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서랍은 금새 정리를 해도 왜이리 꽉 꽉 차는지, 엊그제는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는 서랍 정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작년『연말정산』
명세서가 눈에 띄게 되었다.
『연말정산』이라 함은 근로자가 매 달 월급에서 ’근로 소득세’라는 세금을
회사가 일괄적으로 떼어서 먼저 국가에 납부하고 연말에 당사자가 나중에
많이 낸 것을 환급받기도 하고 적게낸 것은 더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장인
이라면 다 알고 있을 듯 싶다.
그리하여 연말이면 활용 가능한 모든 영수증을 제출해서 환급을 많이 받
으려는 직원들을 보게 된다. 수년간『연말정산』서류을 접하다보니 직원
들의 일년 월급의 사용처를 대략은 알 수 있는 듯하고 아울러 환급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이 사회에서 떳떳이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해
도 될 것이다.
우리 직원들 중 연말정산에서 연초만 되면 환급을 가장 많이 받는 여직원이
있다. 이유는 연말정산 공제 비중이 가장 큰 항목인 기부금 납부를 그 만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스킨스쿠버의 취미생활을 즐겨하고 있는 그 여직원은
평소 장애인 재활원에 가서 봉사를 하면서 그곳에 전체 월급의 약 20%를 기
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신앙인도 아니면서 말이다.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하며"
서랍 정리를 마치고 잠시 지난해 연말정산 명세서를 자세히 보니 기부금란
에 명시된 금액이 그 여직원이 기부한것에 비해서 턱없이 적어서 어찌나 부
끄러운지, 그것도 성당에 신립한 교무금과 아주 작은 감사헌금 즉 신앙생활
에 있어서 의무사항에 불과한 금액밖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오늘 복음에서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의 가르침을 접
하면서 하필이면 엊그제 정리하다 발견된 지난해 일년치 기부금 명세서를 접
하면서 오늘 주어진 예수님의 사명이 무엇일까 묵상을 해봅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어려운 경제 여건인지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온
정의 손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적게 받은 월급으로 20% 상
당의 기부금을 내고 있는 신앙인도 아닌 그 여직원이 오늘 예수님께서 가르
치신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