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기억, 그리고 전환 - 후쿠시마와 세월호
저들은 죽은 자가 아니고
우리는 생존자가 아니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쌍용자동차 문제는 노동자의 해고와 그에 저항하는 노동자 파업에 대한 진압, 그리고 자본가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 면에서 맞닿아 있다. 용산참사와 세월호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보다 정권과 가진 자의 안전만을 책임지는 야만스럽고 폭력적인 국가의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는 같은 사건이다. 밀양과 후쿠시마는 핵발전에 의존하는 근대적 삶과 희생 시스템이라는 면에서 동일한 사건이며, 오키나와와 제주는 자국 군대가 국민에게 행한 폭력이며 안보를 목적으로 한 희생이라는 점에서 같은 사건이다. 후쿠시마와 세월호는 3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일어난 사건이지만 동시대적 사건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은 국가이다. 개발 이윤을 위해 철거민을 무참히 짓밟는 폭력에 저항하는 국민을 대테러 사건처럼 진압하는 적극적 폭력을 행사하는 국가, 경영 합리화를 위해 대량 해고를 감행한 자본가에 맞서 파업 투쟁을 진행하는 노동조합을 향해 폭력적 진압을 벌이는 국가, 구조를 해야 할 상황에서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 주며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국가. 이처럼 국가는 어떤 상황에서는 폭력을 방관하는 제3자, 어떤 상황에서는 적극적이며 잔인한 폭력의 행사자로 기능하며 늘 모든 재난을 봉합해 왔다.
후쿠시마와 세월호는 여러 가지 사건과 다른 의미가 있다. 우리는 후쿠시마와 세월호를 이야기할 때, 후쿠시마 사고, 또는 세월호 참사라는 말을 붙인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후쿠시마와 세월호라는 정상적인 것이 있고, 두 사고는 아주 우연히 벌어졌다는 분리된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마치 신자유주의에 대한 선명한 의식이 인간적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상상하게 하고 원래 자본주의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환상을 만들어 내듯이 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할 수 없으며 안전한 후쿠시마와 세월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의 교육》 25호 특집을 기획하며 2기 편집위원회는 후쿠시마와 세월호를 비켜갈 수 없었다. 3.11과 4.16은 곧바로 《오늘의 교육》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주제들 ― 교육의 생태적 전환, 민주주의와 정치, 인권, 교육 불가능 ― 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근대적 교육 시스템의 파국을 사유하는 사람들, 학교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사유와 실천은 후쿠시마와 세월호를 비켜 갈 수 없다. 정면으로 맞닥뜨리든지 아니면 희망과 대안에 대한 사유와 실천을 멈추든지 하는 선택만 있을 뿐이다.
편집위원회는 후쿠시마와 세월호를 연결시키는 언어로 파국, 기억, 전환을 선택했다. 특집 글들은 이 방향에서 기획되었다. 우리가 어떻게 후쿠시마와 세월호를 경험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이 파국적 현실을 어떻게 기억하고 연대해야 하는지, 근대적 삶을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4 바라보다 최승훈 기자
5 여는 글 / 《오늘의 교육》 2015년 편집 방향 편집위원장 정용주
특집 파국, 기억, 그리고 전환 - 후쿠시마와 세월호
8 저들은 죽은 자가 아니고 우리는 생존자가 아니다 / 정용주
19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세월호 1주기에 부쳐 / 윤상혁
33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으면, 미안하지 않을 수 있었으면” / 김한률
47 세월호 이후의 교육, ‘가만히 있으라’ 외치는 자 누구인가? / 김환희
67 혁명은 변두리에서 시작된다 - 《탈핵으로 그려 보는 에너지의 미래》를 말하다 / 김수현
연재
교직, 마지막 1년
96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가벼움에 대한 변명 / 안준철
삶을 위한 수학교육
109 삶을 위한 수학교육을 위하여 - 삶, 교육 그리고 수학에 관한 다섯 교사의 이야기 / 윤상혁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128 학교의 중심에서 인권을 외치다 - 성상영_2009~2011년 비수도권 학생인권운동 / 공현
정용주의 교육학 담론 문제화하기, 정치화하기
145 학력과 핵심 역량이라는 이데올로기
에세이
157 교사되記, 참 어렵네! - 이 죽일 놈의 임용 시험 / 조해수
167 ‘아빠’는 필요 없다 - 베품의 권력에 대하여 / 혜원
기고
177 ‘철든 사람들’의 기억 - 대장간 워크숍 / 김성원
189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 마을과 도시를 바꿀 권리를 아이들에게 / 하정호
207 전쟁터를 찾는 청년들 - 청년 세대의 사회 불안의 글로벌화 / 후쿠시마 미노리
리뷰
223 ‘수업 신드롬’ 시대에서 ‘삶을 나누는’ 수업 시대로 / 박진환
235 새 책 나들이
237 잠깐 독서
239 주제가 있는 책_탈핵
《오늘의 교육》을 만드는 사람들
발행일 2015년 3월 1일 등록일 2011년 1월 26일 등록번호 마포 마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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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문위원 한만중, 하승우, 이형빈, 이혁규, 이윤미, 이병곤, 이계삼, 엄기호, 박복선, 김희옥 객원편집위원 후쿠 시마 미노리, 김종구
취재·편집 최은정, 최승훈, 이진주, 설원민, 김도연, 김기언
디자인 디앤씨북스 인쇄 한성프린텍 제작·진행 세 종PNP
출판자문위원 이상대, 박진환 자문변호사 하승수 감사 조성실, 박형진
이사 홍순성, 하승우, 조진희, 정용주, 임덕연, 박고형 준, 김석규, 김기언
이사장 임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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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교육표지_25호.jpg
첫댓글 인쇄중입니다. 내주 초엔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오? 기대 만발
고생많으셨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노란색!
가슴이 두근두근....모두들 애쓰셨습니다.
고생하셨고 좋은 글 기다릴께요.
수고하셨어용,기대만발!묵직한주제지만~♥
잘 읽겠습니다
꼭 주문해서 봐야겠어요..^^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