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색색의 꽃들이 품은 별스러운 이야기 속으로
- 『아무튼, 식물』 임이랑 작가 강력 추천
- 아카시아부터 해바라기까지 50여 가지 꽃말 수록
- 신화, 역사, 지리, 민속학, 문화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꽃들의 사연
애타는 사랑을 표할 땐 빨간 동백, 순수한 마음을 상징하는 데이지. 전하고 싶은 마음을 대신 할 꽃을 고를 때면 둔탁했던 하루도 설렘으로 번진다. 꽃이 품은 말, 꽃말은 빅토리아 시대에 흥행한 문화적 관습으로 자신의 감정을 은근히 전하는 색다른 표현 수단이었다. 저마다의 꽃에 이름 붙인 마음은 과연 어떤 것들이었을까? 『꽃의 마음 사전』은 우리가 사랑하는 50가지 꽃들이 품은 갖가지 사연들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눈앞에 펼쳐낸다.
아폴론의 연인 이름에서 유래된 히아신스, 아프로디테의 젊은 연인이 흘린 피에서 기원했다는 붉은 장미까지.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한 신들의 사랑과 질투, 분노, 어리석은 실수로 탄생한 신화 속 꽃 이야기는 꽃들이 못내 풀어내는 속사정과도 같다.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에 영감을 주었던 꽃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디올의 컬렉션과 클래식 향수에 영감을 준 은방울꽃 이야기, 댄디가이였던 오스카 와일드가 옷깃에 녹색 카네이션을 꽂는 것을 좋아했던 이유, 코코 샤넬과 이브 생 로랑, 조지아 오키프가 사랑했다는 꽃의 정체가 속속들이 밝혀진다. 그 밖에도 튤립 파동, 난초 열풍과 같이 문화적, 역사적 측면에서 과거 꽃이 차지했던 위상을 돌아보기도 하고, 식물학의 관점에서 특정 난초의 매우 특별한 수분 과정과 바닐라콩이 귀한 상품으로 취급받게 된 이유도 드러난다.
민속학, 신화, 문학, 식물학 및 대중문화 속에서 활약한 흥미로운 꽃들의 일화가 한 아름 엮여 있어 그야말로 꽃들의 수다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치 초대장처럼 보이는 뒤표지 속 추천의 글은 임이랑 작가(『아무튼, 식물』 저자, EBS 라디오 〈임이랑의 식물 수다〉 진행자)가 보탰다.
목차
들어가며
아카시아 | 철쭉 | 미나리아재비 | 칼라 백합 | 동백
카네이션 | 벚꽃 | 국화 | 수선화 | 달리아 | 데이지 | 물망초 | 디기탈리스
푸크시아 | 제라늄 | 히비스커스 | 인동덩굴 | 히아신스 | 수국 | 붓꽃
재스민 | 라벤더 | 라일락 | 백합 | 은방울꽃 | 연꽃 | 목련 | 마리골드 | 나팔꽃
한련화 | 나이트셰이드 | 협죽도 | 난초 | 팬지 | 모란 | 페리윙클 | 패랭이꽃
양귀비 | 붉은토끼풀 | 라눙쿨루스 | 만병초 | 장미 | 금어초 | 갈란투스
해바라기 | 스위트피 | 엉겅퀴 | 튤립 | 제비꽃 | 백일홍
꽃말 색인
감사의 말
참고문헌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오데사 비게이 (Odessa Begay)
뉴욕 대학교 티시 예술 학교를 졸업하고 파피루스Papyrus, 디자인 디자인Design Design, 로빈 스프롱 월페이퍼Robin Sprong Wallpapers와 협업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저서로 컬러링북 『리틀버드Little Bird』가 있으며 현재 남편, 강아지 아치와 함께 미국 캔자스시티에 거주하고 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꽃 애호가들을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역 : 김아림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의 역사와 철학, 진화생물학을 공부했습니다. 과학을 넓은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과학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출판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옮긴 책으로는 『사이언스 2022』, 『고래』, 『세상의 모든 딱정벌레』, 『조개는 왜 껍데기가 있을까?』 등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꽃말은 꽃의 언어로, 꽃과 꽃의 배열을 통해 암호화된 메시지를 전하는 일종의 관습이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여왕이 즉위한 1837년부터 서거한 1901년까지 잉글랜드 전역을 휩쓰는 유행이었고, 곧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꽃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빅토리아 시대에 한정된 건 아니었지만, 사회문화적인 환경의 온갖 영역에 꽃이 지닌 의미가 유독 집요하게 엮여 들어간 시기는 그때뿐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들어가며」중에서
칼라 백합이란 이름에서 ‘칼라calla’는 ‘아름다운’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칼로스kallos’에서 유래했고, ‘백합lily’은 16세기에 ‘하얀’, ‘순수한’, ‘사랑스러운’을 의미하는 형용사였던 고대 영어 단어 ‘릴리아lilia’에서 유래했다. 로마 신화에서 비너스는 칼라 백합의 아름다움을 질투한 나머지 식물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노란 암술이 돋아나게 해 겉모습을 해치려 했다고 전해진다.
