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
[桃花源記]는 도연명의 五言古詩《桃花源詩》序頭에 쓴 小記이다. 《桃花源記》의 창작은 당시의 시대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작자가 살던 동진 말기는 정치 ‧ 사회의 암흑기로 戰禍가 계속되어 백성들은 편할 날이 없었다. 당시 백성들은 황폐한 오랑캐지역으로 도망간 자들이 매우 많았다. 그는 농사일에 대한 가치를 나름대로 인정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농민과 함께 일하며 생활하는 가운데 농민에 대한 친밀한 감정과 아울러 평등사상을 갖게 되었다.
일반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계속 하향의 길을 걸으면서 곤궁한 생활을 하다 못해 걸식행각까지 했고, 이러한 생활은 그가 빈곤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도록 촉구했다. 이러한 사상의 발전은 시인으로 하여금 수탈과 억압이 없는 도화원의 이상세계를 생각하게 만들었고, 이에 도연명은 《桃花源記》를 창작하게 되었다.
晉太元中,武陵人,捕魚為業,緣溪行,忘路之遠近;忽逢桃花林,夾岸數百步,中無雜樹,芳草鮮美,落英繽紛;漁人甚異之。復前行,欲窮其林。林盡水源,便得一山。山有小口,彷彿若有光,便舍船,從口入。
初極狹,纔通人;復行數十步,豁然開朗。土地平曠,屋舍儼然。有良田、美池、桑、竹之屬,阡陌交通,雞犬相聞。其中往來種作,男女衣著,悉如外人;黃髮垂髫,並佁然自樂。見漁人,乃大驚,問所從來;具答之。便要還家,設酒、殺雞、作食。村中聞有此人,咸來問訊。自云:「先世避秦時亂,率妻子邑人來此絕境,不復出焉;遂與外人間隔。」問「今是何世?」乃不知有漢,無論魏、晉!此人一一為具言所聞,皆歎惋。餘人各復延至其家,皆出酒食。停數日,辭去。此中人語云:「不足為外人道也。」
既出,得其船,便扶向路,處處誌之。及郡下,詣太守,說如此。太守即遣人隨其往,尋向所誌,遂迷不復得路。南陽劉子驥,高尚士也,聞之,欣然規往,未果,尋病終。後遂無問津者。
진(晋)나라 태원(太元) 때, 한 무릉(武陵) 사람이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하루는 시내를 따라 너무 멀리 들어가 길을 잃었다. 홀연히 복숭아 숲을 만났는데, 시내 가장자리 수 백 보가 모두 복숭아나무뿐이었다. 향기로운 풀 아름다운데, 복숭아 꽃잎 어지럽게 흩날려, 어부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다시 앞으로 나가면서, 복숭아나무 숲 끝까지 가보려고 했다. 숲은 수원지(水源池)에서 끝이 나고, 작은 산이 있었다. 산에는 조그마한 굴이 있는데 밝은 빛이 있는 듯하였다.
배에서 내려 동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굴 입구가 매우 좁아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었는데, 다시 수십 보 들어가니 넓고 확 트였다. 땅은 넓고 평평했으며, 집들도 잘 정돈되어 있었다. 기름진 땅과 아름다운 연못이 있고 뽕나무와 대나무 등이 있었다. 밭 사이 길은 사방으로 통하고 닭 울고 개 짖는 소리가 도처에서 들렸다. 이 곳에서 오가며 농사짓는 것과 남녀가 옷을 입는 것이 모두 바깥 세상과 같았으며, 노인과 어린아이가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했다.
그들이 어부를 보고 몹시 놀라며 어디서 왔는가 물었다. 어부가 자세히 대답하자, 집으로 초청해 술상을 차리고 닭을 잡아 먹기를 청했다. 마을에 이런 사람이 와있다는 소문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찾아와서 자세히 물었다. 그들 스스로 "선조들이 진나라 때 난을 피해 처자와 동향 사람을 거느리고, 세상과 단절된 이곳으로 왔다 다시 나가지 않았소. 그래서 바깥 세상 사람과 왕래가 끊겼소"라고 하면서 물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입니까?" 그들은 한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위와 진나라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에 어부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일일이 말해주자, 모두 놀라며 탄식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자청하여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 어부는 며칠동안 묵은 후 작별 인사를 했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부탁했다. "바깥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것이 못됩니다."
어부가 그 곳에서 나와 배를 타고 전에 왔던 길을 따라 돌아 오면서 곳곳에 표시를 해놓았다. 마을에 돌아와 태수를 뵙고 이러한 사정을 이야기 했다. 이에 태수가 곧 사람을 보내, 그가 온 곳을 따라 표시한 곳을 찾았으나 끝내 길을 잃고 찾지 못했다.
남양에 유자기는 인품이 높은 선비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기뻐 그곳을 가보고자 했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얼마 안가 죽고 말았다. 그 후로는 이 나룻터를 찾거나 묻는 이가 없었다.
桃花源詩幷記
'도화원기' 또는 '도화원시'라고 하는 것은 도연명집의 <도화원시 병기>라는 시문을 도화원기와 도화원시로 나누어서 부르는 것이다.
桃花源詩
嬴氏亂天紀,賢者避其世。
黃綺之商山,伊人亦云逝。
往跡浸復湮,來徑遂蕪廢。
相命肆農耕,日入從所憩。
桑竹垂餘蔭,菽稷隨時藝;
春蠶收長絲,秋熟靡王稅。
荒路曖交通,雞犬互鳴吠。
俎豆獨古法,衣裳無新制。
童孺縱行歌,班白歡游詣。
草榮識節和,木衰知風厲。
雖無紀歷志,四時自成歲。
怡然有餘樂,于何榮智慧!
奇蹤隱五百,一朝敞神界。
淳薄旣異源,旋復還幽蔽。
借問游方士,焉測塵囂外。
願言躡淸風,高擧尋吾契。
진나라 임금이 천도 (天道)를 흐트리자 현자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네 사람의 은자들이 상산으로 갔고 그들 역시 이곳으로 피해 왔노라
은신해 갔던 발자국도 묻혀 지워졌고, 도화원으로 오던 길도 황패해 버렸노라.
서로 도와 농사에 힘들이고, 해가 지면 편하게 쉬더라.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닐이 길고, 콩과 기장 때를 따라 심는다.
봄누에 쳐서 비단실 거두고, 가을 추수 세금 안 바치더라.
황폐한 길이 희미하게 틔였고, 닭과 개가 서로 우짖고 있다.
제사도 여전히 옛 법 대로이고, 옷도 새로운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멋대로 길에서 노래하고, 백발 노인들은 즐겁게 사로 찾는다.
풀 자라니 온화한 봄철인 줄 알고, 나무 시들자 바람이 찬 겨울임을 잊노라.
비록 다력 같은 기록은 없어도, 사계절 변천으로 일년을 알 수 있노라.
기쁜 낯으로 마냥 즐겁게 살고, 애써 꾀나 재간을 피지도 않는다.
흔적 없이 가리워진지 오백 년만에, 홀연히 신비의 세계가 나타났으나
순박한 도원경과 야박한 속세 서로 맞지 않아
이내 다시 신비 속에 깊이 숨었노라.
잠시 속세에 노는 사람에게 묻겠노라. 먼지와 소음 없는 신비경을 알겠는가.
바라건대 사뿐히 바람을 타고, 높아 올라 나의 이상을 찾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