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발자국 / 홍 수희
세상 수많은 발자국 속에
흔들리는 발자국 보입니다
때로는 왼쪽으로
때로는 오른쪽으로
때로는 멈추어 서서
방향을 고뇌한 흔적
한참을 선 자리만 지켜보다가
다시 시작한 발자국도 보입니다
삶의 무게에 휘둘려
넘어졌다 일어선 발자국도 보입니다
세상 수많은 발자국 속에
유독 흔들리는 발자국
정겹습니다
세상 직선 위의 발자국 속에
가끔은 뒤돌아본 발자국
아름답습니다
흔들리며 뒤척이며 걸어가는 길,
사랑으로 가는 바로 그 길입니다
'민해경 - 내 인생은 나의 것 (2008-05-31)' 보기
- https://youtu.be/WL-PcgkM0aU
간만의 햇빛
반짝이는 단풍잎이 선명해 더 아름답다
늦가을의 정취가 흠뻑 묻어난다
새벽에 일어나 톡보내고 나니 밖은 아직 어둠
어제 늦게 잠을 잤는데 일찍 일어나 잠 부족
한잠 더 자야겠다
일어나니 일곱시가 훌쩍 넘었다
이미 형님은 일어나 활동하고 계신다
형님은 항상 일찍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신단다
평생 습관이시라고
건강에 아주 좋은 습관을 가지셨다
오늘은 광주 작은형님댁에 가서 주무시고 내일 화목이 결혼식에 가겠다고
그럼 오늘 오전에 석정온천 가서 온천욕하고 점심이나 드신 뒤 가시라고
여기 오셨으니 게르마늄 온천욕을 하시고 가시는게 좋겠다
식은 밥 끓여 한술 먹고 온천욕 가자며 밥을 끓이는데 내가 모르고 버릴 밥을 넣어 버렸다
한번 살피고 넣는건데...
이렇게 덤벙이다
밥을 버리고 쌀 씻어 다시 밥을 했다
동물들을 챙겨 주었다
기러기는 왜 알을 낳지 않을까?
알 낳을 때가 넘었는데...
내가 주는 모이가 적어서일까?
좀더 많이 주어야할까 보다
오골계 알자리를 보니 꽤 낳아 놓았다
며칠동안 꺼내지 않아서 알이 많은 것같다
같이 넣어 둔 큰 암탉알은 보이질 않는다
녀석들은 아래 닭장에서 오골계 장으로 옮겼더니 아직 적응이 안되어 알을 낳지 않는 것같다
언제나 녀석들 어울릴 수 있을까?
지금도 오골계 수탉이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쁘다
하우스 안의 병아리장엔 어미닭과 병아리들이 잘 크고 있다
역시 병아리 때는 어미가 돌보아 주어야 한다
개들에게도 사료를 주었다
강돌인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
어제 먹다남은 갈비를 봉지에 담아 의자 위에 올려 놓았는데 끌어 내려 봉지 찢고 먹으면서 온통 베란다 주변을 난장판 만들었다
녀석 조금씩 말썽을 부린다
철들 때까지 묶어 둘까?
에라 좀 그대로 두자
아침 한술
형님은 식사를 아주 적게 하신다
밥 한공기로 세끼를 드신다고
넘 적게 드신다
나이들면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는데...
석정 온천에 갔다
손님들이 많지 않아 좋다
따끈한 탕에 몸을 담그니 기분이 좋다
어느 정도 몸을 데운 뒤 욕탕 쉬는 곳에서 잠 한숨
난 목욕탕에 오면 한숨 자는 걸 즐긴다
욕탕이라 먼지 하나 없는 것같아 잠도 잘 온다
일어나니 형님은 벌써 나가셨다
나도 대충 몸을 닦고 다시 한번 따끈한 욕탕을 몇 번 들락거리고 나왔다
몸무게를 재어 보니 지난번과 똑같다
몸무게가 줄어들어야하는데...
이거 어떻게 빼지
문교장 전화
오랜만이다
특별한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이제 위드 코로나라 모임 한번 갖잔다
그도 좋겠다
서로 얼굴 본지가 까마득한 것같다
코로나로 만나기 어려웠다
방역수칙 잘 지키며 서로 조심하면서 이젠 모임도 한번씩 갖는게 좋을 듯
날마다 백수이니 날짜 정해 통보해 달라고
점심은 본가에 가서 바지락 죽
형수님이 사주시겠단다
이거참 어제 점심도 형님이 사셨는데...
