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 6주차)*****
오늘은 추석 전날이다.
금요일이라 친구들과 놀고 늦게 집에 들어왔다가
매니저누나와 하야누나의 잔소리를 된통 들었다.
'아니, 낼 차례지내야 되는데 어디서 놀다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거야!
제기도 꺼내놓고, 밤도 까고, 전부치고, 산적도 굽고, 동그랑땡도 만들고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라며 호통을 친다.
엊그제 들어온 순진한 쉐어메이트는 또 낚이는 표정이다.
'정말..호주에서도 차례지내요?'라며 묻다니..
훗, 나도 첨엔 자주 낚이곤 했었지
진지하게 '구라'를 치면 속을 수 밖에 없다.
갈비를 잰다며 양념을 만드는데
이상한 것들이 계속 추가된다
대체..만들 줄은 아는걸까..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3일차)*****
하야언니가 파 두개를 꺼내선 매니저언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매니저님 파전 좀 만들어줘요'
-_-;; 파 두개로?
고작 파 두개로????
매니저언니는 *호를 외쳐부른다.
'*호야, 파좀 줘'
*호는 주저없이 "이거 *주꺼에요'라며 파를 건네준다.
뭐지,뭐지,뭐지
이상한 집에 들어온것 같다.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3일차)*****
부침가루는 역시 스노우화이트표라며 나에게 사진을 찍으란다.
특정 상표를 말하면 간접광고로 심의에 걸린다나
(대체 일기장에 누가 심의를 한단 말인가!)
이게 뭐 별거라고..
호주에선 한국산 부침가루가 몹시 소중하댄다.
난 저 새우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4주차)*****
밤늦게 들어오길 잘했다.
룸메 형의 말에 의하면 지난밤 '가족놀이'에 껴서
혼나는 장손 역할을 하느라 피곤했다고 한다.
저게 형이 말한
정체불명 소스로 재어놓은 고기인가
그래도 고기가 어디야
일단, 뭐든지 먹어둬야 한다.
고기는 소중하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1주차)*****
아침에 꼬기굽는 냄새에 잠이 깼다.
역시 명절엔 꼬기다.
이제서야 명절같은 느낌이 쪼~끔 든다.
난 잡채가 먹고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결국 매니저누나가 먹고싶은거 해줄줄 알았다.
그럴거면 우리한테 먹고싶은건 왜 물어봤을까..
그 화려한
[먹고싶은것 적기] 리스트는
그대로 암흑속으로 들어간건가..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6주차)*****
추석엔 역시 오뎅탕!이라며
우리를 쇄뇌시키고 있다.
또.. 몹쓸 구라가 시작되었다.
삼국유사에도 나와있다는 전통음식이라며
순진한 애들에게 어필하려 들다니..
그래도 뭐 해준다니까 얌전히 먹긴 해야겠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2주차)*****
아침부터 대청소하느라 분주하다.
주방에 가보니 두 언니들이 또 가족놀이를..
'명절날 아침에 누가 이렇게 늦잠자래! 어쩌구 저쩌구'
둘은 주거니 받거니 잘도한다-_-
도와주고 싶은 맘은 굴뚝이나
두 언니들 뒷모습만 봐도 포스가 쩐다.
다가갈 수가 없다
내가 가면 괜히 걸리적거릴것만 같다.
고기를 구우며 연신 기침을 해대는데
제발! 저 입만 좀 막아주고 싶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1주차)*****
드디어 점점 구색을 갖춰간다.
호주와서 제대로 밥도 못해먹고 불쌍한척 하면서
엄마한테 용돈 보내달랬는데...
이렇게 먹고 사는줄 알면
조금 안심하시겠지..
사진을 찍어서 엄마한테 보여줘 말어
고민이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6주차)*****
부침개와, 고기, 오뎅탕, 김치로 그나마
구색을 갖춰서 밥을 차려먹었다.
온지 얼마 안된 애들은
사진도 찍고 신나했지만
난 어언 6주째다,
저런거 할 시기는 지났다.
간만에 밥:고기를 1:1 비율로 먹고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의외로 고기양념은 맛있었다.
배불러서 기분좋게 있는데
이런!!
설겆이는 내가 당첨이다.
