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오초 칠국의 난(吳楚七國의 亂)
이 오초칠국의 반란은 내전이었지만 오히려 한나라가 힘을 모으는데 힘이 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군현제가 정착되게 된것이다. 군국제가 사실상 끝장나면서 황제가 지배하는 중앙집권적 군현제도의 기틀을 닦아질 수 있었다. BC 127년 한무제는 주보언(主父偃)의 헌책에 따라 제후왕국의 봉지를 모든 자제들에게 분봉(分封)토록 하는 추은령(推恩令)을 반포하여 제후왕국의 규모와 세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켰다. 오초칠국의 난을 거치면서 약화된 제후왕들은 감히 이것을 거스를 수 없었고 군국제는 유명무실해졌다.
한 조정이 친척들이라서 대우 잘해줬더니 주제넘게 황제의 자리를 넘보네?라고 하며 제후국을 대놓고 탄압(사실 이전에도 제후의 권한을 은근히 약화시켰다.)한거다. 영지를 일개 군현수준으로 삭감시킨건 기본이고 승상 외의 모든 부하들을 임명할 수 있던 권한도 박탈(=부하들은 중앙정부가 임명)하는 등 철저하게 억압한다. 이전까지 제후왕의 봉국(封國)은 거의 독립국이나 다름없었지만, 이후로는 제후왕은 단지 명목상의 통치자일 뿐 실제 행정은 군현(郡縣)과 다르지 않게 된다. 단적으로 삼국지연의가 시작되는 후한 말에 난세가 시작됐을 때는 예전과 달리 왕·공·후 등이 아니라 주 목(州牧), 주 자사(州刺史), 군 태수(郡太守), 아니면 중앙 조정의 재상 직위를 가진 자(조조)가 지역 군벌로 떠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왕(조조·조비 부자, 유비, 손권)이 출현하긴 했다. 하지만 과거의 왕들이 제후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후한 말에 새로 등장한 왕들은 어디까지나 왕이 되기 전에 세력을 구축한 상태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왕을 자칭한 것이기 때문에(또는 책봉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전자는 왕이라서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면, 후자는 그 동안 강력한 세력을 구축했기 때문에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 원인과 결과가 뒤집혔다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이렇게 정착된 군현제는 그후 2000년 가까이 중국 통치 체제의 규범이 되어 내려오게 된다. 한나라는 군현제로 중앙 집권를 강화하고 문경지치로 인한 재화로 한은 로마와 함께 명실공히 세계 최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물론 이후 중국은 중앙 정부가 지방에 힘을 쓰지 못하는 시기들이 여럿 있긴 했고 심하면 수백 년 동안 분열된 경우도 있었으나(오호십육국시대·남북조시대), 결국에는 거대한 통일국가,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관련 인물
ㆍ한경제
오초7국의 난을 제압하여 군현제를 확립시켰다.
ㆍ오왕 유비
제후왕들을 견제하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살해당한다.
ㆍ조조
어사대부가 되어 제후왕들을 견제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원앙에게 참소 받아 사망한다.
ㆍ원앙
제후왕들의 봉지를 삭감할것을 주장하고, 조조를 참소해 죽게 만든다.
ㆍ주아부
창읍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내어 반란군을 무너뜨린다.
ㆍ양왕 유무
오, 초나라 군대가 공격하자 주아부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나, 지원이 오지 않자 힘껏 싸워 막아내었다.
ㆍ주구
유비에게 절부를 하나 빌려 하비성으로 가 하비성을 함락시키고 성양까지 진군하지만 사망한다.
ㆍ이광
오초칠국의 난 진압에 공훈을 세웠으나 정작 공적은 인정받지 못했다.
ㆍ가의
한문제에게 제후왕들의 견제책을 올리고, 유무를 양왕으로 삼을것을 주청했다.
ㆍ전녹백
오나라 대장군으로 유비에게 별동대를 파견하라는 계책을 올리나, 거절당했다.
ㆍ관하(灌何)
관영의 아들. 반란 진압에 종군하였다.
ㆍ장맹(張孟)
관영의 시종이었던 인물. 관하를 따라서 출정하였으나, 오나라 군에게 죽고 만다.
ㆍ관부(灌夫)
장맹의 아들. 본래 장씨 였으나 아버지와 관씨 집안의 인연 때문에 성을 바꾸었다. 아버지가 죽자 군중에서 수십 명의 장사들을 모집하여, 오군을 기습하였다.
ㆍ난포(欒布)
황제의 명으로 제나라를 평정했다. 이 공으로 유후(兪侯)에 봉해졌다. 조나라 평정에 어려움을 겪는 역기를 지원했다.
ㆍ역기
황제의 명으로 조나라를 공격했으나, 10개월이 넘도록 함락을 시키질 못했다. 난포의 도움으로 간신히 조나라를 멸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