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사조-시창작교실
2014.2.18(화) 16:00-18:00 충무로 문예사조강의실(강의 김성열)
白石 詩의 민족문학적 의의(1)
1.백석 연보
*1912. 평북 정주 출생. 본명 백기행( 白夔行)
*1929. 오산고보 졸업. 일본 동경 청산학원에서 영문학 공부
*1930.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 단편소설 “母와 그 아들” 당선
*1934.조선일보사 입사
*1935.시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
*1936.시집 “사슴”을 100부 한정판으로 출판.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교사로 부임
*1942.만주 안동에서 세관업무에 종사
*1945. 해방후 북한에서 문필활동
*1989. 백석 전작시집 “희 바람벽이 있어”(고려원) 간행
*1979. 백석전집 (김재용 엮음. 실천문학사) 간행
2.백석 시의 민족문학적 의의
*일제 식민통치하에서 민족의 주체적 자아를 문학에서 보존하려는 문학정신의 발로.
*가장 적절한 활동영역을 농촌 공동체의 생활과 그 정서에서 찾으려 함.
*도시 공간에서는 우리말의 타락현상이 극심하게 일어나 인간의식의 붕괴 및 파탄으로 확대 됨.
*당시에 믿을 사람 없고, 신뢰할 수 있는 한 마디 말이 없는 중에 농촌만큼은 생활공동체에
끈끈한 유대를 갖고 있는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자신의 문학(시)으로 구현.
3.일제하 백석의 문학 : 근대인의 고독과 민속적 상상력
(1) 공동체의 상실과 근대인의 소외
*민속적 세계와 내면적 목소리(향토주의)
*근대라는 삶의 조건 속에서 자신의 현재적 삶의 모습을 노래(여우난골족, 고야, 칠월 백중,)
*전근대의 공동체 속에서 개인이 일체감을 가지고 살아가던 모습과, 공동체적 유대와 우주적 교감의 결여
속에서 고독과 허무감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를 형상화.(고방,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여승, 팔원, 촌에서 온 아이)
4.탈중앙집권과 민중언어
(1) 여러지역을 여행하면서 쓴 시들 (남행시초, 함주시초, 서행시초)
*단순한 기행시라기보다 시인의 특별한 의식이 작용
*한 지역의 삶은 그 자체의 구체성을 지님. 그 지역의 구체적 삶의 조건을 되찾는 길로 인식
*관념적이고 표준화 된 삶(언어)은 표준화 되는 순간 구체적 삶은 사라지게 된다.
4.육체적 원리와 음식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세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관계를 회복할 필요에서...
*시인(백석)은 먹는 행위와 관련하여 중요한 매개체인 음식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짐.(膳友辭)
<예 시>
모 닥 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도 늙은이도 더부살이도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여우난골족(族)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
나무가 많은 신리(新里)고무 고무의 딸 이녀(二女) 작은 이녀
열여섯에 사십(四十)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 고무 고무의 딸 承女(승녀) 아들 승동이
육십리(六十里)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든 말 끝에 설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달 홍녀(洪女) 아들 홍동이 작은 홍동이
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 담그려 가기를 좋아하는 삼춘
삼춘엄매 사춘누이 사춘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뽂운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계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을 하며 히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로 totansxma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칠월백중
마을에서는 세불 김을 다 매고 들에서
개장취념을 서너 번 하고 나면
백중 좋은 날이 슬그머니 오는데
백중날에는 새악씨들이
생모시치마 천진푀치마의 물팩치기 껑추렁한 치마에
쇠주푀적삼 항나적삼의 자지고름이 기드렁한 적삼에
한끝나게 상나들이옷을 있는 대로 다 내입고
머리는 다리를 서너 켜레씩 들어서
시뻘건 꼬둘채댕기를 삐뚜룩하니 해 꽂고
네날백이 따백이신을 맨발에 바꿔 신고
고개를 몇이라도 넘어서 약물터로 가는데
건들건들 씨언한 바람이 불어오고
허리에 찬 남갑사 주머니에도 오랜만에 돈푼이 들어 즈벅이고
광지보에서 나온 은장두에 바눌집에 원앙에 바둑에
번들번들하는 노리개는 스르럭스르럭 소리가 나고
고개를 몇이라도 넘어서 약물터로 오면
약물터엔 사람들이 백채일치듯 하였는데
붕가집에서 온 사람들도 만나 반가워하고
깨죽이며 문주며 섶가락 앞에 송구떡을 사서 권하거니 먹거니 하고
그러다는 백중 물을 내는 소내기를 함뿍 맞고
호주를하니 젖어서는 달아나는데
이번에는 꿈에도 못 잊는 봉갓집에 가는 것이다
봉가집을 가면서도 칠월 그믐 초가을을 할 때까지
평안하니 집살이를 할 것을 생각하고
애끼는 옷을 다 적시어도 비는 씨원만 하다고 생각한다
詩가 있는 원두막 | 문예사조-시창작교실(10-1)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