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구출작전
해저기지에서 하루는 35시간으로 일과가 정해져 있고 인공태양의 힘으로 절반은 낮으로 절반은 밤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밤이라고 해서 모든 활동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었다.
밤이라고 해도 수면시간 5시간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삶을 즐기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밤 시간이 되면 인공태양이 져서 캄캄해져 버리지만, 각자의 필요에 따라 등불을 켜기도 하고 다른 빛을 이용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해저기지에서 인공태양이 사라지면 지상처럼 별빛이 보이거나 밤하늘이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칠흑처럼 어두운 세상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럴 때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은 매우 운치가 있었다.
해저기지의 정원에는 지상처럼 풀밭도 깔려 있고 아름다운 꽃도 피어 있는데, 어두운 밤 시간에 나오면 볼거리들이 많았다. 정원의 풀밭에는 반딧불이 살고 있어 밤에는 이것들이 별빛을 대신해서 공중을 날아다니고, 어떤 꽃은 밤에 빛을 내어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도 했다.
특히 밤에 빛을 내는 꽃은 마치 초롱불을 켜 놓은 듯하여, 꽃가지마다 달려 있는 모습들이 특별한 운치가 있었다. 지구의 지상에도 초롱불 꽃이 피게 된다면 밤의 연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았다.
아니와 나는 밤 시간마다 휴게실 정원의 풀밭으로 나와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때로는 소꿉친구처럼 철없이 뒹굴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샤르별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깊은 정도 들고 스스럼없는 사이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은 아니와 이처럼 밤 시간을 맞이해서 휴게실 정원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초시로부터 긴급호출이 떨어졌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초시는 지금 당장 UFO를 타고 지상으로 출동하자고 재촉했다. 내용조차 모르고 아니와 나는 초시를 따라 UFO에 올라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자의 구출작전이었다.
코디우거스 중 한 사람이 갑작스런 발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사망해서 무덤에 묻혔는데 그를 구출하기 위한 출동이라고 했다.
사망한 코디우거스는 아프리카인이었으며 52세의 여성이었다.
그녀가 묻혀 있는 무덤의 상공에 도착한 UFO에서 초시는 광캡슐을 발사해서 그녀의 소생여부를 확인했다. UFO에서 발사된 광캡슐이 그녀의 몸속에 침투해서 탐사를 벌인 결과, 아직 뇌세포 조직의 회생이 가능한 가사상태라는 판정이 나왔다. 사람이 숨지면 가장 먼저 손상되기 시작하는 곳이 뇌세포이며, 뇌세포가 손상되면 다른 세포조직이 살아나도 뇌사자 판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든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샤르별인들은 다른 뇌세포가 손상되더라도 영혼의 집이라고 하는 주간세포의 뿌리만 살아 있으면 회생 가능한 가사자로 판정했다.
아프리카 여인은 0.01% 정도의 생명의 끈이 살아 있는 가사자였다.
그래서 초시는 생명의 기운이 증폭된 광캡슐을 무덤에 묻힌 여인의 몸속에 침투시켜 응급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파뵤시에너지를 지상으로 쏘아서 무덤과 연결된 터널을 만든 후, 무덤에 묻힌 여인의 시신을 공중으로 끌어올렸다.
그 시간은 캄캄한 밤이었는데, 투명한 보랏빛의 터널을 따라 무덤 속에서 빠져나오는 시신의 모습이 확인되었다.
여인의 시신이 빛으로 끌어올려져 UFO 선실로 들어오자 초시는 미리 준비된 시스며 캡슐 속에 안치시켰다. 그리고 4차원 에너지 빛을 여인의 시신 속에 투과하였다.
4차원 에너지의 빛이 여인의 시신 속에 침투하자, 시신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체적 반응현상이 포스머스 화면에 4차원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4차원 에너지 빛이 시신 속에 침투한 후 불과 10분도 경과되지 않아 기적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지되어 있던 심장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정지되어 있던 혈관의 혈액이 돌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멈추어 있던 폐가 작동하며 여인의 입에서 가느다란 호흡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손과 발 그리고 피부에 어떤 자극을 가하자 꿈틀꿈틀 반응을 보이며, 마비된 신경들이 살아나기도 했다.
참으로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사자의 구출작전이 아닐 수 없었다.
호흡을 시작한 여인은 곧바로 정신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해저기지로 돌아와서 요양원에 입원한 후 3일 만에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볼 정도로 회복이 빨라졌다.
무덤에서 부활한 이야기를 말로만 들을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아프리카 여인의 구출작전을 보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죽음에서 되살아난 여인은 죽음 직전의 모든 고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물가물 의식이 사라져 가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프리카 여인은 죽음 직전 상황을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나는 심한 고열과 함께 혼미해져 가는 의식이 오락가락하면서 며칠 동안이나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 생명은 시들어 갔고 이것이 죽음이구나 체념하면서도, 저항할 수도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는 죽음의 올가미가 한없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한 아프리카 여인이 안쓰러운지 초시는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 당신은 죽음의 올가미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니 지난날의 고통은 이제 모두 잊으십시오."
마지막으로 죽음에서 회복된 그녀에게 초시는 이렇게 또 말했다.
"당신은 이곳에서 6개월 정도 요양을 받으면 완전히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때 당신은 당신이 살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우리 샤르별을 찾아가서 4차원 문명세계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자유입니다.”
그 말을 듣고 그녀는 주저 없이 샤르별을 찾아가겠다고 확답했다.
한 인간의 생명체가 죽음의 탈바꿈을 거쳐 4차원 문명세계의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 태어나는 장면을 눈으로 목격한 셈이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만약 그 여인의 입장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자문자답도 해보았다. 내 입장이라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양자택일일 것 같았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육체의 부활이 가능하네요
0.01%에서 회생하다니
사차느카이시
네 신기합니다^^