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주들 “직원들에게 회사 매각하고 매우 만족”
“직원들에게 기업을 매각하는 방안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지만
기업주들의 경쟁력 있는 은퇴 전략이다.
우리는 기업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업원 소유제가
사업주가 은퇴할 때의 재정적 수익과
기업 유산 남기기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함께 충족하는지 알아본다.”
2026년 4월초 미 럿거스대의
‘종업원 소유권 및 이익 공유 연구소’가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이 연구소는 미국 정부와 학계에서도
알아주는 권위를 자랑합니다.
나이 든 사장들의
대거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직원들의 중소기업 승계가
기업주와 회사, 전체 사원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봤어요.
직원들에게 회사를 물려준
25명의 최고경영자를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럿거스대 연구소의 보고서 바로가기
미국에는 ESOP(이솝)이라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가 발달했습니다.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하지만
ESOP은 지분 매입금을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가 전부 부담하죠.
기업주는 해당 양도세의 납부를
아주 장기간 연기하고
회사도 관련 비용에 세액 공제를 받습니다.
모두에게 유리한 덕분에 ESOP은
중소기업의 승계 수단으로도 종종 활용돼요.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진은
종업원 소유권을 실용적이면서도
재정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노동자가 아닌 기업가들의 증언입니다.
사모펀드나 경쟁업체에 매각하면
직원과 회사의 장래가 불투명하고,
가족은 중소기업을
물려받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종업원 소유권에 대해
기업가들은 일자리를 보존하고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봅니다.
그동안 기여한 직원들에게 보상하면서도
기업주에게도 공정한 시장 가치로
회사를 매각하는 기회라고 여깁니다.
기업주 입장에서
종업원 소유권은 회사와 직원 보호,
재정적 수익을 모두 지킬 수 있는
유용한 승계 도구입니다.
보고서에서는 설리번 타이어라는
자동차 정비 회사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4명의 남매 기업주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설리번 타이어의 지분 100%를
1500명의 전체 사원에게 매각했어요.
ESOP을 통한 덕분에
직원들은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았고
기업주 가족은
양도세 전액을 납부 연기했습니다.
기존 기업주이던
폴 설리번 부사장의 말을 들어보죠.
“우리는 경찰과 소방서와 학교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지역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무감과
자부심을 느껴왔어요.
우리 남매는 나이가 들면서
회사를 어떻게 할 건지 고민했습니다.
사모펀드나 대기업이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절대로’ 그렇게
회사를 팔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리 브랜드를 내버리고
큰돈을 챙겨서 석양으로 사라지는 방식은
우리 가치관에 맞지 않았으니까요.”
우리 (협) 소통의 ‘설리번 타이어’ 이야기 바로가기
2023년 10월, 기업주 가문은
팀원들 앞에서 뜻밖의 발표를 했습니다.
“갑자기 회사를 팔겠다고 하자
모두가 조용해졌어요.
핀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죠.
저는 사원들에게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라고 했어요.
동료들이 서 있었죠.
새 소유주들끼리 악수하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에게 회사를 판 거라고요.
우리 남매에게 회사의 정체성과
한 가족 같은 직원들을 지키는 일은
이 정도로 중요했습니다.
이제 저도 사원의 한 명이랍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나
세계의 많은 중소기업주들이 설리번 가족과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제도가 필요할 따름이 아닐까요.
보고서에 나온
23명의 최고경영진 중 15명이
임박한 은퇴나 승계의 필요성 때문에
종업원 소유권을 택했습니다.
공정한 시장 가격으로 회사 매각,
풍부한 세제 혜택,
장기적·단계적인 은퇴 가능이라는
장점이 중요했다고 해요.
특수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윈딩스(Windings Incorporated)의
로저 라이버그 당시 CEO도
그 중 한 명입니다.
1983년에 회사를 인수한 라이버그 CEO는
10년 뒤부터 은퇴를 고민했습니다.
5년 동안의 고민 끝에
장기적인 은퇴가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1998년 ESOP을 도입했어요.
그의 증언을 들어봅니다.
“첫해에 회사 주식의 13%를
ESOP에 매각했습니다.
그 뒤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지분을 팔았고
2008년에 회사는
100% 종업원 소유기업이 되었어요.
저는 완전히 은퇴할 때까지
10년간 이사회에 남았습니다.”
럿거스 보고서가 덧붙입니다.
“약 120만 개의 중소기업은
ESOP이나 노동자 협동조합을 통해
직원 소유로 전환할 수 있다.
종업원 소유권 모델을 통해
사원들은 비용 부담 없이 소유주가 되어
임금과 함께 자산을 축적한다.
동시에 기업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유지된다.”
우리나라 역시 많은 중소기업주들이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채
한꺼번에 은퇴하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권을 통해 기업주는
적절한 보상을 받으며 자부심을 유지하고,
직원과 회사가 상생하고,
지역사회와 지역경제도 지키는 방안을
도입할 수는 없을까요.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과 지원,
무엇보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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