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경기도 안성시로 귀농해 현재 총 면적 6,600㎡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안길우 씨는 농사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농사라곤 부모님이 틈틈이 가꾸던 주말농장에 가끔씩 다녀가던 것이 전부였다. 이런 그가 부모님과 의기투합하여 주말농장을 블루베리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귀농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직장의 잦은 구조조정 때문이었습니다. 강압이 아닌 자발적 명퇴식 구조조정이었지만 회사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나도 정리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의 삶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에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점 개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지만 자금이 여의치 않았다. 준비된 자금 내에서 월급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즉 경제적인 측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직 업종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마침, 총 면적 2,640㎡의 주말농장을 가꾸시던 부모님께서는 일부만 가족을 위 한 텃밭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소득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농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던 시기였어요. 그때 저도 직업을 농업으로 바꾼다면 희망이 보일 거 라 믿었습니다. 또 자연에서 일하고 살면서 일상을 여유롭게 보내고픈 마음도 컸고요.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하던 중 부모님 과 주말마다 가꾸던 주말농장을 기반으로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아홉 살 어린 아내 서민경 씨도 흔쾌히 그의 뜻을 따라주었다.
단위 면적당 소득 높은 블루베리 식재
"귀촌이 아닌 귀농은 가족의 삶을 유지해 나갈 수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 히 저는 불안한 직장생활로 인한 경제적인 이유 로 귀농을 선택했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작목인 블루베리를 선택했습니다."
안 씨가 블루베리를 식재한 2007년은 블루베리 가 농가에 보급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안성시청 농정과에서 신규 작목인 블루베리 에 대한 지원이 있었고 판매처도 소개받았기 때문에 과감히 결정할 수 있었다.
한 그루에 25,000원이나 하는 묘목을 800여 그루 심었고, 블루베리 수정은 벌들이 하기 때문에 그 곁에 벌통도 들여놨다. 또 남는 농원 부지에는 배나무와 사과나무 를 심고 텃밭에는 들깨와 참깨, 더덕 등을 심었다. 식물의 생태에 대해 백지나 다름없는 상태여서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오랜기 간 주말농장을 하면서 식물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한 부모님의 도움으로 첫 해는 잘 넘어갔다.
그러나 주말농장과 상업적 영농은 달랐다. 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해 서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교육을 토대로 친환경 블루베리 생산
이런 실제 경험을 토대로 좀 더 체계적인 배움을 얻고자 했던 안 씨는 관련 교육을 찾기 시작했다. 매일경제신문을 통해 천안연암대학을 알게 되어 가공·채소과정에 입학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과수과정이 따로 있는 줄 모르고 가공채소 과정에 지원을 했습니다. 면접 볼 때도 '왜 과수로 지원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식물과 관련된 기초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지원했으므로 과정은 별 의미가 없었습니 다. 과수과정으로 입학했으면 배우지 못했던 가공을 접할 수 있어서 오히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귀농학교에서 영농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더불어 농업경영 사무도 체계적으로 배웠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로 용기도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귀농학교 졸업 후에도 보편화된 블루베리 교육과 이외의 많은 농업교육을 찾아다니며 받았다.
교육을 토대로 친환경농업을 고집 하며 블루베리를 생산했다. 생산물은 소비자들로부터 고품질로 인정 받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현재는 고정 고객과 더불어 옥션, G마켓 등 인터넷 쇼 핑몰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지금 농장에서는 블루베리의 추가 식재가 한창이다. 전국적인 블루베리 열풍으로 재배 면적이 확대되면서 블루베리 가격이 하락했고 이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생과 1kg 가격이 3만원이었습니다. 최고가였던 5만원에서 벌써 2만원 이나 하락했지만 향후 1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이 하락한 부분 만큼 생산량을 늘려 수익을 보존하기 위해 추가 식재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식재된 1,300주를 추가 비용없이 가족 인력만으로 재배 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인 2,000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잼, 즙 등의 가공품을 만들어 싱싱블루베리 고유의 브랜드로 판매하기 위해 제조시설을 갖추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남 따라하면 낭패
"블루베리는 토양과 물 관리만 잘 해주면 잘 자라는 작목입니다. 그러나 친환경으로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남들이 좋다는 방법을 덮어놓 고 따라했다가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다른 사 람이 좋다고 하더라도 내 작물, 내 토양에도 괜찮은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작물에 대하여 병해충 및 영양상태, 토양 관리 등 여러 가지를 관리해야 한다.
작물에 대한 기본적인 것 외에 다른 농가가 좋다는 방법도 사용해 보곤 하는데 우리 농가에서도 가능한지를 한번쯤은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 을 몇 번의 경험으로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지난해의 경우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위해 녹비작물을 선택하 던 중 헤어리베치라는 작물이 좋다고하여 작물 주위 모든 토양에 파종했다. 하지만 헤어리베치의 성질을 모르고 남이 좋다고하여 파종한 결과 블루베리에 넝 쿨로 올라가 나무에는 그늘이 지고 생육을 방해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안 씨는 "다른 농가의 경험도 배울 수 있으나 한번쯤은 내 작물, 토양에도 괜찮은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귀농은 현실이다
안 씨는 귀농하려는 사람에게 '귀농은 현실'이라고 못 박는다. 귀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귀농에 대 해 막연한 환상을 갖기보다는 귀농 후 자신이 겪게 될 현실적인 문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촌생활은 보이는 것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귀촌이 아닌 귀농은 돈을 벌어서 생활을 해야합니다. '할일 없으면 시골에서 농사나 짓지'라고 하지만 쉬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으므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작목을 선택하고 땅을 임대했지만 작목을 제대로 못 키우거나, 제대로 키웠다고 해도 팔지 못하면 임대료도 못 내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식물을 키운다는 것도 어렵지만 판매도 만만치가 않다. 1~2년간은 수입이 없어도 생활 이 가능한 수준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는 "다행히 도시 근교의 기존의 땅이 있어 좋은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었는데, 아마 이런 조건이 아니였다면 귀농을 선택 못했을 것 같다"라며 귀농은 반드시 준 비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행복
"직장을 다니면서 늦은 귀가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 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농장 일을 시작한 뒤로 항상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 이 생활이 행복합니다."
여느 가장과 마찬가지로 회사에 다닐 때는 바빠서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었지만, 요즘은 날마다 놀아주고 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 아지고 그로 인해 가정의 화목이 지난날 직장 생활보다 좋아졌다.
첫댓글 경장 합니다.
나세요
ㅎㅎ행복한 성탄절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