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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조인성의 꿈은 LG 유니폼을 입은 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그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내게 야구팀은 LG와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뿐이다.”
자신을 ‘LG 14년 장기근속자’라고 표현한 조인성(36)은 LG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누구라도 한 직장에 14년을 근무했다면 조인성처럼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조인성의 14년은 무난하지 않았다. 물론 출발은 좋았다.
1998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하자마자 그는 1군에서 뛰었다. 그해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선 대표팀 포수로 뛰며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2000년부턴 팀의 붙박이 주전 포수를 꿰찼고, ‘LG 포수’하면 자연스럽게 조인성을 떠올리게 됐다. 하지만, 야구계의 조인성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그의 투수리드를 문제 삼는 이들이 많았다. 그의 공배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발 나가 2002년 이후 LG의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를 ‘조인성 때문’으로 모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조인성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았다. 그보단 비판을 교훈으로 삼았고, 교훈 속에서 비전을 찾으려 했다. 그런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일까. LG는 2007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조인성에 4년(3+1)간 최대 34억 원이란 선물을 안겼다. 조인성 역시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 28홈런, 107타점으로 구단의 호의에 실력으로 화답했다. ‘러시아에 보일러를 수출하기 보다 힘들다’는 전 경기(133) 출전에 포수 최초의 100타점 돌파라, 그의 기록은 더 빛이 났다. 조인성은 올 시즌도 목표를 달성한 한해였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타격성적은 원 없이 달성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타격만 앞세워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병규 형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봤고, 나머지 주전 타자들도 제 몫을 하리라 내다봤다. 팀 타격이 정상권이라면 나는 포수로서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비시즌부터 수많은 데이터를 들여다봤고, 우리 투수들과 상대 타자들의 특성을 연구했다. 결국, 투수들이 잘 던진 덕분에 올 시즌 10승 투수가 3명이나 나왔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따지고 보면 타격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타율 2할6푼7리, 15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FA 자격을 재취득한 조인성은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에 갈 마음이 없다고 했다. LG에 남아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넥센 배터리 코치 김동수 선배가 내 롤모델이다. 프로에 입문할 때 김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꿨고, 프로선수가 된 이후에도 김 선배 같은 대선수가 돼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게 목표였다. 30대 후반인 지금은 42살까지 현역에서 뛰었던 김 선배보다 더 오래 현역으로 남는 게 마지막 꿈이다.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43살까지 뛸 수 있다면 야구선수로선 모든 걸 이루는 게 아닐까 싶다.”
그 꿈을 이루려고 조인성은 요즘 산을 타고 있다. 올 시즌 다소 불편했던 허리와 목이 등산을 통해 많이 좋아졌다. 체력회복은 말할 것도 없다. 밤이면 올 시즌 데이터를 점검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조인성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수들의 체력소모가 매우 컸다. 피로도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따라서 경기 중 투구개수를 꼼꼼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서 “새로운 공배합과 상황과 타자 성향에 맞는 구종 선택을 위해 고시공부를 하듯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조인성이 내년 시즌 LG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FA 협상에서 LG구단과 현격한 입장 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LG "나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VS 조인성 “무리한 요구하지 않는다."
조인성은 '2+1년'을 바랐다. 그러나 구단은 2년 계약을 제안했다. 고심 끝에 조인성은 자기 욕심을 거뒀다. 하지만, 연봉만은 구단이 양보하길 바란다. 객관적 성적을 감안할 때 자신의 요구가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더 많은 금액을 바라지 않는다. 올 시즌 연봉 수준만 지켜주면 된다는 자세다(사진=LG) |
11월 14일 LG 구단 관계자와 만난 조인성은 담담히 구단 측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애초부터 조인성은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연봉만 유지해줘도 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속내를 밝혀왔다. 올 시즌 그의 연봉은 옵션 1억 원을 포함해 총 7억 원이었다.
많으면 많은 연봉이지만, 조인성은 지난 4년간 4억 원을 받지 못했다. 2008년엔 경기수 미달, 2009년엔 팀 동료 심수창(현 넥센)과의 말다툼을 이유로 구단에서 옵션액을 삭감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조인성의 바람과 구단의 요구액은 큰 차이가 났다. 조인성은 "말하기 부끄럽다“며 입을 다물었지만, LG는 2년에 계약금 1억 원, 연봉 3억 원씩 총 7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LG는 연봉 외 옵션 2억 원이란 단서를 붙였다.
