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문화축제 성료
고즈넉한 여름 산사가 단아하고 화려한 전통한복의 물결로 채워졌다. 합천 해인사는 지난 18일 구광루 앞 특설무대에서 해인사 팔만대장경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문화축제<사진>를 개최했다. 휴가를 맞아 전국에서 모여든 사부대중 3000여명이 성황을 이룬 가운데 열린 이날 축제는 한복 패션쇼와 산사음악회로 꾸며져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장을 선보였다.
여름 산사를 수놓은 화려한 ‘한국의 미’
해인사, 한복패션쇼 산사음악회 등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장 연출
해인사에서 발견된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불상 비로자나불을 기념해 지난해 7월 비로자나데이 페스티벌을 개최했던 해인사는 올해 축제에서 팔만대장경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라는 또 하나의 쾌거를 기렸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인사말에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불교도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전 국민의 경사”라며 “이 자리를 함께 하는 모든 분들께 비로자나부처님의 자비로운 가피가 있기를 축원한다”고 밝혔다.
KBS 드라마 ‘황진이’ ‘무인시대’ ‘서울 1945’ 영화 ‘천년학’ 등의 의상을 담당한 디자이너 김혜순씨의 한복 패션쇼로 1부 행사가 시작됐다. 해인사가 위치한 가야산을 지키는 성스러운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의 정견모주(正見母主)의 등장을 시작으로 팔만대장경의 전설을 형상화한 패션쇼. 난세 극복을 기원하는 왕과 비빈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평민들은 정성을 담아 탑돌이를 행해 마침내 태평성대의 시대를 이룬다.
이어서 드라마 ‘황진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기녀들의 자태도 눈부셨다.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세련된 미감의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속속 런웨이에 올라와 한국의 미를 마음껏 뽐냈다. 특히 탤런트 강부자 이보회 이재은씨 등도 직접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2부 클래식 산사음악회는 동서양의 화합을 테마로 잡았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박종훈씨의 협연에 이어 명창 김영옥씨가 우리 가락을 흥겹게 풀어냈다. 인기가수 클래지콰이도 출연해 청중들을 열광시켰다. 테너 김남두씨와 소프라노 박정원씨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며 3시간에 걸친 문화축제는 회향됐다. 아내와 딸을 데리고 대구에서 찾아온 윤성규씨는 “산사에서 열리는 패션쇼와 콘서트가 매우 신선해 내년에도 꼭 다시 찾겠다”며 즐거워했다.
한편 문화축제에 앞서 오후 1시부터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외줄타기와 목판인쇄, 사찰음식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해인사=장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