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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바비차>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 드라마, 보스니아, 90분, 2005년
보스니아의 여자 감독 영화로서 여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발칸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내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그 후유증을 앓고 있을까? 이 영화는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며 러시아군인로 대표되는 마초적인 거칠기로 꽉찬 군인문화에 대한 의문이 자꾸 떠돌았다. 러시아문화의 영향권에 있었단 까닭에 보스니아의 군인들 이미지도 러시아와 별로 다르게 그려지지 않았다. 대개 러시아와 인근 러시아 문화권의 영화들을 보면 마초군인문화가 특징적으로 반복된다. 아마도 산적과 군인이 구분이 안 된 상태에서 시베리아 개척을 했던 러시아의 역사가 배경이 되어 강한 군인상이 마련된 것 같다. 술과 여자를 맘대로 다루고 그 거침을 허용하며 사는 여성들의 삶이 내겐 참 낯설다. 공인된 폭력에 대해 왜 여자들은, 그리고 우린 왜 정면으로 반대하지 못하는가? 군인에게 강간당하여 임신한 딸을 키우며 심리적 분열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처럼 우리 사회도 비슷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가? 한국의 사회역사적 정신병리학을 이야기 하자면 재미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사람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겠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사회는 억압과 왜곡이 심한 편이기 때문이다. 가슴 아프고 섬세하고 가치 있는 영화다.
= 시놉시스 =
에스마는 딸 사라를 혼자 키우고 있다. 그녀는 딸의 수학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시내의 나이트 클럽에 웨이트리스로 취직을 해야 할 정도로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상이용사의 딸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라는 전사자 가족에게 수학여행 경비가 면제된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에게 아버지의 전사증명서를 받아오자고 한다. 에스마는 진실을 말해줄 수 없어 망설이지만 결국 사라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모녀는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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