뭐, 원래 내가 하려고 했었다-_-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4주차)*****
외출하고 왔더니 매니저 언니가 말했다
'오늘 저녁은 해먹어라'
살짝 섭섭하려고 했다. 그래도 추석인데 ㅠ.ㅠ
좀있다 매니저 언니가 불렀다.
'밥먹자~'
응? 오늘저녁은 해먹으라며...
"오늘 저녁은 햄버거다"를 잘못 들은거였다 -_-
소고기에 양파+당근 잘게 썰어넣고
동그랑땡을 만들고 싶었다며..
하다보니 패티가 되었으니 오늘은
비프버거란다.
어라, 근데 이거 너무 맛있다.
언니 T_T
'니들이 먹는것만 봐도 난 배부르다'라며 안드시길래
언니 몫은 내가 먹었다.
아껴 먹었다.
정말..맛있었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1일차)*****
어제 필리핀에서 출발해서 호주에 도착했다.
짐풀고 한숨자고 났더니 저녁먹으란다.
식빵구워서 치즈깔고, 두툼한 소고기 패티얹고
바베큐소스랑 케찹 뿌려 먹으라고 했다.
음..뭐 먹을만 했다.
룸메언니는 넘 맛있다며 두개나 먹었다.
낮엔 파전이랑, 고기랑 많이 먹었다며 자랑도 했다.
추석이었구나...
밥 먹고나자 사람들이 거실에 몰려들었다.
난데없이 [스피드 퀴즈]를 하잖다.
3팀을 나눠서 1분안에 더 많은 단어를 맞추는 팀이
이기는 거다.
이건 내가 좀 한다!
필리핀 3달 연수한 티가 여기서 나는건가..
후훗
엇..근데..
shallot
eggplant
faucet
이런 단어를 설명하란다
그것도 영어로..
난 첨보는 단어였다.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elementary 레벨)*****
Thanks Giving day 를 즐겁게 보내고,
evening time이 되었다.
every weekend,우리는 이런식으로 게임을 해서
청소당번을 정한다.
저번주는 hide & seek를 했다.
안대를 하고서
'1박2일'에서 하는 것처럼, 방안에 있는 사람을 catch하는거다.
last week 내가 잡혔지만,
은근히 in house에서 하는 숨박꼭질은
thrill넘친다.
이번주는 speed game을 하자고 한다
아.. difficult다.
순식간에 우리팀이 lose했다.
이번주는 우리가 청소다. ㅠ.ㅠ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 2주차)*****
스피드게임을 해서 순식간에 청소당번이 정해졌는데
사람들이 아쉬워했다.
이번엔 각팀이 단어를 만들어서
그 단어를 설명해야한단다.
'집안에 있는 물건일 것'으로 제한을 하곤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단어를 찾았다.
게임은 30초만에 끝나면서
단어 찾는데는 30분이다.
서로 어떻게든 어려운 단어를 찾아보겠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부를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우리팀도 최대한 어려운 단어만 찾았다.
ㅋㅋㅋ
이건 아무도 모를거야.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3주차)*****
아악! 분명히 우리팀에서 찾은 단언데..
저게..저게...뭐더라..
아아..
외웠는데
무슨 뜻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ㅠ.ㅠ
결국 2분동안 단어 2개를 설명했다.
다른 팀들도 대체 저런 단어를 어디서 찾은거야!
수도꼭지,
가지,
대파,
울타리
참..대단하다.
이럴때만 머리쓴다.
ㅋ
***** 2009년 10월 *일, 누구누구 일기(헤더톤1주차)*****
게임을 하고 청소를 했다.
청소당번은 우리팀인데,
게임을 하고 친해져서 그런지
오빠들이 많이 도와줬다.
한국인들만 있는 쉐어라 우려도 잠깐 했는데
이렇게 몇주 지내는건 괜찮은 것 같다.
낮에 다른 집으로 쉐어를 옮긴 언니는
'집'에 돌아오고 싶다며, '집'이 그립다 했다.
여기가 호주에선 내 집이 되려나 보다.
가족이 생긴것 같다.
첫댓글 헤더톤이 좀 많이 좋지요..ㅎㅎ
멋찐데요.ㅋ
추석엔 뭐니뭐니해도,..전통놀이인데...크크
이것이 진정 추석음식이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