切頭山절두산, 이름이 섬뜩하다.
합정역(2호선) 7번 출구로 나와 약 10여 분 올라가면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切頭山 殉敎 聖址절두산 순교 성지」가 나온다.
1866년 丙寅迫害병인박해 당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서 순교
하였다.
병인박해로 9명의 프랑스 선교사들이 순교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
다며 프랑스 함대가 조선을 침범하였다.
조선 정부는 프랑스 함대와의 교전 후 천주교 신자들을 이곳에서 주로
처형하였는데 그 이유는, 프랑스 함대가 거슬러 올라 왔던 한강의 양화진
에서 신자들을 처형함으로써, 프랑스 군의 조선 침범 책임을 신자들에게
돌림과 동시에 그 본보기를 보이려 한 것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유명. 무명 신자들이 처형된 양화진은 순교자들의 목
이 베어진 곳이라 하여 ‘切頭山절두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원래 이름은 蠶頭峰잠두봉,양화나루라고 불리며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길 정도로 경치가 좋은 곳이었는데 1866년 병인박해 때부터 프랑스
군이 양화진까지 쳐들어오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천주교인들의
목을 쳐 죽이면서부터 붙여진 이름이 ‘절두산’ 이다.
피의 절벽
저 절벽 아래로 목이 떨어져 구르고
선혈 낭자하게 흘러
절두산이라 이름 붙여진 오늘날까지
암벽엔 순교의 핏빛이 그대로 배어있다.
죽음 초월한 그날의 선조들
칼날 번뜩이는 박해의 세상 연연하지 않고
도도히 강에 여리는 영생의 핏빛을
벼랑 위에서 초연히 바라보았으리라.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가슴에 측은히 밟혀
그들 위해 천주께 자비를 구하는 모습은
하늘나라에 초대 받은 기쁨의 표정이었으리.
잠두봉이라, 아찔한 바위 끝에서
이내 낭떠러지를 굴러 강물에 씻기는 얼굴들
그 영혼 되비쳐 내는 청청한 하늘빛이
지금은 백합처럼 피어난 성지를 감싸고 있다.
형제자매들이여, 잠두봉이든 절두산이든
목 떨어져 내린 절벽인데, 그날에
한목숨 던져 피 흘린 성인들 믿음이
바위 속까지 스며들어
여기, 거대한 血岩혈암으로 솟아 있다.
성지 입구에는 절두산에서 처형된 첫 가족 순교자 기념상이, 그 세월을
대변하듯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잘린 목이 한강으로 굴러 떨어졌을 그 절벽에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
는지 개나리 한 무더기가 도도히 흐르는 한강 물을 굽어보고 있다.
영혼의 강
한강아, 너는 물이 아니라 피로 흐른다.
물빛 푸른 고요가 아니라
순교의 터 거룩한 혈관을 흐른다
핏물 삼키고 가는 어둠이 아니라
물결 가득 영혼의 빛살로 흐른다.
한강아, 너는 피의 역사를 굽이쳐
우리들 가슴에 쏟아 붓고 가는
놀란 침묵이 아니라 성혈로 흐른다.
첫댓글 다시또 찾으셨군요...잘보고갑니다..
망년에 갔을 때 꽃이 없어 삭막하길래 꽃피는 봄에 다시 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