---「칼라백합」중에서
카네이션은 유럽에서 가장 초기에 교배된 꽃들 중 하나였다. 1647년 파리에서 출판된 『카네이션 정원 가꾸기Le Jardinage des Oeillets』는 하나의 꽃을 가꾸는 법에 집중한 유럽 최초의 책이었다. 빅토리아 시대 원예가들은 카네이션이 색이 다양하고 잡종을 교배하기가 쉽다는 점에 찬탄을 보냈다. 거기에 돌보기도 쉽고 장식용으로도 아주 뛰어났으며, 미국 출신의 초기 원예 작가인 루이스 비비 와일더Louise Beebe Wilder는 “화사하고 향기로운 꽃”이라고 평했다.
---「카네이션」중에서
눈길을 잡아끄는 강렬한 색을 가진 푸크시아는 오랫동안 이브 생 로랑을 포함한 여러 디자이너들의 인정을 받아 런웨이를 수없이 장식해왔다. 모던한 취향(이브 생 로랑은 1960년대에 리브고쉬 기성복 라인을 선보였다)과 화려한 색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유명한 이브 생 로랑은 종종 사파이어, 에메 랄드, 푸크시아 같은 풍부한 색조를 자신의 컬렉션에 포함시키곤 했다.
---「푸크시아」중에서
제라늄의 기원에 관한 이슬람교의 오래된 한 설화가 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강에서 목욕을 하는 동안 윗옷을 양아욱 가지에 걸었는데 이 식물은 그의 웃옷이 자신에게 걸쳐져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던 나머지 냄새가 좋은 로즈 제라늄으로 변했고, 이것이 최초의 제라늄이었다고 한다.
---「제라늄」중에서
장미는 품종과 색깔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졌지만, 꽃이 피는 단계에 따라서도 의미가 바뀌었다. ... 연인 사이에 애정이 싹텄다가 깊어지는 단계는 오므렸다가 완전히 피어나는 장미 꽃봉오리로 비유된다. 또 닫힌 장미 봉오리는 대개 감탄이나 존경의 의미를 지녔고, 사람들은 친분이 어느 정도 쌓이면 상대에게 반쯤 핀 장미를 선물하곤 했다. 그리고 만발한 장미는 애정을 완전히 받아들인다는 의미로서 평생의 약혼을 뜻하게 되었다. 『꽃의 상징』에서 필립스는 활짝 핀 장미에 ‘여왕’ 또는 ‘식물계의 자랑’이라는 상징을 부여한다.
---「장미」중에서
제비꽃은 색이 아름답고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빅토리아 시대의 정원에서 인기를 누렸다. 비록 화려함이 덜하고 키가 작은 편이지만 다른 즐길 만한 특징과 결합해 ‘겸손’을 상징하게 되었다. 헨리 필립스는 『꽃의 상징들』에서 제비꽃은 “장미나 도금양 못지않은 상징을 지닌” 눈에 거슬리지 않는 꽃이며, “다른 식물이 일으키는 기쁨”을 증진시켜주는 꼭 필요한 보완물이라고 적었다.
---「제비꽃」중에서
출판사 리뷰
올컬러 일러스트와 풍부한 이야기로 만나는
50가지 꽃들이 품은 갖가지 마음에 관하여
“어버이날엔 왜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걸까?”, “연인에게 줄 건데 장미 말고 조금 더 색다른 꽃은 없을까?” 마음을 전할 때 꽃을 선물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표현하기 조금 쑥스럽거나 어려운 감정을 대신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꽃을 고른다. 대개는 색이나 향기가 선택의 기준이 되곤 하지만, 때론 꽃이 품은 의미와 상징 즉, 꽃말이 좋은 답이 되어줄 때도 있다.
여기 특별한 꽃말 사전이 왔다. 아카시아부터 해바라기까지 50여 가지 꽃들의 기원과 유래,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펼쳐내는 『꽃의 마음 사전』이다. 감각을 깨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저술가인 오데사 비게이는 시간을 잠시 150년 전으로 돌려 빅토리아 시대의 정원과 사교의 장에 들어선다. 예술과 문학을 사랑했던 당대 사람들에게 색다른 표현 수단으로 여겨졌던 꽃말의 의미를 포착하면서 오늘날까지 인기를 누리는 50가지 꽃들을 특별히 추려 현대판 꽃말 사전으로 엮어낸다. 아이들의 놀이에 자주 쓰여 ‘순수한 마음’을 상징하게 된 데이지라든지, 특유의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화려한 꽃들과 조화를 이룬다고 하여 ‘겸손’을 상징하게 된 제비꽃이라든지. 페이지마다 피어나는 갖가지 꽃의 사연들은 미처 몰랐던 친구의 속내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고 새롭기만 하다.
