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와 의사가 없는
엉까페 막사리 버쁘바 단서조 까토나 다섯명의 백년지기들이 강서구 5호선 마지막역인 방화역 4번 출구에서 만난다. 오늘은 꽃이 활짝 피어 있다는 개화산(開花山 128m)으로 향한다. 개화산의 화사하게 예쁜 꽃은 어디에도 보이지를 않고 어디에 있는가.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과 마주 보고 있다. 신라시대 거사가 득도(得道)를 하고 열반(涅槃)한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 개화산(開花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주변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군사 요새로 활용됐다. 까토나가 태여나 일곱살까지 자란 바로 저 너머에는 이북 고향산천인 황해도가 손에 잡힌다. 황해도 연백군과 이곳이 6.25 전쟁 때 인민군과의 치열한 접전지이기도 하다. 저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김포공항과 벼이삭이 누렇게 익어가는 넓은 들판이다. 지금도 불꽃 튀는 아군과 적군의 총소리와 " 살려 주세요 " 목놓아 울부짖는 아우성이 아직도 개화산을 흔들고 있다. 바로 이곳 김포 들녘에서 무수한 애국 청년 군인들이 산화한 곳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단 한번 뿐으로 태여난 청춘들이다. 어찌타 우리 한반도에는 외세들의 각축장이 되어 무궁화꽃을 제대로 활짝 피워보지도 못한 비운의 반도(半島)이던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시대부터 중국지역의 당나라등의 외세들과 충돌이 일상화 된다. 조선시대에는 명나라 청나라 오랑캐들의 손아귀에 휘둘리기를 몇몇번인가. 끝내는 조선시대에 16대 인조는 청나라 태종에게 무릎을 끓고 삼전도 치욕의 주인공이다. 제대로 활과 칼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종속국가로 전락한다. 임진왜란등 그리고 36년간의 왜놈 쪽바리들의 식민지로 한민족의 한(恨)은 하늘을 찌른다. 러시아와 중국의 공산국가와 미국의 패권 싸움으로 끝내는 남과 북이 두동강 나고 지금도 현실이다. 1950년 6,25 전쟁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이곳에만 약 1,100여명의 전사자들을 위한 호국충혼위령비(護國忠魂慰靈碑)가 있다. 조국을 지키려다 순국한 영령들의 애국심을 잠시 가슴에 담아보며 명복을 빈다.
산 정상 두 곳에 있는 봉수대는 서쪽과 남쪽에서 봉화를 받았고, 임진왜란 당시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불화(火) 자를 넣어 개화산(開火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풍수지리상으로는 ‘화리생연(火裏生蓮)’, 개화산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산세라 할 수 있겠다.
한강, 방화대교, 북한산 등 멀리까지 보이는 해맞이 전망대를 지나 정상 방향으로 오른다. 정상이라고 해야 북한산 둘레길 정도로 생각하면 맞으리라. 봉화정이라는 팻말을 바라보며 뛰다 싶이 20여분이 끝이다. 철조망으로 휘감아 놓은 것이다. 바로 저곳이 정상이겠으나 다시 후진이다. 뒤에 쳐저 있는 엉까페의 계속되는 폰 소리이다. 약사사(藥師寺) 경내에서 만나자는 전갈이다.
약사사(藥師寺)라는 이름의 절이 한반도 곳곳에 있으며 그 곳에는 약사암 약사여래상을 흔히 접한다. 그 당시에 약사(藥師)는 커녕 의사(醫師)라는 면허 제도도 없을 때가 아닌가. 의사암(醫師庵)이나 의사여래상은 어느 곳의 절에도 없다. "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구호가 무색하지 않은가. 약사라는 이름으로 절(寺)도 있고 약사여래석불도 존재한다. 약사여래는 어떤 병이든 그의 상을 만지거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르기만 해도 치료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초기부터 약사여래에 대한 신앙이 성행해 탑의 기단이나 1층 탑신에 약사여래상을 조각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약사여래는 한국에서 석가모니불·아미타불·미륵불과 함께 가장 널리 신봉되는 부처의 하나이다.