바지락 죽이 참 맛있다신다
소화도 잘 될 것같다고
죽을 먹으니 땀이 후끈 난다고
참 맛있게 잘 먹었다고
배불러 저녁은 못드실 것 같단다
죽이라 금방 소화될거라고
연세 들면 죽을 드시는 것도 좋다
석정온천 옆 본가 바지락죽은 권할만하다
제수씨가 광주 나오실 때 서삼 들러 고구마를 찾아다 달라고
집에 가는 길에 찾아가지고 가는게 더 나을 듯
광주 나갈 때 찾아가지고 가려면 돌아야 할 것같다
주인에게 전화하여 집의 위치를 물어 보니 덕평이란다
이야기하는 걸 가만 보니 예전 우대 대부님 바로 옆집 같다
지금 자기네는 집에 없다며 하우스 안에 포장해 두었으니 가져가라고
바로 찾아가 하우스안을 보니 입구에 놔두었다
고구마를 싣고 주인에게 가지고 간다고 전화해 주었다
형님네가 작은 형님댁으로 간다고
오늘은 거기서 주무시고 내일 결혼식에 참석한 뒤 다시 집으로 오시기로 했다
집사람도 같이 가겠단다
난 내일 아침에 동물 챙겨 주고 결혼식장으로 바로 가겠다고 했다
낮잠 한숨 잤다
피곤하지 않아도 꼭 낮잠을 잔다
낮잠을 자는게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큰누님께 전화
내일 조카가 모시러 오냐고 여쭈어 보니 광주에서 오기 어렵단다
그래서 내일 버스타고 가시겠단다
저런이라니
노인네가 어떻게 버스타고 광주를 나가
조카가 시간을 좀 내면 좋을 것을...
지도 바쁜일이 있나보다
내가 내일 아침에 영광으로 모시러 갈테니까 계시라고 했다
일찍 좀 서둘러 나가면서 누님을 모시고 가야겠다
형제들이 다 모이니 보고 싶어 버스라도 타고 가시겠다는데 나라도 좀 수고해야겠다
재한동생 전화
어제 내려왔단다
그럼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하니 밖에 나가서 식사하지 말고 집에서 간단히 먹잔다
집사람이 없지만 있는 반찬에 먹어도 괜찮을 것같다
그럼 일 다 끝내고 저녁 때 집으로 올라오라고
오가피 열매를 땄다
저번에 서울처형이 따가신 줄 알았더니 열매가 그대로 달려 있다
열매 부분만 전정가위로 톡톡 잘라 땄다
솔밭에 있는 오가피 나무는 햇빛을 많이 받아서인지 열매가 가지마다 열렸는데
하우스 뒤쪽에 있는 오가피 나무엔 열매도 별로이고 나무도 시원찮다
나무들은 햇빛을 받아야 쑥쑥 잘 큰다
오가피 열매를 한바구니 땄다
작년엔 설탕 넣어 발효시켰는데 올핸 말려서 차 끓여 먹을까?
서리태콩 잎이 아직 싱싱한데 더 이상 익지 않을 것같다
남들은 진즉 수확이 끝났는데 우리는 아직도 푸르뎅뎅하고 열매도 별로
왜 그런지 원인을 모르겠다
지금까지 서리태 콩 심어 본 중 올해가 가장 형편없다
서리태 콩을 모두 베고 나니 그도 일이라고 땀이 난다
당분간 비소식 없으니 그대로 두고 좀 말려야겠다
그럼 콩잎이 다 떨어지겠지
이것저것 하다보니 다섯시가 다 되간다
돼지고기라도 좀 구울까?
나가서 돼지고기 앞다릿살을 덩어리로 사왔다
난 삼겹살보다 앞다릿살이 더 나은 것같다
나이든 사람은 그 보다도 뒷다리살이 더 좋다고 한다
그래도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땐 앞다릿살을 선택한다
앞다릿살을 두껍게 썰어 굽고 상추도 뜯어 깨끗이 씻어 놓았다
오면 바로 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다
일곱시 다 되가기에 재한동생에게 전화
샤워하고 오겠단다
늦게까지 일했나 보다
곧 올 것같아 구운 돼지 고기를 다시 한번 굽고 붕어찜과 미역국 밥을 데웠다
재한 동생이 올라왔다
오면서 마그비 감마를 사왔다
내가 밤에 쥐가 잘 난다고 해서 사 왔단다
하루 한알씩만 먹으면 된다고
아이구야 이런 고마울데가
생각해주는 마음이 참으로 고맙다
난 무엇으로 보답하지
식사하며 막걸리도 한잔
동생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오늘은 일했으니 한잔만 하겠다고
마을 이야기부터 대선 이야기까지
동생과 서로 의견이 맞는 것같다
교직에 같이 있어서일까?
이런저런 이야기에 서로 마음이 맞으니 즐겁다
내려간다기에 오골계 한 마리 잡아 줄거냐니까 가지고 가기 어렵단다
그래서 오골계 알과 김가루를 한봉지
나도 무어라도 주어야지
대강 하루 일과 정리한 뒤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다
안개가 일어나나?
님이여!
오늘도 마음 따뜻한 이야기로 즐거운 일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