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
돈만큼 좋은 게 없다. 돈만 있으면 눈에 보이는 건 다 할 수 있다. 우리는 돈으로 집도 살 수 있고 맛있는 밥도 먹을 수 있으며 여행도 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위대한 돈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게 있었으니, 바로 가족, 행복, 우정이다. 돈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니, 돈보다 더욱더 중요하다는 게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결국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영화 <스위치>는 한 배우의 인생에서 “if”를 1년 동안 경험하게 해 줌으로써, 현생에서의 삶에서 더 값진 것을 추구하게 만든다. 이 배우는 사랑보다는 돈을 쫓아 어느새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 있었지만, 공허하고 외로웠다. 자신보다 돈은 없지만 가정을 꾸리고 있는 친구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만약 이 배우가 사랑을 쫓는 삶을 살게 되었다면 어떤 인생이었을지를 보여준다.
사회적 성공 만이 중요한 줄 알았는데,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삶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답답한 아파트 보다는 확 트인 마당이 있는 집에서 애들을 키우자는 배우의 말도 인상 깊었다.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살자. 확실히 도시에서는 삶에 쫓기며 살아갔다. 일에 치이며 살아갔지만, 시골은 여유가 있다.
서울은 일자리가 많아서 돈을 벌기 좋다. 전주는 서울처럼 일자리가 많지도 않고 돈을 벌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전주가 좋다. 시골 꼬릿내 나는 전주가 좋다. 가끔씩 할 일 없는 시골 사람들 참견이 좀 짜증나긴 하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아예 없는 서울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시골로 내려와 행복해 졌다.
돈보다 가족, 행복, 우정을 추구할 때 사람은 비로소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자신의 꿈이 “회사원”이거나 “공무원”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을 혐오하고 혐오하는 걸 넘어서서 불쌍하게 생각한다. 그들의 삶은 평일에는 출근해 <일-밥-일-퇴근-밥-잠>의 삶을 높은 확률로 반복할 것이다. 챗바퀴 같이 사회의 노예로 사는 것이다. 돈의 노예로 사는 것이다.
드라마 <dynasty>는 애틀란타 재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돈’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돈을 위해 더러워진다. 돈을 위해 자신의 삶을 가져다 바친다. 돈을 벌어야 하는 건 맞지만, 내 삶의 목적이 ‘돈’이 되면 안 된다.
애틀란타 재벌과 우리의 차이점은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애틀란타 재벌들은 애초에 돈이 많다. 근데 이들이 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살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 생활이 회사 일로 인해 파탄나는 건 기본이고 사람들은 이들의 돈을 보고 어떻게든 뺏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식사 자리가 평안한 일은 매우 드물며 결국 각자 방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
매일 매일을 긴장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들은 이들의 초호화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게 뭐라고. 돈이 뭐라고! 그들이 그들의 삶의 일부만 포기했어도, 이런 막장 드라마(실제로 막장 드라마지만) 같은 삶까지는 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돈이 좋은 건 맞지만 돈을 통해 다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돈을 통해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게 오히려 돈도 갖고 행복도 찾고 일석이조다. 초호화 삶은 누리지 못할 수는 있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으면 공허하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도시에서 살지 못할 수는 있지만 훨씬 더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