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成人)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여기서 다루고자하는 성인은 자신으로서 떳떳하고 남에게서 존경을 받아서 사표(師表)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혹자는 나는 이렇게 칠십년을 갑남을녀, 장삼이사로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나보고 성인이 되라고? 하며 의아해할 수도 있는 걸 나도 이해한다.
그러나 걱정 또는 실망하지 마시라!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Better late than never! (늦게라도 하는 게 안하는 것 보다 낫다!) Let’s go!
성인(聖人), 하면 흔히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 마호메트를 꼽거나, 아니면 Saint 혹은 St,로 표현되는 천주교(기독교)의 聖을 연상시키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聖은 너무 편협하고 수직적이다.
예를 들어 성 프란시스코라는 사람이 그 교회에서 어떤 업적을 남겼든, 그것은 ‘그들만의 이야기’이고, 보편적인 일도 아니다. 기독교와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는 흥부 놀부 이야기만도 못한 경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독교는 아무리 열심히 믿고 간구해도 자신이 예수가 될 수 없으며, 하나님이 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다.
사람과 하나님은 수직적 관계인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깨달음만 얻으면 누구나 부처(Budda)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불자끼리 만나면 성불(成佛)하세요 라고 인사한다. 붓다가 되라는 것이다.
그러나 佛이라는 글자- 사람(人)이 아님(弗)-가 뜻하듯, 성불이란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이 아닌 경지에 오르라니 그게 범인(凡人)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성인이 되려면 성불하세요 라고 한다면, 먹지도 못하는 떡을 차려놓고 배불리 드세요 라고 하는 공염불에 불과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성인이 될 수 있는가?
여기에 그 답이 있다.
성인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노자였고, 다음이 그 사상을 이어받은 장자였다.
나이로 보면 모두가 공자의 후배가 된다.
그러나 그 사상은 판이하게 달랐다.
간단히 말해서 현세를 개혁해서 패권(霸權)의 정치를 끝내고 인의(仁義)의 정치를 고집했던 공맹은, 그나마 태평했던 춘추시대에는 어느 정도 먹히는 듯 했으나, 부국강병을 으뜸으로 삼았던 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폐(廢)하고 말았다. 씨알이 먹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자 등장한 것이 노장(老莊;노자와 장자)의 사상이니, 간단히 줄이면, 노자는 난세에서 살아남는 처신의 방법을 이야기했고, 장자는 이런 아수라장 같은 난세를 떠나 홀로 대붕이 되어 하늘을 나는 이상을 피력하였다.
여기서 이상형의 인간을 공자는 군자(君子) 또는 大人으로 표현하였고, 노장은 성인(聖人)이라 칭하였으니, 이는 성인이란 말이, 신의 경지가 아닌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한 훌륭한 인격체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이야기가 어는 정도 정리가 되었나요?
그럼 이제 노자가 말한 성인이 되는 길을 제시하지요.
나는 이 글을 붓으로도 수 십 번을 썼고, 그걸 남에게 주고 설명하기도 했지요,
또 한자가 나온다고 짜증내지 마라. 쉬운 글이니.
是以聖人은 處 無爲之事하고
行 不言之敎한다.
萬物作焉而不辭하고
生而不有하며 爲而不恃하라.
功成而弗居하라.
夫唯弗居라야 是以不去니라.
그러므로 훌륭한 사람은, 無爲의 일을 하며,
말로써 남을 가르치지 않는다.
만물을 지었으나 이를 말로써 표현하자 않으며,
낳았으나 소유하지 않으며, 한 일을 자랑하지마라.
功을 이루거든 그것을 차지하지 말라!
그것을 차지하지 않음으로써 그 功이 사라지지 않는다.
豊江 譯
<추가해설>
聖人을 훌륭한 사람이라 번역했다. 성인을 너무 추켜세워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지 말자.
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undoing)’이 아니다.
억지로 하지 않는 것, 일을 꾸며서 하지 않는 것이다.
無爲는 無僞다.
첫 소절은,
그러므로 훌륭한 사람은 억지로 일을 만들어서 하지 않으며-가 된다.
行 不言之敎 ;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남을 가르치는 행위를 경계하는 말이다.
萬物作焉而不辭; 어떤 일을 자기가 하였다고 해도 말로 지껄이지 말고
生而不有; 生은 존중해주고 소유하지마라. 내 자식도 내 소유물이 아니다.
爲而不恃(위이불시); 내가 한 일을 남에게 (또는 그 당사자에게) 과시(자랑)하지마라.
功成而弗居하라-공을 이루거든 그것에 居하지마라. 그것을 탐내어 자랑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마라.
부유불거(居); 그 공을 차지하지(居) 않아야,
시이불거(去); 그 공이 사라지지(去) 않는다.
요즘 정치인들 중에 많은 이들이 민주화 운동 했답시고 그 功을 팔아서 국회로 진출한(그 공을 차지한)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다. 이는 스스로 그 功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런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
자식을 공부시켜서, 좋은 자리에 오르고 돈도 많이 벌고 훌륭하게 키웠다고 치자. 여기에, 내가 그를 어렵게 공부시킨 것을 자식에게 주입하고 남에게 자랑하고 또 그 공(은혜)를 갚으라고 강요한다면 자식인들 그에게 고마워할 것이며, 남 또한 그를 부러워할까?
비근한 예들을 들어서 미안하지만, 위의 글은 읽으면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 파고드는 명구(名句)다.
위의 글은 읽고 또 읽어서 외워두기를 권한다,
짧고 쉬운 글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자.
그리고 그 문구 하나 하나를 명심하여 실천하자.
그렇게 하면 우리 모두가 성인(聖人;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Better late than never!
너무 늦었다는 말은 누구에게도 맞지 않다.
새해 새 글을 써서 즐겁다.
甲辰 立春 後
梅花가 開花한 날
豊 江
첫댓글 이 글을 읽고 이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聖人이 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