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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에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호'에 대한 기사가 떴다.
보령댐을 막아서 만든 '보령호'에 저장한 물은 '충남 서부지역의 젖줄'이라면서 8개 시·군에 생활용수, 공용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공급하기에 늘 물 부족상태를 겪는다고 한다.
보령호/ 보령댐은 아주 작고 좁다.
그런데도 '보령,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예산, 청양, 서천' 등 8개 지역에 물을 공급한다.
보령시 웅천읍에 주소지를 둔 나.
내가 사는 구룡리 화망마을에도 이제는 상수도가 설치되었다. 불과 몇년 전이다.
보령시 웅천읍에 사는 화망마을 사람들은 지금껏 트레박으로 샘물을 떴으며, 지하관정을 뚫어서 자가 모터로 지하수를 퍼올렸고, 이용했다는 뜻이다.
지극히 최근이다. 몇해 전 동네에 상수도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내 집 바깥마당에 상수도 배수선이 연결되었다. 아쉽게도 울안까지는 설치하지 않았다. 설치 공사 당시에 업자가 하도 틱틱거리며 지나치게 요구하는 게 많았다. 설치비용을 과다요구했기에 내가 화를 내면서 울안까지의 설치는 포기했다.
지금도 나는 수십 년 전에 판 지하수를 이용한다. 1990년대 초에 화망마을 논경지정리 사업을 하면서 업자들이 마을 안에 사무실을 지었다.
내 어머니가 텃밭을 빌려주었고, 그들은 텃밭에 중간 굵기의 지하관정을 뚫어서 사무실용 물을 사용했다. 그들이 떠난 뒤에는 나는 자동으로 그 지하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쩌다가 시골에 내려가서 며칠 머물면서 사는 게 고작이기에 내가 이용하는 물 사용량은 매우 적다.
위 '보령호'는 화망마을에서 자동차를 타면 30분 이내에 도착한다.
내륙지방 산골에 있는 작은 댐이다.
주변 산세는 좋아서 산행하기에도 좋고.
이 작은 보령호/ 보령댐에 가둔 물로 8개 시·군에 공급하니 무척이나 대단하다.
보령호에서 흘러내린 물은 웅천읍 대천리와 대창리 사이에 있는 큰다리를 거쳐서 부사호로 빠져 나간다.
웅천천이다.
강바닥이 늘 마른 듯이 물이 조금만 흘렀다. 보령댐으로 물길을 막아 만든 보령호에서 물이 흘러내릴 여가가 거의 없을 터. 물 부족상태로.
내 집에서 자동차를 타면 3.5km에 있는 웅천천 큰다리. 읍내 시장, 농협, 관공서에 가려면 큰다리를 지나가야 한다.
아쉽다. 보령댐을 막기 이전에는 수량이 아주 풍부했던 곳인데 지금은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물이 말랐다.
보령호의 물을 8개 시·군에서 사용하니 물값은 얼마쯤이나 받을까?
웅천읍 웅천천이 거의 다 말랐으므로 부사방조제로 흘러가서 바닷물과 합수되는 강물도 별로 없을 터.
인터넷 지도(카카오 맵)으로 '부사호'를 검색한다.
수십 년 전... 부사호를 만들기 이전.
나는 이 강물(웅천천)에서 얼마나 신나게 즐겼을까?
바닷물과 강물이 합수되는 뻘에서 참조개를 잡았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강물에 들어가서는 발바닥으로 밀면 미끈한 느낌이 있다. 바로 참조개...
바닷물이 뒤로 빠지면(썰물) 강바닥은 완전히 드러났으며, 뻘밭에서 참조개, 달랑게, 황발이게 등을 잡았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댐으로 둑을 높게 쌓아올려서 강물을 가둬서 농사 짓는 부사호를 조성했기에.
자연생태계가 완전히 뒤틀려버린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호...
아쉽다. 이런 글을 작성하는 꼬라지가...
별것이 다 뉴스에 뜬다. 고향소식인데도 별로 반갑지 않다.
나중에 보탠다.
2021. 12. 22. 수요일. 동짓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