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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합신문=오범세 논설위원] 어릴 때 꿈꾸던 40여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교직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학교장으로 흠결(欠缺) 없이 명예로운 정년을 맞게 됨을 보람이요 다행이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건강을 지키며 올인(all in)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학교장 부임 첫날 꿈꾸던 비전 있는 학교 경영을 하였는지 반성도 되고 아쉬움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학교장은 교무(校務)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 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초중등교육법 제 20조)는 막강한 권한과 권위를 지키며 소신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교직생활 중 한번 해보고 싶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도 학교장이 교수(敎授)나 의사(醫師) 보다 앞선 1위라고 하니 이는 한직(閒職)이라서가 아니고 자기의 교육관을 마음껏 펴서 전교생이 모두 성공하는 보람을 느끼고 사회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반열(班列)에 속해 있다니 정말 흐뭇하다.
학교교육은 창의성(創意性) 계발(啓發)과 인성(人性)의 함양(涵養)을 주축으로 하는 전인교육(全人敎育), 전면교육(全面敎育)을 지향(指向)하는 비전과 목표를 세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이다. 그러니만큼 교장의 직무수행 자세가 얼마나 충실해야 하는지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하겠다.
학교장이 감당할 분야는 크게 교육과정 운영을 위주로 하면서 재무관리. 시설관리, 인사관리, 복무관리, 생활지도 안전관리, 위생건강관리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학교장은 단위학교 책임 경영자로서 교육개혁자, 교수학습지도자, 교육발전 지원 등 교육적 기능, 관리적 기능, 통합적 기능을 조화롭게 수행하는 신지식인(新知識人)다운 리더십(Leader Ship)을 갖추어야 한다.
“교원에게는 학식(學識)과 덕망(德望)을 겸비한 전문적 자질이 요구되는 동시에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적 수준이 요청 되는 바 모름지기 교육자(敎育者)는 불모사리(不謀私利)의 청백리(淸白吏) 정신 주인 정신을 견지하여야 한다”(교사론 교육과학사)
여기에 지혜로운 의사결정과 원만한 인간관계(人間關係)를 추가한다면 우수한 교장, 훌륭한 교장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봉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겪는 애환은 누구에게도 남아 있게 마련이다.
학교장으로서 우선 전문적 권위에 필요한 교수이론과 학교경영론을 깊이 있게 공부하여 진두지휘하면서 협의와 소통을 통한 경영 전략이 필요하며 여기서 교육성과를 거두는 보람을 찾는 일이다.
그런데 괴롭고 고민되는 분야가 뒤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안전사고, 인명 피해 및 뇌물 수수 촌지 등 금품수수에 대한 유혹과 인관관계의 잘못으로 탈선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학교교육계획서/교육과정 운영계획 수립/ 교내장학 /수업 연구 등을 직접 지도하면서 큰 틀의 기본계획은 교직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
교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승진 영전에도 힘쓰고 면학분위기 풍토를 조성하여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것이 학교경영 본질이다.
학교장은 학교의 모든 사안에 대하여 무한책임자(無限責任者)이기에 그토록 선망(羨望)하던 자리이지만 고민도 많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다.
부임 초에 우선적으로 할 일은 문서관리 불용 교구비품의 처리와 금전 고리에 연루된 사항의 유무, 취약 분야를 파악하는 일 등은 전결 사항일지라도 재점검하고 넘어가는 출발점 정리가 필요하다.
학교장 자리는 급식업체, 납품업체, 소풍, 여행, 수련회 등 리베이트(Rebate) 의혹의 대상이 된다.
요즘 학교장 중에 이런 일로 징계를 받는 불미스런 일을 가끔 들어보면서 섬뜩한 느낌이 든다.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다.“(잠언22;)는 가르침처럼 학교장의 위치는 치부(致富)하는 자리가 아니다.
선생도 사람이기에 돈이 싫지는 않아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지만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청백리 정신을 견지함이 본인과 가정과 학교의 명예를 위해 우선해야 할 일이다.
학교장이 약점을 보이면 교장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여 따르는 자가 없다.
특히 지도자는 인간적 모습과 도덕적 정직을 유지해야 권위가 바로서고 존경받는 상사로서 교직원들은 학교장 지침과 지도에 잘 협력하리라 본다.
근래 인천 교육계는 익명의 여교사 투서에 대한 보도에 의하면 학교장이 직위를 악용하여 승진에 발목을 잡고 성희롱 금품요구 막말 회식 유도 등 각종 비위를 자행하는 탈선행위를 하고 있다니 동역자로서 창피스럽다.
물론 일부 교장이기를 바라지만 참 그런 교장이 학교경영을 어떻게 했으며 학생들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 것인지 두렵다.
학교 경영의 본질을 망각한 파렴치하고 지각없는 이에게는 신성한 학교 경영을 맡길 수 없다고 보아 과감히 징계해야 마땅하다. 그래서 교육계만은 그래도 깨끗하다는 모습을 인정받게 해야 한다.
학교장은 그 명예와 대우만으로도 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임 학교장들 앞에는 글로벌 정보화 시대 창조미래 시대에 교육개선을 위해 할 일이 산적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시설 확충 환경 조성을 잘 하면 우수한 교장으로 보았으나 이제는 차원이 달라졌다.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은 진두지휘와 내실화로 / 인사관리는 공정하게 / 재무관리는 규정대로 /시설관리는 안전을 / 급식 위생 건강관리는 사전 예방으로 / 왕따·학교폭력은 인성교육 효 교육으로 / 국가관 확립은 통일 안보교육으로 / 교외생활 지역사회 학부모 관계는 소통의 관계로 그 방향을 설정하면 오히려 많은 협조자를 얻는 기쁨이 있게 된다.
내가 맡은 일은 감사(監査)에 지적 되는 게 아닐까? 교직원과 학생이 나를 몇 점 짜리로 평가할까? 를 염두에 두고 봉직한다면 명실상부한 훌륭한 스승으로 내내 칭송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학교 구성원 간의 원만한 인간관계 조성은 리더십의 중요 분야이다.
학교장과 교사, 교사와 교사 간에, 교사와 학생 간에 사적으로 적(敵)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근무하여 퇴임 후 지탄의 대상은 되지 않아야 하겠다.
학교장은 투철한 교육철학과 미래를 예지하고 분명한 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겠다.
학교는 신성하다. 학생들의 성공의 등용문이다. 국가 백년대계의 산실이다.
학교장은 성직관(聖職觀), 전문직관(專門職觀)으로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애를 기초로 인재양성의 신성한 학교, 명품학교를 세우는데 몸 받치는 명예로운 자리다.
학교장의 교육관과 단호한 리더십에 따라 학교의 발전 모습은 다르니까 일생에 보람으로 남도록 몸 바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오범세 前 인천청천초등학교 교장
인천교육대학 졸업
인천 작전초 교감
인천 청천초 교장
학교경영 우수교 표창
한자지도사(성균관장)
사회교육 강사(한국어, 한문, 교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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