조인성은 협상테이블에서 나오고서 구단 측을 비난하지 않았다. 그저 “구단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만 밝혔다. “구단 측 제시안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구단 측이 나이를 이유로 자신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고 털어놨다.
“2010년 전 경기에 출전했고, 올 시즌에도 117경기에 출전해 4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현역생활을 이어왔다. 내가 어떻게 자기관리를 하는지는 구단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나이’를 문제삼는다면 서운하다. 난 처음부터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요구하지도, 프랜차이즈 선수라는 이점을 내세워 ‘특권’을 내세운 적도 없다. 그저 최근 2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앞으로 2년간을 제대로 평가해달라는 요구밖엔 하지 않았다.”
조인성은 아쉬움이 크긴 하지만, 아직 LG와의 끈을 놓고 싶진 않는단다.
“김기태 신임감독은 선수들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다. 선수들과 소통이 정말 잘 된다. 타격이 좋지 않으면 ‘너 일부러 못 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 왜 그 선수의 타격이 좋지 않은지 고민 먼저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선수가 미안해서라도 더 열심히 훈련하게 한다. 이런 지도자를 만난 건 선수로선 큰 행운이다. 내년 시즌 우리 팀의 4강 진출이 더 유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찌 됐든 LG에 남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팬들과 경험하고 싶다.”
내년이면 조인성도 프로 15년 차다. 그러나 조인성은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임에도 한 번도 우승반지를 끼지 못했다. 미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는 베테랑 선수들이 우승반지를 끼고자 팀을 옮기는 일이 당연시된다. 팬들은 그런 베테랑의 이적을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않는다.
조인성은 LG 잔류를 원하지만, 몇몇 팀은 조인성을 영입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태도다. 모 구단에선 벌써 조인성 영입을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이 구단은 포수 보강을 제일 과제로 삼고 있다. 전력이 좋은 팀이라, 언제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조인성은 이 팀의 움직임을 알면서도 최대한 말을 아꼈다.
“꽃은 태양이 비추는 쪽으로 몸을 돌린다. 프로선수도 같다. 자신을 원하는 팀으로 마음이 가게 마련이다. 아직은 LG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시간이 남았으니 구단의 목소리에 정성껏 귀를 기울이고, 내 입장을 무리 없이 전달할 계획이다.”
75경기 등판, 20홀드 이상일 때 옵션은 5천만 원
FA 대어 이택근과 LG의 입장 차는 크다. 이택근은 리그에서 돋보이는 타자다. 그러나 LG는 객관적 자료와 향후 기대치를 고려해 장고를 거듭했고, 결국 이택근의 손을 들어주지 못했다(사진=LG)
조인성보다 입장 차가 큰 선수가 있다. 이택근(31)이다. 14일 LG는 이택근과의 협상에서 ‘3+1년’에 총액 27억 원을 제시했다. 이택근이 내심 원했던 액수와는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났다. 첫 협상에서 서로의 현격한 입장 차를 발견한 양측은 언뜻 결별수순을 밟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택근의 가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
모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이택근의 성적이 향후 활약의 기준점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이택근은 타율 2할9푼7리, 4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타율 3할3리, 14홈런, 50타점이었다. 2009년 타율 3할1푼1리, 15홈런, 66타점을 기록한 걸 고려하면 내림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이택근은 올 시즌 허리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이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성적은 코칭스태프와의 궁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이택근이 3할 이상을 기록하긴 했지만, 91경기 출전으로 경기수가 많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8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허리부상의 여파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우리가 알기엔 반드시 허리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보단 올 시즌엔 코칭스태프와의 불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시즌 후반기 때 치는 걸 보면 허리도 완쾌된 듯 보인다. 타격 정확성과 파워 여기다 주루와 수비력까지 출중한 이택근이 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뛴다면 도루를 빤 2009년 성적만큼은 기록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택근은 내년 32살로, 향후 3년간은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나이다.”