백년지기들도 명심해야 할 것이 오늘 개화산에서 추가하면 어떨까. 바로 노객들 옆에는 약사여래상인 약사(藥師) 선생님이신 까토나가 항상 맏형님이며 백년지기들의 Body gaurd 라는 것을 알아야 하리라. 더우기 2022년도 대학수시 전형에 666 : 1의 경쟁률을 보인 대학교의 약대가 있다. 바로 까토나의 모교(母校)가 아니더냐. 자랑스럽게 기네스북에 등재가 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 할 것인가.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앞으로는 다시 발생치 않도록 당국은 똑바로 인식해야 할 때이다. 한국의 교육정책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하여 목표를 지향하는 나라인가.
앞날의 기둥이 될 청소년들의 몇번씩 되풀이 되는 수시(隨時) 정시(正時)의 당락(當落)의 고통을 언제까지 짊어 지게 하려는가.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를 선택하여 본고사 한두번으로 매듭을 지으면 어떤가. 지금의 노객들이 걸어왔던 대학입학시험의 채널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9월부터 대학입시라는 그물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이 그리도 아름답던가. 9월 하순경에 실시하는 수시전형은 6군데 대학을 지원 가능하다. 수시의 합격자 발표는 다음해 1월 초까지 한다당락의 희비(喜悲)도 여섯번은 오르내리는 가슴이 철렁철렁하는 순간일 테이다. 수능은 12월초에 실시하며 정시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초순에 갖는다. 대학입학식은 3월 초순이다. 거의 6개월이라는 시간을 대학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학생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은 어떨까. 자식의 애처럽고 안타까움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심정을 짐작이나 하겠는가. 밤잠을 설치고 온갖 마음의 상처를 감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직도 1964년도 성대약대 경쟁률 14 : 1 당시의 불안과 걱정이 60여년이 흐른 이 순간도 조바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11분에 방화역을 출발하여 신방화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를 넘기고 있구나. 3.3kM 정도의 둘레길 수준을 4시간여를 헤매인 노객들 백년지기들이다. 숲길을 걸으며 피톤치드의 향기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 흘러가는 저 구름처럼 20대의 해맑고 꿈 많던 그 패기와 열정은 다 어드메로 갔을까. 언젠가는 한닢의 낙엽이 되어 떨어지면 바람결에 사라지고 짓밟히는 찰나의 존재일 뿐이다. 동해 주문진 앞 바다 방파제에 부딫쳐서 쓸려 나가는 파도라면 어떤가. "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이 일 저 일을 생각하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내 동무 어디 가고 나 홀로 앉아서 ~~~~ " 어릴 때 뒷 동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짓던 순간이 가슴을 파고든다. 누구나 언젠가는 홀로 외롭게 떠나야 할 떠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렸다.
오늘 이곳을 함께 하고 있는 엉까페 막사리 버쁘바 단서조 까토나 다섯 명과 부득하게 발을 뺄 수 밖에 없는 뻐드타 스나미 치빠후 등의 여덟명의 백년지기들은 어떤 모습일까. 근처 맛집으로 들어선다. 싱싱하게 살아서 요동치는 튼실한 낙지가 연포탕을 휘젓고 한 마리의 문어회가 술잔을 당기고 있다. 터져 나오는 건주가의 우렁찬 목청에 주위에서 박수가 터져 나올 지경이다. 항상 만나면 먹고 마시고 술잔을 부딫치며 웃고 떠들고 소리지르고 주탁(酒卓)을 뒤엎을 정도로 끝이 없다. 이 순간이 삶의 행복이며 건강을 위한 사랑의 보금자리일 터이다.
인생 일대 백세라지만 약사(藥師)와 의사(醫師)가 필요가 없는 맑고 밝은 꿈 같은 궁전에서 133세의 나래를 펴봄은 어떠하리까.
2021년 9월 25일(토)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