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일의 호수 비와코를 돌아 쿠사츠에(교토 – 쿠사츠 29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3
5월 2일(화), 아침부터 화창한 날씨가 저녁까지 이어진다. 오전 6시 반에 숙소의 식당에서 아침을 들고 7시에 대절 버스에 올라 출발장소인 게이한 산조역으로 향하였다. 출발장소에 이르니 오전 7시 반, 집행부에서 접수대를 펼치고 당일참가자의 등록을 받는다. 당일참가자는 15명. 오전 8시 반,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이정희 대원의 선창으로 GO, GO, Let’s GO를 힘차게 외친 후 시가(滋賀)현의 쿠사츠(草津)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교토에서의 출발직전 모습 30여분 걸어 이른 곳은 녹음 짙은 고개 아래 큰 정수장, 그곳을 지날 때마다 활짝 핀 철쭉꽃 무리가 정기적으로 지나는 우정걷기 멤버들을 환한 빛으로 반긴다. 금년에는 꽃이 일찍 피었는지 절정은 지난 듯. 고개를 넘으면 조선통신사가 걸었던 옛길 도카이도(東海道)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 설치한 쌀가마를 실은 수레와 마주친다. 모두들 바쁜 발걸음으로 그냥 지나치네. 그 아래 큰 길 옆 자동차 한 대가 지날 만한 소로가 옛 일본의 오사카-도쿄를 잇는 간선도로 도카이도, 20여분 그 길 따라 걸어서 야마시나 전철역에 이르니 오전 10시가 지난다. 그곳에서 10여분 휴식 후 야마시나 지역을 통과하여 오르막길 20여분 걸으니 중턱에 교토와 시가현의 현청이 있는 오츠(大津)시의 경계 표지판이 나온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의 정점에 이르니 오를 때보다 경사가 더한 내리막길이 한참 이어진다. 힘겹게 오르막길 걷다가 내리막에 들어서면 가벼워지는 발걸음, 삶의 여정도 그러하리라. 고개 아래 시가지 입구에 일행들이 매번 들리는 일련종 사찰(本長寺)이 있다. 조선통신사가 교토를 출발하여 이곳에서 점심을 들며 휴식하던 곳, 부드러운 인상의 주지 스님이 일행을 반가이 맞으며 조선통신사가 이곳에 머무는 중 몸이 아파서 회복 후 귀임한 것을 치하하는 뜻으로 조선왕이 보냈다는 그림을 귀중히 소장하고 있다며 깊숙한 곳에 보관중인 화폭을 보여주기도. 그곳에서 잠시 휴식 후 오츠 현청 쪽으로 접어드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현청 아래 민단의 시가현 지방본부로 가는 길, 민단 본부에 이르니 10여 명의 교민이 손을 흔들며 일행을 반긴다. 인사를 나눈 후 김동범 단장이 시가현 지사가 며칠 전에 민단을 찾아 전해준 메시지를 대독한다. 우리 행사를 각별히 여기는 지사의 배려가 고맙다. 메시지 대독 후 금일봉을 전하고 음료를 대접하며 격려, 지척에 있는 비와코에서 점심을 같이 들며 환담한 후 총총히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김동범 단장 등 몇몇 교민은 4년 전에도 만난 인연, 교민 모두 부디 행복하고 평안하시라. 비와코에서 시가현 교민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
비와코(琵琶湖)는 일본에서 제일 크고 경관도 아름다운 호수, 그 한 자락을 휘감아 도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아름다운 풍광의 호반을 한 시간 넘게 걸어 호수 끝부분의 세타노가라하시 다리(7세기에 건립하여 여러 차례 재건)를 지나 강변에서 휴식, 당일참가자인 다나카 씨가 제공한 오렌지를 들며 망중한을 즐겼다. 세타노가라하시에서 오렌지 들며 휴식하는 모습 이곳에서 휴식 후 최종목적지인 쿠사츠역까지 가는 길이 지루하다. 쿠사츠역 4km 남겨두고 마지막 휴식을 취한 후 오밀조밀한 주택가로 이어지는 옛 도카이도(道)를 따라 쿠사츠 역에 이르니 오후 5시 20분, 29km를 낙오자 없이 열심히 걸었다. 당일참가자에게 완보증을 전달한 후 인근의 숙소에 여장을 푸니 6시가 지난다. 6시 반에 저녁식사, 종일 강행군한 탓인지 밥맛이 좋다. 대원 여러분, 애쓰셨습니다. 푹 쉬고 내일도 힘차게 걸읍시다. 교토 - 쿠사츠 29km 걷기코스 도면
* 시가현 지사의 축하 메시지 내용, 제9차 조선통신사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시가현 도착을 환영하며 4년 만의 행사를 축하한다. 공무로 직접 마중하지 못하여 유감이나 여러분의 걷기행사가 한일우정과 교류 증진에 큰 의미가 있음을 치하하며 아름다운 비와코(琵琶湖)의 풍광과 시가현의 역사적인 문물을 즐기기 바란다. 시가현은 한국인이 많이 왕래한 유서 깊은 곳으로 여러분이 거쳐 가는 조선인 가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성신외교의 선구자인 아메노모리 호슈의 '서로 다투지 말고 속이지 말고 믿고 살자'는 정신을 이어받아 긴 여정 힘들겠지만 심신의 강건함을 토대로 완보하기 바란다.
비와코 출발에 앞서 민단관계자들과 기념촬영 |
첫댓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