꽃의 이름과 꽃말의 기원,
꽃을 둘러싼 모든 언어의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
책은 최초의 꽃말 사전으로 꼽히는 『쥘리를 위한 화관』을 비롯해 다양한 꽃말책의 연대기를 훑고, 중세 시대의 꽃과 식물에 관한 사전, 잡지, 약초서 등의 옛 문헌과 현대의 논문 및 자료들을 집요하게 그러모아 꽃말의 탄생 비화와 꽃 이름의 어원까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히아신스는 아폴론의 젊은 연인 히아킨토스의 이름에서 유래된 꽃이다. 히아신스는 원반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돌연 원반에 머리를 맞아 숨을 거둔 히아킨토스의 피가 묻은 땅에서 피어났다고 해서 ‘게임’, ‘놀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붉은 장미는 아프로디테 여신과 인연이 깊은 꽃으로, 연인 아도니스의 죽음으로 인해 피와 눈물이 흰 장미에 얼룩져 탄생했다는 신비로운 사연이 얽혀 있다. 그 외에도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과 님프들의 사랑 이야기를 엿보면, 수선화, 제비꽃, 해바라기 등 다양한 꽃들의 재미있는 기원을 알 수 있다. 또한 카네이션은 꽃잎 가장자리의 들쭉날쭉한 모양이 왕관을 닮았다고 해서 대관식을 의미하는 코로네이션(coronation)에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으며, 목욕물에 넣거나 옷과 함께 보관하는 용도로 쓰일 만큼 포근하고 기분 좋은 향을 지닌 라벤더는 불쾌한 냄새를 가린다는 특성 때문에 ‘보호’나 ‘인정’이라는 긍정적인 의미와 ‘불신’과 ‘기만’이라는 부정적인 상징까지 동시에 얻게 되었다.
책은 이렇듯 우리 각자가 이름을 갖고 있고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듯, 꽃들 또한 이유 있는 이름과 뜻을 지니고 있음을 일러주며, 꽃과 함께하는 새로운 언어의 세계로 문을 활짝 열어보인다.
예술가의 삶에 영감을 준 꽃부터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꽃까지
인간과 함께해 온 시간이 쌓인 만큼, 꽃들의 이야기보따리는 그야말로 끝이 없다. 패션, 미술, 문학을 아울러 예술가들에게 유독 사랑받은 꽃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코코 샤넬의 선택을 받은 꽃은 바로 하얀 동백이었다. 우아한 외양에 향기가 없어 그의 대표 향수인 샤넬 No.5의 그윽한 향을 방해하지 않고, 재킷에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 하면 역시 꽃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 칼라 백합의 노란 암술은 비너스의 질투로 인해 생겼다는 재미있는 설이 있으며, 할리우드의 위대한 영화배우 캐서린 헵번을 대표하는 명대사에 등장하는 꽃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하게 된 꽃들의 정체도 흥미롭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인 튤립의 고향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대략 16세기 즈음 유럽에 전해져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더 아름답고 희귀한 튤립 구근을 욕망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과열된 투기 현상이 벌어졌고 이른바 ‘튤립 파동’이라는 거품 경제 현상이 오늘날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인간의 삶 속에 밀접하게 자리한 꽃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여정은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식집사는 물론, 색다른 문화사에 열려 있는 독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책이다.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며 이 책이 선사하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이야기의 정원으로 한 발짝 발을 디뎌보길 바란다.
추천평
삶의 중요한 장면에는 언제나 꽃이 자리해 있다. 인간은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사이의 수많은 기쁨과 슬픔에 알맞은 꽃을 준비하고 꽃의 응원으로 살아간다. 사랑과 열정의 순간에 함께하는 장미는 환희를 증폭시키고, 슬픔의 순간엔 손끝에 닿는 하얀 국화로 마음의 안위를 찾는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축복과 위안을 동시에 건네는 꽃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꽃의 마음 사전』은 갖가지 꽃들이 품은 매혹적인 비밀을 하나씩 펼쳐내며 우리의 시야를 넓힌다. 벽면에 한 장 한 장 붙여두고 자꾸 보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삽화와 책 속 문장을 헤아리다 보면 어느샌가 홀린 듯 꽃이 지닌 사연들에 탐닉하고 만다. 혼자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지만 결국은 대륙을 넘나들며 인간의 삶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야 마는, 꽃들의 별스러운 이야기 속으로 귀를 기울여보자.
- 임이랑 (『아무튼 식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