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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華滿發*
불효소송
요즈음 KBS 주말 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아버지가 철없는 자식들에게 분노를 폭발하며 불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재산에만 관심을 보일 뿐 엄마의 제사에는 참석조차 않은 삼남매가 제사준비를 도운 고모에게 막말하는 모습을 보고 불효소송을 결심한 것입니다.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아버지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소송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가족 간의 불화! 특히 고부(姑婦)간의 갈등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이 자업자득 아닌가요? 서로가 다 부처님인데 그만 이를 망각하고 서로 부처님에 대한 불공(佛供)을 소홀히 한 탓일 것입니다. 그 며느리 부처님에게 불공을 잘한 어느 시어머니의 얘기가 우리의 마음을 감동으로 이끕니다. [덕화반발]카페 <회원자유게시판 방>에 모 ‘수기공모 대상 작’을 고본주님이 올려주신 것을 요약 정리해 전합니다.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아래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 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다. 못 먹고, 못 입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 만에 결혼을 하였다. 그런데 나는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
시어머님도 처음부터 날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 10년 전 결혼, 만1년 만에 친정엄마가 암 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었지만, 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 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은 걱정 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 볼 터이니 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 날, 친정엄마 입원을 시키려 친정에 갔지만, 엄마도 선뜻 나서질 못하셨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몇 개 있으니 4일 후에 입원 하자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때 시어머님께서 전화가 왔다. “지은아. 너 울어? 울지 말고 ..... 내일 3시간만 시간 내 다오” 다음 날, 시어머님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
시어머님이 무작정 한의원으로 날 데려가셨다. 미리 전화 예약 하셨는지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간병하셔야 한다고요?” 맥 짚어보시고 몸에 좋은 약을 한 재 지어주셨다. 백화점에 데려가셨다. 솔직히 속으론 좀 답답했다. 죄송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트레이닝 복과 간편복 4벌을 사주셨다. 선식(仙食)도 사주셨다. 함께 집으로 왔다. 어머니께서 그제 서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환자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어. 병원에만 있다고 아무렇게나 먹지 말고, 아무렇게나 입지 말고..” 말씀하시며 봉투를 내미셨다.
“엄마 병원비 보태 써라~. 네가 시집온 지 얼마나 됐다고 돈이 있겠어... 그리고 이건 죽을 때까지 너랑 나랑 비밀로 하자. 네 남편이 병원비 구해오면 그것도 보태 써... 내 아들이지만, 남자들 유치하고 애 같은 구석이 있어서 부부싸움 할 때 꼭 친정으로 돈 들어간 거 한 번씩은 얘기하게 돼 있어. 그니까 우리 둘만 알자. 응?” 마다했지만 끝끝내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시어머님께 기대어 엉엉 울고 있었다.
2천만원이였다. 친정엄마는 그 도움으로 수술하시고 치료 받으셨지만, 이듬 해 봄, 엄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오늘이 고비라고 하였다. 눈물이 났다. 남편에게 전화했고, 갑자기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 나도 모르게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시어머님은 한 걸음에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셨다.
시어머님께서 지갑에서 주섬주섬 무얼 꺼내서 엄마 손에 쥐어주셨다. 우리의 결혼사진이었다. “사부인... 저예요.. 지은이 걱정 말고. 사돈처녀 정은이도 걱정 말아요. 지은이는 이미 제 딸이고요.... 사돈처녀도 내가 혼수 잘해서 시집 보내줄 게요..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그때 거짓말처럼 친정엄마가 의식이 없는 채로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는 듣고 계신 거였다.
가족들이 다 왔고 엄마는 2시간을 넘기지 못하신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다. 망연자실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날 붙잡고 시어머니께서 함께 울어주셨다. 시어머님은 가시라는 데도 3일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켜주셨다. 우린 친척도 없다. 사는 게 벅차서 엄마도 따로 연락 주고받는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빈소는 시어머님 덕분에 3일 내내 시끄러웠다. “빈소가 썰렁하면 가시는 길이 외로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님은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님. 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놨어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 게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다 달았을 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 원을 입금하셨단다. 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 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 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뵐 수 있겠어”
제부 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 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으면 좋겠는데...”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오늘이 우리 시어머님의 49재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 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 켜 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아직도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우리 시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 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 우리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 어머님... 넘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 싶어요...】
어떠하신지요? 가족 간의 불화나 고부간의 갈등은 서로 부처님 위해 주 듯 하면 해소됩니다. 세상에 일방적인 것은 없습니다. 며느리나 사위도 다 내 자식입니다. 불효소송이 웬 말입니까? 이 불공법으로 모두 가정의 평화와 안락을 이루시지요!
단기 4347년(2014) 11월 2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전화번호 변경안내 : 010-3725-5585> 【다음카페 덕화만발(德華萬發)클릭→http://cafe.daum.net/duksan725】 《*덕화만발* 토 일요일 공휴일은 이메일 발송이 어려워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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