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수록 버릴 것이 많아진다
예전에 잘 간직했던 것들을 버리게 된다
하나씩 둘씩 또는 한꺼번에
버려가는 일이 개운하다
내 마음의 쓰레기도 그때 그때
산에 들어가면 모두 사라진다
버리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던 자리에
살며시 들어와 앉은 이 기쁨!
-『중앙일보/시(詩)와 사색』2024.07.06. -
버린다는 것.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늘 우리의 옷장과 서랍이 잘 닫히지 않는 것이지요. 아울러 마음 또한 붐비고 갈수록 점점 더 비좁아지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버림은 고치는 것에 가깝습니다.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을 고친다는 것은 곧 화를 버리는 일이니까요. 동시에 버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잘 골라서 간직하는 것입니다. 고르고 또 고르고 또다시 고른 끝에 남은 것만을 더없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물건이든 기억이든 사람이든. 버려야 할 것은 고치고 그 끝에 남은 것을 간직하고 가지지 말아야 할 것들에는 애당초 눈을 돌리지 않는 지혜가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