먹고 싶을 때 빵에 발라먹으면 좋아요.”
잡곡밥
재료 현미 1컵, 찹쌀현미·검은 보리·검은콩 ⅓컵씩, 흑미·조 3큰술씩, 물 2컵
만드는 법 1 현미, 찹쌀현미, 검은 보리, 흑미, 검은콩, 조를 함께 씻어 2시간 정도 불린다. 2 냄비에 ①의 불린 잡곡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인다. 처음엔 센 불에서 시작하여 끓어오르면 중불에서 3분 정도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15분 이상 뜸을 들인다.
근대 들깨된장국
재료 근대 3장, 불린 표고버섯 3개, 들기름 1큰술, 채소 끓인 물(3컵 분량), 무 150g, 마른 표고버섯 7개, 대파 1대, 마늘 10쪽, 다시마(10×10㎝) 1장, 물 5컵
양념 된장·들깨가루 2큰술씩, 다진 파 1큰술, 고추장·다진 마늘 1작은술씩, 국간장 적당량
만드는 법 1 채소 끓인 물을 만든다. 마른 표고버섯을 재빨리 헹군 뒤 물 5컵에 담가 하룻밤 정도 우린다. 표고버섯 우린 물에 다시마를 넣어 1시간 정도 불린 뒤 무, 대파, 마늘을 넣어 함께 끓이다 물이 끓으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약불에서 15분 정도 더 끓이다 채에 걸러둔다. 2 근대는 깨끗이 씻어 한입 크기로 숭덩숭덩 썰고 불린 표고버섯은 굵게 채 썬다. 3 달군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불린 표고버섯을 볶다가 채소 끓인 물 2½컵을 부어 끓인다. 4 ③의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양념을 모두 섞어 넣고 조금 더 끓인다. 양념이 잘 어우러지면 썰어놓은 근대를 넣고 끓여 마무리한다.
뿌리채소 콩고기볶음
재료 연근·콜리플라워 70g씩, 단호박 60g, 콩고기 1컵, 더덕 1뿌리, 쪽파 약간
채소 간장 간장 3컵, 설탕 1컵, 맛술 ¼컵, 물 ½컵, 양파·레몬 ½개씩, 사과·오렌지 ¼개씩, 생강 10g, 마늘 5쪽, 깻잎 10장
양념 채소 간장 2큰술, 고추기름·참기름 1큰술씩, 물엿 1작은술
만드는 법 1 채소 간장을 만든다. 양파, 생강, 마늘은 잘게 다지고 사과, 오렌지, 레몬은 얇게 슬라이스한다. 2 냄비에 간장, 설탕, 맛술, 물과 ⓛ의 양파, 생강,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줄이고 15분 정도 더 끓인다. 과일과 깻잎을 넣고 약불에서 10분 정도 더 끓인 뒤 식힌다. 하루가 지나면 체에 밭쳐 건더기를 건져내고 간장은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3 연근, 콜리플라워, 더덕, 단호박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끓는 물에 데치고 물기를 제거한다. 4 콩고기는 3시간 이상 물에 담가 충분히 불려지면 물기를 꼭 짜고 굵게 채 썬다. 5 팬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바글바글 끓으면 데쳐놓은 채소를 넣고 달달 볶는다. 6 완성된 채소볶음을 접시에 담고 쪽파를 잘게 다져서 뿌려 낸다.
두부 톳무침
재료 톳 50g, 두부 ½모, 오이 ½개, 참기름 ½큰술, 깨소금·다진 파 1작은술씩, 액젓 ½작은술, 소금 ¼작은술, 소금(절임용) ⅓작은술
만드는 법 1 생톳은 끓는 물에 5초간 데치고 물기를 제거해 준비한다. 2 두부는 끓는 물에 데친 뒤 면포로 물기를 꼭 짠다. 3 오이는 동글고 얇게 썰어 소금을 뿌려 10분간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 4 두부를 으깨서 톳과 절였던 오이와 섞고 여기에 참기름, 깨소금, 소금, 액젓, 다진 파를 넣어 양념한다.
두유 연두부오렌지주스
재료 두유 1½컵, 오렌지 ½개, 연두부 ⅓모, 오렌지 ½개, 아가베시럽 1큰술
만드는 법 1 오렌지는 말끔히 껍질을 제거하여 준비한다. 2 믹서에 두유, 연두부, 껍질 벗긴 오렌지와 아가베시럽을 넣고 곱게 갈아지면 주스를 컵에 담아 낸다.
※레시피는 2인분 기준입니다.
/ 여성조선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강현욱, 박종혁
참고 서적 도움말 <몸을 살리는 자연식 밥상 365>(백년후),
고기 없는 월요일(meatfreemon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