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안 대는 수술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기본적인 방법과 원리는 비슷하다. 국소마취 상태에서 가느다란 바늘이나 관(管)을 피부를 통해 디스크(추간판)의 중심으로 집어넣고 디스크의 중심 성분인 수핵(髓核)을 제거함으로써 디스크 중심의 압력을 줄어들게 한다. ‘디스크 중심부의 압력이 줄어들면 디스크 가장자리에서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압력도 줄어들어 통증이 완화된다’는 것이 칼 안 대는 수술의 원리이다. 디스크 중심부의 수핵을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효소로 수핵을 녹이는 카이모파파인 효소주사 요법, 수핵을 잘게 썰어 흡입해 내는 뉴클레오톰 시술, 고열의 레이저로 수핵을 제거하는 레이저 수술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관절경 디스크 수술, 내시경 디스크 수술 등 새로운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실험 단계이다.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 효소 주사 |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 효소는 열대 과일인 파파야(papaya)로부터 추출한 물질로, 디스크 중심부에 있는 수핵(髓核)을 녹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효소주사 요법은 이 효소를 디스크의 중심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효소에 의해서 디스크 중심부의 수핵이 녹음으로써 디스크 가장자리에서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는 방법으로, ‘수핵 용해술’이라고도 부른다. 1964년 최초로 환자에게 사용됐으며 1980년대 초반 미국 FDA에 의해 사용이 허용된 이후 1980년대에 많이 사용되었던 방법이다. 카이모파파인의 치료성적은 발표하는 의사에 따라 차이가 많다. 어떤 의사는 치료결과가 나쁘다고 하고, 어떤 의사는 대상 선정에 신중을 기할 경우 칼로 째는 수술과 비슷한 치료성적인 90% 가까운 성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시술 받은 환자의 70~80% 정도에서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인정된다. 카이모파파인 효소주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합병증이다. 합병증의 빈도는 0.1~0.4% 정도로 매우 낮지만 약제에 의한 신경 손상, 약제에 의한 과민성 쇼크, 사망 등 일단 생기면 심각한 후유증이 초래된다. 수핵을 잘게 자를 수 있는 특수한 장치가 끝에 달린 직경 3~4㎜의 관(管)을 디스크 내에 넣어, 수핵을 잘게 자른 후 그 조각들을 흡입해 내는 방법이다. 디스크 중심부의 수핵이 제거됨으로써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기대한다. 1980년대 후반에 많이 사용됐으나 1990년대 초반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또 장기간의 추시(追視) 결과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이 지적되면서 사용이 많이 줄었다. 성공률은 20%부터 85%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디스크 수술이나 관절경을 이용한 관절경 디스크 수술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뉴클레오톰 시술을 조금씩 변형한 방법들이다. 이와 같은 방법들은 새로운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장기적인 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실험 단계에 있는 방법들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수핵을 녹여 디스크 내의 압력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1990년대 초반 뉴클레오톰 시술의 사용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칼 안 대는 수술방법으로 소개된 이후 주로 개업가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핵을 녹이기 위해 사용되는 레이저의 종류는 홀뮴 야그(Holmium: Yag) 레이저, 네오디뮴 야그(Nd: Yag) 레이저, KTP 레이저 등이다. 레이저 디스크 수술을 선호하는 의사들은 레이저의 종류에 따라 치료결과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재 레이저 디스크 수술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종류의 레이저가 사용되어야 하는가?’라는 지엽적(枝葉的)인 문제가 아니라 ‘레이저 디스크 수술은 과연 허리 디스크에서 사용될 만한 방법인가?’라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이다. 최소침습 척추 수술은 이 방법을 영어로 표현한 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라는 영어의 첫 글자만 따서 간단히 ‘MISS’라고도 부른다. MISS에는 카이모파파인 주사 요법, 뉴클레오톰 시술, 레이저 디스크 수술, 현미경 디스크 수술, 관절경 디스크 수술, 내시경 디스크 수술, 복강경 디스크 수술 등을 다 포함시킬 수 있다.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조직에 최소한의 부담을 주면서 척추 수술을 한다는 것이 최소침습 척추 수술의 취지다. 어떤 의사는 MISS가 최신, 최선의 방법이고 전통적인 째는 수술은 문제가 있는 방법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러 번 설명했듯이 어떤 치료방법에도 찬반양론이 있다. MISS도 마찬가지다. MISS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다. ‘대한척추외과학회’ 내에도 MISS에 관심 있는 의사들로 구성된 ‘최소침습시술 연구위원회’가 있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에 MISS에 반대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MISS에 반대하는 외국의 어떤 의사는 ‘MISS’라는 용어가 ‘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가 아니라 실제로는 ‘Minimal (incision and maximally) Invasive Spine Surgery’라고 이야기한다. 즉, 피부 절개만 최소한이지 피부 안으로 들어가면 조직에 훨씬 더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내시경 디스크 수술의 예를 들면, 피부 절개 길이는 칼로 째는 디스크 수술보다 약간 작지만 절개를 통해 내부에서 하는 조작은 째는 수술보다 훨씬 더 부담스럽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MISS의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카이모파파인, 뉴클레오톰 등은 그 사용이 현저히 줄었다. 최근에는 관절경, 내시경 디스크 수술에 관심이 많으나 이 방법들을 적용할 대상이 어떤 환자이며, 그 효용성이 어떤지 이야기하려면 오랜 기간 검증과 추시를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