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김유리 선생님
202010652 임서윤
제 기억 속 늘 튼 입술로 밝게 웃어 주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김유리 선생님입니다. 저는 김유리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아, 초등학교 선생님을 꿈꿨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당시에 춘천으로 전학을 왔습니다. 내성적인 제게 환경 변화는 매우 갑작스러웠습니다. 학교에서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고, 교우 관계까지 문제가 되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선생님은 새로운 환경에서 위축되어 있는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인 상담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애들은 원래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 “어려서 그래.” 같은 말씀을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선생님께서는 어려도 깊이 슬플 수 있다며 저를 다독여 주셨습니다. 어린 제가 가진 아픔은 선생님 덕분에 치유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 또한 유심히 관찰하시고 다독여 주셨습니다. 관심을 바탕으로 한 선생님의 사랑과 위로는 학급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제가 선생님과 가진 가장 큰 추억은 동화 구연입니다.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발표를 두려워했습니다. 낯선 학교에서 위축되었고,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를 선생님께서는 계속해서 도전시켰습니다. 선생님의 권유로 선생님과 함께 동화 구연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매일 두 시간씩 선생님 앞에서 동화를 읊으며 연습했습니다. 다음날은 또 다른 선생님들을 관객으로 두고 동화 구연을 연습했습니다. 점점 제 이야기의 관객 수를 늘리다 보니, 경연 전날에는 학급 친구들 앞에서 동화 구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경연 대회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저에겐 경연을 준비하고 대회에 참여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이 발표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늘 “도전해 봐.”가 아닌 “도전해 보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학생들이 부족한 점을 혼자 극복하도록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손을 잡고 같이 나아가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알려 주셨습니다. 무작정 맞받아치고 같이 싸우기 보다는 “그래, 너는 그래라.”하며 넘기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유하게 넘길 줄 아는 태도는 얼핏 보면 대단한 조언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마음이 약했던 저는 상대방에게 지지 않기 위해 싸우는 과정 자체가 상처로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가 어떤 성격인지, 어떤 것에 상처를 받는지 잘 알고 계셨기에 이러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유하게 넘길 줄 아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저는 체육 시간에 최소한의 활동만을 하고 벤치에 앉아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며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서윤아, 대학교는 목표가 아니야. 삶의 한 과정일 뿐이야.”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남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저를 다독여 주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학교가 모든 삶의 지표를 결정하는 요소인 줄 알았기에, 선생님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선생님의 말씀이 문득문득 생각났습니다. 선생님이 해 주셨던 말은 그 어떤 명언보다 제게 힘이 되었습니다. 힘을 내라는 말보다 때로는 못해도 괜찮다는 말이 더 힘이 되는 것처럼, 선생님의 말씀은 제가 자신감을 잃지 않고 노력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때는 어려서, 이해할 수 없는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 많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미래를 보고 오셨던 걸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의 말씀은 제가 지칠 때마다 다시 꿈꿀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김유리 선생님께서는 단순한 지식만 가르쳐 주신 게 아니라, 제 삶의 태도를 만들어 주셨고, 더 나은 인격을 가질 수 있도록 저를 성장시켜 주셨습니다.
오카리나를 불어 주시던 선생님,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던 선생님, 혼내기보다는 진심어린 걱정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돌렸던 선생님, 제가 닮고 싶었고 되고 싶었던 선생님. 저의 롤모델은 김유리 선생님입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닌 수의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유리 선생님처럼 올바른 삶의 태도를 지니고 누군가를 다독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제 다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