그렇다면 이 구단이 이택근을 영입한다면 얼마나 투자할까. 그는 사견을 전제로 “FA 야수들의 평균 몸값과 성공, 실패 사례를 고려할 때 4년에 35억 원은 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구단은 그만큼 투자할 돈이 없다"며 "만약 구단에서 실탄을 충분히 준다면 40억 원 이상, 적게 준다면 30억 원에 접촉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이택근 KIA, 두산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KIA는 코칭스태프에서 이택근의 가치와 향후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LG는 좌완투수 이상열(34)과도 다소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첫 협상에서 LG는 이상열에 2년 계약을 제시했다. 제시액은 계약금 1억 원에 연봉 1억 3천만 원이었다. 처음부터 무리한 몸값을 바라지 않았던 이상열은 조금 실망한 기색이다.
그도 그럴 게 올 시즌 이상열의 연봉은 1억 원이다. 2년 연속 75경기 이상에 등판해 3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여기다 FA 신분임에도 단 3천만 원의 연봉 인상 폭을 제시받았다는 건 이상열이 아닌 누구라도 실망할 법하다. 2010년 76경기에 등판해 2승2패 16홀드 평균자책 3.32를 기록하고도 올 시즌 연봉 인상폭이 2천만 에 불과했던 이상열은 “FA가 되면 몸값을 제대로 책정하겠다”는 구단의 말을 철석같이 믿던 터였다.
그렇다면 이상열이 바랐던 몸값 총액은 얼마였을까. 그의 동료는 이상열이 내심 바랐던 몸값을 가리켜 “겸손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이상열이 원한 연봉이 1억 7천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상열은 “2009시즌 종료 후 히어로즈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을 때 LG에서 날 잡아준 게 정말 고마워 절대 무리한 금액은 요구하고 싶지 않았다”며 “구단과 다시 만나면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춘추>의 취재 결과 LG는 이상열에게 연봉 외 5천만 원의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션 내용은 ‘60경기 이상 등판에 1천만 원, 70경기 이상 등판에 1천만 원, 75경기 이상 등판에 1천만 원, 15홀드 이상 1천만 원, 20홀드 이상 1천만 원’이었다. 그러니까 75경기 이상 등판해 20홀드 이상을 기록해야만 연봉 외 5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리그 최고의 홀드왕인 SK 정우람은 올 시즌 68경기에 등판해 25홀드를 기록했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2억 2천만 원이었다. LG의 옵션대로라면 천하의 정우람도 옵션은 3천만 원밖에 받지 못한다.
LG "FA는 과거 성적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 이상열은 자신이 어렸을 때 손을 내밀어준 LG에 고마워한다. 그래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구단은 향후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자세다(사진=LG)
LG와의 협상에서 선수들이 실망감을 나타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인성과 이상열은 “구단 뜻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극렬한 반발보다는 대화로 협상을 타결하길 바랐다. 그렇다면 LG의 입장은 무엇일까.
FA 협상을 담당하는 LG 실무 관계자는 “조인성과 이상열을 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들이다. 부상 없이 철저히 자기관리를 해왔던 점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선수들이 구단 제시액에 다소 실망했다는 걸 이해한다. 그러나 원래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는 있게 마련이다. 특히나 우리 팀 FA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FA 계약은 지난날의 성적에 대해 포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대 성적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구단은 해당선수의 지난 기록보다 앞으로의 성적에 주안점을 두고 몸값을 책정해야 한다. 선수들 입장에선 다소 불합리할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선 당연한 몸값 산출방법이다. 언제 LG가 선수들의 몸값을 후려친 적이 있나. 이번 FA 대상자들이 다소 나이가 많아 계약기간과 몸값에 이를 반영했다는 걸 선수들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구단이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을 갖고 기존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 몸값 책정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주기 바란다.”
이 관계자는 “이제 1차 협상을 끝냈을 뿐 아직 협상기회는 많이 남아있다”며 선수들과의 견해차를 최대한 좁힐 뜻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택근에 대해선 금액 차가 많이 나고, 팀 전력을 고려했을 때 이택근이 꼭 필요한가란 객관적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뜻임을 밝혔다.
LG 관계자의 말대로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는 당연하다. 구단이 해당선수가 필요하면 잡는 것이고, 필요하지 않다면 손을 놓으면 그만이다. 이는 선수도 같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구단을 비난하기보다 그동안 느꼈던 고마움을 앞서 생각하고, 구단 역시 ‘다음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단과 선수의 1차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났지만,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입장을 고려한 만큼 다음 협상부터는 견해차를 좁힐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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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택근 과의 계약은 더더욱 반대.... 어떤 선수를 막론하고 태업하는 선수는 구단에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